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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뉴스] ‘누리 과정’ 파행 임박…속 타는 학부모들
입력 2015.12.23 (21:23) 수정 2015.12.23 (21:44)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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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의회, 교육청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살에서 5살까지의 모든 아동에게 정부가 학비와 보육료를 지원하는 건데요.

박근혜 대통령의 '무상보육'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아이가 국공립유치원에 다니면 11만 원, 사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면 29만 원을 지원합니다.

문제는 이 돈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놓고 3년째 '책임 떠넘기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어떤 이유인지, 먼저 옥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고 지원” vs “지자체 부담”▼

<리포트>

서울과 광주 등 5개 시도 교육감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교육감들은 무상 보육이 대통령 공약 사업이기 때문에 중앙 정부가 국고로 누리과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열악한 지방 재정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까지 떠맡게 돼 정상적인 재정 운영이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민병희(강원도 교육감) : "교육 사업을 축소하고, 포기까지 해야 하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재원은 지방채를 내어가며 한해를 버텨왔습니다."

지방채 발행이 증가해 내년에는 전국 교육청 빚이 20조가 넘을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대통령 면담까지 신청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지난 10월 법령 개정으로 누리과정 예산이 시도교육청의 의무 지출경비가 됐기 때문에 지방 재정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보형(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장) : "교육감들의 어떤 의지, 이런것들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거든요. 편성한 시·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시·도는 돈이 남아서 편성한 게 아니거든요."

교육부는 이어 중앙에서 내려보내는 교부금과 지방세가 늘어나는 등 지방교육 재정 여건이 개선됐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선 교부금을 삭감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양쪽 모두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산확보율 29%…지역·정파별 천차만별▼

<기자 멘트>

내년에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은 4조 239억 원입니다.

그럼, 새해가 불과 열흘도 남지 않은 현재 관련 예산은 얼마나 편성돼 있을까요?

지방의회 예산 심의가 끝난 16개 자치단체 가운데..

보시는 것처럼 서울과 강원. 세종, 광주, 전남·북 등 6곳에선 '어린이집' 과정에 필요한 예산이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서울과 광주, 전남은 시도교육청이 편성했던 '유치원' 과정 예산도 지방의회에서 전액 삭감해 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3개 지역에서 다음달 20일 쯤부터 지출되는 새해 누리과정 예산은 0원입니다.

누리과정 등의 문제로 예산 심의가 파행을 겪고 있는 경기도의회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편성된 예산 규모도 지역별로 천차만별입니다.

중앙정부의 예산 부담을 주장하는 야권 성향의 교육감과 지방의회가 있는 곳의 예산은 대체로 적게 편성돼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전체 누리과정 예산 배정률은 30%에도 채 미치지 못 합니다.

보육대란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당장 그 부담은 학부모는 물론 130만 명이 이용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초비상이 걸린 보육시설 상황을 알아봤습니다.

▼어린이집·유치원 학부모 불안 가중▼

<리포트>

누리과정 지원 대상자 60여 명이 다니고 있는 서울의 한 어린이집.

최근 들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한 학부모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인터뷰> 김윤숙(어린이집 원장) : "정말 답답하죠. 무상보육을 책임진다고 해 놓고 이런 식으로 해마다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어린이집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는 유치원 예산 마저 전액 삭감해 유치원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프로그램이 축소되거나 교육비가 인상되는 건 아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위성순(유치원 원장) : "학부모도 그 동안 안 냈던 교육비를 다시 내야 하는 입장이 될테고 유치원에선 교사들 인건비가 이제...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꼭 우리가 느낄 때는 정치 싸움 같아요."

실제 지원이 끊기면 20만 원이 넘는 돈을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학부모들.

불안감을 넘어 언제까지 혼란을 감수해야 하는지 화가 난다고 호소합니다.

<녹취> 학부모 : "누리과정 지원이 끊기면 다 엄마 부담이잖아요. 차라리 그러면 내가 집에서 가르치겠다하는 엄마도 많고.."

정부와 시도교육청 등이 같은 논리만 반복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해법을 찾지 못 하는 사이 보육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 [이슈&뉴스] ‘누리 과정’ 파행 임박…속 타는 학부모들
    • 입력 2015-12-23 21:27:34
    • 수정2015-12-23 21: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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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의회, 교육청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살에서 5살까지의 모든 아동에게 정부가 학비와 보육료를 지원하는 건데요.

박근혜 대통령의 '무상보육'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아이가 국공립유치원에 다니면 11만 원, 사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면 29만 원을 지원합니다.

문제는 이 돈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놓고 3년째 '책임 떠넘기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어떤 이유인지, 먼저 옥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고 지원” vs “지자체 부담”▼

<리포트>

서울과 광주 등 5개 시도 교육감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교육감들은 무상 보육이 대통령 공약 사업이기 때문에 중앙 정부가 국고로 누리과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열악한 지방 재정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까지 떠맡게 돼 정상적인 재정 운영이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민병희(강원도 교육감) : "교육 사업을 축소하고, 포기까지 해야 하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재원은 지방채를 내어가며 한해를 버텨왔습니다."

지방채 발행이 증가해 내년에는 전국 교육청 빚이 20조가 넘을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대통령 면담까지 신청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지난 10월 법령 개정으로 누리과정 예산이 시도교육청의 의무 지출경비가 됐기 때문에 지방 재정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보형(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장) : "교육감들의 어떤 의지, 이런것들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거든요. 편성한 시·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시·도는 돈이 남아서 편성한 게 아니거든요."

교육부는 이어 중앙에서 내려보내는 교부금과 지방세가 늘어나는 등 지방교육 재정 여건이 개선됐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선 교부금을 삭감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양쪽 모두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산확보율 29%…지역·정파별 천차만별▼

<기자 멘트>

내년에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은 4조 239억 원입니다.

그럼, 새해가 불과 열흘도 남지 않은 현재 관련 예산은 얼마나 편성돼 있을까요?

지방의회 예산 심의가 끝난 16개 자치단체 가운데..

보시는 것처럼 서울과 강원. 세종, 광주, 전남·북 등 6곳에선 '어린이집' 과정에 필요한 예산이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서울과 광주, 전남은 시도교육청이 편성했던 '유치원' 과정 예산도 지방의회에서 전액 삭감해 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3개 지역에서 다음달 20일 쯤부터 지출되는 새해 누리과정 예산은 0원입니다.

누리과정 등의 문제로 예산 심의가 파행을 겪고 있는 경기도의회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편성된 예산 규모도 지역별로 천차만별입니다.

중앙정부의 예산 부담을 주장하는 야권 성향의 교육감과 지방의회가 있는 곳의 예산은 대체로 적게 편성돼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전체 누리과정 예산 배정률은 30%에도 채 미치지 못 합니다.

보육대란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당장 그 부담은 학부모는 물론 130만 명이 이용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초비상이 걸린 보육시설 상황을 알아봤습니다.

▼어린이집·유치원 학부모 불안 가중▼

<리포트>

누리과정 지원 대상자 60여 명이 다니고 있는 서울의 한 어린이집.

최근 들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한 학부모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인터뷰> 김윤숙(어린이집 원장) : "정말 답답하죠. 무상보육을 책임진다고 해 놓고 이런 식으로 해마다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어린이집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는 유치원 예산 마저 전액 삭감해 유치원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프로그램이 축소되거나 교육비가 인상되는 건 아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위성순(유치원 원장) : "학부모도 그 동안 안 냈던 교육비를 다시 내야 하는 입장이 될테고 유치원에선 교사들 인건비가 이제...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꼭 우리가 느낄 때는 정치 싸움 같아요."

실제 지원이 끊기면 20만 원이 넘는 돈을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학부모들.

불안감을 넘어 언제까지 혼란을 감수해야 하는지 화가 난다고 호소합니다.

<녹취> 학부모 : "누리과정 지원이 끊기면 다 엄마 부담이잖아요. 차라리 그러면 내가 집에서 가르치겠다하는 엄마도 많고.."

정부와 시도교육청 등이 같은 논리만 반복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해법을 찾지 못 하는 사이 보육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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