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시선] 한국 영화 감독들의 새 분류법

입력 2016.01.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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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희 평론가 : 가만 보면 아나운서들도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는 거 같아요

강승화 아나운서 : 있죠

최: 어떤 분은 주로 뉴스에 많이 나오시고 또 어떤 분은 예능에 많이 나오시는데 강승화씨는 어느쪽인가요

승: 저는 아나운서계의 장돌뱅이 불러주는 대로 다 갑니다.

최: 봇짐 매고

승: 가야 돼요.

최: 그런 사정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영화 감독들도요 .따지고 보면 다 각자의 전문분야가 있는 거 같아요.

승: 그렇죠 액션 전문 감독도 있고 코메디 로맨스 에로 이런 감독들 다 분류가 되잖아요

최: 그렇습니다. 근데 그런 분류는 사실상 20세기형 분류고요. 새로운 차원에서 21세기 적인 새로운 감독분류를 해볼까 합니다.

승: 21세기 적인 감독 분류 굉장히 궁금해지는데요.

최: 한국 영화감독의 새로운 분류법 지금 확인해보시죠.

자 강승화씨 작가 주의라는 말 들어보셨죠

승: 그렇죠. 영화의 주인은 감독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감독이고 따라서 감독이 작가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런 뜻 아니겠습니까

최: 술술 나오네. 역시 영화프로그램 MC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니까요. 한국에는 주로 90년대 초중반에 이 개념이 소개되면서 널리 쓰이게 됐죠.

승: 실제로 90년대 작가주의 감독들이 많지 않았나요?

최: 맞습니다. 지금은 거의 활동을 안하고 계시지만 박광수 감독이라든가 고 박철수 감독 여균동 감독 장선우 감독 이런 분들이 작가주의 계열의 감독들로 분류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승: 그러면 요즘 한국 영화에서 작가주의 감독으로 분류할 수 있는 분들 누가 있을까요

최: 역시 90년대에 주로 데뷔한 분들이겠죠. 이를테면 초록 물고기나 박하사탕에서부터 최근에 밀양 시 같은 작품을 내놓은 이창동 감독이 대표적인 작가주의 계열의 영화감독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승; 김기덕 감독 빼놓을 수 없잖아요.

최: 그럼요. 김기덕 감독 역시 90년대 중반 악어라는 작품을 통해 데뷔하면서 아주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이죠. 지난 2012년에는 영화 피에타로 한국 감독으로는 최초로 베니스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 사자상을 품에 안았죠. 홍상수 감독 역시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고집하는 전형적인 작가주의 감독이죠. 지난해에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라는 작품을 발표했죠.

승: 최근 새로 발굴된 작가주의 감독은 누가 있을까요

최: 아쉽지만 최근에는 이렇다할만한 작가주의 감독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굳이 꼽는다면 무산일기나 산다 같은 작품을 연출한 박정범 감독이 그나마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승: 아하 그 이유가 뭘까요

최: 일단 뭐 새로운 재능과 창의력이 꽃일 피울만한 토양이 거의 메말랐기 때문이죠. 요즘에 영화 감독 지망생이나 신인감독들은요. 어떻게 해서든 상업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고 싶어하죠. 안그러면 독립영화를 찍는 건데 사실 독립영화를 계속 찍을 수 있는 환경도 못 되고요.

승: 참 안타까운 상황인데 여기서 질문있어요. 그러면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 김지운 감독 허진호 감독 이 분들은 작가주의 감독이 아니예요?

최: 작가의 색깔이 아주 없다고 보진 않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요. 대체로 대 자본과의 결합을 통해서 자신들의 영화를 만들고 있죠. 그래서 이런 범주를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이른바 상업적 작가주의. 작가로서의 주제 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어느정도는 상업성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그런 감독들이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죠.

승: 하긴 봉준호 감독이 괴물이나 설국열차 같은 영화들을 떠올려 보면 최평론가님께서 무슨 의도로 그렇게 분류하셨는지 짐작이 되는데 그렇다면 지난해 여름 암살과 베테랑으로 나란히 천만영화를 탄생시킨 최동훈 감독이나 류승완 감독 이 두분은 어떻게 분류하는 게 좋을까요

최: 그 두 분은 전형적인 상업주의 감독이라고 분류를 합니다. 최근 감독 가운데 가장 상업성이 강한 감독을 뽑자면 뭐니뭐니해도 이 분 임제균 감독이죠.

승: 어우 머니 엄청 버셨죠. 해운대나 국제시장 두 편 이게 천만을 넘었잖아요.

최: 그렇습니다. 사실 상업주의 감독군의 원조는 강우석 감독이라고 할 수 있어요. 90년대에 투캅스 시리즈 그리고 2000년대 공공의 적 시리즈 같은 영화들은 상업성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니까요.

승: 그래도 상업적인 영화라고 해도 감독의 색깔과 개성이 드러나는 건 어쩔 수 없잖아요.

최: 당연하죠. 이를테면 대호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라든가 조선 마술사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 이런분들 역시 상업주의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자기 개성들이 다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가주의만큼 자기 색깔을 아주 분명하게 드러낸 그런 감독들이라고 보긴 어려울 거 같습니다.

승: 정리해보면 우리나라 영화 감독은 상업주의 상업적 작가주의 작가주의 이렇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이런 말씀이신 거잖아요.

최: 그렇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뉘는 감독들이 골고루 활발하게 활동하는 게 제일 좋겠죠. 그런데 요즘에 젊은 감독들 가운데 이렇다 할 만한 작가주의 감독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거죠. 이게 한국 영화의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승: 말씀하신대로 뭔가 상업주의 감독들만 득세를 하다보니까 영화를 보고 나서 좀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지고 계속 생각나는 작가주의 영화를 거의 못 본 거 같아요. 새해에는 좀 그런 감독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최: 늘어나길 바라는 거는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안된다니까요. 토양이 안 되요. 다 말라 버렸어요.

승: 안됩니까?

최: 안됩니다

승: 새해에도 여전히 까칠하시군요.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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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05 18:09:50
    까칠한 시선
최광희 평론가 : 가만 보면 아나운서들도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는 거 같아요 강승화 아나운서 : 있죠 최: 어떤 분은 주로 뉴스에 많이 나오시고 또 어떤 분은 예능에 많이 나오시는데 강승화씨는 어느쪽인가요 승: 저는 아나운서계의 장돌뱅이 불러주는 대로 다 갑니다. 최: 봇짐 매고 승: 가야 돼요. 최: 그런 사정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영화 감독들도요 .따지고 보면 다 각자의 전문분야가 있는 거 같아요. 승: 그렇죠 액션 전문 감독도 있고 코메디 로맨스 에로 이런 감독들 다 분류가 되잖아요 최: 그렇습니다. 근데 그런 분류는 사실상 20세기형 분류고요. 새로운 차원에서 21세기 적인 새로운 감독분류를 해볼까 합니다. 승: 21세기 적인 감독 분류 굉장히 궁금해지는데요. 최: 한국 영화감독의 새로운 분류법 지금 확인해보시죠. 자 강승화씨 작가 주의라는 말 들어보셨죠 승: 그렇죠. 영화의 주인은 감독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감독이고 따라서 감독이 작가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런 뜻 아니겠습니까 최: 술술 나오네. 역시 영화프로그램 MC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니까요. 한국에는 주로 90년대 초중반에 이 개념이 소개되면서 널리 쓰이게 됐죠. 승: 실제로 90년대 작가주의 감독들이 많지 않았나요? 최: 맞습니다. 지금은 거의 활동을 안하고 계시지만 박광수 감독이라든가 고 박철수 감독 여균동 감독 장선우 감독 이런 분들이 작가주의 계열의 감독들로 분류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승: 그러면 요즘 한국 영화에서 작가주의 감독으로 분류할 수 있는 분들 누가 있을까요 최: 역시 90년대에 주로 데뷔한 분들이겠죠. 이를테면 초록 물고기나 박하사탕에서부터 최근에 밀양 시 같은 작품을 내놓은 이창동 감독이 대표적인 작가주의 계열의 영화감독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승; 김기덕 감독 빼놓을 수 없잖아요. 최: 그럼요. 김기덕 감독 역시 90년대 중반 악어라는 작품을 통해 데뷔하면서 아주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이죠. 지난 2012년에는 영화 피에타로 한국 감독으로는 최초로 베니스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 사자상을 품에 안았죠. 홍상수 감독 역시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고집하는 전형적인 작가주의 감독이죠. 지난해에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라는 작품을 발표했죠. 승: 최근 새로 발굴된 작가주의 감독은 누가 있을까요 최: 아쉽지만 최근에는 이렇다할만한 작가주의 감독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굳이 꼽는다면 무산일기나 산다 같은 작품을 연출한 박정범 감독이 그나마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승: 아하 그 이유가 뭘까요 최: 일단 뭐 새로운 재능과 창의력이 꽃일 피울만한 토양이 거의 메말랐기 때문이죠. 요즘에 영화 감독 지망생이나 신인감독들은요. 어떻게 해서든 상업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고 싶어하죠. 안그러면 독립영화를 찍는 건데 사실 독립영화를 계속 찍을 수 있는 환경도 못 되고요. 승: 참 안타까운 상황인데 여기서 질문있어요. 그러면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 김지운 감독 허진호 감독 이 분들은 작가주의 감독이 아니예요? 최: 작가의 색깔이 아주 없다고 보진 않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요. 대체로 대 자본과의 결합을 통해서 자신들의 영화를 만들고 있죠. 그래서 이런 범주를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이른바 상업적 작가주의. 작가로서의 주제 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어느정도는 상업성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그런 감독들이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죠. 승: 하긴 봉준호 감독이 괴물이나 설국열차 같은 영화들을 떠올려 보면 최평론가님께서 무슨 의도로 그렇게 분류하셨는지 짐작이 되는데 그렇다면 지난해 여름 암살과 베테랑으로 나란히 천만영화를 탄생시킨 최동훈 감독이나 류승완 감독 이 두분은 어떻게 분류하는 게 좋을까요 최: 그 두 분은 전형적인 상업주의 감독이라고 분류를 합니다. 최근 감독 가운데 가장 상업성이 강한 감독을 뽑자면 뭐니뭐니해도 이 분 임제균 감독이죠. 승: 어우 머니 엄청 버셨죠. 해운대나 국제시장 두 편 이게 천만을 넘었잖아요. 최: 그렇습니다. 사실 상업주의 감독군의 원조는 강우석 감독이라고 할 수 있어요. 90년대에 투캅스 시리즈 그리고 2000년대 공공의 적 시리즈 같은 영화들은 상업성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니까요. 승: 그래도 상업적인 영화라고 해도 감독의 색깔과 개성이 드러나는 건 어쩔 수 없잖아요. 최: 당연하죠. 이를테면 대호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라든가 조선 마술사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 이런분들 역시 상업주의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자기 개성들이 다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가주의만큼 자기 색깔을 아주 분명하게 드러낸 그런 감독들이라고 보긴 어려울 거 같습니다. 승: 정리해보면 우리나라 영화 감독은 상업주의 상업적 작가주의 작가주의 이렇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이런 말씀이신 거잖아요. 최: 그렇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뉘는 감독들이 골고루 활발하게 활동하는 게 제일 좋겠죠. 그런데 요즘에 젊은 감독들 가운데 이렇다 할 만한 작가주의 감독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거죠. 이게 한국 영화의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승: 말씀하신대로 뭔가 상업주의 감독들만 득세를 하다보니까 영화를 보고 나서 좀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지고 계속 생각나는 작가주의 영화를 거의 못 본 거 같아요. 새해에는 좀 그런 감독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최: 늘어나길 바라는 거는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안된다니까요. 토양이 안 되요. 다 말라 버렸어요. 승: 안됩니까? 최: 안됩니다 승: 새해에도 여전히 까칠하시군요.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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