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슈] 김연아 이을 ‘피겨 꿈나무’ 탄생!

입력 2016.01.25 (00:32) 수정 2016.01.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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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화 : 오늘의 스포츠 이슈는 피겨 꿈나무입니다. <스포츠 대백과>에서 피겨를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요. 피겨와 인연이 깊은 두 분이 나왔습니다.

이병진 :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 피겨 국가대표이자! 5회 연속 대한민국 챔피언에 빛나는 변성진 KBS 피겨 해설위원입니다.

변성진 : (인사)

제인 : 한 분이 더 함께 하는데요. 하계 올림픽뿐 아니라 동계 올림픽에도 박식한~ KBS 스포츠국의 피겨 담당! 정현숙 기자도 자리했습니다.

정현숙 : (인사)

▶ 표제어 ②–1 피겨꿈나무 탄생! ‘2016피겨종합선수권대회’

강승화 : 얼마 전 열린 2016 피겨종합선수권 대회가 굉장한 화제를 모았는데요. 두 분 역시 각자 해설위원으로, 또 기자로 현장을 지켰다고 합니다. 정현숙 기자,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어요?

정현숙 :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초등학교 5학년인 유영 선수가 만 11세 8개월의 나이로 언니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 사실 쇼트 1위 후 부담감으로 우승은 힘들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 예상이 빗나감. 유영이 연기도중 배경음악을 따라 부르는 모습을 봤는데 수많은 피겨 경기를 보면서 그런 모습은 처음 감상. 유영의 여유와 배짱, 피겨에 대한 애정을 느꼈고 이 부분은 모두가 놀랐을 듯. 그 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신드롬

이병진 : 변성진 위원은 피겨계의 대선배로서~ 이런 재능 있는 선수의 등장이 정말 더 반가웠을 것 같아요?

변성진 : (답변)

강승화 : 피겨 전문가들 뿐 아니라 국민 모두를 감탄하게 만든 유영 선수의 연기, 다시 한 번 감상해보시죠~

제인 : 저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가 굉장히 인상적인데.. 이래서 ‘제2의 김연아’라고 불리나 봐요?

이병진 : 실제로 김연아 선수가 이 대회에서 2003년 만 12세 6개월의 나이로 우승을 하면서 최연소 우승의 기록을 세웠는데, 그 기록을 유영 선수가 10개월을 앞당겼습니다. 변성진 위원, 베일에 가려져 있던 유영선수! 도대체 누군가요?

변성진 : 유영은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굉장히 어린 선수인데, 지난해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될 만큼 가능성과 기대가 컸던 선수. 지난 대회에서는 8위를 했지만 서서히 발전을 하면서 두각을 나타내더니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함. 굉장히 파워풀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이 좋은 편. 한 마디로 신선하고 강하다.

강승화 : 피겨종합선수권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 중 굉장히 큰 대회라고 하던데.. 이 대회에서 초등학생이 우승을 차지했다는 건 어떤 걸 의미하나요?

변성진 : 지금은 랭킹전과 종합선수권대회 두 대회를 통해 대표팀을 선발하지만 예전에는 종합선수권대회 하나만 가지고 대표팀을 꾸릴 정도로 권위 있는 대회. 70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유례가 깊고 전통이 있이 있음. 피겨 자체만으로 봤을 때 굉장히 큰 대회

제인 : 이런 큰 대회에서 이렇게 어린 선수가 우승을 했으니.. 피겨계가 떠들썩할 수밖에 없었겠네요?

정현숙 : 우승도 우승이지만 중요한 건 내용. 점프를 앞세워서 180점대의 높은 점수로 정상에 올랐음. 피겨 강국 러시아와 일본 언론도 유영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함. 일본 방송사 두 곳은 이미 종합선수권 영상을 구매했으며, 유영 선수가 살았던 싱가포르와 노르웨이까지 취재요청이 온 것으로 봐서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을 만들어 냄

이병진 : 수상을 위해 찾아온 김연아 선수도 유영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던데?

정현숙 : 본인이 어렸을 때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함. 김연아가 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미셸 콴을 보고 피겨를 한 것처럼 유영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를 보고 바로 스케이트 화를 신었다고 알려짐. 매일매일 김연아 선수의 영상을 교과서 삼아 공부를 했다고 하니까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칭찬이었을 듯. 김연아 선수가 소속사 후배들에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원 포인트 레슨을 해준다고 하던데, 유영으로서는 날개를 얻은 셈

제인 : 변성진 위원은 초등학교 때의 김연아 선수를 기억 할 텐데, 그 당시 김연아 선수와 지금의 유영 선수를 비교해 본다면?

변성진 : 점프 습득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고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에서 비슷한 것 같음. 포스트 김연아 세대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된 편이고 김연아 선수 시절에는 김연아 선수만 독보적이었는데 유영은 비슷한 실력을 가진 라이벌이 있지 않나? 서로 경쟁을 하면서 더 큰 발전이 기대됨

▶ 표제어 ②–2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초등학생 3인방

이병진 : 지금 변성진 위원이 언급한대로., 이번 대회를 통해 유영 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눈 여겨 봐야 할 건 4위 안에 든 선수들 중 유영 선수를 비롯해 무려 세 명이나 아직 어린 초등학생 선수들이었거든요~ 대한민국 피겨의 미래가 굉장히 희망적이라는 증거일 것 같은데?

정현숙 : 유영 선수와 임은수 선수, 그리고 김예림 선수가 그 주인공인데 4위 안에 초등학생 3명이 들었다는 건 그야말로 파격. 사실 코치선생님들께 누가 제일 낫냐고 여쭤보면 답이 다 다름. 그만큼 세 선수 모두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가지고 있음.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세 선수가 모두 고난도 점프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 여자 선수들의 경우, 중학교 이후가 되면 몸이 변하기 시작하고 고난도 점프를 익히기 어렵기 때문에 부상만 없다면 어린 나이에 고난도 점프를 숙련하는 게 필요함. 또 하나는 김연아 선수가 자랄 때와 달리 김연아라는 롤 모델이 있다는 것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선수들의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인데 다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그 밑바탕에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

변성진 : 유영 선수도 마찬가지지만 이 초등학생 3인방 선수들이 다른 어린 선수에 비해 점프를 굉장히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은 사실. 실수가 많이 없고 힘이 부족하지도 않고 표현력도 또래에 비해 좋은 편. 단지 등수에서 차이가 났던 건 스피드와 심판을 어필 할 수 있는 카리스마의 차이였다고 봄

제인 : 이 선수들의 경기를 저도 찾아봤어요. 얼굴은 굉장히 앳된 모습인데 얼음판 위에서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각자 자신의 영역을 야무지게 갖춰나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강승화 : 그런데 정현숙 기자, 현장에서 유망주 선수들을 많이 취재했잖아요? 그럼 ‘이 선수 되겠다!’ 이런 느낌이 올 것 같은데, 이번에는 어땠어요?

정현숙 : 사실 유영 선수는 이번 종합선수권에서도 돋보였지만 지난해 5월 빙상 선수들이 천안에 이색 훈련을 떠났을 때 ‘아, 이 선수 보통내기가 아니구나.’ 라는 걸 느낀 적이 있었음. 예전에 김연아 선수에게 점프를 처음 배울 때 무섭지 않았냐는 질문은 한 적 있었는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몸을 거침없이 공중에 던졌다고 하더라고요.” 라는 답변을 들었었음. 유영에게서 김연아의 닮은 점을 느끼게 됨

이병진 : 그런데 이 선수들 이외에도 눈 여겨 봐야 할 초등학생 선수들이 더 있다고 들었어요. 주목해야 할 샛별, 또 누가 있나요?

변성진 : 2016피겨종합선수권대회 주니어부문 우승을 차지한 유영과 동갑인 감윤정 선수. 이번 대회에서는 급수를 올리지 않아 주니어 부문으로 출전했는데 아직 예술성과 노련미는 떨어지지만 점프력은 누구보다 월등함

제인 : 여자 선수들은 예전과 다르게 선수층이 많이 두터워졌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남자 선수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정현숙 : 이번 종합선수권에서 이준형 선수가 우리나라 남자 선수. 역대 최고점 기록을 쓰며 223점대를 받았는데,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우승자. 일본의 하뉴 유즈루 선수와는 100점 이상의 차이! 우리와 세계수준과의 격차를 알 수 있음. 그나마 최근 희망적인 것이 이준형과 김진서 남자 피겨의 쌍두마차에 2001년생인 차준환 선수가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 차준환 선수는 김연아 선수를 가르쳤던 오서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는데, 오서 코치가 차준환 이외에 다른 한국 선수는 받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

강승화 : 어떻게 보면 이 선수들 모두 김연아 선수를 보고 자란 김연아 키즈잖아요? 저희가 대한민국 피겨의 미래! 직접 만나보고 왔습니다. 지금 확인해보시죠.

▶ 표제어 ②–3 한국 피겨의 ‘유망주 프로젝트’

제인 : 이제 막 중학생이 되는 거면... 앞으로 사춘기도 찾아올 거고 괜히 투정도 부리면서 삐뚤어지고 싶은 시기잖아요?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묵묵히 전진하고 있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네요~

이병진 : 무엇보다 이 선수들의 탄생은 대한민국 피겨계에 정말 반가운 일임엔 틀림없습니다. 앞으로도 서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선의의 경쟁자로, 혹은 동료로 함께 하는 모습을 자주 봤으면 좋겠네요.

강승화 : 그런데 사실 우리의 관심은 이 어린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김연아 선수처럼 올림픽 무대에 서는 걸 보고 싶은 거잖아요. 평창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변성진 :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대회는 만 15세 이상만 출전할 수 있는 국제 규정이 있기에, 2002년 7월 1일 이전 출생자만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음. 따라서, 세 선수 모두 평창에서는 만날 수 없고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출전 가능 나이가 됨

제인 : 만약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 선수들이 출전한다면, 어느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정현숙 : 마음 같아서는 우리 선수들이 금, 은, 동메달을 휩쓸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것 같음. 과거에는 세계적으로도 3회전 연속 점프를 제대로 해내는 선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름. 베이징에서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트리플 악셀이나 4회전 점프라는 고난도 점프를 성공시켜야 안정권에 들 가능성이 높음. 그렇지만 또 고난도 점프를 계속해서 시도하다보면 큰 부상이 올 가능성도 있음. 결국 얼마나 몸 관리를 잘하면서 기술을 익혀나가느냐가 중요할 듯

변성진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정말 먼 얘기이기에 섣불리 평가할 수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음. 사실 피겨를 가장 잘 탈 수 있는 나이는 보통 중학교 1학년~3학년 정도까지로 보는데, 이 선수들이 이 시기동안 많은 것을 습득하고 발전해 주는 것이 가장 큰 관건. 그렇기에 앞으로 남은 6년이 정말 중요함.

이병진 :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는 나이제한이 만 15세 이상으로 정해져 있잖아요. 게다가 만 13세가 안 되면 국가대표로도 선발 될 수 없다면서요?

정현숙 : 사실 지난해 이전까지만 해도 초등학생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잘하리라는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국가대표 나이제한이 따로 없어서 유영 선수가 국가대표에 선발이 되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너무 어린선수를 가혹한 경쟁으로 내몬다는 점에서 올해부터 규정이 바뀌었음. 만 13세 미만 선수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데, 이로 인해 유영 선수가 그동안 훈련하던 태릉빙상장에서 더 이상 훈련을 못하게 됨. 하지만 빙상연맹에서 유영 선수를 빙상 영재의 자격으로 태릉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규정을 추가하면서 다시 태릉에서 훈련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음

강승화 : 국가대표가 되어 태릉에서 훈련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변성진 : 국가대표가 되지 않으면 훈련비가 따로 나오지 않고 일반인들도 사용하는 스케이트장에서 훈련을 하는데, 그럼 충돌할 것을 걱정해 제대로 훈련을 하기도 어려워 부상 위험도 무시하지 못함. 또 대관 문제로 새벽에 하게 될 경우도 있음. 이런 시스템 적인 부분이 가장 큰 차이고 빙질이 다르거나 하지는 않음

이병진 : 사실 피겨 올림픽 챔피언이 탄생한 나라지만, 유망주를 키우는 것에 있어서는 그 발전이 조금 더디지 않았나요?

정현숙 : 김연아 선수 때까지만 해도 체계적인 선수 육성시스템이 없었음. 그렇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생기기 시작, 빙상연맹에서는 평창 올림픽 팀을 운영하기 시작한 건데, 여기에 어린 선수들도 포함이 되어서 피겨 전담팀의 지원을 받게 되었음. 그런데 평창 올림픽은 2년 앞으로 다가오고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어린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니 이제는 베이징 올림픽 팀이 필요해진 상황이 됐다고 봐야함. 결국 거시적으로 앞을 내다보는 판단이 중요하게 됨

제인 : 피겨 선진국으로 알려진 다른 나라에서는 피겨 유망주를 위해 제도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고 있어요?

변성진 : 러시아-마치 피겨학교처럼 오로지 피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어린 선수를 지도

정현숙 : 일본-전국 유망 신인 발굴 합숙(노베야마 합숙).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이후 시작한 이 프로그램 1기생이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아라카와 시즈카 선수.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 선수도 바로 이 합숙의 결실

▶ 표제어 ②–4 피겨의 미래, 어떻게 가야하는가?

강승화 : 앞서 언급했던 선수들이 대한민국 피겨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인데... 변성진 위원, 선수생활을 먼저 한 선배로서 우리 후배들에게 꼭 갖춰졌으면 하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있다면요?

변성진 : 내가 알기로는 초등학생 3인방 선수들이 외국의 선진화된 훈련시스템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외국인 코치들이 가끔 지도를 해주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하지만 직접 가서 보고 배우면 더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함

이병진 : 정현숙 기자는 피겨 취재를 해오면서 대한민국 피겨 유망주 프로젝트가 어떤 방향으로 가면... 피겨 발전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세요?

정현숙 : 일단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는 피겨 전용 링크장이 생겨서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은 선수들을 알아보고 키워줄 코치들이 많이 부족한 것 같음. 결국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건 일선 코치들의 몫이기 때문에 세계 유수의 코치를 초빙해서 선수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에게도 새로운 지도기법과 시야를 넓혀주는 것도 필요한 일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인 : 저 역시 이모 같은 마음으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친구들 모두 힘내요~ 파이팅!

강승화 : 대한민국 피겨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는데요. 저희는 다음 주에도 여러분의 스포츠 지식 배양을 위한 풍성한 이야기들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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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이슈] 김연아 이을 ‘피겨 꿈나무’ 탄생!
    • 입력 2016-01-25 07:07:38
    • 수정2016-01-25 10: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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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화 : 오늘의 스포츠 이슈는 피겨 꿈나무입니다. <스포츠 대백과>에서 피겨를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요. 피겨와 인연이 깊은 두 분이 나왔습니다.

이병진 :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 피겨 국가대표이자! 5회 연속 대한민국 챔피언에 빛나는 변성진 KBS 피겨 해설위원입니다.

변성진 : (인사)

제인 : 한 분이 더 함께 하는데요. 하계 올림픽뿐 아니라 동계 올림픽에도 박식한~ KBS 스포츠국의 피겨 담당! 정현숙 기자도 자리했습니다.

정현숙 : (인사)

▶ 표제어 ②–1 피겨꿈나무 탄생! ‘2016피겨종합선수권대회’

강승화 : 얼마 전 열린 2016 피겨종합선수권 대회가 굉장한 화제를 모았는데요. 두 분 역시 각자 해설위원으로, 또 기자로 현장을 지켰다고 합니다. 정현숙 기자,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어요?

정현숙 :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초등학교 5학년인 유영 선수가 만 11세 8개월의 나이로 언니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 사실 쇼트 1위 후 부담감으로 우승은 힘들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 예상이 빗나감. 유영이 연기도중 배경음악을 따라 부르는 모습을 봤는데 수많은 피겨 경기를 보면서 그런 모습은 처음 감상. 유영의 여유와 배짱, 피겨에 대한 애정을 느꼈고 이 부분은 모두가 놀랐을 듯. 그 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신드롬

이병진 : 변성진 위원은 피겨계의 대선배로서~ 이런 재능 있는 선수의 등장이 정말 더 반가웠을 것 같아요?

변성진 : (답변)

강승화 : 피겨 전문가들 뿐 아니라 국민 모두를 감탄하게 만든 유영 선수의 연기, 다시 한 번 감상해보시죠~

제인 : 저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가 굉장히 인상적인데.. 이래서 ‘제2의 김연아’라고 불리나 봐요?

이병진 : 실제로 김연아 선수가 이 대회에서 2003년 만 12세 6개월의 나이로 우승을 하면서 최연소 우승의 기록을 세웠는데, 그 기록을 유영 선수가 10개월을 앞당겼습니다. 변성진 위원, 베일에 가려져 있던 유영선수! 도대체 누군가요?

변성진 : 유영은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굉장히 어린 선수인데, 지난해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될 만큼 가능성과 기대가 컸던 선수. 지난 대회에서는 8위를 했지만 서서히 발전을 하면서 두각을 나타내더니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함. 굉장히 파워풀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이 좋은 편. 한 마디로 신선하고 강하다.

강승화 : 피겨종합선수권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 중 굉장히 큰 대회라고 하던데.. 이 대회에서 초등학생이 우승을 차지했다는 건 어떤 걸 의미하나요?

변성진 : 지금은 랭킹전과 종합선수권대회 두 대회를 통해 대표팀을 선발하지만 예전에는 종합선수권대회 하나만 가지고 대표팀을 꾸릴 정도로 권위 있는 대회. 70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유례가 깊고 전통이 있이 있음. 피겨 자체만으로 봤을 때 굉장히 큰 대회

제인 : 이런 큰 대회에서 이렇게 어린 선수가 우승을 했으니.. 피겨계가 떠들썩할 수밖에 없었겠네요?

정현숙 : 우승도 우승이지만 중요한 건 내용. 점프를 앞세워서 180점대의 높은 점수로 정상에 올랐음. 피겨 강국 러시아와 일본 언론도 유영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함. 일본 방송사 두 곳은 이미 종합선수권 영상을 구매했으며, 유영 선수가 살았던 싱가포르와 노르웨이까지 취재요청이 온 것으로 봐서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을 만들어 냄

이병진 : 수상을 위해 찾아온 김연아 선수도 유영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던데?

정현숙 : 본인이 어렸을 때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함. 김연아가 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미셸 콴을 보고 피겨를 한 것처럼 유영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를 보고 바로 스케이트 화를 신었다고 알려짐. 매일매일 김연아 선수의 영상을 교과서 삼아 공부를 했다고 하니까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칭찬이었을 듯. 김연아 선수가 소속사 후배들에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원 포인트 레슨을 해준다고 하던데, 유영으로서는 날개를 얻은 셈

제인 : 변성진 위원은 초등학교 때의 김연아 선수를 기억 할 텐데, 그 당시 김연아 선수와 지금의 유영 선수를 비교해 본다면?

변성진 : 점프 습득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고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에서 비슷한 것 같음. 포스트 김연아 세대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된 편이고 김연아 선수 시절에는 김연아 선수만 독보적이었는데 유영은 비슷한 실력을 가진 라이벌이 있지 않나? 서로 경쟁을 하면서 더 큰 발전이 기대됨

▶ 표제어 ②–2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초등학생 3인방

이병진 : 지금 변성진 위원이 언급한대로., 이번 대회를 통해 유영 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눈 여겨 봐야 할 건 4위 안에 든 선수들 중 유영 선수를 비롯해 무려 세 명이나 아직 어린 초등학생 선수들이었거든요~ 대한민국 피겨의 미래가 굉장히 희망적이라는 증거일 것 같은데?

정현숙 : 유영 선수와 임은수 선수, 그리고 김예림 선수가 그 주인공인데 4위 안에 초등학생 3명이 들었다는 건 그야말로 파격. 사실 코치선생님들께 누가 제일 낫냐고 여쭤보면 답이 다 다름. 그만큼 세 선수 모두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가지고 있음.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세 선수가 모두 고난도 점프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 여자 선수들의 경우, 중학교 이후가 되면 몸이 변하기 시작하고 고난도 점프를 익히기 어렵기 때문에 부상만 없다면 어린 나이에 고난도 점프를 숙련하는 게 필요함. 또 하나는 김연아 선수가 자랄 때와 달리 김연아라는 롤 모델이 있다는 것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선수들의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인데 다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그 밑바탕에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

변성진 : 유영 선수도 마찬가지지만 이 초등학생 3인방 선수들이 다른 어린 선수에 비해 점프를 굉장히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은 사실. 실수가 많이 없고 힘이 부족하지도 않고 표현력도 또래에 비해 좋은 편. 단지 등수에서 차이가 났던 건 스피드와 심판을 어필 할 수 있는 카리스마의 차이였다고 봄

제인 : 이 선수들의 경기를 저도 찾아봤어요. 얼굴은 굉장히 앳된 모습인데 얼음판 위에서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각자 자신의 영역을 야무지게 갖춰나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강승화 : 그런데 정현숙 기자, 현장에서 유망주 선수들을 많이 취재했잖아요? 그럼 ‘이 선수 되겠다!’ 이런 느낌이 올 것 같은데, 이번에는 어땠어요?

정현숙 : 사실 유영 선수는 이번 종합선수권에서도 돋보였지만 지난해 5월 빙상 선수들이 천안에 이색 훈련을 떠났을 때 ‘아, 이 선수 보통내기가 아니구나.’ 라는 걸 느낀 적이 있었음. 예전에 김연아 선수에게 점프를 처음 배울 때 무섭지 않았냐는 질문은 한 적 있었는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몸을 거침없이 공중에 던졌다고 하더라고요.” 라는 답변을 들었었음. 유영에게서 김연아의 닮은 점을 느끼게 됨

이병진 : 그런데 이 선수들 이외에도 눈 여겨 봐야 할 초등학생 선수들이 더 있다고 들었어요. 주목해야 할 샛별, 또 누가 있나요?

변성진 : 2016피겨종합선수권대회 주니어부문 우승을 차지한 유영과 동갑인 감윤정 선수. 이번 대회에서는 급수를 올리지 않아 주니어 부문으로 출전했는데 아직 예술성과 노련미는 떨어지지만 점프력은 누구보다 월등함

제인 : 여자 선수들은 예전과 다르게 선수층이 많이 두터워졌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남자 선수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정현숙 : 이번 종합선수권에서 이준형 선수가 우리나라 남자 선수. 역대 최고점 기록을 쓰며 223점대를 받았는데,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우승자. 일본의 하뉴 유즈루 선수와는 100점 이상의 차이! 우리와 세계수준과의 격차를 알 수 있음. 그나마 최근 희망적인 것이 이준형과 김진서 남자 피겨의 쌍두마차에 2001년생인 차준환 선수가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 차준환 선수는 김연아 선수를 가르쳤던 오서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는데, 오서 코치가 차준환 이외에 다른 한국 선수는 받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

강승화 : 어떻게 보면 이 선수들 모두 김연아 선수를 보고 자란 김연아 키즈잖아요? 저희가 대한민국 피겨의 미래! 직접 만나보고 왔습니다. 지금 확인해보시죠.

▶ 표제어 ②–3 한국 피겨의 ‘유망주 프로젝트’

제인 : 이제 막 중학생이 되는 거면... 앞으로 사춘기도 찾아올 거고 괜히 투정도 부리면서 삐뚤어지고 싶은 시기잖아요?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묵묵히 전진하고 있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네요~

이병진 : 무엇보다 이 선수들의 탄생은 대한민국 피겨계에 정말 반가운 일임엔 틀림없습니다. 앞으로도 서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선의의 경쟁자로, 혹은 동료로 함께 하는 모습을 자주 봤으면 좋겠네요.

강승화 : 그런데 사실 우리의 관심은 이 어린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김연아 선수처럼 올림픽 무대에 서는 걸 보고 싶은 거잖아요. 평창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변성진 :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대회는 만 15세 이상만 출전할 수 있는 국제 규정이 있기에, 2002년 7월 1일 이전 출생자만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음. 따라서, 세 선수 모두 평창에서는 만날 수 없고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출전 가능 나이가 됨

제인 : 만약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 선수들이 출전한다면, 어느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정현숙 : 마음 같아서는 우리 선수들이 금, 은, 동메달을 휩쓸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것 같음. 과거에는 세계적으로도 3회전 연속 점프를 제대로 해내는 선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름. 베이징에서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트리플 악셀이나 4회전 점프라는 고난도 점프를 성공시켜야 안정권에 들 가능성이 높음. 그렇지만 또 고난도 점프를 계속해서 시도하다보면 큰 부상이 올 가능성도 있음. 결국 얼마나 몸 관리를 잘하면서 기술을 익혀나가느냐가 중요할 듯

변성진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정말 먼 얘기이기에 섣불리 평가할 수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음. 사실 피겨를 가장 잘 탈 수 있는 나이는 보통 중학교 1학년~3학년 정도까지로 보는데, 이 선수들이 이 시기동안 많은 것을 습득하고 발전해 주는 것이 가장 큰 관건. 그렇기에 앞으로 남은 6년이 정말 중요함.

이병진 :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는 나이제한이 만 15세 이상으로 정해져 있잖아요. 게다가 만 13세가 안 되면 국가대표로도 선발 될 수 없다면서요?

정현숙 : 사실 지난해 이전까지만 해도 초등학생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잘하리라는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국가대표 나이제한이 따로 없어서 유영 선수가 국가대표에 선발이 되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너무 어린선수를 가혹한 경쟁으로 내몬다는 점에서 올해부터 규정이 바뀌었음. 만 13세 미만 선수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데, 이로 인해 유영 선수가 그동안 훈련하던 태릉빙상장에서 더 이상 훈련을 못하게 됨. 하지만 빙상연맹에서 유영 선수를 빙상 영재의 자격으로 태릉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규정을 추가하면서 다시 태릉에서 훈련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음

강승화 : 국가대표가 되어 태릉에서 훈련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변성진 : 국가대표가 되지 않으면 훈련비가 따로 나오지 않고 일반인들도 사용하는 스케이트장에서 훈련을 하는데, 그럼 충돌할 것을 걱정해 제대로 훈련을 하기도 어려워 부상 위험도 무시하지 못함. 또 대관 문제로 새벽에 하게 될 경우도 있음. 이런 시스템 적인 부분이 가장 큰 차이고 빙질이 다르거나 하지는 않음

이병진 : 사실 피겨 올림픽 챔피언이 탄생한 나라지만, 유망주를 키우는 것에 있어서는 그 발전이 조금 더디지 않았나요?

정현숙 : 김연아 선수 때까지만 해도 체계적인 선수 육성시스템이 없었음. 그렇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생기기 시작, 빙상연맹에서는 평창 올림픽 팀을 운영하기 시작한 건데, 여기에 어린 선수들도 포함이 되어서 피겨 전담팀의 지원을 받게 되었음. 그런데 평창 올림픽은 2년 앞으로 다가오고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어린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니 이제는 베이징 올림픽 팀이 필요해진 상황이 됐다고 봐야함. 결국 거시적으로 앞을 내다보는 판단이 중요하게 됨

제인 : 피겨 선진국으로 알려진 다른 나라에서는 피겨 유망주를 위해 제도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고 있어요?

변성진 : 러시아-마치 피겨학교처럼 오로지 피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어린 선수를 지도

정현숙 : 일본-전국 유망 신인 발굴 합숙(노베야마 합숙).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이후 시작한 이 프로그램 1기생이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아라카와 시즈카 선수.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 선수도 바로 이 합숙의 결실

▶ 표제어 ②–4 피겨의 미래, 어떻게 가야하는가?

강승화 : 앞서 언급했던 선수들이 대한민국 피겨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인데... 변성진 위원, 선수생활을 먼저 한 선배로서 우리 후배들에게 꼭 갖춰졌으면 하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있다면요?

변성진 : 내가 알기로는 초등학생 3인방 선수들이 외국의 선진화된 훈련시스템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외국인 코치들이 가끔 지도를 해주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하지만 직접 가서 보고 배우면 더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함

이병진 : 정현숙 기자는 피겨 취재를 해오면서 대한민국 피겨 유망주 프로젝트가 어떤 방향으로 가면... 피겨 발전에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세요?

정현숙 : 일단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는 피겨 전용 링크장이 생겨서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은 선수들을 알아보고 키워줄 코치들이 많이 부족한 것 같음. 결국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건 일선 코치들의 몫이기 때문에 세계 유수의 코치를 초빙해서 선수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에게도 새로운 지도기법과 시야를 넓혀주는 것도 필요한 일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인 : 저 역시 이모 같은 마음으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친구들 모두 힘내요~ 파이팅!

강승화 : 대한민국 피겨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는데요. 저희는 다음 주에도 여러분의 스포츠 지식 배양을 위한 풍성한 이야기들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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