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암매장…5년 만에 드러난 진실

입력 2016.02.22 (06:41) 수정 2016.02.2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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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도 부천에서 잇따라 전해진 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 사건.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경남 고성에서 엄마가 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충격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유독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참 많았는데요.

이 사건 취재한 창원방송총국 조미령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조기자, 안녕하세요.

일단 이 엄마, 그리고 함께 살던 집주인이 상해치사죄로 검찰에 송치됐어요.

학교에 오래 안나오는 학생들 전수 조사 하다가 우연히 드러나게 된거죠?

<답변>
네, 이 사건도 경기도 부천 사건처럼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다가 밝혀지게 됐습니다.

숨진 딸의 동생인 둘째딸이 올해 아홉 살이 되는데요,

지난해 학교를 나오지 않아서 그 행방을 찾다가 수사가 여기까지 진행된건데요.

2009년 친엄마가 두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간 뒤 행방불명됐다고 확인이 됐고요.

친엄마 박씨와 둘째딸은 천안의 한 공장 숙직실에서 발견됐습니다.

문제는 큰딸의 행방이었는데 친엄마 박씨는 처음엔 큰딸을 서울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잃어버렸다며 횡설수설했습니다.

친딸을 잃어버렸는데 실종신고도 하지 않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박씨를 구속 수사했는데요.

결국 박씨가 당시 7살이던 큰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린 뒤 숨지자, 암매장했다고 진술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습니다.

<질문>
일곱 살 정도면 사실 웬만큼 말을 하면 충분히 알아들을 나이인데, 아이가 이렇게 되도록 폭행했다는게 도저히 이해가 안되거든요.

조 기자가 직접 현장 검증하는거 취재도 하셨잖아요.

어떤 상황이던가요?

<답변>
현장 검증은 이웃 주민들이 상당히 공분하는 분위기에서 그래도 담담히 진행됐는데요.

보통 훈육할 때 30센티미터 정도 길이의 말그대로 회초리같은 걸 사용했다고 합니다.

큰딸이 숨지기 전날에는 이 회초리로 30분가량 때렸고요.

숨진 당일에는 의자에 팔과 다리를 묶고, 테이프로 입을 막은 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아이를 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선 출근을 했고 큰딸이 이상하단 연락을 받고도 집에 늦게 왔다는데요.

집주인 이 씨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상해치사 혐의/집주인) : "(큰딸이)방안에 있을 때 좀 힘들어하는 거 같아 보여서, 제가 출근하지 말라고 말렸거든요. 그랬더니 출근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전화를 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자기가 뭐한다고 바쁘다고."

<질문>
지금 인터뷰 나온 이 집주인도 상해 치사 혐의로 함께 검찰에 송치된 거잖아요.

이 사건이 유독 특이하게 느껴졌던 건 이 집주인 집에 이 엄마를 포함해서 세 가족이 함께 살았다고 해서 종교적 배경이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거든요.

어떤 관계인건가요?

<답변>
네, 어머니 박 씨는 가출 전 5억6천만 원 상당을 대출 받아서 집주인 이 씨의 휴대전화 매장 확대사업에 투자를 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았습니다.

가정 불화로 결국 당시 5살과 2살 된 두 딸을 데리고 이 씨 아파트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된건데요.

70평이 넘는 용인의 아파트에서 대학동창인 백 씨 가족까지 합쳐 모두 3식구, 자녀를 포함해 12명이 공동생활을 했습니다.

박 씨는 이 씨의 휴대전화 매장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생활비를 대신했는데요,

이 씨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이 씨가 시키는 대로 하게 됩니다.

박 씨도 이 씨처럼 휴대전화 대리점을 여러 개 운영해서 돈을 많이 벌고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싶었다고 합니다.

<질문>
다른 아이들도 있었다면 그 아이들의 상태도 걱정되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피해아동은 모두 셋인데요, 당시 7살, 4살이었던 박씨의 두딸과 당시 6살이던 친구인 백 씨의 아들입니다.

아이들은 여러 이유로 폭행당하기 일쑤였고, 어른들이 외출을 갈때는 아파트 베란다에 갇혀야 했다는데요.

대소변이 급해도 베란다에서 해결했다고 합니다,

특히 큰딸은 숨지기 보름 전부터 하루에 한끼밖에 먹지 못하는 등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심하게 당했습니다.

<질문>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 엄마와 집주 말고도 친구를 비롯해서 네 명이 암매장하는데 가담한 것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답변>
김양이 숨진 뒤 친엄마 박 씨가 내가 구속되면 둘째 딸을 키울 사람이 없으니 일단 나를 도와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이 말을 듣고 집주인 이씨가 야산에 묻자고 제안했는데요.

엄마 박씨와 집주인 이씨, 대학동창 백 씨 등 4명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척하면서 이 씨 소유의 차에 타고 암매장 장소를 물색했는데, 이 때 작은 딸도 차에 함께 태워다녔다고 합니다.

여성 4명이서 호미와 삽으로 다섯 시간 동안 암매장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질문>
앞서 전해드렸듯이 장기 결석 아이들 조사하면서 자꾸 이런 끔찍한 사망사건이 뒤늦게 드러나는데요.

설마 이런 일 더이상은 없겠죠?

<답변>
네, 정부가 이렇게 사라진 아이들을 조사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은 바로 3년 동안 아버지 학대를 받다 집에서 탈출한 11살 소녀 사건이죠.

법원은 최근 이 사건의 친아버지와 동거녀에게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가정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학대 당하는 아이들, 이번 같은 실태 조사와 철저한 관리는 완벽하게 정착돼야 할 것이고요.

또 이웃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좋은 취재 부탁드립니다.

조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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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딸 암매장…5년 만에 드러난 진실
    • 입력 2016-02-22 06:45:06
    • 수정2016-02-22 07: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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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도 부천에서 잇따라 전해진 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 사건.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경남 고성에서 엄마가 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충격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유독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참 많았는데요.

이 사건 취재한 창원방송총국 조미령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조기자, 안녕하세요.

일단 이 엄마, 그리고 함께 살던 집주인이 상해치사죄로 검찰에 송치됐어요.

학교에 오래 안나오는 학생들 전수 조사 하다가 우연히 드러나게 된거죠?

<답변>
네, 이 사건도 경기도 부천 사건처럼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다가 밝혀지게 됐습니다.

숨진 딸의 동생인 둘째딸이 올해 아홉 살이 되는데요,

지난해 학교를 나오지 않아서 그 행방을 찾다가 수사가 여기까지 진행된건데요.

2009년 친엄마가 두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간 뒤 행방불명됐다고 확인이 됐고요.

친엄마 박씨와 둘째딸은 천안의 한 공장 숙직실에서 발견됐습니다.

문제는 큰딸의 행방이었는데 친엄마 박씨는 처음엔 큰딸을 서울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잃어버렸다며 횡설수설했습니다.

친딸을 잃어버렸는데 실종신고도 하지 않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박씨를 구속 수사했는데요.

결국 박씨가 당시 7살이던 큰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린 뒤 숨지자, 암매장했다고 진술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습니다.

<질문>
일곱 살 정도면 사실 웬만큼 말을 하면 충분히 알아들을 나이인데, 아이가 이렇게 되도록 폭행했다는게 도저히 이해가 안되거든요.

조 기자가 직접 현장 검증하는거 취재도 하셨잖아요.

어떤 상황이던가요?

<답변>
현장 검증은 이웃 주민들이 상당히 공분하는 분위기에서 그래도 담담히 진행됐는데요.

보통 훈육할 때 30센티미터 정도 길이의 말그대로 회초리같은 걸 사용했다고 합니다.

큰딸이 숨지기 전날에는 이 회초리로 30분가량 때렸고요.

숨진 당일에는 의자에 팔과 다리를 묶고, 테이프로 입을 막은 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아이를 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선 출근을 했고 큰딸이 이상하단 연락을 받고도 집에 늦게 왔다는데요.

집주인 이 씨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상해치사 혐의/집주인) : "(큰딸이)방안에 있을 때 좀 힘들어하는 거 같아 보여서, 제가 출근하지 말라고 말렸거든요. 그랬더니 출근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전화를 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자기가 뭐한다고 바쁘다고."

<질문>
지금 인터뷰 나온 이 집주인도 상해 치사 혐의로 함께 검찰에 송치된 거잖아요.

이 사건이 유독 특이하게 느껴졌던 건 이 집주인 집에 이 엄마를 포함해서 세 가족이 함께 살았다고 해서 종교적 배경이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거든요.

어떤 관계인건가요?

<답변>
네, 어머니 박 씨는 가출 전 5억6천만 원 상당을 대출 받아서 집주인 이 씨의 휴대전화 매장 확대사업에 투자를 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았습니다.

가정 불화로 결국 당시 5살과 2살 된 두 딸을 데리고 이 씨 아파트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된건데요.

70평이 넘는 용인의 아파트에서 대학동창인 백 씨 가족까지 합쳐 모두 3식구, 자녀를 포함해 12명이 공동생활을 했습니다.

박 씨는 이 씨의 휴대전화 매장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생활비를 대신했는데요,

이 씨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이 씨가 시키는 대로 하게 됩니다.

박 씨도 이 씨처럼 휴대전화 대리점을 여러 개 운영해서 돈을 많이 벌고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싶었다고 합니다.

<질문>
다른 아이들도 있었다면 그 아이들의 상태도 걱정되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피해아동은 모두 셋인데요, 당시 7살, 4살이었던 박씨의 두딸과 당시 6살이던 친구인 백 씨의 아들입니다.

아이들은 여러 이유로 폭행당하기 일쑤였고, 어른들이 외출을 갈때는 아파트 베란다에 갇혀야 했다는데요.

대소변이 급해도 베란다에서 해결했다고 합니다,

특히 큰딸은 숨지기 보름 전부터 하루에 한끼밖에 먹지 못하는 등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심하게 당했습니다.

<질문>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 엄마와 집주 말고도 친구를 비롯해서 네 명이 암매장하는데 가담한 것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답변>
김양이 숨진 뒤 친엄마 박 씨가 내가 구속되면 둘째 딸을 키울 사람이 없으니 일단 나를 도와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이 말을 듣고 집주인 이씨가 야산에 묻자고 제안했는데요.

엄마 박씨와 집주인 이씨, 대학동창 백 씨 등 4명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척하면서 이 씨 소유의 차에 타고 암매장 장소를 물색했는데, 이 때 작은 딸도 차에 함께 태워다녔다고 합니다.

여성 4명이서 호미와 삽으로 다섯 시간 동안 암매장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질문>
앞서 전해드렸듯이 장기 결석 아이들 조사하면서 자꾸 이런 끔찍한 사망사건이 뒤늦게 드러나는데요.

설마 이런 일 더이상은 없겠죠?

<답변>
네, 정부가 이렇게 사라진 아이들을 조사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은 바로 3년 동안 아버지 학대를 받다 집에서 탈출한 11살 소녀 사건이죠.

법원은 최근 이 사건의 친아버지와 동거녀에게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가정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학대 당하는 아이들, 이번 같은 실태 조사와 철저한 관리는 완벽하게 정착돼야 할 것이고요.

또 이웃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좋은 취재 부탁드립니다.

조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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