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모계사회 ‘모수오족’…사라지는 전통

입력 2015.11.30 (07:25) 수정 2015.11.3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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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 남부 윈난성에는 특이한 풍습을 가진 25개 소수 민족이 살고 있는데, 이 가운데도 자식이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 보기 드문 모계 사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이 진행되면서 이 모계 사회 전통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김명주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윈난성 해발 3천 미터 고산 지대.

4만여 명의 '모수오족'이 사는 '루구호' 주변은 모계 사회 전통 때문에 '여인국'으로 불립니다.

이 마을의 아마단스마 할머니는 3대가 함께 사는 모계 대가정의 '주모'입니다.

자손들 모두 아버지와 살지 않고 '주모'의 성을 따랐습니다.

<녹취> 아마단스마(모계 대가정 '주모') : "집안의 모든 살림은 내가 도맡아 하고 있어요. 경제적인 면도 그렇고 자녀들 문제나 음식 장만 이외에 많은 일들을 챙겨야 됩니다."

모계 사회의 또 다른 독특한 풍습은 '주혼'입니다.

남자가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는 대신 밤이 되면 애인의 방을 찾아갔다 새벽에 자기 집으로 돌아갑니다.

고립된 지형 때문에 2천 년 가까이 유지돼온 혼인 풍습이지만, 최근엔 외부 세계 문화가 유입되면서 '주혼'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녹취> 아마루뤄(모수오족 숙박 업소 주인) : "교육 수준이 높고 직장 생활을 할수록 결혼하기를 원하고, 외지에 나가지 않고 교육 수준이 낮은 경우 주혼을 선택합니다."

예전엔 없던 결혼식 피로연도 흔한 일이 됐고, 마을 주민 모두 참석해 신랑.신부를 축하합니다.

<녹취> 토딩(모수오족 신랑) : "지금 젊은 모수오족들은 생각이 개방적이라서 주혼보다 결혼을 선호합니다."

문명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마지막 모계사회 전통을 유지시키려는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윈난성 루구호에서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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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30 07:26:50
    • 수정2015-11-30 08: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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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부 윈난성에는 특이한 풍습을 가진 25개 소수 민족이 살고 있는데, 이 가운데도 자식이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 보기 드문 모계 사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이 진행되면서 이 모계 사회 전통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김명주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윈난성 해발 3천 미터 고산 지대.

4만여 명의 '모수오족'이 사는 '루구호' 주변은 모계 사회 전통 때문에 '여인국'으로 불립니다.

이 마을의 아마단스마 할머니는 3대가 함께 사는 모계 대가정의 '주모'입니다.

자손들 모두 아버지와 살지 않고 '주모'의 성을 따랐습니다.

<녹취> 아마단스마(모계 대가정 '주모') : "집안의 모든 살림은 내가 도맡아 하고 있어요. 경제적인 면도 그렇고 자녀들 문제나 음식 장만 이외에 많은 일들을 챙겨야 됩니다."

모계 사회의 또 다른 독특한 풍습은 '주혼'입니다.

남자가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는 대신 밤이 되면 애인의 방을 찾아갔다 새벽에 자기 집으로 돌아갑니다.

고립된 지형 때문에 2천 년 가까이 유지돼온 혼인 풍습이지만, 최근엔 외부 세계 문화가 유입되면서 '주혼'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녹취> 아마루뤄(모수오족 숙박 업소 주인) : "교육 수준이 높고 직장 생활을 할수록 결혼하기를 원하고, 외지에 나가지 않고 교육 수준이 낮은 경우 주혼을 선택합니다."

예전엔 없던 결혼식 피로연도 흔한 일이 됐고, 마을 주민 모두 참석해 신랑.신부를 축하합니다.

<녹취> 토딩(모수오족 신랑) : "지금 젊은 모수오족들은 생각이 개방적이라서 주혼보다 결혼을 선호합니다."

문명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마지막 모계사회 전통을 유지시키려는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윈난성 루구호에서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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