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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후] ‘정교사 채용’ 자기만 믿으라던 남자친구 변호사(?)
입력 2016.02.01 (14:22) 수정 2016.02.01 (14:26) 취재후·사건후

▲A 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와 통장과 피해자로부터 받아낸 수표 [사진 출처=서울 구로경찰서]

A(46)씨는 지난 9월 온라인 채팅사이트를 통해 B(36·여)씨와 만났다. A 씨는 B 씨에게 자신을 서울의 한 사립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채팅을 통한 만남이라 B 씨는 처음 A 씨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을 품었다. 또 본인과 10살 차이 나는 나이도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B 씨는 A 씨가 만날 때마다 명품을 몸에 걸치고 나오며, 어려운 법률 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자 A 씨에 대해 믿기 시작했고 마침내 둘은 사귀기 시작한다. B 씨는 연인으로 발전한 신뢰를 바탕으로 A 씨에게 자신의 최대 고민거리를 털어놓는다.

B 씨의 고민은 정교사 취직이었다. 그녀는 현재 10여 년 가까이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정교사에 대한 희망을 늘 품고 있었다. 마침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서 정교사를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가 떴고 B 씨는 A 씨에게 이 학교에 취직하고 싶다는 얘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A 씨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속셈을 드러낸다. 그는 B 씨에게 “그 학교 관련한 소송을 맡아 이사장과 친분이 있다”며 “정교사로 채용해주겠다. 대신 학교발전기금을 내야 한다”고 B 씨에게 금품을 요구한다.

이에 B 씨는 정교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고 자신이 그동안 모아놨던 적금을 해지하면서까지 A 씨에게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현금과 수표 등으로 총 8,720만 원을 건넸다.

B 씨는 A 씨에 대해 철석같이 믿었지만, B 씨 어머니는 의심을 거둘 수 없었다. 이 의심은 곧 사실로 드러났다. B 씨의 어머니가 인터넷 법조인 검색을 한 것이다.

A 씨는 실제로 활동하는 한 변호사의 이름과 경력, 나이를 그대로 사칭한 터라 검색 결과는 일치했다. 하지만 검색에 나타난 얼굴 사진이 판이하게 달랐고 B 씨 어머니는 A 씨를 지난달 5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지난달 23일 A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B 씨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변호사라는 그의 신분과 법대를 졸업했다는 학력 모두 거짓말로 A 씨는 동종 전과 사기범이었기 때문이다.

A 씨는 2008년 검사를 사칭했고, 2013년에는 변호사라고 여성들을 속이고 돈을 가로채 각각 2년과 2년 3개월의 실형을 살고 지난해 7월 출소했다. 출소 후 2달여 만에 B 씨에게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A 씨는 B 씨에게 받은 돈으로 수천만 원짜리 외제차를 사는 등 생활비로 사용하며 탕진, 수중에는 300여만 원만 남은 상태였다.

심지어 A 씨는 B 씨와 만나는 동안 채팅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C(35·여)씨에게도 자신을 변호사라고 사칭해 400만 원을 뜯어내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 씨는 결혼까지 약속한 C 씨에게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데 비행기 값이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A 씨를 사기 혐의로 1일 구속하고 A 씨의 휴대전화에서 또 다른 여성 6명의 이름을 확인, 여죄를 조사 중이다.

경찰관계자는 “A 씨는 조사를 받으면서도 피해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온라인 등에서 사람을 만날 시에는 철저하게 신분을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사건후] ‘정교사 채용’ 자기만 믿으라던 남자친구 변호사(?)
    • 입력 2016-02-01 14:22:34
    • 수정2016-02-01 14:26:26
    취재후·사건후

▲A 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와 통장과 피해자로부터 받아낸 수표 [사진 출처=서울 구로경찰서]

A(46)씨는 지난 9월 온라인 채팅사이트를 통해 B(36·여)씨와 만났다. A 씨는 B 씨에게 자신을 서울의 한 사립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채팅을 통한 만남이라 B 씨는 처음 A 씨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을 품었다. 또 본인과 10살 차이 나는 나이도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B 씨는 A 씨가 만날 때마다 명품을 몸에 걸치고 나오며, 어려운 법률 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자 A 씨에 대해 믿기 시작했고 마침내 둘은 사귀기 시작한다. B 씨는 연인으로 발전한 신뢰를 바탕으로 A 씨에게 자신의 최대 고민거리를 털어놓는다.

B 씨의 고민은 정교사 취직이었다. 그녀는 현재 10여 년 가까이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정교사에 대한 희망을 늘 품고 있었다. 마침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서 정교사를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가 떴고 B 씨는 A 씨에게 이 학교에 취직하고 싶다는 얘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A 씨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속셈을 드러낸다. 그는 B 씨에게 “그 학교 관련한 소송을 맡아 이사장과 친분이 있다”며 “정교사로 채용해주겠다. 대신 학교발전기금을 내야 한다”고 B 씨에게 금품을 요구한다.

이에 B 씨는 정교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고 자신이 그동안 모아놨던 적금을 해지하면서까지 A 씨에게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현금과 수표 등으로 총 8,720만 원을 건넸다.

B 씨는 A 씨에 대해 철석같이 믿었지만, B 씨 어머니는 의심을 거둘 수 없었다. 이 의심은 곧 사실로 드러났다. B 씨의 어머니가 인터넷 법조인 검색을 한 것이다.

A 씨는 실제로 활동하는 한 변호사의 이름과 경력, 나이를 그대로 사칭한 터라 검색 결과는 일치했다. 하지만 검색에 나타난 얼굴 사진이 판이하게 달랐고 B 씨 어머니는 A 씨를 지난달 5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지난달 23일 A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B 씨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변호사라는 그의 신분과 법대를 졸업했다는 학력 모두 거짓말로 A 씨는 동종 전과 사기범이었기 때문이다.

A 씨는 2008년 검사를 사칭했고, 2013년에는 변호사라고 여성들을 속이고 돈을 가로채 각각 2년과 2년 3개월의 실형을 살고 지난해 7월 출소했다. 출소 후 2달여 만에 B 씨에게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A 씨는 B 씨에게 받은 돈으로 수천만 원짜리 외제차를 사는 등 생활비로 사용하며 탕진, 수중에는 300여만 원만 남은 상태였다.

심지어 A 씨는 B 씨와 만나는 동안 채팅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C(35·여)씨에게도 자신을 변호사라고 사칭해 400만 원을 뜯어내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 씨는 결혼까지 약속한 C 씨에게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데 비행기 값이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A 씨를 사기 혐의로 1일 구속하고 A 씨의 휴대전화에서 또 다른 여성 6명의 이름을 확인, 여죄를 조사 중이다.

경찰관계자는 “A 씨는 조사를 받으면서도 피해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온라인 등에서 사람을 만날 시에는 철저하게 신분을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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