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타임] 서로 다름을 인정하자

입력 2016.03.02 (08:46) 수정 2016.03.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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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받는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힐링타임’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 모셨습니다.

<질문>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를 해주시겠어요?

<답변>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앵커님들은 똑같은 상황에서도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 당황하거나 의아했던 경험 없으신가요?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다르고 심지어는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다르게 기억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왜 내 생각과 다른 걸까?’를 주제로 객관적이지 않은 뇌의 특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질문>
뇌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 사람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는데 차이가 있다는 건가요?

그 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답변>
네. 사람의 뇌는 항상 이성적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뇌는 정해진 뇌세포를 가지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의 양은 너무도 많은데 그 가운데 필요한 정보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또 그 정보들만 저장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효율을 높이려다 보니 미리 예측을 하고 과거 경험에 맞춰 해석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지극히 주관적으로 해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어떤 사건을 놓고 두 사람이 싸움을 하는데 나중에 들어보면 그게 같은 사건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다릅니다.

자세히 보면 둘 다 맞는데 각자에게 유리한 내용들만 편집해서 기억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고전영화에 <라쇼몽>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같은 사건을 놓고 주인공들이 각자 얼마나 다르게 기억하는지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기억은 그렇다 치고 심지어 우리의 뇌는 같은 것을 보고서도 서로 다르게 봅니다.

예를 들어 깊은 밤 산을 가다가 빛을 보았을 때 어떤 사람은 반딧불, 어떤 사람은 UFO, 또 어떤 사람은 귀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이 공동묘지 근처라고 사전에 암시를 하면 귀신을 보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늘어납니다.

무서움이 귀신을 예측하게 하는 것이죠.

이런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뇌의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사람은 판단하는 것, 기억하는 것, 심지어는 본 것까지도 다르게 되는 것입니다.

<질문>
얘기를 듣고 보니 제가 하고 있는 생각이나 기억도 너무 확신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답변>
네 그렇죠.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내 생각만 옳다고 하는 사람은 편협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적으로 인식하죠.

극단적 인종차별주의자들이 그런 편협에 사로잡힌 사람들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도 나와 다른 생각을 인정하지 않고 적대적으로 대하는 편 가르기가 심해지고 있는 거 같아 ‘다름’에 대한 이해가 더 높아져야 할 것 같아요.

다름을 인정하려면 먼저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면 안 되겠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사람의 뇌는 완벽히 이성적이지 못합니다.

철학자 니체가 말했듯이 ‘객관적인 사실은 존재하지 않고 주관적인 해석만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내 생각만을 고집할 순 없을 것입니다.

역사를 보면 한 시대를 지배한 가치관도... 또 과학조차도 시대가 지나며 항상 변했습니다.

이른바 ‘패러다임 쉬프트’라는 현상이지요. 지금의 내 생각도 내일이면 달라질 수도 있으며 또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달라져야만 발전하고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내 생각이 옳다고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소통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에 소통이란 말이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진정한 소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거 같아 안타까운데요.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강요와 설득만 하기 때문입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양보와 배려를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전설의 락 밴드 <비틀즈>의 작곡가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노래의 저작권에 둘의 이름을 같이 넣었죠, 이는 서로의 사이는 나빠도 자기 팀인 <비틀즈>는 영원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서로 이해가 되지 않아도 상대방이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바라본다면 서로 이해하고 힘을 합치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요?

<앵커 멘트>

오늘은 소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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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02 08: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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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받는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힐링타임’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 모셨습니다.

<질문>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를 해주시겠어요?

<답변>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앵커님들은 똑같은 상황에서도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 당황하거나 의아했던 경험 없으신가요?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다르고 심지어는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다르게 기억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왜 내 생각과 다른 걸까?’를 주제로 객관적이지 않은 뇌의 특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질문>
뇌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 사람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는데 차이가 있다는 건가요?

그 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답변>
네. 사람의 뇌는 항상 이성적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뇌는 정해진 뇌세포를 가지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의 양은 너무도 많은데 그 가운데 필요한 정보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또 그 정보들만 저장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효율을 높이려다 보니 미리 예측을 하고 과거 경험에 맞춰 해석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지극히 주관적으로 해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어떤 사건을 놓고 두 사람이 싸움을 하는데 나중에 들어보면 그게 같은 사건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다릅니다.

자세히 보면 둘 다 맞는데 각자에게 유리한 내용들만 편집해서 기억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고전영화에 <라쇼몽>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같은 사건을 놓고 주인공들이 각자 얼마나 다르게 기억하는지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기억은 그렇다 치고 심지어 우리의 뇌는 같은 것을 보고서도 서로 다르게 봅니다.

예를 들어 깊은 밤 산을 가다가 빛을 보았을 때 어떤 사람은 반딧불, 어떤 사람은 UFO, 또 어떤 사람은 귀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이 공동묘지 근처라고 사전에 암시를 하면 귀신을 보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늘어납니다.

무서움이 귀신을 예측하게 하는 것이죠.

이런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뇌의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사람은 판단하는 것, 기억하는 것, 심지어는 본 것까지도 다르게 되는 것입니다.

<질문>
얘기를 듣고 보니 제가 하고 있는 생각이나 기억도 너무 확신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답변>
네 그렇죠.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내 생각만 옳다고 하는 사람은 편협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적으로 인식하죠.

극단적 인종차별주의자들이 그런 편협에 사로잡힌 사람들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도 나와 다른 생각을 인정하지 않고 적대적으로 대하는 편 가르기가 심해지고 있는 거 같아 ‘다름’에 대한 이해가 더 높아져야 할 것 같아요.

다름을 인정하려면 먼저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면 안 되겠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사람의 뇌는 완벽히 이성적이지 못합니다.

철학자 니체가 말했듯이 ‘객관적인 사실은 존재하지 않고 주관적인 해석만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내 생각만을 고집할 순 없을 것입니다.

역사를 보면 한 시대를 지배한 가치관도... 또 과학조차도 시대가 지나며 항상 변했습니다.

이른바 ‘패러다임 쉬프트’라는 현상이지요. 지금의 내 생각도 내일이면 달라질 수도 있으며 또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달라져야만 발전하고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내 생각이 옳다고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소통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에 소통이란 말이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진정한 소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거 같아 안타까운데요.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강요와 설득만 하기 때문입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양보와 배려를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전설의 락 밴드 <비틀즈>의 작곡가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노래의 저작권에 둘의 이름을 같이 넣었죠, 이는 서로의 사이는 나빠도 자기 팀인 <비틀즈>는 영원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서로 이해가 되지 않아도 상대방이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바라본다면 서로 이해하고 힘을 합치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요?

<앵커 멘트>

오늘은 소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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