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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자는 상속자…자수성가 드물다
입력 2016.01.04 (17:20) 수정 2016.01.06 (19:17) 취재K
한국의 부자는 세계의 부자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 그리고 세계의 부자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다르다면 왜 그런 걸까? 이런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자료가 나왔다. 4일 국제적인 경제지 블룸버그가 세계 최고의 부자 400명에 대한 자료를 공개했다.

세계 10대 억만장자는 모두 창업가

세계 최고의 부자는 여전히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다. 이어서 아만시오 오르테가(인디텍스), 워런 버핏(버크셔 헤서웨이), 제프 베조스(아마존), 카를로스 슬림(텔멕스),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래리 페이지(구글), 래리 엘리슨(오라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세계 최고의 부자 상위 10명은 모두 자수성가한 기업인들이다.


▲(左로부터) 빌 게이츠, 아만시오 오르테가, 워런 버핏, 제프 베조스, 카를로스 슬림, 마크 저커버그, 래리 페이지, 래리 엘리슨

 이들 가운데 오르테가(스페인)와 슬림(멕시코)을 뺀 8명은 미국 출신이다.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 세계 랭킹 400위 안에 포함된 125명 가운데 자수성가한 사람이 89명으로 71%를 차지해 세계 평균보다 다소 높았다. 러시아는 18명 모두, 인도는 14명 중 9명(64%)이 자수성가 부호였다. 다만, 유럽은 자수성가 부호가 54명으로 상속 부호(55명)보다 1명이 적었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세계 부호 상위 400명을 부의 원천에 따라 분류했을 때 65%인 259명은 자수성가(self-made), 나머지 141명(35%)은 상속(inherited)으로 집계됐다.

한국 부자는 상속자…자수성가 드물다


▲(左로부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세계의 최고 부자 400위 안에 든 한국인 부자는 모두 5명. 그런데 이들은 모두 상속자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모두 재벌 2∼3세다.

현재 한국의 재벌들은 기업을 상속받았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부자들이 스스로 창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것과 비교된다. 400대 억만장자 가운데 자수성가형 의 부자가 미국은 71%, 중국은 97%인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중국과 일본의 부자는 창업가형


▲(左로부터) 왕젠린 완다그룹회장, 마윈 알리바바회장,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아시아 부자 80명 가운데는 63명(70%)이 자수성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중국 부자의 경우, 29명 가운데 1명만 빼놓고 28명(97%)이 창업가였다. 중국 최고 부자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세계 13위)과 2위인 마윈(잭 마) 알리바바 회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밖에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유명한 텐센트(텅쉰)의 마화텅과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의 리옌훙(로빈 리) 등이 상위권에 있다.
일본은 세계 400위 안에 든 5명 모두가 창업자였다.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세운 일본 최고 부호 야다이 다나시를 비롯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의 이토 마사토시 등이다.

"한국은 기업 생태계 역동성 없어"

한국의 부자들 가운데 자수성가형이 없는 이유는 선진국의 부자들로부터 타산지석의 교훈을 통해 알 수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국은 선진국들 가운데 창업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는 생태계가 가장 활성화한 나라"라고 설명했다.재벌 및 CEO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 스코어의 박주근 대표는 "일본은 상위 50명까지 꼽아보면 창업가가 80% 정도 되는데, 10년간 자료를 보면 신규로 들어오는 부호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창업 부호가 많이 나오지 못하는 핵심 배경으로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은 틀에 박힌 자본시장이 창업에 제대로 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상조 교수는 "미국에서 10년, 20년만에 세계 최고의 기업이 생길 수 있는 것도 자본시장이 잘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월스트리트의 금융자본과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이 전통산업이든 첨단산업이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을 찾아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표는 "재벌이 산업을 지배하고 골목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재벌이 경제력을 오남용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할아버지, 아버지와 달리 역동적이지 못하고 기업가 정신을 잃어버린 재벌 3세가 부를 지키는 쪽의 의사 결정만 하다 보니 산업이 기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재벌 3세가 새로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한국 부자는 상속자…자수성가 드물다
    • 입력 2016-01-04 17:20:40
    • 수정2016-01-06 19:17:49
    취재K
한국의 부자는 세계의 부자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 그리고 세계의 부자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다르다면 왜 그런 걸까? 이런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자료가 나왔다. 4일 국제적인 경제지 블룸버그가 세계 최고의 부자 400명에 대한 자료를 공개했다.

세계 10대 억만장자는 모두 창업가

세계 최고의 부자는 여전히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다. 이어서 아만시오 오르테가(인디텍스), 워런 버핏(버크셔 헤서웨이), 제프 베조스(아마존), 카를로스 슬림(텔멕스),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래리 페이지(구글), 래리 엘리슨(오라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세계 최고의 부자 상위 10명은 모두 자수성가한 기업인들이다.


▲(左로부터) 빌 게이츠, 아만시오 오르테가, 워런 버핏, 제프 베조스, 카를로스 슬림, 마크 저커버그, 래리 페이지, 래리 엘리슨

 이들 가운데 오르테가(스페인)와 슬림(멕시코)을 뺀 8명은 미국 출신이다.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 세계 랭킹 400위 안에 포함된 125명 가운데 자수성가한 사람이 89명으로 71%를 차지해 세계 평균보다 다소 높았다. 러시아는 18명 모두, 인도는 14명 중 9명(64%)이 자수성가 부호였다. 다만, 유럽은 자수성가 부호가 54명으로 상속 부호(55명)보다 1명이 적었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세계 부호 상위 400명을 부의 원천에 따라 분류했을 때 65%인 259명은 자수성가(self-made), 나머지 141명(35%)은 상속(inherited)으로 집계됐다.

한국 부자는 상속자…자수성가 드물다


▲(左로부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세계의 최고 부자 400위 안에 든 한국인 부자는 모두 5명. 그런데 이들은 모두 상속자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모두 재벌 2∼3세다.

현재 한국의 재벌들은 기업을 상속받았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부자들이 스스로 창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것과 비교된다. 400대 억만장자 가운데 자수성가형 의 부자가 미국은 71%, 중국은 97%인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중국과 일본의 부자는 창업가형


▲(左로부터) 왕젠린 완다그룹회장, 마윈 알리바바회장,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아시아 부자 80명 가운데는 63명(70%)이 자수성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중국 부자의 경우, 29명 가운데 1명만 빼놓고 28명(97%)이 창업가였다. 중국 최고 부자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세계 13위)과 2위인 마윈(잭 마) 알리바바 회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밖에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유명한 텐센트(텅쉰)의 마화텅과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의 리옌훙(로빈 리) 등이 상위권에 있다.
일본은 세계 400위 안에 든 5명 모두가 창업자였다.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세운 일본 최고 부호 야다이 다나시를 비롯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의 이토 마사토시 등이다.

"한국은 기업 생태계 역동성 없어"

한국의 부자들 가운데 자수성가형이 없는 이유는 선진국의 부자들로부터 타산지석의 교훈을 통해 알 수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국은 선진국들 가운데 창업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는 생태계가 가장 활성화한 나라"라고 설명했다.재벌 및 CEO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 스코어의 박주근 대표는 "일본은 상위 50명까지 꼽아보면 창업가가 80% 정도 되는데, 10년간 자료를 보면 신규로 들어오는 부호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창업 부호가 많이 나오지 못하는 핵심 배경으로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은 틀에 박힌 자본시장이 창업에 제대로 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상조 교수는 "미국에서 10년, 20년만에 세계 최고의 기업이 생길 수 있는 것도 자본시장이 잘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월스트리트의 금융자본과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이 전통산업이든 첨단산업이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을 찾아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표는 "재벌이 산업을 지배하고 골목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재벌이 경제력을 오남용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할아버지, 아버지와 달리 역동적이지 못하고 기업가 정신을 잃어버린 재벌 3세가 부를 지키는 쪽의 의사 결정만 하다 보니 산업이 기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재벌 3세가 새로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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