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 ‘정치색’ 논란…“정치 희생양” vs “민감한 문제”

입력 2016.01.15 (13:42) 수정 2016.01.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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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비난 여론 악화에 LG유플러스 '쯔위폰' 광고 잠정 중단
소속사 두차례 사과…업계 "중국은 한류 콘텐츠 최대 마켓"


걸그룹 트와이스의 쯔위(17)가 '대만 독립운동자'라는 논란에 휩싸여 중국에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한국에서 보는 정서와는 달리 중국에서의 반발은 매우 큰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쯔위가 한 인터넷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여론이 확산했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두 차례에 걸쳐 사과 성명을 냈음에도 비난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소속사는 지난 14일 중국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웨이보를 통해 "쯔위는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대만은 쯔위의 고향이고 대만과 쯔위는 끊을 수 없는 관계지만, 대만 사람이라고 모두 대만 독립운동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쯔위는 어떠한 대만 독립적인 발언도 한 적이 없으며, 쯔위가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는 여론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JYP 역시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이해·존중하고, 회사 내에 한국과 중국의 우호관계를 해롭게 하는 상황이나 개인이 존재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국내에서는 대만 출신이 한국 방송에서 대만기를 흔든 게 논란이 된 상황 자체가 납득되지 않으며 '마녀 사냥'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소속사가 현지 정서를 고려해 사과할 순 있지만 두차례나 성명을 낼 일인지도 의문이란 것이다.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갓 데뷔한 연예인이 제작진이 준비해준 소품을 이용한 만큼 양국 관계를 고려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란 의견도 있다.

그러나 중국 내 여론은 의도치 않게 빚어진 한 가수의 '정치색' 논란에 그치지 않고 있다. 이는 16일 대만에서 치러지는 총통 및 입법위원(국회의원) 동시 선거와 맞물리며 역풍을 맞았다.

현재 대만에서는 제1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여) 총통 후보가 국민당의 친중 정책에 따른 경제 실정을 집중 부각시키며 청년층과 대만독립 지지층을 파고들어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 급기야 친중 행보로 지지율이 떨어진 국민당은 페이스북에 '쯔위를 지지한다'는 글을 게재해 표심 잡기에 이용했다.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하는 중국으로선 이처럼 대만 내 독립 지지 여론이 확산한 상황인 만큼 쯔위의 행동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국내에선 미성년자인 쯔위가 어른들의 정치논리에 희생양이 됐다는 견해가 다수지만 한국인의 시선과는 차원이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음반기획사의 중국 담당 직원은 "중국인으로서는 17살짜리가 뭘 알겠느냐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며 "쯔위는 물론 기획사도 양안 정책 등 두 나라의 역사와 정치적인 관계를 알고 고려해야 했다. 우리 시각으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니 의아할 텐데 중국에서는 정말 민감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쯔위는 물론 JYP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 쯔위가 등장한 광고에 대한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쯔위폰'으로 출시한 중국산 화웨이 스마트폰 'Y6'의 한국 내 쯔위 광고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쯔위에 대한 중국 내 부정적인 여론으로 모델 계약은 유효하되 온라인에서 광고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라며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인 LTE 비디오 포털 광고는 쯔위를 포함한 트와이스가 모델인데 그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소속사가 이처럼 악화한 중국 내 비난 여론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건 중국 시장의 중요성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 한류가 내리막길을 걷자 국내 연예계가 모두 뛰어든 거대 시장이다. 현재 한류 콘텐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한류의 거점이란 점에서 가장 중요한 마켓이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은 시장과 자본이 갖춰진 곳"이라며 "때문에 가요계뿐 아니라 영화, 방송계가 적극 진출에 나서고 있고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한류 최대 마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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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15 13:42:52
    • 수정2016-01-15 16:34:20
    연합뉴스
중국 내 비난 여론 악화에 LG유플러스 '쯔위폰' 광고 잠정 중단
소속사 두차례 사과…업계 "중국은 한류 콘텐츠 최대 마켓"


걸그룹 트와이스의 쯔위(17)가 '대만 독립운동자'라는 논란에 휩싸여 중국에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한국에서 보는 정서와는 달리 중국에서의 반발은 매우 큰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쯔위가 한 인터넷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여론이 확산했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두 차례에 걸쳐 사과 성명을 냈음에도 비난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소속사는 지난 14일 중국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웨이보를 통해 "쯔위는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대만은 쯔위의 고향이고 대만과 쯔위는 끊을 수 없는 관계지만, 대만 사람이라고 모두 대만 독립운동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쯔위는 어떠한 대만 독립적인 발언도 한 적이 없으며, 쯔위가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는 여론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JYP 역시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이해·존중하고, 회사 내에 한국과 중국의 우호관계를 해롭게 하는 상황이나 개인이 존재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국내에서는 대만 출신이 한국 방송에서 대만기를 흔든 게 논란이 된 상황 자체가 납득되지 않으며 '마녀 사냥'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소속사가 현지 정서를 고려해 사과할 순 있지만 두차례나 성명을 낼 일인지도 의문이란 것이다.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갓 데뷔한 연예인이 제작진이 준비해준 소품을 이용한 만큼 양국 관계를 고려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란 의견도 있다.

그러나 중국 내 여론은 의도치 않게 빚어진 한 가수의 '정치색' 논란에 그치지 않고 있다. 이는 16일 대만에서 치러지는 총통 및 입법위원(국회의원) 동시 선거와 맞물리며 역풍을 맞았다.

현재 대만에서는 제1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여) 총통 후보가 국민당의 친중 정책에 따른 경제 실정을 집중 부각시키며 청년층과 대만독립 지지층을 파고들어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 급기야 친중 행보로 지지율이 떨어진 국민당은 페이스북에 '쯔위를 지지한다'는 글을 게재해 표심 잡기에 이용했다.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하는 중국으로선 이처럼 대만 내 독립 지지 여론이 확산한 상황인 만큼 쯔위의 행동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국내에선 미성년자인 쯔위가 어른들의 정치논리에 희생양이 됐다는 견해가 다수지만 한국인의 시선과는 차원이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음반기획사의 중국 담당 직원은 "중국인으로서는 17살짜리가 뭘 알겠느냐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며 "쯔위는 물론 기획사도 양안 정책 등 두 나라의 역사와 정치적인 관계를 알고 고려해야 했다. 우리 시각으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니 의아할 텐데 중국에서는 정말 민감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쯔위는 물론 JYP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 쯔위가 등장한 광고에 대한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쯔위폰'으로 출시한 중국산 화웨이 스마트폰 'Y6'의 한국 내 쯔위 광고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쯔위에 대한 중국 내 부정적인 여론으로 모델 계약은 유효하되 온라인에서 광고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라며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인 LTE 비디오 포털 광고는 쯔위를 포함한 트와이스가 모델인데 그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소속사가 이처럼 악화한 중국 내 비난 여론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건 중국 시장의 중요성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 한류가 내리막길을 걷자 국내 연예계가 모두 뛰어든 거대 시장이다. 현재 한류 콘텐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한류의 거점이란 점에서 가장 중요한 마켓이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은 시장과 자본이 갖춰진 곳"이라며 "때문에 가요계뿐 아니라 영화, 방송계가 적극 진출에 나서고 있고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한류 최대 마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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