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터·플라티니 ‘아웃’…FIFA 선거 판세는?

입력 2015.12.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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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축구를 좌지우지했던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미셸 플라니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축구계에서 사실상 불명예 퇴출을 당하게 됐다.

21일(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가 이들에게 앞으로 8년간 축구와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없도록 '8년 자격정지'의 제재를 가한 데 따른 것이다.

블라터와 플라티니 회장은 윤리위의 결정에 항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결정이 뒤집히기는 쉽지 않다.

특히 블라터 회장이 79세의 고령이고, 플라티니 회장이 60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8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사실상 축구계 퇴출인 셈이다.

◇ 추락한 축구 대통령…퇴출에 검찰 수사까지

1981년부터 1998년까지 17년간 FIFA 사무총장을 역임한 블라터 회장은 1998년부터는 17년간 회장을 지내며 FIFA 권력 핵심에만 30년 넘게 군림해왔다.

월드컵 개최지 선정 등 전 세계 축구를 좌지우지하는 '축구 대통령'이었다.

그는 총 209개 회원국이 모두 한 표씩을 행사하는 회장 선거에서 FIFA의 풍족한 예산으로 작은 나라들을 지원하며 자신만의 철옹성을 구축해왔다.

프랑스 축구대표팀 출신의 플라티니 회장은 2007년부터 유럽축구연맹 회장에 올랐다. UEFA는 아프리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FIFA 회원국을 두고 있다.

그는 8년간 UEFA 회장을 역임하며 세계 축구 메카인 유럽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FIFA의 6개 대륙 중 가장 영향력 있는 대륙의 '축구 소통령'이었다.

둘은 2011년 FIFA 회장 선거에서 플라티니 회장이 블라터 회장을 지지하는 등 한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올해 5월 회장 선거에서는 플라티니 회장이 블라터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하는 등 금이 갔다.

블라터 회장의 몰락은 이미 예견됐다.

올해 5월 치러진 회장 선거를 이틀 앞두고 스위스에서 FIFA 간부 7명이 부정부패 등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고, 자신은 '부패의 몸통'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축구 대통령에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신세가 됐다.

2018년 및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부터 그동안 TV 중계권과 마케팅권을 보장하면서 받은 뇌물에 연루되는 등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블라터 회장은 당선 나흘 만에 회장직 사임을 발표하고, 새 회장을 뽑겠다고 나서면서 차기 FIFA 대권 1순위로 플라티니 회장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블라터 회장이 2011년 2월 플라티니 회장에게 대가성이 의심되는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 플라티니 FIFA 회장 낙마…새 회장은

플라티니 회장이 앞서 90일 자격정지를 받았을 때만 해도 회장 선거에는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00만 스위스프랑 지급에 대해 '지위를 남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8년의 자격정지를 받으면서 내년 2월 회장 선거는 물론 4년 뒤에도 나설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FIFA 차기 회장에 누가 오를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플라티니 회장의 낙마로 차기 회장 후보는 5명으로 압축됐다.

알리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바레인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프랑스 전직 외교관 제롬 샹파뉴, UEFA 사무총장인 스위스 출신 지아니 인판티노,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치인 토쿄 세콸레 등이다.

이 중 알 후세인 왕자와 알 칼리카 회장의 각축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알 후세인 왕자는 지난 5월 회장 선거에서 블라터에 맞섰다가 1차 투표에서 73-133으로 패한 뒤 기권했지만, 반 블라터 진영의 선두 주자다.

이와 달리 알 칼리파 회장은 지난 5월 선거에서도 블라터 회장을 지지하는 등 블라터 추종자로 알려져 왔다.

블라터 회장이 축구계에서 퇴출되더라도 그동안 구축한 인맥을 바탕으로 FIFA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알 칼리파 회장을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파리 테러 등으로 유럽에서 반 이슬람 정서가 커지면서 유럽의 표가 어떻게 뭉치느냐에 따라 다른 후보가 두각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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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터·플라티니 ‘아웃’…FIFA 선거 판세는?
    • 입력 2015-12-21 18:29:59
    연합뉴스
전 세계 축구를 좌지우지했던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미셸 플라니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축구계에서 사실상 불명예 퇴출을 당하게 됐다. 21일(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가 이들에게 앞으로 8년간 축구와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없도록 '8년 자격정지'의 제재를 가한 데 따른 것이다. 블라터와 플라티니 회장은 윤리위의 결정에 항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결정이 뒤집히기는 쉽지 않다. 특히 블라터 회장이 79세의 고령이고, 플라티니 회장이 60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8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사실상 축구계 퇴출인 셈이다. ◇ 추락한 축구 대통령…퇴출에 검찰 수사까지 1981년부터 1998년까지 17년간 FIFA 사무총장을 역임한 블라터 회장은 1998년부터는 17년간 회장을 지내며 FIFA 권력 핵심에만 30년 넘게 군림해왔다. 월드컵 개최지 선정 등 전 세계 축구를 좌지우지하는 '축구 대통령'이었다. 그는 총 209개 회원국이 모두 한 표씩을 행사하는 회장 선거에서 FIFA의 풍족한 예산으로 작은 나라들을 지원하며 자신만의 철옹성을 구축해왔다. 프랑스 축구대표팀 출신의 플라티니 회장은 2007년부터 유럽축구연맹 회장에 올랐다. UEFA는 아프리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FIFA 회원국을 두고 있다. 그는 8년간 UEFA 회장을 역임하며 세계 축구 메카인 유럽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FIFA의 6개 대륙 중 가장 영향력 있는 대륙의 '축구 소통령'이었다. 둘은 2011년 FIFA 회장 선거에서 플라티니 회장이 블라터 회장을 지지하는 등 한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올해 5월 회장 선거에서는 플라티니 회장이 블라터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하는 등 금이 갔다. 블라터 회장의 몰락은 이미 예견됐다. 올해 5월 치러진 회장 선거를 이틀 앞두고 스위스에서 FIFA 간부 7명이 부정부패 등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고, 자신은 '부패의 몸통'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축구 대통령에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신세가 됐다. 2018년 및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부터 그동안 TV 중계권과 마케팅권을 보장하면서 받은 뇌물에 연루되는 등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블라터 회장은 당선 나흘 만에 회장직 사임을 발표하고, 새 회장을 뽑겠다고 나서면서 차기 FIFA 대권 1순위로 플라티니 회장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블라터 회장이 2011년 2월 플라티니 회장에게 대가성이 의심되는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 플라티니 FIFA 회장 낙마…새 회장은 플라티니 회장이 앞서 90일 자격정지를 받았을 때만 해도 회장 선거에는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00만 스위스프랑 지급에 대해 '지위를 남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8년의 자격정지를 받으면서 내년 2월 회장 선거는 물론 4년 뒤에도 나설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FIFA 차기 회장에 누가 오를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플라티니 회장의 낙마로 차기 회장 후보는 5명으로 압축됐다. 알리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바레인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프랑스 전직 외교관 제롬 샹파뉴, UEFA 사무총장인 스위스 출신 지아니 인판티노,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치인 토쿄 세콸레 등이다. 이 중 알 후세인 왕자와 알 칼리카 회장의 각축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알 후세인 왕자는 지난 5월 회장 선거에서 블라터에 맞섰다가 1차 투표에서 73-133으로 패한 뒤 기권했지만, 반 블라터 진영의 선두 주자다. 이와 달리 알 칼리파 회장은 지난 5월 선거에서도 블라터 회장을 지지하는 등 블라터 추종자로 알려져 왔다. 블라터 회장이 축구계에서 퇴출되더라도 그동안 구축한 인맥을 바탕으로 FIFA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알 칼리파 회장을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파리 테러 등으로 유럽에서 반 이슬람 정서가 커지면서 유럽의 표가 어떻게 뭉치느냐에 따라 다른 후보가 두각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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