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소리’ 이성민 “첫 원톱 주연…잠이 안 와요”

입력 2016.01.1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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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에 대한 부담감이 영화를 촬영할 때는 없었는데, 지금은 잠이 안 올 정도네요. 이렇게 긴장되는 적은 처음이에요."

영화 '로봇, 소리'에서 실종된 딸의 흔적을 찾으려고 10년 동안 전국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를 연기한 배우 이성민(48)을 1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첫 단독 주연인 이번 영화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는 말에 그는 대구 사투리의 수더분한 말투로 답했다.

이번 영화에 출연한 결정적인 계기를 묻자 이성민은 "시나리오가 좋았고, 영화의 배경이 내가 연극을 시작한 대구였던 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로봇, 소리'에서 부녀지간의 관계만큼 중요한 소재가 바로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행여 잘못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대구로 내려가 추모비에 헌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성민은 그간 '말아톤'(2005), '밀양'(2007), '부당거래'(2010), '변호인'(2013), '방황하는 칼날'(2013), '군도: 민란의 시대'(2014), '손님'(2015) 등 수많은 영화에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연극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해 영화로 얼굴을 알린 뒤 출연한 드라마 '미생'(2014)의 큰 인기로 배우로서 일대의 전환점을 맞는다.

이번 영화에서 단독 주연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미생의 영향이 작지 않았음을 그는 부인하지 않았다.

이성민은 "'미생'은 제게 완생에 가깝게 갈 수 있게 기회를 준 작품"이라며 "나 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를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연기에 잔뼈가 굵은 그는 자신에게 영화가 연극이나 드라마보다 힘들고 어려운 장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극은 아무래도 제가 가장 오래한 장르죠. 연극은 공연하면서 수정·보완 해나갈 수 있어 긴장을 많이 하지 않고 작업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도 시작이 힘들긴한데, 호흡이 긴 장르다 보니 안정감이 있어요. 그러나 영화는 확실히 긴장감이 세요. 짧은 시간 안에 엑기스를 뽑아낸다고 할까…호흡도 드라마보다 짧고, 찍고 나면 돌이킬 수 없어서 가장 부담스러워요."

이성민은 작품을 선택할 때 우선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들어온 배역을 자신이 과연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따진다고 했다.

연극, 드라마, 영화의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비중과 역할을 가리지 않고 다작한 이성민에게도 맡기 어려운 배역이 있을까.

"젊은 시절엔 어떤 연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근데 나이가 드니까 변하더군요. 제가 아닌 누군가 대신 하는 것이 현명하고 더 완벽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악역이 그런 경우죠. 밑바닥부터 끝까지 악역은 못하겠더라고요. 배우로서 풀어야 할 숙제이자 딜레마인데, 아직은 할 것 못할 것 구분하지 않고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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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소리’ 이성민 “첫 원톱 주연…잠이 안 와요”
    • 입력 2016-01-18 19:16:54
    연합뉴스
"'원톱'에 대한 부담감이 영화를 촬영할 때는 없었는데, 지금은 잠이 안 올 정도네요. 이렇게 긴장되는 적은 처음이에요." 영화 '로봇, 소리'에서 실종된 딸의 흔적을 찾으려고 10년 동안 전국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를 연기한 배우 이성민(48)을 1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첫 단독 주연인 이번 영화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는 말에 그는 대구 사투리의 수더분한 말투로 답했다. 이번 영화에 출연한 결정적인 계기를 묻자 이성민은 "시나리오가 좋았고, 영화의 배경이 내가 연극을 시작한 대구였던 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로봇, 소리'에서 부녀지간의 관계만큼 중요한 소재가 바로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행여 잘못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대구로 내려가 추모비에 헌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성민은 그간 '말아톤'(2005), '밀양'(2007), '부당거래'(2010), '변호인'(2013), '방황하는 칼날'(2013), '군도: 민란의 시대'(2014), '손님'(2015) 등 수많은 영화에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연극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해 영화로 얼굴을 알린 뒤 출연한 드라마 '미생'(2014)의 큰 인기로 배우로서 일대의 전환점을 맞는다. 이번 영화에서 단독 주연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미생의 영향이 작지 않았음을 그는 부인하지 않았다. 이성민은 "'미생'은 제게 완생에 가깝게 갈 수 있게 기회를 준 작품"이라며 "나 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를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연기에 잔뼈가 굵은 그는 자신에게 영화가 연극이나 드라마보다 힘들고 어려운 장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극은 아무래도 제가 가장 오래한 장르죠. 연극은 공연하면서 수정·보완 해나갈 수 있어 긴장을 많이 하지 않고 작업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도 시작이 힘들긴한데, 호흡이 긴 장르다 보니 안정감이 있어요. 그러나 영화는 확실히 긴장감이 세요. 짧은 시간 안에 엑기스를 뽑아낸다고 할까…호흡도 드라마보다 짧고, 찍고 나면 돌이킬 수 없어서 가장 부담스러워요." 이성민은 작품을 선택할 때 우선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들어온 배역을 자신이 과연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따진다고 했다. 연극, 드라마, 영화의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비중과 역할을 가리지 않고 다작한 이성민에게도 맡기 어려운 배역이 있을까. "젊은 시절엔 어떤 연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근데 나이가 드니까 변하더군요. 제가 아닌 누군가 대신 하는 것이 현명하고 더 완벽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악역이 그런 경우죠. 밑바닥부터 끝까지 악역은 못하겠더라고요. 배우로서 풀어야 할 숙제이자 딜레마인데, 아직은 할 것 못할 것 구분하지 않고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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