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추위에 주가가 올라? 날씨의 경제학

입력 2016.01.25 (16:07) 수정 2016.01.25 (16: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눈속의 차량눈속의 차량


스노마게돈(Snowmageddon·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이라고 불릴 만큼 폭설과 맹추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은 W충격(Weather Shock)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국 동부의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되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폭설과 추위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액이 이미 10억 달러(약 1조 2천억 원)이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인명 피해와 건물 파손만 집계한 결과로 사실 간접적인 피해까지 합친다면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것이다.

이 같은 기상 재해는 그렇지 않아도 과잉생산과 소비 둔화로 하강 국면에 접어든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안겨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하지만 그런 우려를 비웃 듯 스노마게돈 이후 오히려 세계 주가는 대부분 급등세를 보였다. 도대체 왜 최강 추위 속에서도 주가가 오른 것일까?

가장 직접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는 북반구에 광범위하게 불어닥친 한파 덕분에 난방유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주말 유가가 2.7% 반등했기 때문이다. 또 보온용품 특수에 생필품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좀처런 늘어나지 않던 소비가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금융당국이 양적완화를 재개하려는 움직임까지 힘을 보태면서 전세계적으로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상 재해와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가 급락세를 보이던 세계 주가에 단비를 내린 셈이다.

이처럼 날씨가 세계 경제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0년 동남아시아에 폭우가 내렸다. 그랬더니 전세계적으로 고무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타이어 가격은 물론 콘돔 가격까지 올랐다. 또 2010년 브라질에 극심한 가뭄을 겪은 탓에 설탕 가격이 치솟아 올랐고, 그 여파로 옥수수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처럼 날씨는 전세계 시장의 향방을 좌우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좀처럼 파생상품에 투자하지 않는 워렌 버핏도 허리케인과 관련한 날씨파생상품 계약으로 2억 2천만 달러(약 2,600억 원)을 벌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국내 총생산의 40% 이상이 날씨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연구도 있을 정도다.

워렌버핏워렌버핏


더구나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거나 기존 산업을 해체하기도 한다.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물론 지구 온난화를 직접적으로 막기 위한 탄소 포집 저장 기술, 에너지 저장 기술은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산업 중에 하나다.

미국의 기상산업 시장 규모는 1조 원 정도이고, 일본은 5천억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한국은 5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금처럼 기상 이변이 거의 일상화된 현 상황에서 앞으로 날씨는 국가 경제 차원이나 기업 경영 차원은 물론 개인의 투자 성공 여부를 좌우할 만큼 앞으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날씨와 기후변화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최강 추위에 주가가 올라? 날씨의 경제학
    • 입력 2016-01-25 16:07:36
    • 수정2016-01-25 16:09:22
    취재K
눈속의 차량
스노마게돈(Snowmageddon·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이라고 불릴 만큼 폭설과 맹추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은 W충격(Weather Shock)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국 동부의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되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폭설과 추위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액이 이미 10억 달러(약 1조 2천억 원)이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인명 피해와 건물 파손만 집계한 결과로 사실 간접적인 피해까지 합친다면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것이다. 이 같은 기상 재해는 그렇지 않아도 과잉생산과 소비 둔화로 하강 국면에 접어든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안겨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하지만 그런 우려를 비웃 듯 스노마게돈 이후 오히려 세계 주가는 대부분 급등세를 보였다. 도대체 왜 최강 추위 속에서도 주가가 오른 것일까? 가장 직접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는 북반구에 광범위하게 불어닥친 한파 덕분에 난방유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주말 유가가 2.7% 반등했기 때문이다. 또 보온용품 특수에 생필품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좀처런 늘어나지 않던 소비가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금융당국이 양적완화를 재개하려는 움직임까지 힘을 보태면서 전세계적으로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상 재해와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가 급락세를 보이던 세계 주가에 단비를 내린 셈이다. 이처럼 날씨가 세계 경제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0년 동남아시아에 폭우가 내렸다. 그랬더니 전세계적으로 고무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타이어 가격은 물론 콘돔 가격까지 올랐다. 또 2010년 브라질에 극심한 가뭄을 겪은 탓에 설탕 가격이 치솟아 올랐고, 그 여파로 옥수수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처럼 날씨는 전세계 시장의 향방을 좌우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좀처럼 파생상품에 투자하지 않는 워렌 버핏도 허리케인과 관련한 날씨파생상품 계약으로 2억 2천만 달러(약 2,600억 원)을 벌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국내 총생산의 40% 이상이 날씨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연구도 있을 정도다.
워렌버핏
더구나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거나 기존 산업을 해체하기도 한다.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물론 지구 온난화를 직접적으로 막기 위한 탄소 포집 저장 기술, 에너지 저장 기술은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산업 중에 하나다. 미국의 기상산업 시장 규모는 1조 원 정도이고, 일본은 5천억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한국은 5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금처럼 기상 이변이 거의 일상화된 현 상황에서 앞으로 날씨는 국가 경제 차원이나 기업 경영 차원은 물론 개인의 투자 성공 여부를 좌우할 만큼 앞으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날씨와 기후변화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