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휠체어 탄 레고…편견을 깨자!

입력 2016.02.02 (18:10) 수정 2016.02.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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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해에 600억개가 팔리는 장난감, 바로 레고입니다.

레고는 그동안 슈퍼 히어로, 외계인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여왔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장애인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국제부 조지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레고가 장애인 모델을 출시하는게 처음인가요?

<답변>
네, 레고가 70년만에 처음으로 휠체어를 탄 레고 인형을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장난감 박람회에서 레고는 오는 6월 출시되는 새 시리즈를 공개했는데요.

꽃을 든 할머니와 요리사, 유모차에 탄 아기 사이에서 회색 비니를 쓰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소년이 보입니다.

남들보다 다리가 조금 짧죠?

그런데 장애인 인형을 선보인 건 레고가 처음은 아닙니다.

영국의 완구업체 메이키즈는 보청기를 낀 인형 등 세계최초로 장애가 있는 인형 3종을 출시했습니다.

<인터뷰> 젠 볼튼(메이키즈 상품 디렉터) : "부모들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인형을 찾기 위해 오래 기다렸다고 할 것입니다. 시중의 다른 인형들에게서는 얻을 수 없는 아주 멋진 무언가가 있을 것입니다."

메이키즈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원하는 인형을 제작해주고 있습니다.

플레이모빌도 휠체어를 타고 있는 모형과 시각장애인 안내견 모형을 출시했습니다.

<질문>
이런 장난감들이 나오게 된 이유가 있나요?

<답변>
영국에서 시작된 '토이라이크미'라는 운동 때문입니다.

'나와 같은 장난감'이라는 뜻인데요.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장애아 부모들이 주도해 시작한 운동입니다.

<인터뷰> 레베카 앳킨슨(토이라이크미 운동가) : "장애아들도 휠체어를 탄 요정이나 마법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게다가 장애가 없는 아이들에게도 장애가 평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이 운동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자신과 같은 인형을 안고 좋아하는 장애아동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왔는데요.

장애가 있는 한 소녀. 자신과 같은 인형을 선물받자 울음을 터뜨립니다.

직접 자신과 같은 인형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아이들도 생겼는데요.

<인터뷰> 아냐 버시 : "처음 당뇨병진단을 받았을때는 정말 온 세상이 우울했어요. 제가 남들과 다른 사람같았어요."

자신처럼 당뇨키트를 든 인형을 만들어달라는 아냐의 청원에 4천 명 넘게 동참했고 결국 완구업체 아메리칸 걸은 당뇨 키트 갖고 다니는 인형을 출시했습니다.

선천성 심장기형을 앓고 있는 라마야도 청원을 올렸는데요.

<인터뷰> 라마야 사칼레스 : "(인형이 만들어져서) 나와 같은 아이들이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안심했으면 좋겠어요."

라마야의 청원에도 5천 명 넘게 서명했고 라마야도 아냐처럼 자신과 닮은 인형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질문>
사실 그동안은 장난감이 오히려 편견을 만든다는 지적이 많았잖아요?

<답변>
네, 특히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어낸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사실 레고도 오랫동안 성차별을 조장한다는 논란에 시달려왔습니다.

지난 2012년 레고는 여자 어린이를 겨냥한 '레고 프렌즈'를 출시했습니다.

큰 인기를 끌었는데 7살짜리 여자아이가 레고측에 이런 편지를 보냈습니다.

“모든 여자 캐릭터들은 집에 앉아 있거나 해변, 가게에 갈 뿐이고 직업이 없는데 남자 캐릭터들은 모험도 하고 일도 하고 심지어 상어랑 수영도 한다”고 말입니다.

성차별 논란이 일자 레고는 여성 과학자 캐릭터를 넣은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카탈로그 속 레고 캐릭터를 분석해보면 강도, 해적, 슈퍼히어로 등 다양한 여성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전체 제품의 25%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것 같은데요. 바비인형도 새롭게 출시됐다고요?

<답변>
'하얀 얼굴에 금발, 키크고 날씬한 여성'을 흔히 '바비인형'같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바비인형이 나왔습니다.

키가 작은 바비인형도 있고요. 조금 통통한 바비인형도 있습니다.

외모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서 내놓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날씬한 바비인형을 갖고 놀다 보면 미의 기준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고 나중에는 그 미의 기준에 자신을 비교하게 됩다는 겁니다.

<녹취> 제스 위너(사회 메시지 전략가) : "부모들은 비현실적인 몸매를 대표하는 바비가 아이들의 나쁜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아마존 등에서도 장난감의 남아용, 영아용 구분을 없애는 등 성차별을 없애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장난감에서부터 차별과 편견을 없애야 진짜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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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휠체어 탄 레고…편견을 깨자!
    • 입력 2016-02-02 18:12:55
    • 수정2016-02-02 18:52:56
    글로벌24
<앵커 멘트>

한 해에 600억개가 팔리는 장난감, 바로 레고입니다.

레고는 그동안 슈퍼 히어로, 외계인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여왔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장애인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국제부 조지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레고가 장애인 모델을 출시하는게 처음인가요?

<답변>
네, 레고가 70년만에 처음으로 휠체어를 탄 레고 인형을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장난감 박람회에서 레고는 오는 6월 출시되는 새 시리즈를 공개했는데요.

꽃을 든 할머니와 요리사, 유모차에 탄 아기 사이에서 회색 비니를 쓰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소년이 보입니다.

남들보다 다리가 조금 짧죠?

그런데 장애인 인형을 선보인 건 레고가 처음은 아닙니다.

영국의 완구업체 메이키즈는 보청기를 낀 인형 등 세계최초로 장애가 있는 인형 3종을 출시했습니다.

<인터뷰> 젠 볼튼(메이키즈 상품 디렉터) : "부모들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인형을 찾기 위해 오래 기다렸다고 할 것입니다. 시중의 다른 인형들에게서는 얻을 수 없는 아주 멋진 무언가가 있을 것입니다."

메이키즈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원하는 인형을 제작해주고 있습니다.

플레이모빌도 휠체어를 타고 있는 모형과 시각장애인 안내견 모형을 출시했습니다.

<질문>
이런 장난감들이 나오게 된 이유가 있나요?

<답변>
영국에서 시작된 '토이라이크미'라는 운동 때문입니다.

'나와 같은 장난감'이라는 뜻인데요.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장애아 부모들이 주도해 시작한 운동입니다.

<인터뷰> 레베카 앳킨슨(토이라이크미 운동가) : "장애아들도 휠체어를 탄 요정이나 마법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게다가 장애가 없는 아이들에게도 장애가 평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이 운동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자신과 같은 인형을 안고 좋아하는 장애아동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왔는데요.

장애가 있는 한 소녀. 자신과 같은 인형을 선물받자 울음을 터뜨립니다.

직접 자신과 같은 인형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아이들도 생겼는데요.

<인터뷰> 아냐 버시 : "처음 당뇨병진단을 받았을때는 정말 온 세상이 우울했어요. 제가 남들과 다른 사람같았어요."

자신처럼 당뇨키트를 든 인형을 만들어달라는 아냐의 청원에 4천 명 넘게 동참했고 결국 완구업체 아메리칸 걸은 당뇨 키트 갖고 다니는 인형을 출시했습니다.

선천성 심장기형을 앓고 있는 라마야도 청원을 올렸는데요.

<인터뷰> 라마야 사칼레스 : "(인형이 만들어져서) 나와 같은 아이들이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안심했으면 좋겠어요."

라마야의 청원에도 5천 명 넘게 서명했고 라마야도 아냐처럼 자신과 닮은 인형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질문>
사실 그동안은 장난감이 오히려 편견을 만든다는 지적이 많았잖아요?

<답변>
네, 특히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어낸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사실 레고도 오랫동안 성차별을 조장한다는 논란에 시달려왔습니다.

지난 2012년 레고는 여자 어린이를 겨냥한 '레고 프렌즈'를 출시했습니다.

큰 인기를 끌었는데 7살짜리 여자아이가 레고측에 이런 편지를 보냈습니다.

“모든 여자 캐릭터들은 집에 앉아 있거나 해변, 가게에 갈 뿐이고 직업이 없는데 남자 캐릭터들은 모험도 하고 일도 하고 심지어 상어랑 수영도 한다”고 말입니다.

성차별 논란이 일자 레고는 여성 과학자 캐릭터를 넣은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카탈로그 속 레고 캐릭터를 분석해보면 강도, 해적, 슈퍼히어로 등 다양한 여성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전체 제품의 25%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것 같은데요. 바비인형도 새롭게 출시됐다고요?

<답변>
'하얀 얼굴에 금발, 키크고 날씬한 여성'을 흔히 '바비인형'같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바비인형이 나왔습니다.

키가 작은 바비인형도 있고요. 조금 통통한 바비인형도 있습니다.

외모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서 내놓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날씬한 바비인형을 갖고 놀다 보면 미의 기준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고 나중에는 그 미의 기준에 자신을 비교하게 됩다는 겁니다.

<녹취> 제스 위너(사회 메시지 전략가) : "부모들은 비현실적인 몸매를 대표하는 바비가 아이들의 나쁜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아마존 등에서도 장난감의 남아용, 영아용 구분을 없애는 등 성차별을 없애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장난감에서부터 차별과 편견을 없애야 진짜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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