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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까지 흔들리는 수출…기로에 선 한국경제
입력 2016.02.01 (16:31) 취재K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059억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흑자를 달성했다. 2014년 최대 흑자폭이었던 843억 달러를 1년 만에 갈아 치우고 또 다시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그 성적을 꼼꼼히 따져보면 우리 경제 상황이 정말 녹녹하지 않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했는데 단지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흑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해 수출은 무려 5,489억 달러에 그쳐 전년보다 10.5%나 줄어들었다. 이처럼 전년대비 수출이 10% 이상 감소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그런데 수입은 4,285억 달러로 무려 18.2%나 감소했다.

2015년 수출 수입 증감율2015년 수출 수입 증감율


더구나 올해도 수출 감소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18.5%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출 감소세는 지난해 1월부터 1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월별 수출 증감율월별 수출 증감율


앞으로의 수출 여건도 현재로서는 좀처럼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일부 자금에 대한 정책금리를 0.1%에서 -0.1%로 낮춰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라는 정책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같은 정책 여파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당장 우리 수출 주력 업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세계 각국이 자국 통화를 경쟁적으로 낮추는 환율전쟁에 뛰어든다면 준비통화(Reserve Currency)가 아닌 우리 나라가 상대적으로 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가 기침을 하면 우리는 중병을 앓는 이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의 비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치명적이다.

이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째, 근로자의 임금을 깎고, 근로자들을 비정규직화해 수출 단가를 낮추고 이를 토대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 감소세를 조금이나마 둔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내수 시장은 더욱 쪼그라들고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져 장기적으로는 경제가 대외 변수에 더욱 취약해진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더구나 수출 경쟁력을 아무리 높인다고해도 중국이나 유럽연합 같은 준비통화국이 통화가치를 낮추면 바로 그 효과가 상쇄되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다른 길은 중산층과 청년층의 소득 증대를 기반으로 내수를 키워 미래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외 변수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다. 더구나 내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경제를 이끌어 간다면 성장의 견인차가 될 수도 있다.

우리 경제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과거에 통했다는 이유 만으로 옛 정책을 고수하다가는 자칫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을 수 있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뿌리까지 흔들리는 수출…기로에 선 한국경제
    • 입력 2016-02-01 16:31:05
    취재K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059억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흑자를 달성했다. 2014년 최대 흑자폭이었던 843억 달러를 1년 만에 갈아 치우고 또 다시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그 성적을 꼼꼼히 따져보면 우리 경제 상황이 정말 녹녹하지 않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했는데 단지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흑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해 수출은 무려 5,489억 달러에 그쳐 전년보다 10.5%나 줄어들었다. 이처럼 전년대비 수출이 10% 이상 감소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그런데 수입은 4,285억 달러로 무려 18.2%나 감소했다.

2015년 수출 수입 증감율2015년 수출 수입 증감율


더구나 올해도 수출 감소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18.5%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출 감소세는 지난해 1월부터 1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월별 수출 증감율월별 수출 증감율


앞으로의 수출 여건도 현재로서는 좀처럼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일부 자금에 대한 정책금리를 0.1%에서 -0.1%로 낮춰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라는 정책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같은 정책 여파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당장 우리 수출 주력 업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세계 각국이 자국 통화를 경쟁적으로 낮추는 환율전쟁에 뛰어든다면 준비통화(Reserve Currency)가 아닌 우리 나라가 상대적으로 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가 기침을 하면 우리는 중병을 앓는 이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의 비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치명적이다.

이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째, 근로자의 임금을 깎고, 근로자들을 비정규직화해 수출 단가를 낮추고 이를 토대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 감소세를 조금이나마 둔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내수 시장은 더욱 쪼그라들고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져 장기적으로는 경제가 대외 변수에 더욱 취약해진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더구나 수출 경쟁력을 아무리 높인다고해도 중국이나 유럽연합 같은 준비통화국이 통화가치를 낮추면 바로 그 효과가 상쇄되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다른 길은 중산층과 청년층의 소득 증대를 기반으로 내수를 키워 미래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외 변수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다. 더구나 내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경제를 이끌어 간다면 성장의 견인차가 될 수도 있다.

우리 경제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과거에 통했다는 이유 만으로 옛 정책을 고수하다가는 자칫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을 수 있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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