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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아빠들의 이혼청구…사연 따라 법원 판단도 달라
입력 2015.12.26 (12:13) 수정 2015.12.26 (13:12) 사회
자녀의 해외 유학 뒷바라지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아빠'들의 이혼청구가 늘고 있다. 아빠들의 사연에 따라 법원의 판단도 달라져 눈길을 모은다.

법원으로 향하는 부부법원으로 향하는 부부


■ 사례 ① 바람난 기러기 아빠.
아이들의 해외 유학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 '기러기 아빠'가 다른 여성과 부정 행위를 하고 20여년이 흐른 뒤 혼인관계가 파탄났다며 이혼 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가사2부(이은애 부장판사)는 A씨가 아내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오늘(26일) 밝혔다.
40여년 전 결혼해 아내와 사이에 두 자녀를 둔 A씨.
부부는 아이들이 취학연령이 되자 외국으로 나갔다. A씨는 그곳에서 10년 동안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아내와 아이들을 외국에 남겨두고 홀로 귀국했다.
한국에 돌아와 혼자 지내던 A씨는 다른 여성을 만나 부정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A씨 가족은 이를 알게 됐고, 아내는 결국 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무렵 A씨는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고 시도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그는 아내가 자신에 대해 나쁜 소문을 내고 다녀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아내에게 생활비를 거의 주지 않았고 각방을 쓰면서 식사도 따로 했다. 그러다 A씨가 집을 나가 5년 여 동안 별거했다.
A씨는 이혼 소송을 내면서 자신이 부정행위를 한 잘못은 있지만 오래전 일이고 아내에게 충분히 사과를 했는데도 아내의 비난과 험담으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주장했다.

등 돌린 부부 실루엣등 돌린 부부 실루엣


그러나 법원은 남편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남편의 부정행위로 부부 사이 신뢰가 훼손됐고 이후에도 신뢰를 회복하려는 최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주된 잘못은 남편에게 있으므로 이혼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역시 "아내가 남편에 대한 보복적 감정 내지 경제적 이유로 이혼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볼 증거도 없는 이상, 유책배우자인 남편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한 장면 이혼 조정 중인 부부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한 장면 이혼 조정 중인 부부


■ 사례 ② 귀국 한 번 안하는 아내에게 8년 간 뒷바라지한 기러기 아빠
외국으로 유학간 딸과 아내를 8년간 뒷바라지 한 '기러기 아빠'가 낸 이혼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법원은 부정행위 같은 혼인을 파탄 낼 요인은 없었지만 장기간의 별거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돼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부산에 사는 50대 남성인 A씨는 9년전인 2006년 2월 당시 13살이던 딸의 교육을 위해 딸과 자신보다 5살 연상인 아내를 미국으로 보냈다.
A씨는 딸과 아내가 처음 미국에 갈 때 동행했지만 이후 8년간 단 2번 미국에 가서 딸과 아내를 만났다. 그 외 기간에는 국내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딸과 아내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꾸준히 보냈다.

A씨는 2009년 12월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힘들다. 친구들에게 돈 빌리는 문제로 우울하고 외롭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3개월 뒤에는 아내에게 국내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이후에도 이혼을 요구하거나 국내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면서 경제적 사정과 건강이 좋지 않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A씨 아내는 2012년 3월 8천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혼요구에 동의한다는 이메일을 보냈고 A씨는 5천만원을 송금했다.
A씨 아내는 여러 조건을 내세우며 귀국 의사를 내비친 적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2006년 2월 미국으로 간 이후부터 지난해 6월까지 8년 넘게 한번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았다.
부산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옥곤 판사는 "장기간 별거와 의사소통 부족 등으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돼 혼인관계는 파탄에 이르렀다"며 "남편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고 장기간 귀국하지 않은 아내에게도 혼인 파탄의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김 판사는 이어 "A씨 아내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 부정한 행위를 하고 있어 이혼을 요구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 기러기 아빠들의 이혼청구…사연 따라 법원 판단도 달라
    • 입력 2015-12-26 12:13:54
    • 수정2015-12-26 13:12:32
    사회
자녀의 해외 유학 뒷바라지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아빠'들의 이혼청구가 늘고 있다. 아빠들의 사연에 따라 법원의 판단도 달라져 눈길을 모은다.

법원으로 향하는 부부법원으로 향하는 부부


■ 사례 ① 바람난 기러기 아빠.
아이들의 해외 유학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 '기러기 아빠'가 다른 여성과 부정 행위를 하고 20여년이 흐른 뒤 혼인관계가 파탄났다며 이혼 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가사2부(이은애 부장판사)는 A씨가 아내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오늘(26일) 밝혔다.
40여년 전 결혼해 아내와 사이에 두 자녀를 둔 A씨.
부부는 아이들이 취학연령이 되자 외국으로 나갔다. A씨는 그곳에서 10년 동안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아내와 아이들을 외국에 남겨두고 홀로 귀국했다.
한국에 돌아와 혼자 지내던 A씨는 다른 여성을 만나 부정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A씨 가족은 이를 알게 됐고, 아내는 결국 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무렵 A씨는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고 시도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그는 아내가 자신에 대해 나쁜 소문을 내고 다녀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아내에게 생활비를 거의 주지 않았고 각방을 쓰면서 식사도 따로 했다. 그러다 A씨가 집을 나가 5년 여 동안 별거했다.
A씨는 이혼 소송을 내면서 자신이 부정행위를 한 잘못은 있지만 오래전 일이고 아내에게 충분히 사과를 했는데도 아내의 비난과 험담으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주장했다.

등 돌린 부부 실루엣등 돌린 부부 실루엣


그러나 법원은 남편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남편의 부정행위로 부부 사이 신뢰가 훼손됐고 이후에도 신뢰를 회복하려는 최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주된 잘못은 남편에게 있으므로 이혼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역시 "아내가 남편에 대한 보복적 감정 내지 경제적 이유로 이혼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볼 증거도 없는 이상, 유책배우자인 남편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한 장면 이혼 조정 중인 부부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한 장면 이혼 조정 중인 부부


■ 사례 ② 귀국 한 번 안하는 아내에게 8년 간 뒷바라지한 기러기 아빠
외국으로 유학간 딸과 아내를 8년간 뒷바라지 한 '기러기 아빠'가 낸 이혼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법원은 부정행위 같은 혼인을 파탄 낼 요인은 없었지만 장기간의 별거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돼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부산에 사는 50대 남성인 A씨는 9년전인 2006년 2월 당시 13살이던 딸의 교육을 위해 딸과 자신보다 5살 연상인 아내를 미국으로 보냈다.
A씨는 딸과 아내가 처음 미국에 갈 때 동행했지만 이후 8년간 단 2번 미국에 가서 딸과 아내를 만났다. 그 외 기간에는 국내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딸과 아내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꾸준히 보냈다.

A씨는 2009년 12월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힘들다. 친구들에게 돈 빌리는 문제로 우울하고 외롭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3개월 뒤에는 아내에게 국내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이후에도 이혼을 요구하거나 국내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면서 경제적 사정과 건강이 좋지 않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A씨 아내는 2012년 3월 8천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혼요구에 동의한다는 이메일을 보냈고 A씨는 5천만원을 송금했다.
A씨 아내는 여러 조건을 내세우며 귀국 의사를 내비친 적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2006년 2월 미국으로 간 이후부터 지난해 6월까지 8년 넘게 한번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았다.
부산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옥곤 판사는 "장기간 별거와 의사소통 부족 등으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돼 혼인관계는 파탄에 이르렀다"며 "남편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고 장기간 귀국하지 않은 아내에게도 혼인 파탄의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김 판사는 이어 "A씨 아내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 부정한 행위를 하고 있어 이혼을 요구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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