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축제 같은 선거·전쟁 같은 경쟁

입력 2016.02.03 (18:09) 수정 2016.02.0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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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미국 아이오와 주의 경선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50여 개 주 가운데 처음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그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또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독특한 미국의 선거 방식이 그 배경입니다.

김시원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저는 우선, 선거 열기가 참 뜨겁다는게 인상적이더라고요.

<답변>
네, 본선이 아니라 경선인데도 말이죠. 분위기가 정말 뜨거웠습니다.

우리와는 선거 제도가 많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각 당의 경선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먼저 민주당입니다.

강당에 모인 사람들에게 후보 이름을 말한 뒤 지지자는 손을 들라고 말합니다.

일일이 사람 수를 세면서 집계를 하는데, 객석에서 중간중간 웃음도 터지고요.

우리 식으로 따지면 반상회나 토크 콘서트 느낌이 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어제 최종 결과처럼 이 곳도 박빙이었습니다.

민주당 경선은 이렇게 농구장에서도 열리는데요.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서로 지지하는 후보를 편 들면서 진지한 토론을 벌이기도 합니다.

<녹취> 샌더스 지지자 : "버니 샌더스 쪽으로 넘어와요. 버니를 느껴보세요."

결과가 발표돼도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고성이 나오는 일은 없습니다.

환호성을 지르고, 서로 투표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이오와 민주당 경선은 정말 초접전이었는데요.

특이하게 일부 장소에서는 동전 던지기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개표 결과가 너무 똑같아서 대의원을 정확히 나눌 수 없을 때 쓰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질문>
그런데 공화당 쪽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면서요?

<답변>
민주당은 손을 들거나 줄을 서서 득표수를 세지만, 공화당은 투표를 하는 방식입니다.

<녹취> "2016년 아이오와주 경선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화당 경선은 민주당보다 훨씬 차분합니다.

빨간색 투표 용지에 지지하는 후보를 쓰고, 모아서 최종 집계를 하는 겁니다.

공화당의 특징이라면, 투표를 하기 전에 동네 주민들끼리 올라가서 지지 연설을 한다는 점입니다.

<녹취> 트럼프 지지자 : "트럼프는 스스로 선거자금을 댔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셀프 모금입니다. 모든 걸 자기가 냈죠."

지지 연설이 끝나고, 빨간 투표용지가 모이면 공개된 자리에서 곧바로 개표를 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 용지가 모자라서 즉석에서 공책을 찢기도 했다는데요.

절차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직접 민주주의가 이런건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질문>
이런 축제 분위기 속에 치러진 아이오와주 경선, 어떻게 정리해 볼 수 있을까요.

<답변>
공화당부터 보면, 트럼프 인기에는 거품이 끼어 있었다, 그리고 당내 주류 세력이 약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와 1위는 6천 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만, 기존의 여론 조사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특히 주민들끼리 토론하고 공개 지지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트럼프에 대한 지지세는 예상보다 약했다는 평가입니다.

크루즈는 복음주의 기독교도의 지지와 부지런한 현장 유세로 이변을 일으켰지만, 다른 지역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숩니다.

그래서 미국 언론들은 간발의 차이로 3위를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 후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루비오는 공화당 주류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고, 히스패닉계여서 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그동안 지지율이 낮은게 고민이었는데, 이번 아이오와 경선 결과가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질문>
민주당은 워낙 초접전이어서 누가 승리다, 말하기가 참 어렵네요.

<답변>
네, 힐러리가 49.8%, 샌더스가 49.6%로 최종 집계 결과가 나왔습니다.

힐러리가 2명의 대의원을 더 확보하게 됐지만, 샌더스 측은 재검표 요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녹취> 샌더스(민주당 경선 후보) : "우리는 아이오와에서 이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힐러리보다 2명의 대의원이 적다고 해서 세상이 끝난 건 아니잖아요?"

샌더스 측은 아직 패배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의 분석도 샌더스가 사실상 승리했다, 어쨌든 힐러리가 이겼다.

이렇게 제각각입니다.

샌더스의 승리 요인은 무엇보다 열광적인 젊은 지지자들입니다.

17살에서 29살까지의 젊은층에서 84%의 몰표를 받았습니다.

등록금 면제, 소득 불평등 해소 공약이 젊은 세대에게 먹혔고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끈 겁니다.

하지만 아이오와 주는 진보 성향의 백인이 많은 동네였기 때문에 앞으로 돌풍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반면에 힐러리는 백인 중장년층 뿐 아니라 흑인과 히스패닉 계의 지지를 받고 있어서 우위에 서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래도 초반 기세를 잡아 샌더스를 조기에 포기시킨다는 전략이 틀어진 건 분명합니다.

<녹취> 사바토(정치분석가) : "힐러리의 여러 경력을 볼 때 74살 된 사회주의자가 거의 동률을 이룬 건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제 다음 경선은 2월 9일 뉴햄프셔 주입니다.

이 곳은 당원 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도 투표가 가능합니다.

대중적 인기가 있는 트럼프가 부활할지, 힐러리는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가 관심입니다.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와 샌더스가 각각 크루즈와 힐러리를 큰 차이로 압도하고 있습니다.

뉴햄프셔 경선이 끝나면, 중도 포기하는 군소 후보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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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축제 같은 선거·전쟁 같은 경쟁
    • 입력 2016-02-03 18:10:01
    • 수정2016-02-03 19:14:43
    글로벌24
<앵커 멘트>

어제 미국 아이오와 주의 경선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50여 개 주 가운데 처음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그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또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독특한 미국의 선거 방식이 그 배경입니다.

김시원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저는 우선, 선거 열기가 참 뜨겁다는게 인상적이더라고요.

<답변>
네, 본선이 아니라 경선인데도 말이죠. 분위기가 정말 뜨거웠습니다.

우리와는 선거 제도가 많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각 당의 경선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먼저 민주당입니다.

강당에 모인 사람들에게 후보 이름을 말한 뒤 지지자는 손을 들라고 말합니다.

일일이 사람 수를 세면서 집계를 하는데, 객석에서 중간중간 웃음도 터지고요.

우리 식으로 따지면 반상회나 토크 콘서트 느낌이 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어제 최종 결과처럼 이 곳도 박빙이었습니다.

민주당 경선은 이렇게 농구장에서도 열리는데요.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서로 지지하는 후보를 편 들면서 진지한 토론을 벌이기도 합니다.

<녹취> 샌더스 지지자 : "버니 샌더스 쪽으로 넘어와요. 버니를 느껴보세요."

결과가 발표돼도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고성이 나오는 일은 없습니다.

환호성을 지르고, 서로 투표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이오와 민주당 경선은 정말 초접전이었는데요.

특이하게 일부 장소에서는 동전 던지기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개표 결과가 너무 똑같아서 대의원을 정확히 나눌 수 없을 때 쓰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질문>
그런데 공화당 쪽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면서요?

<답변>
민주당은 손을 들거나 줄을 서서 득표수를 세지만, 공화당은 투표를 하는 방식입니다.

<녹취> "2016년 아이오와주 경선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화당 경선은 민주당보다 훨씬 차분합니다.

빨간색 투표 용지에 지지하는 후보를 쓰고, 모아서 최종 집계를 하는 겁니다.

공화당의 특징이라면, 투표를 하기 전에 동네 주민들끼리 올라가서 지지 연설을 한다는 점입니다.

<녹취> 트럼프 지지자 : "트럼프는 스스로 선거자금을 댔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셀프 모금입니다. 모든 걸 자기가 냈죠."

지지 연설이 끝나고, 빨간 투표용지가 모이면 공개된 자리에서 곧바로 개표를 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 용지가 모자라서 즉석에서 공책을 찢기도 했다는데요.

절차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직접 민주주의가 이런건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질문>
이런 축제 분위기 속에 치러진 아이오와주 경선, 어떻게 정리해 볼 수 있을까요.

<답변>
공화당부터 보면, 트럼프 인기에는 거품이 끼어 있었다, 그리고 당내 주류 세력이 약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와 1위는 6천 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만, 기존의 여론 조사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특히 주민들끼리 토론하고 공개 지지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트럼프에 대한 지지세는 예상보다 약했다는 평가입니다.

크루즈는 복음주의 기독교도의 지지와 부지런한 현장 유세로 이변을 일으켰지만, 다른 지역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숩니다.

그래서 미국 언론들은 간발의 차이로 3위를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 후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루비오는 공화당 주류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고, 히스패닉계여서 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그동안 지지율이 낮은게 고민이었는데, 이번 아이오와 경선 결과가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질문>
민주당은 워낙 초접전이어서 누가 승리다, 말하기가 참 어렵네요.

<답변>
네, 힐러리가 49.8%, 샌더스가 49.6%로 최종 집계 결과가 나왔습니다.

힐러리가 2명의 대의원을 더 확보하게 됐지만, 샌더스 측은 재검표 요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녹취> 샌더스(민주당 경선 후보) : "우리는 아이오와에서 이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힐러리보다 2명의 대의원이 적다고 해서 세상이 끝난 건 아니잖아요?"

샌더스 측은 아직 패배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의 분석도 샌더스가 사실상 승리했다, 어쨌든 힐러리가 이겼다.

이렇게 제각각입니다.

샌더스의 승리 요인은 무엇보다 열광적인 젊은 지지자들입니다.

17살에서 29살까지의 젊은층에서 84%의 몰표를 받았습니다.

등록금 면제, 소득 불평등 해소 공약이 젊은 세대에게 먹혔고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끈 겁니다.

하지만 아이오와 주는 진보 성향의 백인이 많은 동네였기 때문에 앞으로 돌풍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반면에 힐러리는 백인 중장년층 뿐 아니라 흑인과 히스패닉 계의 지지를 받고 있어서 우위에 서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래도 초반 기세를 잡아 샌더스를 조기에 포기시킨다는 전략이 틀어진 건 분명합니다.

<녹취> 사바토(정치분석가) : "힐러리의 여러 경력을 볼 때 74살 된 사회주의자가 거의 동률을 이룬 건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제 다음 경선은 2월 9일 뉴햄프셔 주입니다.

이 곳은 당원 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도 투표가 가능합니다.

대중적 인기가 있는 트럼프가 부활할지, 힐러리는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가 관심입니다.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와 샌더스가 각각 크루즈와 힐러리를 큰 차이로 압도하고 있습니다.

뉴햄프셔 경선이 끝나면, 중도 포기하는 군소 후보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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