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위안부 문제,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입력 2016.01.04 (11:59) 수정 2016.01.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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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직접 밝혔다.

아베 총리는 4일 오후 중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외교 성과를 보고하며 이렇게 말한 뒤 "이로서 일본-한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인 새 시대로 들어가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4일 오전 열린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오는 5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과 연계해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3국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관례에 따라 한일 정상회담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는 한국, 중국 등 이웃 나라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올 한해가 '외교 성과의 해'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4일,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


위안부 소녀상을 옮기는 것이 일본 정부가 10억 엔을 지원하는 전제조건이라는 데 대해 한일 정부가 동시에 부정했지만, 여전히 소녀상 철거를 희망하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각료회의 뒤 "소녀상 철거가 한국 정부가 설치하는 재단에 예산을 출연하는 조건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적절히 이전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위안부 합의'를 발표한 당일에 했던 발언과 같은 수준이지만 한국 정부가 "일본의 기대를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은 소녀상 이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강한 희망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 내에서는 지난달 28일 한일 정부 간에 타결한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후속 조치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정치권이 후속조치 시행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다소 이른 전망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결'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정상 차원에서 이를 재확인해 위안부 문제가 모두 해결됐음을 국제사회에 널리 인정받으려는 일본 정부의 속내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언론들도 추후 조치를 전망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교도통신은 위안부 합의의 이행 절차를 다룰 한일 외교당국 국장급 협의가 이달 중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제까지 합의 타결을 위해 진행됐던 국장급 협의가 성격을 바꿔 10억 엔 재단출연 절차 등 실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NHK는 이달 중순 도쿄에서 한미일 3국의 외교차관이 협의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현재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개최와 관련해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라며 협의 추진 사실을 확인했다. 협의회가 열릴 경우 한일 간의 '위안부 협의'를 바탕으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3국이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 신문은 5월에 있을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전에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일한의원연맹 대표단이 방한해 위안부 할머니를 만나도록 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올해 3월 31일~4월 1일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이 회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우리 정부는 "검토되고 있지 않다"며 일단 부인했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합의'에 따른 일본과의 추가 협의에 대해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새해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의 신년 조찬에서 "위안부 문제도 24년 만에 타결됐고 여러 나라와 FTA(자유무역협정)도 맺어서 경제 영토도 확장된 만큼, 외교적 성과들이 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국민들이 더 큰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발언을 제외하면 일본 측에서 나온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정도 반응만 내놓고 있다. 지난 29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방문한 외교부 1,2차관 외에 또다른 정부 관계자가 추가로 방문할 지 여부도 아직 미지수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해 국내에서 반발 여론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모양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문제 정의로운 해결 세계행동'은 오는 6일 정오에 한국 수요시위 24주년을 맞아 전 세계가 연대하는 '수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LA 글렌데일 평화비 또는 현지 일본대사관 앞 등 상징성이 큰 장소에서 최근 이뤄진 위안부 협의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일본 정부의 올바른 문제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D.C, 뉴욕, 뉴저지,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독일 베를린 등이며,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 '희망나비'가 집회를 열 계획이다.


▲ ‘위안부 문제 해결 세계행동’은 오는 6일 미국, 일본 등에서 전 세계 연대 ‘수요집회’를 개최한다.
[사진 출처=‘나비펀드’ 페이스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연구하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정진성, 양현아(서울대), 이재승(건국대) 교수 등이 참여한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 설립 추진 모임'은 세계 380여명의 학자와 활동가들이 연구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한일 양국 정부가 맺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일본의 범죄 행위에 대한 사실이 명확히 담기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은 물론 진상 규명과 역사 교육에 대한 언급도 없다"며 외교적 실책으로 규정하고 폐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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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위안부 문제,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 입력 2016-01-04 11:59:44
    • 수정2016-01-06 17: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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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직접 밝혔다. 아베 총리는 4일 오후 중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외교 성과를 보고하며 이렇게 말한 뒤 "이로서 일본-한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인 새 시대로 들어가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4일 오전 열린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오는 5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과 연계해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3국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관례에 따라 한일 정상회담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는 한국, 중국 등 이웃 나라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올 한해가 '외교 성과의 해'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4일,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
위안부 소녀상을 옮기는 것이 일본 정부가 10억 엔을 지원하는 전제조건이라는 데 대해 한일 정부가 동시에 부정했지만, 여전히 소녀상 철거를 희망하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각료회의 뒤 "소녀상 철거가 한국 정부가 설치하는 재단에 예산을 출연하는 조건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적절히 이전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위안부 합의'를 발표한 당일에 했던 발언과 같은 수준이지만 한국 정부가 "일본의 기대를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은 소녀상 이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강한 희망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 내에서는 지난달 28일 한일 정부 간에 타결한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후속 조치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정치권이 후속조치 시행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다소 이른 전망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결'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정상 차원에서 이를 재확인해 위안부 문제가 모두 해결됐음을 국제사회에 널리 인정받으려는 일본 정부의 속내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언론들도 추후 조치를 전망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교도통신은 위안부 합의의 이행 절차를 다룰 한일 외교당국 국장급 협의가 이달 중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제까지 합의 타결을 위해 진행됐던 국장급 협의가 성격을 바꿔 10억 엔 재단출연 절차 등 실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NHK는 이달 중순 도쿄에서 한미일 3국의 외교차관이 협의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현재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개최와 관련해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라며 협의 추진 사실을 확인했다. 협의회가 열릴 경우 한일 간의 '위안부 협의'를 바탕으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3국이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 신문은 5월에 있을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전에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일한의원연맹 대표단이 방한해 위안부 할머니를 만나도록 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올해 3월 31일~4월 1일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이 회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우리 정부는 "검토되고 있지 않다"며 일단 부인했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합의'에 따른 일본과의 추가 협의에 대해 별다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새해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의 신년 조찬에서 "위안부 문제도 24년 만에 타결됐고 여러 나라와 FTA(자유무역협정)도 맺어서 경제 영토도 확장된 만큼, 외교적 성과들이 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국민들이 더 큰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발언을 제외하면 일본 측에서 나온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정도 반응만 내놓고 있다. 지난 29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방문한 외교부 1,2차관 외에 또다른 정부 관계자가 추가로 방문할 지 여부도 아직 미지수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해 국내에서 반발 여론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모양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문제 정의로운 해결 세계행동'은 오는 6일 정오에 한국 수요시위 24주년을 맞아 전 세계가 연대하는 '수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LA 글렌데일 평화비 또는 현지 일본대사관 앞 등 상징성이 큰 장소에서 최근 이뤄진 위안부 협의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일본 정부의 올바른 문제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D.C, 뉴욕, 뉴저지,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독일 베를린 등이며,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 '희망나비'가 집회를 열 계획이다.
▲ ‘위안부 문제 해결 세계행동’은 오는 6일 미국, 일본 등에서 전 세계 연대 ‘수요집회’를 개최한다. [사진 출처=‘나비펀드’ 페이스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연구하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정진성, 양현아(서울대), 이재승(건국대) 교수 등이 참여한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 설립 추진 모임'은 세계 380여명의 학자와 활동가들이 연구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한일 양국 정부가 맺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일본의 범죄 행위에 대한 사실이 명확히 담기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은 물론 진상 규명과 역사 교육에 대한 언급도 없다"며 외교적 실책으로 규정하고 폐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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