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여성 운전자 노린 강도범…10년 전 ‘용의자’

입력 2015.12.17 (08:33) 수정 2015.12.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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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여성 운전자를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번엔 한적한 공용 주차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여성 운전자를 납치하고 강도 행각을 벌인 혐의로 40대 남성이 붙잡혔는데요.

사흘 동안 세 건이나 범행을 시도할 정도로 대담했습니다.

여성들은 힘이 약해 제압하기 쉬울 것 같아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 10년 전 발생했던 강도 사건의 용의자와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은행 현금 지급기 앞에 승용차 한 대가 멈춰섭니다.

나란히 내리는 두 남녀.

남성은 모자를 깊이 눌러 써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런데 여성의 행동을 자세히 보니, 어딘가 부자연스럽습니다.

모자를 쓴 남성에게 납치를 당한 겁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차량으로 납치되어서 끌려다니다가 현금지급기에서 백만 원 인출해간 강도 사건 (입니다.)"

두시간 전, 이 여성은 평소처럼 주차장에 세워 둔 차에 올랐습니다.

그 순간...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운전자가 승차해서 시동을 켜는 순간 주변에서 재빨리 뒷좌석으로 올라타는 겁니다."

낯선 남자가 차량 뒷좌석에 올라타더니, 여성을 위협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흉기로 일단 제압을 하는 거죠. 손을 묶은 다음에 도망가지 못하게 앉혀놓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순간, 저항하기란 불가능했습니다.

남성은 여성을 조수석에 옮겨 태운 뒤, 여성의 차를 몰고 이리저리 끌고 다녔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의 현금 인출기를 찾아 다닌 겁니다.

남성은 여성의 카드로 현금 백만 원을 인출해 빼앗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현금인출기로 걸어가는 여성은 손발이 묶여 있지도 않고, 남성으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져 있기 까지 합니다.

그런데도 도망치거나 구조를 요청할 생각을 못 한 겁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건전지를 이용해서 마치 시한폭탄처럼 피해자 몸에 부착시켜놓고 리모컨으로 움직여서 “10M 이상 벗어나면 폭발한다.” 피해자 공포심을 이용한 거죠."

허튼 짓을 하면 몸에 붙여 놓은 시한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했던 겁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신고하면 죽인다고 말로 협박하고 그사이에 도망을 가는 거죠."

피해 여성은 풀려 나자마자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남성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 뒤였습니다.

납치 강도 사건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평소 주차장이 어두워 늘 불안했었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녹취> 인근 주민 (음성변조) : "여기가 불이 없잖아요. 차 불빛만 있잖아요. 그러니까 캄캄하고 그래요. 여성분들은 밤에 오려면 조금 무섭죠."

<녹취> 인근 주민 (음성변조) : "너무 컴컴해, 밤에 저 쪽등 하나 들어오고 밤 10시까지 근무를 하는데 걱정스러워요."

여성을 노린 납치 강도 사건, 그 후로도 불과 사흘 사이에 세 건이 더 일어났습니다.

수법도 비슷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남편이 그날 거기서 (아내를) 만나기로 했어요. 주차장 가서 보니깐 어떤 남자가 흉기를 들이대고 협박하고 있는 거예요. 문을 두드리니깐 반대쪽으로 열고 나간 거예요."

주차장에서 부인을 기다리던 남편이 자신의 부인이 괴한에게서 흉기로 협박당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남편은 괴한을 맹렬히 추격했지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당황하며 달아난 괴한은 현장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흉기와 안경테를 떨어뜨린 겁니다.

덕분에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흉기 판매처 수사와 범행 현장에서 확인했던 CCTV 추적선을 이어가다 보니깐 용의자 주거지가 확인됨으로써 집중수색을 한 거죠. 그 과정에서 용의자를 발견하고 검거한 겁니다."

검거된 남성은 40대 손모 씨였습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TV보고 나도 한번 저렇게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맨정신엔 할 수 없어서 술을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이 밝혀집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용의자의 타액이 확인돼서 국과수에 의뢰했던 부분인데 국과수에서 기존에 발생했던 범죄 동일 유전자를 확인한 겁니다. 2005년도에 대전 둔산에서 같은 수법이 발생했었고"

지난 2005년 3월 대전에서 발생했던 납치 강도 사건의 용의자 DNA와 일치한 겁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처음…… 정확히 잘 기억은 안 나고 너무 어려워지다 보니깐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10년 전 죗값까지 같이 치르게 된 겁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변조) : "항상 돈이 없는 그런 모습이었어. 그리고 그때 월급인가 받았는데, 그때 아기가 있다 하더라고요. 자기 아내도 있고……."

손 씨는 2005년 범행 이후 가정을 꾸렸지만 생활이 어려워져 다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여자들이 연약하니깐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피해자분들께 정말로 죽어서만 갚을 수 있는 죄를 지어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계획된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범행을 하기 위해서 삼사일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다 점검했습니다. 선팅의 농도라든가 운전자가 몇 시에 와서 주차를 하고 어디에 주차하는가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파악한 것으로 봐서 계획 단계에서부터 용의주도하게 한 사건입니다."

경찰은 강도 상해 혐의로 손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10년 공백기에 추가 범행이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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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17 08:39:55
    • 수정2015-12-17 10: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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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여성 운전자를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번엔 한적한 공용 주차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여성 운전자를 납치하고 강도 행각을 벌인 혐의로 40대 남성이 붙잡혔는데요.

사흘 동안 세 건이나 범행을 시도할 정도로 대담했습니다.

여성들은 힘이 약해 제압하기 쉬울 것 같아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 10년 전 발생했던 강도 사건의 용의자와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은행 현금 지급기 앞에 승용차 한 대가 멈춰섭니다.

나란히 내리는 두 남녀.

남성은 모자를 깊이 눌러 써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런데 여성의 행동을 자세히 보니, 어딘가 부자연스럽습니다.

모자를 쓴 남성에게 납치를 당한 겁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차량으로 납치되어서 끌려다니다가 현금지급기에서 백만 원 인출해간 강도 사건 (입니다.)"

두시간 전, 이 여성은 평소처럼 주차장에 세워 둔 차에 올랐습니다.

그 순간...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운전자가 승차해서 시동을 켜는 순간 주변에서 재빨리 뒷좌석으로 올라타는 겁니다."

낯선 남자가 차량 뒷좌석에 올라타더니, 여성을 위협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흉기로 일단 제압을 하는 거죠. 손을 묶은 다음에 도망가지 못하게 앉혀놓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순간, 저항하기란 불가능했습니다.

남성은 여성을 조수석에 옮겨 태운 뒤, 여성의 차를 몰고 이리저리 끌고 다녔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의 현금 인출기를 찾아 다닌 겁니다.

남성은 여성의 카드로 현금 백만 원을 인출해 빼앗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현금인출기로 걸어가는 여성은 손발이 묶여 있지도 않고, 남성으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져 있기 까지 합니다.

그런데도 도망치거나 구조를 요청할 생각을 못 한 겁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건전지를 이용해서 마치 시한폭탄처럼 피해자 몸에 부착시켜놓고 리모컨으로 움직여서 “10M 이상 벗어나면 폭발한다.” 피해자 공포심을 이용한 거죠."

허튼 짓을 하면 몸에 붙여 놓은 시한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했던 겁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신고하면 죽인다고 말로 협박하고 그사이에 도망을 가는 거죠."

피해 여성은 풀려 나자마자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남성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 뒤였습니다.

납치 강도 사건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평소 주차장이 어두워 늘 불안했었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녹취> 인근 주민 (음성변조) : "여기가 불이 없잖아요. 차 불빛만 있잖아요. 그러니까 캄캄하고 그래요. 여성분들은 밤에 오려면 조금 무섭죠."

<녹취> 인근 주민 (음성변조) : "너무 컴컴해, 밤에 저 쪽등 하나 들어오고 밤 10시까지 근무를 하는데 걱정스러워요."

여성을 노린 납치 강도 사건, 그 후로도 불과 사흘 사이에 세 건이 더 일어났습니다.

수법도 비슷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남편이 그날 거기서 (아내를) 만나기로 했어요. 주차장 가서 보니깐 어떤 남자가 흉기를 들이대고 협박하고 있는 거예요. 문을 두드리니깐 반대쪽으로 열고 나간 거예요."

주차장에서 부인을 기다리던 남편이 자신의 부인이 괴한에게서 흉기로 협박당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남편은 괴한을 맹렬히 추격했지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당황하며 달아난 괴한은 현장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흉기와 안경테를 떨어뜨린 겁니다.

덕분에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흉기 판매처 수사와 범행 현장에서 확인했던 CCTV 추적선을 이어가다 보니깐 용의자 주거지가 확인됨으로써 집중수색을 한 거죠. 그 과정에서 용의자를 발견하고 검거한 겁니다."

검거된 남성은 40대 손모 씨였습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TV보고 나도 한번 저렇게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맨정신엔 할 수 없어서 술을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이 밝혀집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용의자의 타액이 확인돼서 국과수에 의뢰했던 부분인데 국과수에서 기존에 발생했던 범죄 동일 유전자를 확인한 겁니다. 2005년도에 대전 둔산에서 같은 수법이 발생했었고"

지난 2005년 3월 대전에서 발생했던 납치 강도 사건의 용의자 DNA와 일치한 겁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처음…… 정확히 잘 기억은 안 나고 너무 어려워지다 보니깐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10년 전 죗값까지 같이 치르게 된 겁니다.

<녹취> 이웃 주민 (음성변조) : "항상 돈이 없는 그런 모습이었어. 그리고 그때 월급인가 받았는데, 그때 아기가 있다 하더라고요. 자기 아내도 있고……."

손 씨는 2005년 범행 이후 가정을 꾸렸지만 생활이 어려워져 다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여자들이 연약하니깐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피해자분들께 정말로 죽어서만 갚을 수 있는 죄를 지어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계획된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수용(팀장/전주 완산경찰서 강력1팀) : "범행을 하기 위해서 삼사일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다 점검했습니다. 선팅의 농도라든가 운전자가 몇 시에 와서 주차를 하고 어디에 주차하는가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파악한 것으로 봐서 계획 단계에서부터 용의주도하게 한 사건입니다."

경찰은 강도 상해 혐의로 손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10년 공백기에 추가 범행이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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