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푹빠진 ‘마인크래프트’…얼마나 아세요?
입력 2016.03.05 (09:00)
수정 2016.03.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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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도 이해가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재'일 가능성이 크다. 이 단어들은 모두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용어다.
새로운 초통령(초등학생 대통령)이 나타났다. 스웨덴에서 물 건너 온 게임 '마인크래프트'다. 개발자 프로그래머 마르쿠스 페르손(37)은 순식간에 세계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5년 동안 팔린 PC 버전만 2천2백만 장, PC/모바일 게임 판매차트는 1위다. 마인크래프트 열풍은 요즘 '초딩'들 사이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 동시 접속자 최고 5만6천 명을 기록한 '양띵'이 '초통령'으로 불리게 된 것은 마인크래프트의 주된 팬층이 바로 초등학생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신묘한 세계
기성세대에게 마인크래프트는 이상한 게임이다. 이 게임에는 뚜렷한 목표가 없다. 끝도 없다. 그래픽? 8비트짜리 네모난 블록이 전부다. 그런데도 컴퓨터 앞의 아이들은 끊임없이 분주하다. 낮에 네모난 블록을 부숴 목재나 석탄을 수집하고 밤에 몬스터를 피해 다니다보면 게임 속 하루가 금방 간다. 고대 유적지나 웅장한 성을 짓기도 하고 다른 사용자가 건설한 세계관(맵)을 탐험하기도 한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계, 그래서 마인크래프트는 중의적으로 해석하자면 '나의 것(mine)'을 '만드는(craft)' 게임이기도 하다.
"마인크래프트가 왜 좋니?"
마인크래프트에 대해 물었을 뿐인데, 초등학생들은 눈빛부터 반짝인다.
지켜보는 부모는 그저 깊은 한숨만…
MS가 아낌없이 투자하는 게임
지난 1월 19일, 게임 '마인크래프트에듀'의 개발사 티처게이밍(TeacherGaming LLC)이 굴지의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다. '마인크래프트에듀'는 마인크래프트의 교육용 버전으로, 전 세계 40여 개 나라 7천여 개 학급에서 사용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지난 2014년엔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모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인수금액은 무려 25억 달러(약 3조3900억원)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여름 별도의 교육용 에디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노는 줄로만 알았지?
MS 교육부서 부사장 안토니 살시토. 그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서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한 배경을 설명한 적이 있다. 그가 주목한 것은 '게임을 통한 교육적 효과'였다. 놀면서 배우고 게임하면서 성장한다는 얘기.
방과 후 수업에서도 게임을 한다
충북 청주의 원평초등학교를 비롯해 국내 몇몇 초등학교는 방과후 수업에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바 있다. 학생들은 '내가 살고 싶은 마을 꾸미기'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마을을 설계했다.
정부까지 나서서 이 게임을 독려한다고?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2월 '소프트웨어 교육 페스티벌'을 열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대거 참여한 이 행사의 정체는 소프트웨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기였다. 마인크래프트는 코딩 배우기에 활용됐다. 교육 기부에 참여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블록을 쌓는 과정을 통해 논리를 터득하고 코딩의 원리를 배우게 된다"며 "컴퓨터 과학을 사용해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컴퓨팅적 사고력'을 배양할 수 있다"고 교육 취지를 밝혔다.
교육에 사용된 웹 페이지. 코딩 언어를 사용해 화면에 보이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이 목표다. http://code.org/mc 에서 체험 가능
성적에 도움이 된다는데도, 못 하게 하셨을까요?
호주에 있는 그리피스대학이 17개 학급, 50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마인크래프트의 수업 활용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의 94%가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학생들이 수업을 재미있어 하고 즐기고 있다고 응답했다. 게임이 실제로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참여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얘기다.
마인크래프트는 코딩 교육에만 활용된 게 아니었다. 수학·과학·지리·역사 수업에까지 폭넓게 도움을 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사 중에선 수업 분위기가 산만해졌다는 지적을 한 이도 있었다. 위 연구를 진행한 데이비드 스미튼 교수는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려면 학생들의 자율 학습 능력을 기르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레고(Lego)사의 미래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그램은 이렇게 말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디지털 시대의 레고다." 70년 전 등장한 레고가 '학습용' 놀이 도구의 시발점이 됐듯, '디지털 레고'에 열광하는 21세기 아이들로부터 새로운 교육 도구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세계는 지금 '마인크래프트' 열풍이다. 아이들은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아주 쉽게, 훨씬 빠른 속도로, '디지털 최적화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어떤가? 이제 걱정의 대상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KBS 디지털뉴스 인턴 정여진 yafterquak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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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가 푹빠진 ‘마인크래프트’…얼마나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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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3-05 09:00:45
- 수정2016-03-05 09:16:46
설명도 이해가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재'일 가능성이 크다. 이 단어들은 모두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용어다.
새로운 초통령(초등학생 대통령)이 나타났다. 스웨덴에서 물 건너 온 게임 '마인크래프트'다. 개발자 프로그래머 마르쿠스 페르손(37)은 순식간에 세계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5년 동안 팔린 PC 버전만 2천2백만 장, PC/모바일 게임 판매차트는 1위다. 마인크래프트 열풍은 요즘 '초딩'들 사이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 동시 접속자 최고 5만6천 명을 기록한 '양띵'이 '초통령'으로 불리게 된 것은 마인크래프트의 주된 팬층이 바로 초등학생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신묘한 세계
기성세대에게 마인크래프트는 이상한 게임이다. 이 게임에는 뚜렷한 목표가 없다. 끝도 없다. 그래픽? 8비트짜리 네모난 블록이 전부다. 그런데도 컴퓨터 앞의 아이들은 끊임없이 분주하다. 낮에 네모난 블록을 부숴 목재나 석탄을 수집하고 밤에 몬스터를 피해 다니다보면 게임 속 하루가 금방 간다. 고대 유적지나 웅장한 성을 짓기도 하고 다른 사용자가 건설한 세계관(맵)을 탐험하기도 한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계, 그래서 마인크래프트는 중의적으로 해석하자면 '나의 것(mine)'을 '만드는(craft)' 게임이기도 하다.
"마인크래프트가 왜 좋니?"
마인크래프트에 대해 물었을 뿐인데, 초등학생들은 눈빛부터 반짝인다.
지켜보는 부모는 그저 깊은 한숨만…
MS가 아낌없이 투자하는 게임
지난 1월 19일, 게임 '마인크래프트에듀'의 개발사 티처게이밍(TeacherGaming LLC)이 굴지의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다. '마인크래프트에듀'는 마인크래프트의 교육용 버전으로, 전 세계 40여 개 나라 7천여 개 학급에서 사용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지난 2014년엔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모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인수금액은 무려 25억 달러(약 3조3900억원)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여름 별도의 교육용 에디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노는 줄로만 알았지?
MS 교육부서 부사장 안토니 살시토. 그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서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한 배경을 설명한 적이 있다. 그가 주목한 것은 '게임을 통한 교육적 효과'였다. 놀면서 배우고 게임하면서 성장한다는 얘기.
방과 후 수업에서도 게임을 한다
충북 청주의 원평초등학교를 비롯해 국내 몇몇 초등학교는 방과후 수업에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바 있다. 학생들은 '내가 살고 싶은 마을 꾸미기'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마을을 설계했다.
정부까지 나서서 이 게임을 독려한다고?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2월 '소프트웨어 교육 페스티벌'을 열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대거 참여한 이 행사의 정체는 소프트웨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기였다. 마인크래프트는 코딩 배우기에 활용됐다. 교육 기부에 참여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블록을 쌓는 과정을 통해 논리를 터득하고 코딩의 원리를 배우게 된다"며 "컴퓨터 과학을 사용해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컴퓨팅적 사고력'을 배양할 수 있다"고 교육 취지를 밝혔다.
성적에 도움이 된다는데도, 못 하게 하셨을까요?
호주에 있는 그리피스대학이 17개 학급, 50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마인크래프트의 수업 활용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의 94%가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학생들이 수업을 재미있어 하고 즐기고 있다고 응답했다. 게임이 실제로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참여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얘기다.
마인크래프트는 코딩 교육에만 활용된 게 아니었다. 수학·과학·지리·역사 수업에까지 폭넓게 도움을 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사 중에선 수업 분위기가 산만해졌다는 지적을 한 이도 있었다. 위 연구를 진행한 데이비드 스미튼 교수는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려면 학생들의 자율 학습 능력을 기르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레고(Lego)사의 미래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그램은 이렇게 말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디지털 시대의 레고다." 70년 전 등장한 레고가 '학습용' 놀이 도구의 시발점이 됐듯, '디지털 레고'에 열광하는 21세기 아이들로부터 새로운 교육 도구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세계는 지금 '마인크래프트' 열풍이다. 아이들은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아주 쉽게, 훨씬 빠른 속도로, '디지털 최적화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어떤가? 이제 걱정의 대상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KBS 디지털뉴스 인턴 정여진 yafterquak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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