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터널 공사 부품 30% 누락…안전 위협

입력 2016.02.17 (21:38) 수정 2016.02.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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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길이 3미터 정도의 쇠막대가 바로 '록볼트'라고 불리는 공사 자재인데요.

한 개 가격이 6만원 정도로 꽤 고가입니다.

주로 터널 굴착 공사를 할 때 굴착면을 따라 수직으로 박아넣어 암반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록볼트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으면 터널의 안전을 담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록볼트를 박은 뒤에는 굴착면을 이렇게 콘크리트로 덮어 마감하기 때문에 규정대로 설치됐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이때문에 록볼트를 현장에서 빼돌리고 부실시공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그런 현장이 또 적발됐습니다.

류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개통한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오천 2 터널입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지반붕괴를 막아주는 '록볼트'가 수천 개나 빠진 채 시공된 사실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이곳 외에도 진전과 갈평 터널 등 모두 7곳에서 설계 수량인 10만 7천여 개 가운데 30%인 3만 4천여 개의 록볼트가 누락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빼돌린 공사비가 20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강신욱(대구지방경찰청) : "지능범죄수사대장 "록볼트가 삽입된 채 공사가 끝나기 때문에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경찰은 설계상 실제 들어가야 하는 록볼트 개수가, 자재 납품회사가 납품한 수치와 다른 점을 확인해 비리를 밝혀냈습니다.

<인터뷰> 문준식(경북대학교 건축토목공학부 교수) : "원래 설계한 것 보다 적게 하게 되면 터널의 안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울산 포항간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는 지반이 약해 사용해서는 안 되는 화약 발파공법으로 굴착해 5억 원을 빼돌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공사를 책임졌던 현장소장은 감리를 수월하게 봐 달라며 감리담당자에게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건설업체 현장소장 배 모 씨를 구속하고, 건설사 관계자 14명을 불구속 입건 했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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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터널 공사 부품 30% 누락…안전 위협
    • 입력 2016-02-17 21:39:33
    • 수정2016-02-18 1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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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길이 3미터 정도의 쇠막대가 바로 '록볼트'라고 불리는 공사 자재인데요. 한 개 가격이 6만원 정도로 꽤 고가입니다. 주로 터널 굴착 공사를 할 때 굴착면을 따라 수직으로 박아넣어 암반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록볼트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으면 터널의 안전을 담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록볼트를 박은 뒤에는 굴착면을 이렇게 콘크리트로 덮어 마감하기 때문에 규정대로 설치됐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이때문에 록볼트를 현장에서 빼돌리고 부실시공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그런 현장이 또 적발됐습니다. 류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개통한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오천 2 터널입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지반붕괴를 막아주는 '록볼트'가 수천 개나 빠진 채 시공된 사실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이곳 외에도 진전과 갈평 터널 등 모두 7곳에서 설계 수량인 10만 7천여 개 가운데 30%인 3만 4천여 개의 록볼트가 누락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빼돌린 공사비가 20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강신욱(대구지방경찰청) : "지능범죄수사대장 "록볼트가 삽입된 채 공사가 끝나기 때문에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경찰은 설계상 실제 들어가야 하는 록볼트 개수가, 자재 납품회사가 납품한 수치와 다른 점을 확인해 비리를 밝혀냈습니다. <인터뷰> 문준식(경북대학교 건축토목공학부 교수) : "원래 설계한 것 보다 적게 하게 되면 터널의 안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울산 포항간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는 지반이 약해 사용해서는 안 되는 화약 발파공법으로 굴착해 5억 원을 빼돌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공사를 책임졌던 현장소장은 감리를 수월하게 봐 달라며 감리담당자에게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건설업체 현장소장 배 모 씨를 구속하고, 건설사 관계자 14명을 불구속 입건 했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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