‘잘 치고 잘 달린’ 테이블세터 정근우·이용규

입력 2015.11.21 (23:00) 수정 2015.11.2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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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부터 미국 선발 잭 세고비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시작과 동시에 만난 한국 대표팀 테이블세터 정근우(33)와 이용규(30·이상 한화 이글스)의 날카로운 방망이와 빠른 발이 세고비아를 흔들었다.

세고비아가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고, 미국도 그대로 무너졌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미국을 8-0으로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챔피언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정근우는 1회초 이날 경기의 첫 타자로 등장해 세고비아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쳤다.

'주자' 정근우는 2루로 뛰는 동작을 취하며 미국 배터리를 괴롭혔다.

타석에 선 이용규는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기습번트(파울)를 시도해 세고비아를 더 힘들게 했다.

4구째 정근우가 2루로 뛰었다. 세고비아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미국 포수 댄 롤핑은 송구 조차하지 못하고 2루를 내줬다.

이후 '커트'로 파울을 만들어내는 '용규 놀이'가 시작됐다.

이용규는 정근우가 도루를 시도한 후, 볼 한 개를 고르고 파울 세 개를 치며 풀 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세고비아의 9구째 시속 146㎞ 직구가 날아오자 이용규는 날카롭게 배트를 돌렸다. 파울로 투구 수를 늘리는 게 아닌, 안타를 치려는 스윙이었다.

타구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됐다. 정근우는 신나게 달려 홈을 밟았다.

한국이 선취점을 올린 순간이었다. 선취점은 단판 승부에서 가치가 더 빛난다.

한국 테이블세터의 활약은 계속됐다.

이용규는 1-0으로 앞선 3회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김현수의 외야 펜스를 직접 때리는 우중월 2루타 때 득점했다.

결국 세고비아는 2이닝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근우는 2-0이던 4회 1사 2루에서 유격수 앞 내야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용규는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한국은 이후 김현수의 2타점 2루타와 박병호의 3점포로 5점을 추가해 승기를 굳혔다.

이날 정근우는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이용규는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밥상을 차린 정근우, 이용규 덕에 클린업 트리오도 힘을 냈다.

잘 치고, 잘 달린 테이블세터가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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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치고 잘 달린’ 테이블세터 정근우·이용규
    • 입력 2015-11-21 23:00:20
    • 수정2015-11-21 23:12:23
    연합뉴스
경기 초반부터 미국 선발 잭 세고비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시작과 동시에 만난 한국 대표팀 테이블세터 정근우(33)와 이용규(30·이상 한화 이글스)의 날카로운 방망이와 빠른 발이 세고비아를 흔들었다. 세고비아가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고, 미국도 그대로 무너졌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미국을 8-0으로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챔피언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정근우는 1회초 이날 경기의 첫 타자로 등장해 세고비아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쳤다. '주자' 정근우는 2루로 뛰는 동작을 취하며 미국 배터리를 괴롭혔다. 타석에 선 이용규는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기습번트(파울)를 시도해 세고비아를 더 힘들게 했다. 4구째 정근우가 2루로 뛰었다. 세고비아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미국 포수 댄 롤핑은 송구 조차하지 못하고 2루를 내줬다. 이후 '커트'로 파울을 만들어내는 '용규 놀이'가 시작됐다. 이용규는 정근우가 도루를 시도한 후, 볼 한 개를 고르고 파울 세 개를 치며 풀 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세고비아의 9구째 시속 146㎞ 직구가 날아오자 이용규는 날카롭게 배트를 돌렸다. 파울로 투구 수를 늘리는 게 아닌, 안타를 치려는 스윙이었다. 타구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됐다. 정근우는 신나게 달려 홈을 밟았다. 한국이 선취점을 올린 순간이었다. 선취점은 단판 승부에서 가치가 더 빛난다. 한국 테이블세터의 활약은 계속됐다. 이용규는 1-0으로 앞선 3회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김현수의 외야 펜스를 직접 때리는 우중월 2루타 때 득점했다. 결국 세고비아는 2이닝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근우는 2-0이던 4회 1사 2루에서 유격수 앞 내야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용규는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한국은 이후 김현수의 2타점 2루타와 박병호의 3점포로 5점을 추가해 승기를 굳혔다. 이날 정근우는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이용규는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밥상을 차린 정근우, 이용규 덕에 클린업 트리오도 힘을 냈다. 잘 치고, 잘 달린 테이블세터가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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