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미 대선 경선, 시대정신은?

입력 2016.02.22 (18:11) 수정 2016.02.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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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 대선 3차 경선은 민주당의 힐러리와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각각 승리했습니다.

승부 못지않게 관심을 끈 건 공화당 젭 부시 후보의 사퇴와 아직도 뜨거운 샌더스 열풍이었는데요.

'시대 정신'이란 키워드가 미 대선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민주, 공화 양당의 3차 경선 결과부터 정리를 해 보죠.

<답변>
네, 민주당은 네바다주..

공화당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각각 경선을 열었는데요.

민주당은 힐러리가 53:47로 샌더스를 눌렀고, 공화당은 트럼프가 크루즈와 루비오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이어갔습니다.

<녹취> 트럼프(공화당 경선 후보) : "저는 계속 승리할 겁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겁니다!"

<녹취> 힐러리(민주당 경선 후보) : "미국인들은 화를 내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현 가능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트럼프는 대세론을, 힐러리는 자신이 샌더스보다 현실적 후보라고 강조한 겁니다.

힐러리는 5% 포인트 차이의 이번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치러질 사우스 캐롤라이나와 텍사스 등은 힐러리가 우세한 지역이어서 다시 한 번 대세론에 불을 지필 수 있게 됐습니다.

트럼프도 이번 승리로 승기를 확실히 잡았습니다.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2, 3위 후보들을 여유있게 제쳤기 때문입니다.

<질문>
특히 공화당에서는 젭 부시 후보가 중도 사퇴를 선언한 게 화제네요.

<답변>
맞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힐러리 대 부시 가문의 대결이 될 거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젭 부시는 시대 정신을 읽지 못하면서 군소 후보로 전락했고 결국 퇴장하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젭 부시(전 공화당 경선 후보) : "오늘밤 저는 선거운동을 중단합니다. (오!) 예..맞습니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인데요.

중도 사퇴를 알리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젭 부시의 사우스캐롤라이나 득표율은 7.8%로 예상보다도 훨씬 저조했습니다.

천 4백억 원의 막대한 정치자금이 있었고, 아버지와 형까지 나섰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고착된 미국 사회.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 변혁을 요구해 왔는데요.

이런 표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기존 정치권 논리를 답습했다는 평가입니다.

젭 부시의 퇴장으로 16명이 난립했던 미국 공화당 경선은 사실상 3파전, 즉 트럼프-크루즈-루비오의 대결로 좁혀졌습니다.

<질문>
그런가 하면, 샌더스는 지긴 했어도, 여전히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네요.

<답변>
부시와는 반대로 해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 미국인들의 시대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게 바로 샌더스라는 겁니다.

<녹취> 샌더스(민주당 경선 후보) : "저는 4명의 자녀와 일곱 명의 손주가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세상은 모두가 품위있고 넉넉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이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기를 쓰고 발버둥치면서 서로를 밟고 올라서는 세상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샌더스는 화려하진 않지만, 투박하고 호소력 있는 연설로 인기가 높은데요.

74살의 고령이자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는 샌더스가 선전하는 이유는 '진정성'으로 꼽힙니다.

<녹취> 방송 진행자 : "미국인들은 진정성에 열광하지만 오늘날 정치권에는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샌더스를 좋아하든 아니든, 그는 진짜입니다."

보수 진영이나 상대 후보 쪽에서도 이 진정성 만큼은 높이 사고 있습니다.

일반 유권자들도 샌더스라면, 약속을 지키지 않겠냐고 믿고 있는 것이죠.

<질문>
그 중에서도 샌더스는 젊은 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죠?

<답변>
맞습니다.

적어도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나이가 변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샌더스의 유세장에서 청년들이 춤을 추는 모습인데요.

샌더스 돌풍은 조직의 힘이라기보다는 이렇게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풀뿌리 모금 방식도 인상적입니다.

샌더스 지지자들의 이른바 '폰 뱅킹 파티' 모습인데요.

자원봉사자나 일반 시민들이 자기 집이나 카페에서 후원 모임을 공지하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겁니다.

샌더스는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대신 이런 방식으로 무려 250만 명에게서 선거 자금을 모금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샌더스의 일거수 일투족은 연예인처럼 늘상 화제가 됩니다.

농구장에서 슛 연습을 하면, 지지자들은 NBA의 스타였던 팀 덩컨과 비교를 하며 열광하고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녹취> 방송 진행자 : "버니 샌드위치, 아니 버니 샌더스가..."

방송 진행자가 샌더스 이름을 샌드위치라고 잘못 발음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난 샌드위치를 항상 먹진 않지만 먹는다면 버니 샌드위치다', '오래돼 보이지만, 신선하다'... '적극 추천한다'처럼 샌더스를 지지하는 숱한 패러디 물이 쏟아졌습니다.

이런 자발적이고 열광적인 지지야말로 샌더스 돌풍의 원동력입니다.

<질문>
하지만 네바다 경선에서 보듯이 샌더스의 앞 날이 밝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답변>
결국 핵심은 흑인이나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의 표를 누가 더 가져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힐러리는 '방화벽'으로 불리는 흑인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게 이번에 다시 확인됐습니다.

반면 샌더스는 히스패닉 표를 일부 흡수하면서 경선 막바지까지 맹추격했지만, 격차를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결국 다음달 1일 열리는 슈퍼화요일 경선에서는 누가 이들의 표를 더 가져오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4월 이후에도 대의원들이 많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욕주 등이 남아 있어서 승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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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미 대선 경선, 시대정신은?
    • 입력 2016-02-22 18:13:36
    • 수정2016-02-22 18:41:33
    글로벌24
<앵커 멘트>

미 대선 3차 경선은 민주당의 힐러리와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각각 승리했습니다.

승부 못지않게 관심을 끈 건 공화당 젭 부시 후보의 사퇴와 아직도 뜨거운 샌더스 열풍이었는데요.

'시대 정신'이란 키워드가 미 대선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민주, 공화 양당의 3차 경선 결과부터 정리를 해 보죠.

<답변>
네, 민주당은 네바다주..

공화당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각각 경선을 열었는데요.

민주당은 힐러리가 53:47로 샌더스를 눌렀고, 공화당은 트럼프가 크루즈와 루비오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이어갔습니다.

<녹취> 트럼프(공화당 경선 후보) : "저는 계속 승리할 겁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겁니다!"

<녹취> 힐러리(민주당 경선 후보) : "미국인들은 화를 내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현 가능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트럼프는 대세론을, 힐러리는 자신이 샌더스보다 현실적 후보라고 강조한 겁니다.

힐러리는 5% 포인트 차이의 이번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치러질 사우스 캐롤라이나와 텍사스 등은 힐러리가 우세한 지역이어서 다시 한 번 대세론에 불을 지필 수 있게 됐습니다.

트럼프도 이번 승리로 승기를 확실히 잡았습니다.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2, 3위 후보들을 여유있게 제쳤기 때문입니다.

<질문>
특히 공화당에서는 젭 부시 후보가 중도 사퇴를 선언한 게 화제네요.

<답변>
맞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힐러리 대 부시 가문의 대결이 될 거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젭 부시는 시대 정신을 읽지 못하면서 군소 후보로 전락했고 결국 퇴장하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젭 부시(전 공화당 경선 후보) : "오늘밤 저는 선거운동을 중단합니다. (오!) 예..맞습니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인데요.

중도 사퇴를 알리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젭 부시의 사우스캐롤라이나 득표율은 7.8%로 예상보다도 훨씬 저조했습니다.

천 4백억 원의 막대한 정치자금이 있었고, 아버지와 형까지 나섰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고착된 미국 사회.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 변혁을 요구해 왔는데요.

이런 표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기존 정치권 논리를 답습했다는 평가입니다.

젭 부시의 퇴장으로 16명이 난립했던 미국 공화당 경선은 사실상 3파전, 즉 트럼프-크루즈-루비오의 대결로 좁혀졌습니다.

<질문>
그런가 하면, 샌더스는 지긴 했어도, 여전히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네요.

<답변>
부시와는 반대로 해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 미국인들의 시대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게 바로 샌더스라는 겁니다.

<녹취> 샌더스(민주당 경선 후보) : "저는 4명의 자녀와 일곱 명의 손주가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세상은 모두가 품위있고 넉넉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이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기를 쓰고 발버둥치면서 서로를 밟고 올라서는 세상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샌더스는 화려하진 않지만, 투박하고 호소력 있는 연설로 인기가 높은데요.

74살의 고령이자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는 샌더스가 선전하는 이유는 '진정성'으로 꼽힙니다.

<녹취> 방송 진행자 : "미국인들은 진정성에 열광하지만 오늘날 정치권에는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샌더스를 좋아하든 아니든, 그는 진짜입니다."

보수 진영이나 상대 후보 쪽에서도 이 진정성 만큼은 높이 사고 있습니다.

일반 유권자들도 샌더스라면, 약속을 지키지 않겠냐고 믿고 있는 것이죠.

<질문>
그 중에서도 샌더스는 젊은 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죠?

<답변>
맞습니다.

적어도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나이가 변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샌더스의 유세장에서 청년들이 춤을 추는 모습인데요.

샌더스 돌풍은 조직의 힘이라기보다는 이렇게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풀뿌리 모금 방식도 인상적입니다.

샌더스 지지자들의 이른바 '폰 뱅킹 파티' 모습인데요.

자원봉사자나 일반 시민들이 자기 집이나 카페에서 후원 모임을 공지하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겁니다.

샌더스는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대신 이런 방식으로 무려 250만 명에게서 선거 자금을 모금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샌더스의 일거수 일투족은 연예인처럼 늘상 화제가 됩니다.

농구장에서 슛 연습을 하면, 지지자들은 NBA의 스타였던 팀 덩컨과 비교를 하며 열광하고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녹취> 방송 진행자 : "버니 샌드위치, 아니 버니 샌더스가..."

방송 진행자가 샌더스 이름을 샌드위치라고 잘못 발음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난 샌드위치를 항상 먹진 않지만 먹는다면 버니 샌드위치다', '오래돼 보이지만, 신선하다'... '적극 추천한다'처럼 샌더스를 지지하는 숱한 패러디 물이 쏟아졌습니다.

이런 자발적이고 열광적인 지지야말로 샌더스 돌풍의 원동력입니다.

<질문>
하지만 네바다 경선에서 보듯이 샌더스의 앞 날이 밝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답변>
결국 핵심은 흑인이나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의 표를 누가 더 가져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힐러리는 '방화벽'으로 불리는 흑인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게 이번에 다시 확인됐습니다.

반면 샌더스는 히스패닉 표를 일부 흡수하면서 경선 막바지까지 맹추격했지만, 격차를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결국 다음달 1일 열리는 슈퍼화요일 경선에서는 누가 이들의 표를 더 가져오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4월 이후에도 대의원들이 많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욕주 등이 남아 있어서 승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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