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물고기 집단폐사…원인 찾았다
입력 2016.01.04 (16:38)
수정 2016.01.06 (19: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8월, 낙동강·금강 물고기 60만 마리 집단폐사
■ 4대강 녹조는 수중보 때문이다.
최근 낙동강 강정보에서 겨울철에도 녹조가 처음 관찰됐다.환경단체들은 낙동강 뿐만 아니라 한강,금강,영산강 등 4 대강의 녹조 발생기간이 해마다 길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낙동강에 발령된 조류경보와 주의보는 모두 150 일로 역대 최장기간이었다. 4 대강 사업으로 강줄기 곳곳에 보가 설치되면서 강물의 유속이 평균 10 배나 느려졌고 이 때문에 4 대강의 녹조 발생이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다는 게 환경단체들 주장이다. 4 대강의 녹조발생과 관련해 일본 국립 신슈대 박호동 교수는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수년전부터 한국의 하천에서는 하구둑과 하천에서의 제방건설이 국책 사업으로 진행되어,
녹조가 발생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유속의 저하에 수반하는 수온상승과 체류시간의 증대가 녹조 발생의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 4대강 ‘녹조 라떼’는 ‘독극물 라떼’였다.
그렇다면 지난해 여름 4 대강에 번성한 녹조들엔 어떤 성분이 포함돼 있던 것일까 ? 이와 관련해 최근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지난해 여름 국제적인 환경문제 전문가들이 국내 환경단체들과 함께 4 대강 녹조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고,최근 이에 대한 정밀분석 결과가 발표됐다.정밀분석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4대강 녹조에서 인체에 치명적 독성을 일으키는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
수 백 ppb 가 검출됐고, 정수설비와 기술을 통해 녹조의 독소를 99 % 가량 제거한다
하더라도 수돗물에 1 % 정도의 독소가 누출될 경우, 이는 WHO의 기준치(1ppb)를 서너배 이상 초과할 정도로 높은 농도가 된다는 것이었다”
(일본 국립 신슈대학교 물질순환학과 박호동 교수 보고서 / 2016.1.4)
▲일본 구마모토 환경보건대 다카하시 교수와 신슈대 박호동 교수가
지난해 8월, 한강 등 4 대강 녹조의 독성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 물고기 떼죽음은 녹조의 독성물질 때문?
지난해 8월27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낙동강, 영산강, 금강,한강 등 4 대강 일대에서
국내 환경운동단체들이 일본 구마모토 보건과학대 다카하시 토오루 교수와 신슈대
박호동 교수 등과 함께 녹조의 독소 조사를 진행했다.
▲ 4 대강 녹조류 정밀조사 지점,2015.8.27-8.29
녹조가 발생한 수역에서 채수한 50~100 mL 의 하천수를 주사기형 간이식 여과기 유리필터에 통과시킨 후 그늘에 자연건조시킨 후 상온에서 보관해 그 성분을 정밀 분석했다. 정밀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위와 같은 정밀분석 결과에 대한 이 보고서의 결론을 직접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이번의 녹조 조사의 분석결과에서는 지금까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고농도의 MC(마이크로시스틴)농도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보고된 MC의 농도는 수십 ppb이었지만, 이번 결과는 거의 대부분의 수계에서 수 백을 넘는 농도이다.
(중략)
한국내의 정수설비와 기술로부터 상정되는 제거율은 99%이상이고, 하천원수의 녹조 독소가 곧바로 수돗물에 혼합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1%정도의 독소가 누출된다는 것을 상정하면 WHO-GV(WHO의 기준치:1ppb)를 초과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의 높은 농도가 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정수처리를 행하지 않는 농업용수에 대해서는 적어도 녹조 거품(scum)만이라도 제거하는 조치를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지금까지 다른 국가의 연구보고는 고농도의 녹조독성이 논밭의 작물에 들어갈 경우에는 미량이지만 작물의 조직에 축적된다는 예와 작물의 성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보여졌다...”
(일본 신슈대 박호동 교수 보고서.2016.1.4 )
▲ 4대강 녹조의 마이크로시스틴 현미경 확대 사진, 2015.08
■ 녹조가 발생한 4 대강은 식수원으로 적절한가?
환경부는 2013년부터 마이크로시스틴을 먹는물 수질 감시 항목에 포함시켰지만 녹조를 제거하고 남은 용수를 가지고 검사하기 때문에 걸러낸 녹조의 독소는 측정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번 보고서를 보면 현재의 정수기술로 녹조의 99 %를 걸러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남은 1 % 만으로도 이미 WHO 의 기준치를 적게는 두 배, 많게는 4 배까지 훌쩍 초과하는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녹조가 번성한 4 대강 식수원을 음용수로 이용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아울러 농업용수나 가축용수로 녹조가 번성한 4 대강물을 사용할 경우 농작물이나 가축의 체내에 축적되는 독성물질 MC 의 양은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고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4대강 물고기 집단폐사…원인 찾았다
-
- 입력 2016-01-04 16:38:17
- 수정2016-01-06 19:18:02
-
-
김철민 기자 kimmin@kbs.co.kr
김철민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