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K의 눈으로 본 2015
입력 2015.12.20 (22:44)
수정 2015.12.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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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 한 해는 메르스 사태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까지.. 여러 사건 사고가 우리 사회를 흔들었습니다.
그 때마다 취재파일K는 이슈 현장에 있었습니다.
취재파일K가 기록한 2015년은 어땠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돌아보고, 방송이 나간 뒤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양성모 기자, 양 기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가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버려져야 할 폐기물 계란을 빵이나 과자의 재료로 공급한 계란 공장을 취재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계란 공장의 내부 영상이 대단히 충격적이었었죠.
폐기물 계란을 비롯해 취재파일K가 고발했던 우리 사회의 문제들,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되돌아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에 있는 한 계란 가공 공장.
폐기물 계란과 정상 계란을 몰래 섞어 다시 사용했습니다.
먹을거리를 갖고 해서는 안되는 일을 벌이는 현장은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만 5천 8백여 톤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만성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양심을 저버린 겁니다.
<녹취> 계란가공공장 직원(제보자/음성변조) : "(음식물 쓰레기) 국물을 예를 들어서 가정의 육수처럼 썼다라면 저희가 먹을 수 있겠냐고요."
버려야할 계란으로 만든 가공품들은 유명 제과업체와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식품업체들에 납품됐습니다.
새우살, 낙지, 주꾸미...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막을 입히는 이른바 '물코팅'.
실제로는 중량을 늘리기 위해 악용되고 있었습니다.
<녹취> 수산물 수입업자 A(음성변조) : "(물코팅) 한번 하면 할수록 10-15%씩 증량이 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소비자들은 무게가 늘어나는 걸 모르고 저울에 달았을 때 그 그램수(무게)만 보고 사기 때문에 속고 사는 셈이 되는거죠."
하지만 이렇게 눈속임을 한 수입수산물은 버젓이 통관이 돼 유통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관세청도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갔습니다.
건강을 생각해 일부러 사서먹는 친환경농산물도 알고보니 농약이 남아있었습니다.
유명무실한 잔류농약검사기 탓이었습니다.
<녹취> 검사기 업체 전직 직원(음성변조) : "(농약) 검출이 대부분이 안돼요. 농약을 아예 뿌려도 검출이 안되는거죠. 그만큼 문제가 좀 많은거죠."
문제가 드러나자 검출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속성 농약 검출 검사기를 사용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은 내년부터 이 기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학교급식에 납품되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검사는 모두 정밀검사하기로 원칙을 바꿨습니다.
2015년 한해, 취재파일 K는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기업들의 갖가지 행태를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제품을 써 본 사람들의 후기를 읽고 상품을 고르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알고보니 후기들은 기업들의 돈을 받고 쓴,사실상 광고였습니다.
전문업체가 주도하는 '소비자 의견 조작', 이른바 불법 마케팅 현장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녹취> 온라인마케팅회사 임원(음성변조) : "기업 브랜드 관리를 하는거죠. 일부러 좋은 글을 만들어내는 것들도 물론 댓글로 진행하겠지만 안좋은 글들이나 안 좋은 여론들을 저지하기 위해.."
그런가하면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의 각종 할인 꼼수도 취재파일K의 취재망에 적발됐습니다.
가격이 그대로인데도 할인가격이라고 표시하거나, 하루 전에 가격을 올렸다가 다시 내리면서 대폭 할인이라고 표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했습니다.
<녹취> 이수용(대형마트 고객) : "반값이다 하고 혹하면서 사는 경우가 있잖아요. 장난이라면 장난인데...그런걸하니까 기분이 나빴죠."
대기업의 공공연한 횡포, 이른바 갑질도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한국 영화 산업, 하지만 영화 산업 전반에는 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와 배급 시스템 모두 대기업의 영향력에 좌지우지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엄용훈(삼거리픽처스 대표) : "한국 영화계에 크게 두가지 문제점을 들라면 자본의 독과점과 스크린의 독과점입니다"
대형 건설사들과 대금 지급 분쟁이 악화되면서 생과 사 기로에 선 협력업체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사업장의 경우 불공정한 계약 때문에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건설 협력업체들이 많습니다.
또 국내 건설사업장에서도 공사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길어지거나 추가 공사대금이 드는 경우, 협력업체들은 공사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거나, 잔금을 제때 받지 못해 부도 위기에 내몰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성준(**건설장비 대표) : "'계약을 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했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 대부분 업체에게 그렇게 말을 합니다. 일단은 차후에 정산해주겠다고 일을 시키고 나서."
근로자가 지게차에 받혀 중상을 입었는데도 먼저 출동한 119 구급차량을 돌려보내고 회사와 계약된 다른 병원 구급차량에 태우는 사이 한 시간을 지체한 한 기업.
30대 이 씨는 8시간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인터뷰> 민경욱(매형/9월 당시) : "이건 그냥 죽을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죽은게 아니라 최소한 안 죽어도 될 사람을 죽인거다. 지난 3년 동안 이 기업이 숨긴 산업재해만 29건."
취재파일K가 입수한 산재 대응 보고서와 내부 안전점검 기록을 통해 그동안 '무재해'는 사실상 철저한 산업재해 은폐로 가능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업무상 과실치사보다 훨씬 처벌이 강한 '부작위의 의한 살인'혐의를 적용하기 위한 경찰 수사는 아직 진행중입니다.
<인터뷰> 민경욱(매형) : "이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왜 그랬는지 이런 것들은 좀 이게 친고죄도 아니고 당연히 경찰이나 재판을 통해서 밝혀져야 할 일들인데...아무것도 못하고 그 경찰만 바라보고 있어야 되고, 할수 있는 건 없고, 그런 점이 좀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올 한해도 굵직굵직한 사건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무엇보다 메르스 사태를 꼽지 않을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발생한 뒤 관련 당국과 일부 병원의 초기 대응 실패, 또 잘못된 정보로 인해 확산된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한국사회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비롯해서 올 한해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정리했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발생 초기 이름도 생소했던 이 병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전체를 두려움에 빠트렸습니다.
휴교가 늘고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인터뷰> 김찬일(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 "일단 많은 사람 접촉하다보면 자연적으로 감염될 것 같아서 그런게 무서운 거죠."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경제는 얼어붙었습니다.
<인터뷰> 최운식(음식점주/지난 7월) : "관광버스가 한 100미터 정도로 줄을 서서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저녁에 1대도 찾아볼 수 없는...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듭니다."
정부와 일부 병원의 초기 대응 미흡, 그리고 이른바 '닥터 쇼핑', 응급실 과밀이 문제를 확산시켰습니다.
<인터뷰> 기모란(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위원장) : "제일 큰 거는 그거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밤을 세워가면서 기다리는 그런 응급실 시스템이다보니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한테 노출이 된 거죠."
제2, 제3의 메르스를 막기 위해선 병원 문화를 바꾸고 보다 효과적인 국가 방역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인터뷰> 김우주(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어떤 감염병이든 신종 감염병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어요. 치사율이라든지, 진단이라든지 백신 유무, 치료제 이런 것에 따라 전파 경로에 따라 우리가 따로 다 지침을 만들고..."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취재파일K는 일제 강점기 일본과 중국으로 강제 동원됐던 우리 선조의 흔적을 찾아 조명했습니다.
조국의 손길을 기다리며 굶주림과 가혹행위 속에서 버틴 고된 노동의 나날들.
강제 동원의 아픔은 일본 하시마 탄광에 오롯이 남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최장섭(군함도 강제동원 피해자) : "시래기 국에 콩깻물을 한 덩이씩 주는데, 그거 먹고 어떻게 살겠어. 영양실조로 쥐가나서 꺽꺽 소리, 우는 소리..내가 들어봐도 이런 참혹한 세상이 있는가 말이야."
또 우리 땅 8천여 곳에..
<인터뷰> 정혜경(강제동원지원위원회 조사1과장) : "동원된 인원수로 따지면 한반도에 동원된 사람들은 연인원 650만 명이고요. 국외로 동원된 사람들은 연인원이 130만 명이예요. 절대 다수가 한반도 내에서 동원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하이난 섬 등 아시아 전역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군함도의 하시마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 등은 한국인 강제 동원의 역사는 지워진 채 올해 새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중국 하이난에서 있었던 강제 노역 한국인들 학살 현장인 '천인갱'은 아직도 전면적인 발굴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부수(아태평화교류협회장) : "강제로 자기 의사에 반해서 동원이 됐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얼마나 돌아가실 때 고국에, 조국에 오고싶어 했겠습니까. 보고싶고 울며불며 밤을 세웠을 건데.."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지금이라도 규명하고 유해를 봉환하는 일,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삼(전 대통령) : "(74년 신민당 총재 취임연설) 나는 앞으로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나에게 준 이 영광이 결코 영광이 아니요, 십자가라고 나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2016년을 한달 여 앞둔 지난달 22일 새벽 0시 22분.
대도무문의 승부사,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최연소, 최다선의 정치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거대한 족적을 남기며 근현대의 명과 암을 함께 해 온 88년 일기를 마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세월호가 서해에서 침몰한 20014년 4월 16일,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취재파일K가 선원과 해경 등에 대한 1심 재판 기록을 분석해 재구성한 세월호 사건은 그날, 그 순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이나마 실체적 접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20회공판(음성 대역) 검사 : "140도로 변침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 맞는가요?"
<녹취> 조**(세월호 조타수) : "예. 저는 135도에서 140도로 조작하라는 명령을 받고 140도를 조작하는 시점에서부터 (사고가) 진행이 됐습니다."
탈출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는 선장의 지시가 없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5회 공판 (음성 대역) 검사 : "조타실이나 다른 여객부 승무원으로부터 승객들에 대한 대피 또는 탈출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는가요?"
<녹취> 강**(세월호 여객부 직원) : "저희가 수십 번 무전이나 전화로 조타실 쪽에 확인을 했으나 전달받은 사항은 없었습니다."
구조 지휘 체계도 무너진 채 시간만 보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8회 공판(음성대역) 검사 : "진입 명령을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녹취> 김**(123정 정장) : "그 때 조타실의 인명을 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쪽에 직원이 두 명 있었는데 미끄러져서 못 올라갔습니다. 제가 올라가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녹취> 검사 : "지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녹취> 김**(123정 정장) : "그 때 당황해서 깜빡 잊었습니다."
공판 조서와 증인신분조서 등을 토대로 취재파일K가 재구성해 본 당시 상황은 14일부터 열리고 있는 세월호 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도 재차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취재파일K는 대가뭄과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파리 테러, 폭력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졌던 1차 민중총궐기 대회 등 국내외 현안을 심층 해부했습니다
2015년은 문화계, 특히 클래식 음악분야에서 풍성한 성과를 거둔 한 해였습니다.
<녹취> "콩쿠르 우승자, 골드메달 수상자는 조성진!"
21살 청년, 조성진 씨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조 씨의 실황 음반은 각종 음반 차트를 휩쓸며 클래식 붐을 일으켰습니다.
조씨 뿐 아니라 임지영 씨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문지영 씨는 이탈리아 부조니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청년들이 클래식 코리아의 힘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기자멘트>
우리 사회 소외된 사람들의 현실과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올해 취재파일K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송명희 기자, 취재파일팀이 취재했던 우리 사회의 약자들, 어떤 분들이 있었죠?
네, 빈곤층 노인과 어린이, 비정규직 근로자,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영세한 세입자 등 다양했습니다.
저는 그 가운데서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른바 배달 대행 알바생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청소년 근로자들인데요.
이들을 비롯해서 취재파일K가 조명했던 그늘진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얘기를 모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네 지금 가요.지금 가요. 죄송해요. 배달이요. 15000원이요. 맛있게 드세요."
하루 벌이 6,7만 원을 위해 방학동안 하루 13시간 이상 도로를 달리고 또 달립니다.
<녹취> 송00(배달대행원/17살) : "저희가 많이 (배달을)가면 갈 수록 돈을 많이 버니까. 아무래도 신호 같은 건 잘 안 지키죠."
하지만 배달대행만 하는 청소년 배달원과 음식점에 고용된 청소년 배달원의 근로 조건은 하늘과 땅 차이.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이들은 야근 근로 등에 대한 추가 임금을 받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사고를 당해도 보상도 제대로 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110만 명 특수 고용 근로자 가운데 청소년은 몇 명인지 어떤 직종에서 일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보도가 나간 뒤 배달대행을 하는 청소년들의 실태와 처우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중입니다
산재보험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확대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노년 3만리 쫓겨나는 자영업자 복지시설 그네
별다른 준비없이 가난과 외로움과 맞닥뜨린 노인들..
<인터뷰> 황규장(79세) : "일찍와야 자리를 잡아서 이렇게 또 일찍 또 다른 교회를 가야되지 시간 맞춰서 빨리."
<인터뷰> 장현순(77세) : "가진게 없으니까 힘들어요. 혼자서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그만 아닙니까?"
시외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조차 없어 2시간이면 될 일을 하루 꼬박 잡아야 하는 휠체어 장애인들.
<인터뷰> 윤재선(중증장애인) : "기차를 오랫동안 타다보니까 이렇게 몸도 많이 힘들고, 계속 다리가 부어있는 상태에서 휠체어 타고 있으니까 많이 지쳐요."
장애인 콜택시의 경우 병원을 가는 것 외에는 시외 운영을 하지 않고 휠체어 때문에 시외버스도 타기 어려워섭니다.
현재 전국에 운행되는 9천 5백여대의 고속, 시외버스 가운데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는 광역버스 40대에 불과하고 고속버스는 한 대도 없습니다.
<녹취> 김00(야간 당직 기사) : "그림의 떡이라고 이야기하죠. 잘리지 않을 때까지만이라도 근무를 계속했으면 좋겠다 그 바람밖에 없는 거죠."
사실상 업무를 하고 있지만 서류상으로 쉬는 시간으로 입력해 최저임금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 감시, 단속 업무 종사자들도...
취재파일K가 돌아 본 우리의 이웃들이었습니다.
코피노 '달아난 아빠를 찾습니다' 필리핀 현지 찾아나서고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2세 코피노.
<녹취> 코피노 친어머니 : "내가 아이를 낳은 뒤 그는 도망가버렸어요."
한국인 친아버지 사진이 인터넷에 전격 공개되면서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일방적인 신상 공개는 불법이다, 찬반 양론이 불붙었습니다.
<녹취> 코피노 한국 아버지(음성변조) : "놀랐어요. (코피노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몇 명 되지도 않는데."
이 아버지는 한달 전쯤 8개월 된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왔습니다.
양육비만 보내려던 것을 방송을 보고 난 뒤 직접 키우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했습니다.
<녹취> 코피노 한국 아버지(음성변조) : "아이를 이번달(10월)에 보러갔다 왔고요. 데리고 와서 살기로. 방송보니까 (데려와서 함께 살) 준비하는 사람도 많다고."
외국인만 출입 가능한 한 클럽, 앉자마자 필리핀 여성이 술을 따릅니다.
<녹취> 남자 : "어떤 비자로 왔어요? (E6) 아 예술비자."
예술흥행 비자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성매매를 강요당하거나 성폭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스무살인 메리씨 역시 가수를 꿈꾸며 한국을 찾았지만 비자발적으로 퇴폐 접대에 동원됐습니다.
<인터뷰> 메리(E6비자 입국 외국여성/음성변조) : "이곳에서 저희는 인간이 아닌 장난감 취급을 받았어요. 손님들은 저를 만지고 옷을 벗기려했고, 어떤 날은 성폭행하려 했어요."
다른 외국인 여성 5명과 함께 겨우 지옥같은 업소를 탈출했던 메리 씨는 방송이 나간 뒤 새롭게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지금은 임시 취직자리를 알아보고있습니다.
<녹취> 메리(음성변조) : "기회가 되면 가수가 되고 싶어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아직까지는 조금씩 모든 것이 나아지고 있어요. 한국의 평범한 삶에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취재파일K에 방송되고 난 뒤 나타난 변화도 있었습니다.
폐기물 계란을 재사용했던 한국양계농협 전 조합장 등 공장 관계자들은 죄값을 치루게 됐습니다.
산업재해를 은폐했던 업체의 대표이사도 이례적으로 구속됐습니다.
물코팅 새우의 경우 얼음막을 과도하게 입히는 것을 규제하는 시행규칙이 만들어졌습니다.
광고를 소비자의 체험 후기처럼 게재한 한국피앤지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8백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런 성과도 있었지만 보다 날카로운 비판과 고발, 사회의 갈등과 아픔을 보듬는 프로그램이 되어 달라는 시청자의 기대는 큽니다.
<인터뷰> 김민지(26살) : "따뜻한 뉴스를 보면서 흐뭇해할 수 있는 뉴스 시사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남승원(21살) : "요즘 20대들이 되게 취업문제나 이런 학업문제 때문에 되게 고민이 많이하고,이런 관점을 20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20대의 관점에서 취재파일 K에서 좀 더 그런거에 관해서 방송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이미자(68살) : "나이먹은 사람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무슨 일자리가 다양하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으로 이렇게 통해서 이렇게 좀 모르고 있는 사람들, 이렇게 좀 알 수 있게 다뤄졌으면 좋겠네요."
취재파일K는 새해에도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 위로가 필요한 이웃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담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열심히 취재 현장을 뛰겠습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 한 해는 메르스 사태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까지.. 여러 사건 사고가 우리 사회를 흔들었습니다.
그 때마다 취재파일K는 이슈 현장에 있었습니다.
취재파일K가 기록한 2015년은 어땠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돌아보고, 방송이 나간 뒤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양성모 기자, 양 기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가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버려져야 할 폐기물 계란을 빵이나 과자의 재료로 공급한 계란 공장을 취재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계란 공장의 내부 영상이 대단히 충격적이었었죠.
폐기물 계란을 비롯해 취재파일K가 고발했던 우리 사회의 문제들,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되돌아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에 있는 한 계란 가공 공장.
폐기물 계란과 정상 계란을 몰래 섞어 다시 사용했습니다.
먹을거리를 갖고 해서는 안되는 일을 벌이는 현장은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만 5천 8백여 톤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만성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양심을 저버린 겁니다.
<녹취> 계란가공공장 직원(제보자/음성변조) : "(음식물 쓰레기) 국물을 예를 들어서 가정의 육수처럼 썼다라면 저희가 먹을 수 있겠냐고요."
버려야할 계란으로 만든 가공품들은 유명 제과업체와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식품업체들에 납품됐습니다.
새우살, 낙지, 주꾸미...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막을 입히는 이른바 '물코팅'.
실제로는 중량을 늘리기 위해 악용되고 있었습니다.
<녹취> 수산물 수입업자 A(음성변조) : "(물코팅) 한번 하면 할수록 10-15%씩 증량이 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소비자들은 무게가 늘어나는 걸 모르고 저울에 달았을 때 그 그램수(무게)만 보고 사기 때문에 속고 사는 셈이 되는거죠."
하지만 이렇게 눈속임을 한 수입수산물은 버젓이 통관이 돼 유통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관세청도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갔습니다.
건강을 생각해 일부러 사서먹는 친환경농산물도 알고보니 농약이 남아있었습니다.
유명무실한 잔류농약검사기 탓이었습니다.
<녹취> 검사기 업체 전직 직원(음성변조) : "(농약) 검출이 대부분이 안돼요. 농약을 아예 뿌려도 검출이 안되는거죠. 그만큼 문제가 좀 많은거죠."
문제가 드러나자 검출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속성 농약 검출 검사기를 사용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은 내년부터 이 기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학교급식에 납품되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검사는 모두 정밀검사하기로 원칙을 바꿨습니다.
2015년 한해, 취재파일 K는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기업들의 갖가지 행태를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제품을 써 본 사람들의 후기를 읽고 상품을 고르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알고보니 후기들은 기업들의 돈을 받고 쓴,사실상 광고였습니다.
전문업체가 주도하는 '소비자 의견 조작', 이른바 불법 마케팅 현장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녹취> 온라인마케팅회사 임원(음성변조) : "기업 브랜드 관리를 하는거죠. 일부러 좋은 글을 만들어내는 것들도 물론 댓글로 진행하겠지만 안좋은 글들이나 안 좋은 여론들을 저지하기 위해.."
그런가하면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의 각종 할인 꼼수도 취재파일K의 취재망에 적발됐습니다.
가격이 그대로인데도 할인가격이라고 표시하거나, 하루 전에 가격을 올렸다가 다시 내리면서 대폭 할인이라고 표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했습니다.
<녹취> 이수용(대형마트 고객) : "반값이다 하고 혹하면서 사는 경우가 있잖아요. 장난이라면 장난인데...그런걸하니까 기분이 나빴죠."
대기업의 공공연한 횡포, 이른바 갑질도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한국 영화 산업, 하지만 영화 산업 전반에는 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와 배급 시스템 모두 대기업의 영향력에 좌지우지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엄용훈(삼거리픽처스 대표) : "한국 영화계에 크게 두가지 문제점을 들라면 자본의 독과점과 스크린의 독과점입니다"
대형 건설사들과 대금 지급 분쟁이 악화되면서 생과 사 기로에 선 협력업체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사업장의 경우 불공정한 계약 때문에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건설 협력업체들이 많습니다.
또 국내 건설사업장에서도 공사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길어지거나 추가 공사대금이 드는 경우, 협력업체들은 공사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거나, 잔금을 제때 받지 못해 부도 위기에 내몰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성준(**건설장비 대표) : "'계약을 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했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 대부분 업체에게 그렇게 말을 합니다. 일단은 차후에 정산해주겠다고 일을 시키고 나서."
근로자가 지게차에 받혀 중상을 입었는데도 먼저 출동한 119 구급차량을 돌려보내고 회사와 계약된 다른 병원 구급차량에 태우는 사이 한 시간을 지체한 한 기업.
30대 이 씨는 8시간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인터뷰> 민경욱(매형/9월 당시) : "이건 그냥 죽을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죽은게 아니라 최소한 안 죽어도 될 사람을 죽인거다. 지난 3년 동안 이 기업이 숨긴 산업재해만 29건."
취재파일K가 입수한 산재 대응 보고서와 내부 안전점검 기록을 통해 그동안 '무재해'는 사실상 철저한 산업재해 은폐로 가능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업무상 과실치사보다 훨씬 처벌이 강한 '부작위의 의한 살인'혐의를 적용하기 위한 경찰 수사는 아직 진행중입니다.
<인터뷰> 민경욱(매형) : "이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왜 그랬는지 이런 것들은 좀 이게 친고죄도 아니고 당연히 경찰이나 재판을 통해서 밝혀져야 할 일들인데...아무것도 못하고 그 경찰만 바라보고 있어야 되고, 할수 있는 건 없고, 그런 점이 좀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올 한해도 굵직굵직한 사건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무엇보다 메르스 사태를 꼽지 않을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발생한 뒤 관련 당국과 일부 병원의 초기 대응 실패, 또 잘못된 정보로 인해 확산된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한국사회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비롯해서 올 한해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정리했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발생 초기 이름도 생소했던 이 병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전체를 두려움에 빠트렸습니다.
휴교가 늘고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인터뷰> 김찬일(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 "일단 많은 사람 접촉하다보면 자연적으로 감염될 것 같아서 그런게 무서운 거죠."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경제는 얼어붙었습니다.
<인터뷰> 최운식(음식점주/지난 7월) : "관광버스가 한 100미터 정도로 줄을 서서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저녁에 1대도 찾아볼 수 없는...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듭니다."
정부와 일부 병원의 초기 대응 미흡, 그리고 이른바 '닥터 쇼핑', 응급실 과밀이 문제를 확산시켰습니다.
<인터뷰> 기모란(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위원장) : "제일 큰 거는 그거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밤을 세워가면서 기다리는 그런 응급실 시스템이다보니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한테 노출이 된 거죠."
제2, 제3의 메르스를 막기 위해선 병원 문화를 바꾸고 보다 효과적인 국가 방역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인터뷰> 김우주(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어떤 감염병이든 신종 감염병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어요. 치사율이라든지, 진단이라든지 백신 유무, 치료제 이런 것에 따라 전파 경로에 따라 우리가 따로 다 지침을 만들고..."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취재파일K는 일제 강점기 일본과 중국으로 강제 동원됐던 우리 선조의 흔적을 찾아 조명했습니다.
조국의 손길을 기다리며 굶주림과 가혹행위 속에서 버틴 고된 노동의 나날들.
강제 동원의 아픔은 일본 하시마 탄광에 오롯이 남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최장섭(군함도 강제동원 피해자) : "시래기 국에 콩깻물을 한 덩이씩 주는데, 그거 먹고 어떻게 살겠어. 영양실조로 쥐가나서 꺽꺽 소리, 우는 소리..내가 들어봐도 이런 참혹한 세상이 있는가 말이야."
또 우리 땅 8천여 곳에..
<인터뷰> 정혜경(강제동원지원위원회 조사1과장) : "동원된 인원수로 따지면 한반도에 동원된 사람들은 연인원 650만 명이고요. 국외로 동원된 사람들은 연인원이 130만 명이예요. 절대 다수가 한반도 내에서 동원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하이난 섬 등 아시아 전역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군함도의 하시마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 등은 한국인 강제 동원의 역사는 지워진 채 올해 새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중국 하이난에서 있었던 강제 노역 한국인들 학살 현장인 '천인갱'은 아직도 전면적인 발굴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부수(아태평화교류협회장) : "강제로 자기 의사에 반해서 동원이 됐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얼마나 돌아가실 때 고국에, 조국에 오고싶어 했겠습니까. 보고싶고 울며불며 밤을 세웠을 건데.."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지금이라도 규명하고 유해를 봉환하는 일,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삼(전 대통령) : "(74년 신민당 총재 취임연설) 나는 앞으로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나에게 준 이 영광이 결코 영광이 아니요, 십자가라고 나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2016년을 한달 여 앞둔 지난달 22일 새벽 0시 22분.
대도무문의 승부사,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최연소, 최다선의 정치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거대한 족적을 남기며 근현대의 명과 암을 함께 해 온 88년 일기를 마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세월호가 서해에서 침몰한 20014년 4월 16일,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취재파일K가 선원과 해경 등에 대한 1심 재판 기록을 분석해 재구성한 세월호 사건은 그날, 그 순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이나마 실체적 접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20회공판(음성 대역) 검사 : "140도로 변침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 맞는가요?"
<녹취> 조**(세월호 조타수) : "예. 저는 135도에서 140도로 조작하라는 명령을 받고 140도를 조작하는 시점에서부터 (사고가) 진행이 됐습니다."
탈출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는 선장의 지시가 없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5회 공판 (음성 대역) 검사 : "조타실이나 다른 여객부 승무원으로부터 승객들에 대한 대피 또는 탈출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는가요?"
<녹취> 강**(세월호 여객부 직원) : "저희가 수십 번 무전이나 전화로 조타실 쪽에 확인을 했으나 전달받은 사항은 없었습니다."
구조 지휘 체계도 무너진 채 시간만 보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8회 공판(음성대역) 검사 : "진입 명령을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녹취> 김**(123정 정장) : "그 때 조타실의 인명을 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쪽에 직원이 두 명 있었는데 미끄러져서 못 올라갔습니다. 제가 올라가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녹취> 검사 : "지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녹취> 김**(123정 정장) : "그 때 당황해서 깜빡 잊었습니다."
공판 조서와 증인신분조서 등을 토대로 취재파일K가 재구성해 본 당시 상황은 14일부터 열리고 있는 세월호 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도 재차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취재파일K는 대가뭄과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파리 테러, 폭력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졌던 1차 민중총궐기 대회 등 국내외 현안을 심층 해부했습니다
2015년은 문화계, 특히 클래식 음악분야에서 풍성한 성과를 거둔 한 해였습니다.
<녹취> "콩쿠르 우승자, 골드메달 수상자는 조성진!"
21살 청년, 조성진 씨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조 씨의 실황 음반은 각종 음반 차트를 휩쓸며 클래식 붐을 일으켰습니다.
조씨 뿐 아니라 임지영 씨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문지영 씨는 이탈리아 부조니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청년들이 클래식 코리아의 힘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기자멘트>
우리 사회 소외된 사람들의 현실과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올해 취재파일K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송명희 기자, 취재파일팀이 취재했던 우리 사회의 약자들, 어떤 분들이 있었죠?
네, 빈곤층 노인과 어린이, 비정규직 근로자,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영세한 세입자 등 다양했습니다.
저는 그 가운데서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른바 배달 대행 알바생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청소년 근로자들인데요.
이들을 비롯해서 취재파일K가 조명했던 그늘진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얘기를 모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네 지금 가요.지금 가요. 죄송해요. 배달이요. 15000원이요. 맛있게 드세요."
하루 벌이 6,7만 원을 위해 방학동안 하루 13시간 이상 도로를 달리고 또 달립니다.
<녹취> 송00(배달대행원/17살) : "저희가 많이 (배달을)가면 갈 수록 돈을 많이 버니까. 아무래도 신호 같은 건 잘 안 지키죠."
하지만 배달대행만 하는 청소년 배달원과 음식점에 고용된 청소년 배달원의 근로 조건은 하늘과 땅 차이.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이들은 야근 근로 등에 대한 추가 임금을 받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사고를 당해도 보상도 제대로 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110만 명 특수 고용 근로자 가운데 청소년은 몇 명인지 어떤 직종에서 일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보도가 나간 뒤 배달대행을 하는 청소년들의 실태와 처우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중입니다
산재보험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확대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노년 3만리 쫓겨나는 자영업자 복지시설 그네
별다른 준비없이 가난과 외로움과 맞닥뜨린 노인들..
<인터뷰> 황규장(79세) : "일찍와야 자리를 잡아서 이렇게 또 일찍 또 다른 교회를 가야되지 시간 맞춰서 빨리."
<인터뷰> 장현순(77세) : "가진게 없으니까 힘들어요. 혼자서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그만 아닙니까?"
시외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조차 없어 2시간이면 될 일을 하루 꼬박 잡아야 하는 휠체어 장애인들.
<인터뷰> 윤재선(중증장애인) : "기차를 오랫동안 타다보니까 이렇게 몸도 많이 힘들고, 계속 다리가 부어있는 상태에서 휠체어 타고 있으니까 많이 지쳐요."
장애인 콜택시의 경우 병원을 가는 것 외에는 시외 운영을 하지 않고 휠체어 때문에 시외버스도 타기 어려워섭니다.
현재 전국에 운행되는 9천 5백여대의 고속, 시외버스 가운데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는 광역버스 40대에 불과하고 고속버스는 한 대도 없습니다.
<녹취> 김00(야간 당직 기사) : "그림의 떡이라고 이야기하죠. 잘리지 않을 때까지만이라도 근무를 계속했으면 좋겠다 그 바람밖에 없는 거죠."
사실상 업무를 하고 있지만 서류상으로 쉬는 시간으로 입력해 최저임금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 감시, 단속 업무 종사자들도...
취재파일K가 돌아 본 우리의 이웃들이었습니다.
코피노 '달아난 아빠를 찾습니다' 필리핀 현지 찾아나서고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2세 코피노.
<녹취> 코피노 친어머니 : "내가 아이를 낳은 뒤 그는 도망가버렸어요."
한국인 친아버지 사진이 인터넷에 전격 공개되면서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일방적인 신상 공개는 불법이다, 찬반 양론이 불붙었습니다.
<녹취> 코피노 한국 아버지(음성변조) : "놀랐어요. (코피노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몇 명 되지도 않는데."
이 아버지는 한달 전쯤 8개월 된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왔습니다.
양육비만 보내려던 것을 방송을 보고 난 뒤 직접 키우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했습니다.
<녹취> 코피노 한국 아버지(음성변조) : "아이를 이번달(10월)에 보러갔다 왔고요. 데리고 와서 살기로. 방송보니까 (데려와서 함께 살) 준비하는 사람도 많다고."
외국인만 출입 가능한 한 클럽, 앉자마자 필리핀 여성이 술을 따릅니다.
<녹취> 남자 : "어떤 비자로 왔어요? (E6) 아 예술비자."
예술흥행 비자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성매매를 강요당하거나 성폭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스무살인 메리씨 역시 가수를 꿈꾸며 한국을 찾았지만 비자발적으로 퇴폐 접대에 동원됐습니다.
<인터뷰> 메리(E6비자 입국 외국여성/음성변조) : "이곳에서 저희는 인간이 아닌 장난감 취급을 받았어요. 손님들은 저를 만지고 옷을 벗기려했고, 어떤 날은 성폭행하려 했어요."
다른 외국인 여성 5명과 함께 겨우 지옥같은 업소를 탈출했던 메리 씨는 방송이 나간 뒤 새롭게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지금은 임시 취직자리를 알아보고있습니다.
<녹취> 메리(음성변조) : "기회가 되면 가수가 되고 싶어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아직까지는 조금씩 모든 것이 나아지고 있어요. 한국의 평범한 삶에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취재파일K에 방송되고 난 뒤 나타난 변화도 있었습니다.
폐기물 계란을 재사용했던 한국양계농협 전 조합장 등 공장 관계자들은 죄값을 치루게 됐습니다.
산업재해를 은폐했던 업체의 대표이사도 이례적으로 구속됐습니다.
물코팅 새우의 경우 얼음막을 과도하게 입히는 것을 규제하는 시행규칙이 만들어졌습니다.
광고를 소비자의 체험 후기처럼 게재한 한국피앤지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8백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런 성과도 있었지만 보다 날카로운 비판과 고발, 사회의 갈등과 아픔을 보듬는 프로그램이 되어 달라는 시청자의 기대는 큽니다.
<인터뷰> 김민지(26살) : "따뜻한 뉴스를 보면서 흐뭇해할 수 있는 뉴스 시사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남승원(21살) : "요즘 20대들이 되게 취업문제나 이런 학업문제 때문에 되게 고민이 많이하고,이런 관점을 20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20대의 관점에서 취재파일 K에서 좀 더 그런거에 관해서 방송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이미자(68살) : "나이먹은 사람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무슨 일자리가 다양하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으로 이렇게 통해서 이렇게 좀 모르고 있는 사람들, 이렇게 좀 알 수 있게 다뤄졌으면 좋겠네요."
취재파일K는 새해에도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 위로가 필요한 이웃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담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열심히 취재 현장을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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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K의 눈으로 본 2015
-
- 입력 2015-12-20 23:10:40
- 수정2015-12-21 00:01:21
<기자 멘트>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 한 해는 메르스 사태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까지.. 여러 사건 사고가 우리 사회를 흔들었습니다.
그 때마다 취재파일K는 이슈 현장에 있었습니다.
취재파일K가 기록한 2015년은 어땠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돌아보고, 방송이 나간 뒤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양성모 기자, 양 기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가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버려져야 할 폐기물 계란을 빵이나 과자의 재료로 공급한 계란 공장을 취재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계란 공장의 내부 영상이 대단히 충격적이었었죠.
폐기물 계란을 비롯해 취재파일K가 고발했던 우리 사회의 문제들,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되돌아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에 있는 한 계란 가공 공장.
폐기물 계란과 정상 계란을 몰래 섞어 다시 사용했습니다.
먹을거리를 갖고 해서는 안되는 일을 벌이는 현장은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만 5천 8백여 톤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만성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양심을 저버린 겁니다.
<녹취> 계란가공공장 직원(제보자/음성변조) : "(음식물 쓰레기) 국물을 예를 들어서 가정의 육수처럼 썼다라면 저희가 먹을 수 있겠냐고요."
버려야할 계란으로 만든 가공품들은 유명 제과업체와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식품업체들에 납품됐습니다.
새우살, 낙지, 주꾸미...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막을 입히는 이른바 '물코팅'.
실제로는 중량을 늘리기 위해 악용되고 있었습니다.
<녹취> 수산물 수입업자 A(음성변조) : "(물코팅) 한번 하면 할수록 10-15%씩 증량이 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소비자들은 무게가 늘어나는 걸 모르고 저울에 달았을 때 그 그램수(무게)만 보고 사기 때문에 속고 사는 셈이 되는거죠."
하지만 이렇게 눈속임을 한 수입수산물은 버젓이 통관이 돼 유통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관세청도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갔습니다.
건강을 생각해 일부러 사서먹는 친환경농산물도 알고보니 농약이 남아있었습니다.
유명무실한 잔류농약검사기 탓이었습니다.
<녹취> 검사기 업체 전직 직원(음성변조) : "(농약) 검출이 대부분이 안돼요. 농약을 아예 뿌려도 검출이 안되는거죠. 그만큼 문제가 좀 많은거죠."
문제가 드러나자 검출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속성 농약 검출 검사기를 사용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은 내년부터 이 기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학교급식에 납품되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검사는 모두 정밀검사하기로 원칙을 바꿨습니다.
2015년 한해, 취재파일 K는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기업들의 갖가지 행태를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제품을 써 본 사람들의 후기를 읽고 상품을 고르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알고보니 후기들은 기업들의 돈을 받고 쓴,사실상 광고였습니다.
전문업체가 주도하는 '소비자 의견 조작', 이른바 불법 마케팅 현장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녹취> 온라인마케팅회사 임원(음성변조) : "기업 브랜드 관리를 하는거죠. 일부러 좋은 글을 만들어내는 것들도 물론 댓글로 진행하겠지만 안좋은 글들이나 안 좋은 여론들을 저지하기 위해.."
그런가하면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의 각종 할인 꼼수도 취재파일K의 취재망에 적발됐습니다.
가격이 그대로인데도 할인가격이라고 표시하거나, 하루 전에 가격을 올렸다가 다시 내리면서 대폭 할인이라고 표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했습니다.
<녹취> 이수용(대형마트 고객) : "반값이다 하고 혹하면서 사는 경우가 있잖아요. 장난이라면 장난인데...그런걸하니까 기분이 나빴죠."
대기업의 공공연한 횡포, 이른바 갑질도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한국 영화 산업, 하지만 영화 산업 전반에는 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와 배급 시스템 모두 대기업의 영향력에 좌지우지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엄용훈(삼거리픽처스 대표) : "한국 영화계에 크게 두가지 문제점을 들라면 자본의 독과점과 스크린의 독과점입니다"
대형 건설사들과 대금 지급 분쟁이 악화되면서 생과 사 기로에 선 협력업체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사업장의 경우 불공정한 계약 때문에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건설 협력업체들이 많습니다.
또 국내 건설사업장에서도 공사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길어지거나 추가 공사대금이 드는 경우, 협력업체들은 공사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거나, 잔금을 제때 받지 못해 부도 위기에 내몰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성준(**건설장비 대표) : "'계약을 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했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 대부분 업체에게 그렇게 말을 합니다. 일단은 차후에 정산해주겠다고 일을 시키고 나서."
근로자가 지게차에 받혀 중상을 입었는데도 먼저 출동한 119 구급차량을 돌려보내고 회사와 계약된 다른 병원 구급차량에 태우는 사이 한 시간을 지체한 한 기업.
30대 이 씨는 8시간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인터뷰> 민경욱(매형/9월 당시) : "이건 그냥 죽을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죽은게 아니라 최소한 안 죽어도 될 사람을 죽인거다. 지난 3년 동안 이 기업이 숨긴 산업재해만 29건."
취재파일K가 입수한 산재 대응 보고서와 내부 안전점검 기록을 통해 그동안 '무재해'는 사실상 철저한 산업재해 은폐로 가능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업무상 과실치사보다 훨씬 처벌이 강한 '부작위의 의한 살인'혐의를 적용하기 위한 경찰 수사는 아직 진행중입니다.
<인터뷰> 민경욱(매형) : "이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왜 그랬는지 이런 것들은 좀 이게 친고죄도 아니고 당연히 경찰이나 재판을 통해서 밝혀져야 할 일들인데...아무것도 못하고 그 경찰만 바라보고 있어야 되고, 할수 있는 건 없고, 그런 점이 좀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올 한해도 굵직굵직한 사건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무엇보다 메르스 사태를 꼽지 않을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발생한 뒤 관련 당국과 일부 병원의 초기 대응 실패, 또 잘못된 정보로 인해 확산된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한국사회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비롯해서 올 한해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정리했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발생 초기 이름도 생소했던 이 병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전체를 두려움에 빠트렸습니다.
휴교가 늘고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인터뷰> 김찬일(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 "일단 많은 사람 접촉하다보면 자연적으로 감염될 것 같아서 그런게 무서운 거죠."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경제는 얼어붙었습니다.
<인터뷰> 최운식(음식점주/지난 7월) : "관광버스가 한 100미터 정도로 줄을 서서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저녁에 1대도 찾아볼 수 없는...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듭니다."
정부와 일부 병원의 초기 대응 미흡, 그리고 이른바 '닥터 쇼핑', 응급실 과밀이 문제를 확산시켰습니다.
<인터뷰> 기모란(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위원장) : "제일 큰 거는 그거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밤을 세워가면서 기다리는 그런 응급실 시스템이다보니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한테 노출이 된 거죠."
제2, 제3의 메르스를 막기 위해선 병원 문화를 바꾸고 보다 효과적인 국가 방역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인터뷰> 김우주(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어떤 감염병이든 신종 감염병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어요. 치사율이라든지, 진단이라든지 백신 유무, 치료제 이런 것에 따라 전파 경로에 따라 우리가 따로 다 지침을 만들고..."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취재파일K는 일제 강점기 일본과 중국으로 강제 동원됐던 우리 선조의 흔적을 찾아 조명했습니다.
조국의 손길을 기다리며 굶주림과 가혹행위 속에서 버틴 고된 노동의 나날들.
강제 동원의 아픔은 일본 하시마 탄광에 오롯이 남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최장섭(군함도 강제동원 피해자) : "시래기 국에 콩깻물을 한 덩이씩 주는데, 그거 먹고 어떻게 살겠어. 영양실조로 쥐가나서 꺽꺽 소리, 우는 소리..내가 들어봐도 이런 참혹한 세상이 있는가 말이야."
또 우리 땅 8천여 곳에..
<인터뷰> 정혜경(강제동원지원위원회 조사1과장) : "동원된 인원수로 따지면 한반도에 동원된 사람들은 연인원 650만 명이고요. 국외로 동원된 사람들은 연인원이 130만 명이예요. 절대 다수가 한반도 내에서 동원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하이난 섬 등 아시아 전역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군함도의 하시마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 등은 한국인 강제 동원의 역사는 지워진 채 올해 새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중국 하이난에서 있었던 강제 노역 한국인들 학살 현장인 '천인갱'은 아직도 전면적인 발굴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부수(아태평화교류협회장) : "강제로 자기 의사에 반해서 동원이 됐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얼마나 돌아가실 때 고국에, 조국에 오고싶어 했겠습니까. 보고싶고 울며불며 밤을 세웠을 건데.."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지금이라도 규명하고 유해를 봉환하는 일,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삼(전 대통령) : "(74년 신민당 총재 취임연설) 나는 앞으로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나에게 준 이 영광이 결코 영광이 아니요, 십자가라고 나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2016년을 한달 여 앞둔 지난달 22일 새벽 0시 22분.
대도무문의 승부사,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최연소, 최다선의 정치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거대한 족적을 남기며 근현대의 명과 암을 함께 해 온 88년 일기를 마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세월호가 서해에서 침몰한 20014년 4월 16일,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취재파일K가 선원과 해경 등에 대한 1심 재판 기록을 분석해 재구성한 세월호 사건은 그날, 그 순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이나마 실체적 접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20회공판(음성 대역) 검사 : "140도로 변침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 맞는가요?"
<녹취> 조**(세월호 조타수) : "예. 저는 135도에서 140도로 조작하라는 명령을 받고 140도를 조작하는 시점에서부터 (사고가) 진행이 됐습니다."
탈출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는 선장의 지시가 없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5회 공판 (음성 대역) 검사 : "조타실이나 다른 여객부 승무원으로부터 승객들에 대한 대피 또는 탈출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는가요?"
<녹취> 강**(세월호 여객부 직원) : "저희가 수십 번 무전이나 전화로 조타실 쪽에 확인을 했으나 전달받은 사항은 없었습니다."
구조 지휘 체계도 무너진 채 시간만 보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8회 공판(음성대역) 검사 : "진입 명령을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녹취> 김**(123정 정장) : "그 때 조타실의 인명을 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쪽에 직원이 두 명 있었는데 미끄러져서 못 올라갔습니다. 제가 올라가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녹취> 검사 : "지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녹취> 김**(123정 정장) : "그 때 당황해서 깜빡 잊었습니다."
공판 조서와 증인신분조서 등을 토대로 취재파일K가 재구성해 본 당시 상황은 14일부터 열리고 있는 세월호 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도 재차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취재파일K는 대가뭄과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파리 테러, 폭력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졌던 1차 민중총궐기 대회 등 국내외 현안을 심층 해부했습니다
2015년은 문화계, 특히 클래식 음악분야에서 풍성한 성과를 거둔 한 해였습니다.
<녹취> "콩쿠르 우승자, 골드메달 수상자는 조성진!"
21살 청년, 조성진 씨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조 씨의 실황 음반은 각종 음반 차트를 휩쓸며 클래식 붐을 일으켰습니다.
조씨 뿐 아니라 임지영 씨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문지영 씨는 이탈리아 부조니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청년들이 클래식 코리아의 힘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기자멘트>
우리 사회 소외된 사람들의 현실과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올해 취재파일K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송명희 기자, 취재파일팀이 취재했던 우리 사회의 약자들, 어떤 분들이 있었죠?
네, 빈곤층 노인과 어린이, 비정규직 근로자,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영세한 세입자 등 다양했습니다.
저는 그 가운데서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른바 배달 대행 알바생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청소년 근로자들인데요.
이들을 비롯해서 취재파일K가 조명했던 그늘진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얘기를 모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네 지금 가요.지금 가요. 죄송해요. 배달이요. 15000원이요. 맛있게 드세요."
하루 벌이 6,7만 원을 위해 방학동안 하루 13시간 이상 도로를 달리고 또 달립니다.
<녹취> 송00(배달대행원/17살) : "저희가 많이 (배달을)가면 갈 수록 돈을 많이 버니까. 아무래도 신호 같은 건 잘 안 지키죠."
하지만 배달대행만 하는 청소년 배달원과 음식점에 고용된 청소년 배달원의 근로 조건은 하늘과 땅 차이.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이들은 야근 근로 등에 대한 추가 임금을 받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사고를 당해도 보상도 제대로 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110만 명 특수 고용 근로자 가운데 청소년은 몇 명인지 어떤 직종에서 일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보도가 나간 뒤 배달대행을 하는 청소년들의 실태와 처우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중입니다
산재보험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확대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노년 3만리 쫓겨나는 자영업자 복지시설 그네
별다른 준비없이 가난과 외로움과 맞닥뜨린 노인들..
<인터뷰> 황규장(79세) : "일찍와야 자리를 잡아서 이렇게 또 일찍 또 다른 교회를 가야되지 시간 맞춰서 빨리."
<인터뷰> 장현순(77세) : "가진게 없으니까 힘들어요. 혼자서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그만 아닙니까?"
시외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조차 없어 2시간이면 될 일을 하루 꼬박 잡아야 하는 휠체어 장애인들.
<인터뷰> 윤재선(중증장애인) : "기차를 오랫동안 타다보니까 이렇게 몸도 많이 힘들고, 계속 다리가 부어있는 상태에서 휠체어 타고 있으니까 많이 지쳐요."
장애인 콜택시의 경우 병원을 가는 것 외에는 시외 운영을 하지 않고 휠체어 때문에 시외버스도 타기 어려워섭니다.
현재 전국에 운행되는 9천 5백여대의 고속, 시외버스 가운데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는 광역버스 40대에 불과하고 고속버스는 한 대도 없습니다.
<녹취> 김00(야간 당직 기사) : "그림의 떡이라고 이야기하죠. 잘리지 않을 때까지만이라도 근무를 계속했으면 좋겠다 그 바람밖에 없는 거죠."
사실상 업무를 하고 있지만 서류상으로 쉬는 시간으로 입력해 최저임금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 감시, 단속 업무 종사자들도...
취재파일K가 돌아 본 우리의 이웃들이었습니다.
코피노 '달아난 아빠를 찾습니다' 필리핀 현지 찾아나서고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2세 코피노.
<녹취> 코피노 친어머니 : "내가 아이를 낳은 뒤 그는 도망가버렸어요."
한국인 친아버지 사진이 인터넷에 전격 공개되면서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일방적인 신상 공개는 불법이다, 찬반 양론이 불붙었습니다.
<녹취> 코피노 한국 아버지(음성변조) : "놀랐어요. (코피노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몇 명 되지도 않는데."
이 아버지는 한달 전쯤 8개월 된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왔습니다.
양육비만 보내려던 것을 방송을 보고 난 뒤 직접 키우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했습니다.
<녹취> 코피노 한국 아버지(음성변조) : "아이를 이번달(10월)에 보러갔다 왔고요. 데리고 와서 살기로. 방송보니까 (데려와서 함께 살) 준비하는 사람도 많다고."
외국인만 출입 가능한 한 클럽, 앉자마자 필리핀 여성이 술을 따릅니다.
<녹취> 남자 : "어떤 비자로 왔어요? (E6) 아 예술비자."
예술흥행 비자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성매매를 강요당하거나 성폭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스무살인 메리씨 역시 가수를 꿈꾸며 한국을 찾았지만 비자발적으로 퇴폐 접대에 동원됐습니다.
<인터뷰> 메리(E6비자 입국 외국여성/음성변조) : "이곳에서 저희는 인간이 아닌 장난감 취급을 받았어요. 손님들은 저를 만지고 옷을 벗기려했고, 어떤 날은 성폭행하려 했어요."
다른 외국인 여성 5명과 함께 겨우 지옥같은 업소를 탈출했던 메리 씨는 방송이 나간 뒤 새롭게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지금은 임시 취직자리를 알아보고있습니다.
<녹취> 메리(음성변조) : "기회가 되면 가수가 되고 싶어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아직까지는 조금씩 모든 것이 나아지고 있어요. 한국의 평범한 삶에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취재파일K에 방송되고 난 뒤 나타난 변화도 있었습니다.
폐기물 계란을 재사용했던 한국양계농협 전 조합장 등 공장 관계자들은 죄값을 치루게 됐습니다.
산업재해를 은폐했던 업체의 대표이사도 이례적으로 구속됐습니다.
물코팅 새우의 경우 얼음막을 과도하게 입히는 것을 규제하는 시행규칙이 만들어졌습니다.
광고를 소비자의 체험 후기처럼 게재한 한국피앤지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8백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런 성과도 있었지만 보다 날카로운 비판과 고발, 사회의 갈등과 아픔을 보듬는 프로그램이 되어 달라는 시청자의 기대는 큽니다.
<인터뷰> 김민지(26살) : "따뜻한 뉴스를 보면서 흐뭇해할 수 있는 뉴스 시사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남승원(21살) : "요즘 20대들이 되게 취업문제나 이런 학업문제 때문에 되게 고민이 많이하고,이런 관점을 20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20대의 관점에서 취재파일 K에서 좀 더 그런거에 관해서 방송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이미자(68살) : "나이먹은 사람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무슨 일자리가 다양하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으로 이렇게 통해서 이렇게 좀 모르고 있는 사람들, 이렇게 좀 알 수 있게 다뤄졌으면 좋겠네요."
취재파일K는 새해에도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 위로가 필요한 이웃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담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열심히 취재 현장을 뛰겠습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 한 해는 메르스 사태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까지.. 여러 사건 사고가 우리 사회를 흔들었습니다.
그 때마다 취재파일K는 이슈 현장에 있었습니다.
취재파일K가 기록한 2015년은 어땠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돌아보고, 방송이 나간 뒤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양성모 기자, 양 기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가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버려져야 할 폐기물 계란을 빵이나 과자의 재료로 공급한 계란 공장을 취재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계란 공장의 내부 영상이 대단히 충격적이었었죠.
폐기물 계란을 비롯해 취재파일K가 고발했던 우리 사회의 문제들,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되돌아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에 있는 한 계란 가공 공장.
폐기물 계란과 정상 계란을 몰래 섞어 다시 사용했습니다.
먹을거리를 갖고 해서는 안되는 일을 벌이는 현장은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만 5천 8백여 톤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만성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양심을 저버린 겁니다.
<녹취> 계란가공공장 직원(제보자/음성변조) : "(음식물 쓰레기) 국물을 예를 들어서 가정의 육수처럼 썼다라면 저희가 먹을 수 있겠냐고요."
버려야할 계란으로 만든 가공품들은 유명 제과업체와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식품업체들에 납품됐습니다.
새우살, 낙지, 주꾸미...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막을 입히는 이른바 '물코팅'.
실제로는 중량을 늘리기 위해 악용되고 있었습니다.
<녹취> 수산물 수입업자 A(음성변조) : "(물코팅) 한번 하면 할수록 10-15%씩 증량이 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소비자들은 무게가 늘어나는 걸 모르고 저울에 달았을 때 그 그램수(무게)만 보고 사기 때문에 속고 사는 셈이 되는거죠."
하지만 이렇게 눈속임을 한 수입수산물은 버젓이 통관이 돼 유통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관세청도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갔습니다.
건강을 생각해 일부러 사서먹는 친환경농산물도 알고보니 농약이 남아있었습니다.
유명무실한 잔류농약검사기 탓이었습니다.
<녹취> 검사기 업체 전직 직원(음성변조) : "(농약) 검출이 대부분이 안돼요. 농약을 아예 뿌려도 검출이 안되는거죠. 그만큼 문제가 좀 많은거죠."
문제가 드러나자 검출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속성 농약 검출 검사기를 사용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은 내년부터 이 기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학교급식에 납품되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검사는 모두 정밀검사하기로 원칙을 바꿨습니다.
2015년 한해, 취재파일 K는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기업들의 갖가지 행태를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제품을 써 본 사람들의 후기를 읽고 상품을 고르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알고보니 후기들은 기업들의 돈을 받고 쓴,사실상 광고였습니다.
전문업체가 주도하는 '소비자 의견 조작', 이른바 불법 마케팅 현장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녹취> 온라인마케팅회사 임원(음성변조) : "기업 브랜드 관리를 하는거죠. 일부러 좋은 글을 만들어내는 것들도 물론 댓글로 진행하겠지만 안좋은 글들이나 안 좋은 여론들을 저지하기 위해.."
그런가하면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의 각종 할인 꼼수도 취재파일K의 취재망에 적발됐습니다.
가격이 그대로인데도 할인가격이라고 표시하거나, 하루 전에 가격을 올렸다가 다시 내리면서 대폭 할인이라고 표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했습니다.
<녹취> 이수용(대형마트 고객) : "반값이다 하고 혹하면서 사는 경우가 있잖아요. 장난이라면 장난인데...그런걸하니까 기분이 나빴죠."
대기업의 공공연한 횡포, 이른바 갑질도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한국 영화 산업, 하지만 영화 산업 전반에는 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와 배급 시스템 모두 대기업의 영향력에 좌지우지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엄용훈(삼거리픽처스 대표) : "한국 영화계에 크게 두가지 문제점을 들라면 자본의 독과점과 스크린의 독과점입니다"
대형 건설사들과 대금 지급 분쟁이 악화되면서 생과 사 기로에 선 협력업체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사업장의 경우 불공정한 계약 때문에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건설 협력업체들이 많습니다.
또 국내 건설사업장에서도 공사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길어지거나 추가 공사대금이 드는 경우, 협력업체들은 공사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거나, 잔금을 제때 받지 못해 부도 위기에 내몰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성준(**건설장비 대표) : "'계약을 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했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 대부분 업체에게 그렇게 말을 합니다. 일단은 차후에 정산해주겠다고 일을 시키고 나서."
근로자가 지게차에 받혀 중상을 입었는데도 먼저 출동한 119 구급차량을 돌려보내고 회사와 계약된 다른 병원 구급차량에 태우는 사이 한 시간을 지체한 한 기업.
30대 이 씨는 8시간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인터뷰> 민경욱(매형/9월 당시) : "이건 그냥 죽을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죽은게 아니라 최소한 안 죽어도 될 사람을 죽인거다. 지난 3년 동안 이 기업이 숨긴 산업재해만 29건."
취재파일K가 입수한 산재 대응 보고서와 내부 안전점검 기록을 통해 그동안 '무재해'는 사실상 철저한 산업재해 은폐로 가능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업무상 과실치사보다 훨씬 처벌이 강한 '부작위의 의한 살인'혐의를 적용하기 위한 경찰 수사는 아직 진행중입니다.
<인터뷰> 민경욱(매형) : "이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왜 그랬는지 이런 것들은 좀 이게 친고죄도 아니고 당연히 경찰이나 재판을 통해서 밝혀져야 할 일들인데...아무것도 못하고 그 경찰만 바라보고 있어야 되고, 할수 있는 건 없고, 그런 점이 좀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올 한해도 굵직굵직한 사건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무엇보다 메르스 사태를 꼽지 않을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발생한 뒤 관련 당국과 일부 병원의 초기 대응 실패, 또 잘못된 정보로 인해 확산된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한국사회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비롯해서 올 한해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정리했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발생 초기 이름도 생소했던 이 병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전체를 두려움에 빠트렸습니다.
휴교가 늘고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인터뷰> 김찬일(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 "일단 많은 사람 접촉하다보면 자연적으로 감염될 것 같아서 그런게 무서운 거죠."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경제는 얼어붙었습니다.
<인터뷰> 최운식(음식점주/지난 7월) : "관광버스가 한 100미터 정도로 줄을 서서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저녁에 1대도 찾아볼 수 없는...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듭니다."
정부와 일부 병원의 초기 대응 미흡, 그리고 이른바 '닥터 쇼핑', 응급실 과밀이 문제를 확산시켰습니다.
<인터뷰> 기모란(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위원장) : "제일 큰 거는 그거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밤을 세워가면서 기다리는 그런 응급실 시스템이다보니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한테 노출이 된 거죠."
제2, 제3의 메르스를 막기 위해선 병원 문화를 바꾸고 보다 효과적인 국가 방역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인터뷰> 김우주(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어떤 감염병이든 신종 감염병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어요. 치사율이라든지, 진단이라든지 백신 유무, 치료제 이런 것에 따라 전파 경로에 따라 우리가 따로 다 지침을 만들고..."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취재파일K는 일제 강점기 일본과 중국으로 강제 동원됐던 우리 선조의 흔적을 찾아 조명했습니다.
조국의 손길을 기다리며 굶주림과 가혹행위 속에서 버틴 고된 노동의 나날들.
강제 동원의 아픔은 일본 하시마 탄광에 오롯이 남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최장섭(군함도 강제동원 피해자) : "시래기 국에 콩깻물을 한 덩이씩 주는데, 그거 먹고 어떻게 살겠어. 영양실조로 쥐가나서 꺽꺽 소리, 우는 소리..내가 들어봐도 이런 참혹한 세상이 있는가 말이야."
또 우리 땅 8천여 곳에..
<인터뷰> 정혜경(강제동원지원위원회 조사1과장) : "동원된 인원수로 따지면 한반도에 동원된 사람들은 연인원 650만 명이고요. 국외로 동원된 사람들은 연인원이 130만 명이예요. 절대 다수가 한반도 내에서 동원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하이난 섬 등 아시아 전역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군함도의 하시마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 등은 한국인 강제 동원의 역사는 지워진 채 올해 새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중국 하이난에서 있었던 강제 노역 한국인들 학살 현장인 '천인갱'은 아직도 전면적인 발굴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부수(아태평화교류협회장) : "강제로 자기 의사에 반해서 동원이 됐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얼마나 돌아가실 때 고국에, 조국에 오고싶어 했겠습니까. 보고싶고 울며불며 밤을 세웠을 건데.."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지금이라도 규명하고 유해를 봉환하는 일,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삼(전 대통령) : "(74년 신민당 총재 취임연설) 나는 앞으로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나에게 준 이 영광이 결코 영광이 아니요, 십자가라고 나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2016년을 한달 여 앞둔 지난달 22일 새벽 0시 22분.
대도무문의 승부사,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최연소, 최다선의 정치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거대한 족적을 남기며 근현대의 명과 암을 함께 해 온 88년 일기를 마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세월호가 서해에서 침몰한 20014년 4월 16일,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취재파일K가 선원과 해경 등에 대한 1심 재판 기록을 분석해 재구성한 세월호 사건은 그날, 그 순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이나마 실체적 접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20회공판(음성 대역) 검사 : "140도로 변침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 맞는가요?"
<녹취> 조**(세월호 조타수) : "예. 저는 135도에서 140도로 조작하라는 명령을 받고 140도를 조작하는 시점에서부터 (사고가) 진행이 됐습니다."
탈출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는 선장의 지시가 없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5회 공판 (음성 대역) 검사 : "조타실이나 다른 여객부 승무원으로부터 승객들에 대한 대피 또는 탈출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는가요?"
<녹취> 강**(세월호 여객부 직원) : "저희가 수십 번 무전이나 전화로 조타실 쪽에 확인을 했으나 전달받은 사항은 없었습니다."
구조 지휘 체계도 무너진 채 시간만 보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녹취> 선원재판 8회 공판(음성대역) 검사 : "진입 명령을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녹취> 김**(123정 정장) : "그 때 조타실의 인명을 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쪽에 직원이 두 명 있었는데 미끄러져서 못 올라갔습니다. 제가 올라가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녹취> 검사 : "지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녹취> 김**(123정 정장) : "그 때 당황해서 깜빡 잊었습니다."
공판 조서와 증인신분조서 등을 토대로 취재파일K가 재구성해 본 당시 상황은 14일부터 열리고 있는 세월호 특조위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도 재차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취재파일K는 대가뭄과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파리 테러, 폭력시위와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졌던 1차 민중총궐기 대회 등 국내외 현안을 심층 해부했습니다
2015년은 문화계, 특히 클래식 음악분야에서 풍성한 성과를 거둔 한 해였습니다.
<녹취> "콩쿠르 우승자, 골드메달 수상자는 조성진!"
21살 청년, 조성진 씨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조 씨의 실황 음반은 각종 음반 차트를 휩쓸며 클래식 붐을 일으켰습니다.
조씨 뿐 아니라 임지영 씨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문지영 씨는 이탈리아 부조니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청년들이 클래식 코리아의 힘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기자멘트>
우리 사회 소외된 사람들의 현실과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올해 취재파일K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송명희 기자, 취재파일팀이 취재했던 우리 사회의 약자들, 어떤 분들이 있었죠?
네, 빈곤층 노인과 어린이, 비정규직 근로자,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영세한 세입자 등 다양했습니다.
저는 그 가운데서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른바 배달 대행 알바생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청소년 근로자들인데요.
이들을 비롯해서 취재파일K가 조명했던 그늘진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얘기를 모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네 지금 가요.지금 가요. 죄송해요. 배달이요. 15000원이요. 맛있게 드세요."
하루 벌이 6,7만 원을 위해 방학동안 하루 13시간 이상 도로를 달리고 또 달립니다.
<녹취> 송00(배달대행원/17살) : "저희가 많이 (배달을)가면 갈 수록 돈을 많이 버니까. 아무래도 신호 같은 건 잘 안 지키죠."
하지만 배달대행만 하는 청소년 배달원과 음식점에 고용된 청소년 배달원의 근로 조건은 하늘과 땅 차이.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 이들은 야근 근로 등에 대한 추가 임금을 받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사고를 당해도 보상도 제대로 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110만 명 특수 고용 근로자 가운데 청소년은 몇 명인지 어떤 직종에서 일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보도가 나간 뒤 배달대행을 하는 청소년들의 실태와 처우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중입니다
산재보험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확대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노년 3만리 쫓겨나는 자영업자 복지시설 그네
별다른 준비없이 가난과 외로움과 맞닥뜨린 노인들..
<인터뷰> 황규장(79세) : "일찍와야 자리를 잡아서 이렇게 또 일찍 또 다른 교회를 가야되지 시간 맞춰서 빨리."
<인터뷰> 장현순(77세) : "가진게 없으니까 힘들어요. 혼자서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그만 아닙니까?"
시외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조차 없어 2시간이면 될 일을 하루 꼬박 잡아야 하는 휠체어 장애인들.
<인터뷰> 윤재선(중증장애인) : "기차를 오랫동안 타다보니까 이렇게 몸도 많이 힘들고, 계속 다리가 부어있는 상태에서 휠체어 타고 있으니까 많이 지쳐요."
장애인 콜택시의 경우 병원을 가는 것 외에는 시외 운영을 하지 않고 휠체어 때문에 시외버스도 타기 어려워섭니다.
현재 전국에 운행되는 9천 5백여대의 고속, 시외버스 가운데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는 광역버스 40대에 불과하고 고속버스는 한 대도 없습니다.
<녹취> 김00(야간 당직 기사) : "그림의 떡이라고 이야기하죠. 잘리지 않을 때까지만이라도 근무를 계속했으면 좋겠다 그 바람밖에 없는 거죠."
사실상 업무를 하고 있지만 서류상으로 쉬는 시간으로 입력해 최저임금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 감시, 단속 업무 종사자들도...
취재파일K가 돌아 본 우리의 이웃들이었습니다.
코피노 '달아난 아빠를 찾습니다' 필리핀 현지 찾아나서고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2세 코피노.
<녹취> 코피노 친어머니 : "내가 아이를 낳은 뒤 그는 도망가버렸어요."
한국인 친아버지 사진이 인터넷에 전격 공개되면서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일방적인 신상 공개는 불법이다, 찬반 양론이 불붙었습니다.
<녹취> 코피노 한국 아버지(음성변조) : "놀랐어요. (코피노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몇 명 되지도 않는데."
이 아버지는 한달 전쯤 8개월 된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왔습니다.
양육비만 보내려던 것을 방송을 보고 난 뒤 직접 키우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했습니다.
<녹취> 코피노 한국 아버지(음성변조) : "아이를 이번달(10월)에 보러갔다 왔고요. 데리고 와서 살기로. 방송보니까 (데려와서 함께 살) 준비하는 사람도 많다고."
외국인만 출입 가능한 한 클럽, 앉자마자 필리핀 여성이 술을 따릅니다.
<녹취> 남자 : "어떤 비자로 왔어요? (E6) 아 예술비자."
예술흥행 비자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성매매를 강요당하거나 성폭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스무살인 메리씨 역시 가수를 꿈꾸며 한국을 찾았지만 비자발적으로 퇴폐 접대에 동원됐습니다.
<인터뷰> 메리(E6비자 입국 외국여성/음성변조) : "이곳에서 저희는 인간이 아닌 장난감 취급을 받았어요. 손님들은 저를 만지고 옷을 벗기려했고, 어떤 날은 성폭행하려 했어요."
다른 외국인 여성 5명과 함께 겨우 지옥같은 업소를 탈출했던 메리 씨는 방송이 나간 뒤 새롭게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지금은 임시 취직자리를 알아보고있습니다.
<녹취> 메리(음성변조) : "기회가 되면 가수가 되고 싶어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아직까지는 조금씩 모든 것이 나아지고 있어요. 한국의 평범한 삶에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취재파일K에 방송되고 난 뒤 나타난 변화도 있었습니다.
폐기물 계란을 재사용했던 한국양계농협 전 조합장 등 공장 관계자들은 죄값을 치루게 됐습니다.
산업재해를 은폐했던 업체의 대표이사도 이례적으로 구속됐습니다.
물코팅 새우의 경우 얼음막을 과도하게 입히는 것을 규제하는 시행규칙이 만들어졌습니다.
광고를 소비자의 체험 후기처럼 게재한 한국피앤지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8백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런 성과도 있었지만 보다 날카로운 비판과 고발, 사회의 갈등과 아픔을 보듬는 프로그램이 되어 달라는 시청자의 기대는 큽니다.
<인터뷰> 김민지(26살) : "따뜻한 뉴스를 보면서 흐뭇해할 수 있는 뉴스 시사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남승원(21살) : "요즘 20대들이 되게 취업문제나 이런 학업문제 때문에 되게 고민이 많이하고,이런 관점을 20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20대의 관점에서 취재파일 K에서 좀 더 그런거에 관해서 방송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이미자(68살) : "나이먹은 사람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무슨 일자리가 다양하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으로 이렇게 통해서 이렇게 좀 모르고 있는 사람들, 이렇게 좀 알 수 있게 다뤄졌으면 좋겠네요."
취재파일K는 새해에도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 위로가 필요한 이웃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담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열심히 취재 현장을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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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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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maria61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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