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집 큰 아들 졸업…마라분교 문 닫는다

입력 2016.01.22 (15:48) 수정 2016.01.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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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군김영주군


우리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 한해 관광객 60만명이 찾는 '섬 속의 섬' 마라도. 봄이면 섬 전체가 파란 잔디로 변하고, 가을이면 억새길이 멋드러진 한반도 최남단비로 유명한 마라도.

[바로가기] ☞ 마라도 공식 홈페이지

아름다운 이 마라도에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이 섬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마라분교장이 올해부터 문을 닫기로 한것이다.

마라분교장마라분교장


‘짜장면집’ 큰아들 다음달 졸업, 학생 한명도 없어

나즈막한 돌담 울타리에 일년 내내 태극기가 나부끼며 마라도의 얼굴 역할을 했던 국토 최남단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마라분교가 설립 반세기 만에 신입생은 물론 재학생이 단 한명도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 학교의 유일한 학생이 졸업한 뒤 입학하겠다는 학생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마라분교의 유일한 재학생인 6학년 김영주 군은 다음 달 5일 졸업장을 품에 안는다.

김 군은 2014년 2월, 선배이자 친구로 학교생활을 함께했던 정수현 양이 졸업한 이후 이 학교의 유일한 학생이 됐다. 그는 몇 년 전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방송돼 유명해진 짜장면집 큰아들이다. 친구도, 선후배도 없어 외롭지만 밝고 건강히 생활하고 있다.

그동안 김 군의 학교생활을 위해 2명의 교사 이외에도 김 군의 어머니 김은영(46)씨가 학습보조강사로 수업을 도와줬고 영어와 피아노, 검도 강사가 일주일에 1번 마라도에 들어와 방과후 교실 수업을 해왔다. 마라도에는 초등학교밖에 없기 때문에 김 군은 2월에 졸업하면 고모가 사는 제주시 중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다.

제주교육감제주교육감


휴교 결정…주민들 폐교될까 ‘발동동’

김 군이 졸업하고 난 후 마라분교에 입학 또는 전학하겠다는 학생이 아직은 없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어떻게든 마라분교에 학생을 유치해 학교가 문을 닫는 상황은 막아보려고 노력해왔다. 옛 마라분교장 건물을 2가구 정도가 살 수 있는 주택으로 정비해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빌려주는 등 학생을 유치하는 데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예산도 3억여원 확보했으나 의견 수렴 과정에서 무산됐다.

김 군의 어머니는 "마라도에 지금 학교에 갈 나이의 아이도 없고 마라도로 오겠다는 학생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안타까워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입학하겠다는 학생이 없어 휴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연령의 어린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 아마 1년간 휴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졸업생수졸업생수


1958년 개교한 마라분교는 학생수가 많을 때는 20여명에 이르기도 했으나 1990년대 들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졸업생은 지금까지 89명. 1996년 이후 20여년 동안 졸업식을 치른 해는 올해포함 단 6번 뿐이다.

주민들은 "마라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꼭 한번 들렸던 학교인데 이제 기약 없이 문을 닫게됐다"며 아쉬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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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짜장면집 큰 아들 졸업…마라분교 문 닫는다
    • 입력 2016-01-22 15:48:08
    • 수정2016-01-22 15:52:01
    취재K
김영주군


우리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 한해 관광객 60만명이 찾는 '섬 속의 섬' 마라도. 봄이면 섬 전체가 파란 잔디로 변하고, 가을이면 억새길이 멋드러진 한반도 최남단비로 유명한 마라도.

[바로가기] ☞ 마라도 공식 홈페이지

아름다운 이 마라도에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이 섬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마라분교장이 올해부터 문을 닫기로 한것이다.

마라분교장


‘짜장면집’ 큰아들 다음달 졸업, 학생 한명도 없어

나즈막한 돌담 울타리에 일년 내내 태극기가 나부끼며 마라도의 얼굴 역할을 했던 국토 최남단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마라분교가 설립 반세기 만에 신입생은 물론 재학생이 단 한명도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 학교의 유일한 학생이 졸업한 뒤 입학하겠다는 학생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마라분교의 유일한 재학생인 6학년 김영주 군은 다음 달 5일 졸업장을 품에 안는다.

김 군은 2014년 2월, 선배이자 친구로 학교생활을 함께했던 정수현 양이 졸업한 이후 이 학교의 유일한 학생이 됐다. 그는 몇 년 전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방송돼 유명해진 짜장면집 큰아들이다. 친구도, 선후배도 없어 외롭지만 밝고 건강히 생활하고 있다.

그동안 김 군의 학교생활을 위해 2명의 교사 이외에도 김 군의 어머니 김은영(46)씨가 학습보조강사로 수업을 도와줬고 영어와 피아노, 검도 강사가 일주일에 1번 마라도에 들어와 방과후 교실 수업을 해왔다. 마라도에는 초등학교밖에 없기 때문에 김 군은 2월에 졸업하면 고모가 사는 제주시 중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다.

제주교육감


휴교 결정…주민들 폐교될까 ‘발동동’

김 군이 졸업하고 난 후 마라분교에 입학 또는 전학하겠다는 학생이 아직은 없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어떻게든 마라분교에 학생을 유치해 학교가 문을 닫는 상황은 막아보려고 노력해왔다. 옛 마라분교장 건물을 2가구 정도가 살 수 있는 주택으로 정비해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빌려주는 등 학생을 유치하는 데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예산도 3억여원 확보했으나 의견 수렴 과정에서 무산됐다.

김 군의 어머니는 "마라도에 지금 학교에 갈 나이의 아이도 없고 마라도로 오겠다는 학생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안타까워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입학하겠다는 학생이 없어 휴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연령의 어린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서 아마 1년간 휴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졸업생수


1958년 개교한 마라분교는 학생수가 많을 때는 20여명에 이르기도 했으나 1990년대 들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졸업생은 지금까지 89명. 1996년 이후 20여년 동안 졸업식을 치른 해는 올해포함 단 6번 뿐이다.

주민들은 "마라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꼭 한번 들렸던 학교인데 이제 기약 없이 문을 닫게됐다"며 아쉬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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