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들고 비행기 탈수 있다? 없다?

지난 12일 술에 취해 제주행 비행기 안에서 난동을 부리다 구속된 전직 복서가 화제였다. 권투선수 출신 최모씨는 소주가 담긴 물통을 들고 탑승해서는 음주하며 난동을 부렸다가 승무원과 승객들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

기내 난동 승객

▲ 12일 김포발 제주행 비행기 기내난동 당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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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비행기를 탈 때는 물이나 음료, 주류 같은 액체류를 반입할 수 없다. 최모씨가 탑승한 국내선 비행기는 이 규정에서 예외일까?

항공기 객실 내 반입금지 물품은 항공보안법에 의거해 국토교통부가 고시한다. 한국공항공사와 각 국내 공항들은 이 고시 규정에 따라 탑승객들의 물품을 제재한다.

현재 기내반입 금지 물품은 발화ㆍ인화성 물질, 고압가스 용기, 무기 및 폭발물, 액체ㆍ젤류 등이다. 중요한 건 액체ㆍ젤류 반입금지 규정은 국내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국내선은 액체류가 새어 나오지 않게 포장만 하면 탑승 제한이 따로 있지는 않다"며 "비행거리도 짧고 승객을 하나하나 검사하는 것도 현실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행기 탑승 전 카페에서 마시던 커피, 물병 심지어 소주 같은 주류까지도 국내선에는 들고 탈 수 있다. 1인당 반입 용량이 2ℓ로 제한돼 있고 알코올 도수가 70도 이상 액체는 반입할 수 없지만, 큰 제재 요인은 아니라는 게 여행객들의 평가다.

그렇다면 국제선은 어떨까?

국제선은 물이나 음료수, 국, 잼류, 소스류 등 액체나 젤류는 일체 반입이 금지돼 있다. 다만, 반입하려는 용량이 100mL 이하이고, 1인당 1개의 비닐 지퍼백에 액체류를 담았을 경우에 한해 객실 반입이 가능하다.

이번 음주 복서 난동 사건을 계기로 일부서는 국내선 비행기에도 국제선과 마찬가지로 액체류 반입 금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혹시 모를 사건·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입 제한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액체류 기내반입 금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을 참고한 것인데, 나라별로 국내선·국제선 반영 기준은 제각각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홍콩, 호주 등은 국제선에만 액체물 반입 제한을 도입했지만, 유럽연합(EU) 가맹국과 미국, 중국, 캐나다, 러시아 등은 국제선·국내선 모두 액체물 반입을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