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침해 몬도가네 ‘왕비 간택 축제’

입력 2016.01.11 (10:40) 수정 2016.01.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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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스와질란드 왕국에서는 매년 여름 수만 명의 소녀들이 참가하는 화려한 축제가 열립니다.

여성의 순결을 기념하는 행사라며 홍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오히려 여성인권 침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넓은 벌판에 십 대 소녀 수만 명이 모였습니다.

반라 차림에 화려하게 치장하고 전통 춤과 노래를 선보입니다.

<인터뷰> 케치웨 플라미니(축제 참가자) : "선물도 주고 여럿이 함께 어울려 재미있게 놀 수 있어서 축제에 가면 참 좋아요."

소녀들의 순결을 축하하는 아름다운 축제라고 정부는 설명합니다.

하지만 속내는 따로 있습니다.

전제 군주인 이 나라 국왕은 축제 때마다 소녀들 중에 한 명 씩 왕비를 뽑습니다.

왕비가 벌써 15명.

축제가 변질됐다고 손가락질 받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럭키 루클레(시민단체) : "이 행사는 이제 왕과 그들의 형제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고 왕비를 뽑는 행사로 변질됐어요."

지난해 8월에는, 축제 참가자들이 탄 차량의 교통사고로 10여 명이 숨지기까지 했지만 사고 생존자들은 축제 참가를 강요받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사고 유가족 : "(생존 소녀들이) 울면서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했는데도 보내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참가자 수를 늘리는 게 더 중요했던 것이죠."

또 축제 참가 소녀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 사건도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민 70%가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사는 이 나라에서, 왕실이 축제 참가자들에게 주는 음식과 선물은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인터뷰> 음감파라라(초등학교 교사) : "참가하는 소녀들은 잠시라도 집을 떠나 즐기고 싶은 거예요. 잠시라도 집을 벗어나 고생을 잊고 싶은 거지요."

축제는 성대해지고 있지만 그늘진 소녀들의 인권은 나아지질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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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 침해 몬도가네 ‘왕비 간택 축제’
    • 입력 2016-01-11 10:48:20
    • 수정2016-01-11 11: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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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스와질란드 왕국에서는 매년 여름 수만 명의 소녀들이 참가하는 화려한 축제가 열립니다.

여성의 순결을 기념하는 행사라며 홍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오히려 여성인권 침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넓은 벌판에 십 대 소녀 수만 명이 모였습니다.

반라 차림에 화려하게 치장하고 전통 춤과 노래를 선보입니다.

<인터뷰> 케치웨 플라미니(축제 참가자) : "선물도 주고 여럿이 함께 어울려 재미있게 놀 수 있어서 축제에 가면 참 좋아요."

소녀들의 순결을 축하하는 아름다운 축제라고 정부는 설명합니다.

하지만 속내는 따로 있습니다.

전제 군주인 이 나라 국왕은 축제 때마다 소녀들 중에 한 명 씩 왕비를 뽑습니다.

왕비가 벌써 15명.

축제가 변질됐다고 손가락질 받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럭키 루클레(시민단체) : "이 행사는 이제 왕과 그들의 형제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고 왕비를 뽑는 행사로 변질됐어요."

지난해 8월에는, 축제 참가자들이 탄 차량의 교통사고로 10여 명이 숨지기까지 했지만 사고 생존자들은 축제 참가를 강요받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사고 유가족 : "(생존 소녀들이) 울면서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했는데도 보내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참가자 수를 늘리는 게 더 중요했던 것이죠."

또 축제 참가 소녀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 사건도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민 70%가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사는 이 나라에서, 왕실이 축제 참가자들에게 주는 음식과 선물은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인터뷰> 음감파라라(초등학교 교사) : "참가하는 소녀들은 잠시라도 집을 떠나 즐기고 싶은 거예요. 잠시라도 집을 벗어나 고생을 잊고 싶은 거지요."

축제는 성대해지고 있지만 그늘진 소녀들의 인권은 나아지질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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