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공부하느라 살찐다는 건 거짓말?

입력 2016.03.08 (08:45) 수정 2016.03.0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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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건강톡톡 시간입니다.

오래 앉아있으면 뚱뚱해진다..이런 얘기 많이 들어보셨죠.

그런데 똑같이 앉아 있어도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비만 여부가 달라진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질문>
박 기자. 지금까진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비만으로 이어진다고 하지 않았나요?

<답변>
네, 이미 여러차례 오랫동안 앉아 있는게 좋지 않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죠.

그럴 때마다 인용되는게 스웨덴 카롤린스카 대학 연구 논문인데요.

직장여성을 대상으로 앉아 있는 시간과 성인병 관계를 분석했더니, 앉아 있는 시간이 한 시간 늘어날 때마다 비만, 고혈압, 당뇨병 같은 성인병 위험이 26% 증가했다는 겁니다.

때문에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움직임이 적어 비만으로 이어진다는게 정설처럼 굳어졌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국내에선 조금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한림대성심병원 연구팀이 한국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를 활용해 청소년 5만 3천여 명의 생활습관과 비만도를 분석했는데 이전 연구와 차이점은 무엇을 하면서 앉아 있는지, 구분했다는 겁니다.

먼저 하루 6시간 이상 오랫동안 ‘쉬면서’ 앉아 있는 학생들은 스웨덴 연구처럼 과체중 위험이 15%, 비만은 33%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6시간 이상 ‘공부하면서’ 앉아 있는 경우엔 과체중이나 비만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공부하면서 앉아있을 경우 비만과는 상관이 없다..학부모님들이 들으면 굉장히 좋아하실만한 소식인데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언뜻 이해가 잘 가지 않으실텐데요.

혹시 공부할 때 뇌에서 에너지를 더 많이 써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는데 연구팀은 그건 잘못된 오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공부하면서 앉아있건, 쉬면서 앉아있건 소모되는 칼로리는 비만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연구팀은 쉬면서 앉아 있는 경우는 대부분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 게임을 하는데, 주전부리를 하기 쉽다는 겁니다.

때를 가리지 않고 간식을 자꾸 먹게되고,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음식광고나 먹방, 쿡방 등에 노출되면서 전반적으로 칼로리 섭취가 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반면에 공부할 땐 문제를 푸는 등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경우가 많아서 간식을 거의 먹지 않게 됩니다.

게다가 공부할때 뇌가 긴장해있는 각성된 상태가 되어, 식욕을 떨어뜨린다는 겁니다.

<질문>
결국 앉아서 무얼하느냐에 따라 음식을 섭취하는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쉬면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게 핵심입니다.

간식을 부르는 환경,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앞에서 인터넷을 한다거나 편한 자세로 스마트폰 하는 시간을 줄이는 겁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서 쉬더라도 식사시간 외에는 간식먹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게 좋겠죠.

<질문>
공부하면서 오래 앉아있는 건 괜찮은 거네요.

<답변>
일단 비만에 한해서는 그렇습니다만, 이번 연구결과를 공부를 할때 무조건 오래 앉아있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선 곤란합니다.

비만 걱정은 한시름 놓을 수 있지만, 또 다른 건강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일단, 오래 앉아 있으면 척추에 무리가 갑니다.

앉으면 서 있을 때에 비해 허리에 하중이 두 배 가량 더 미칩니다.

그러니까, 허리 디스크 발생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는 겁니다.

또 구부정한 자세로 목을 쭉 빼 책을 읽거나 모니터를 계속 보면 거북목 증후군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럴땐 서서 일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요즘 열풍이 불던데요.

<답변>
사실 정말 서서 일하는게 좋은지는 의문입니다.

오랫동안 서있으면 생기는 질환들이 있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인게 하지정맥류입니다.

이대목동병원에서 근로자 2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 4시간 이상 서서 일할 경우 하지정맥류 발생이 남성은 8배, 여성은 3배 높아진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계속 서있으면 중력의 영향으로 피가 계속 아래로 쏠리기 때문에 정맥판막이 손상되고 혈관이 늘어나서 피부가 울퉁불퉁 돌출되는 겁니다.

척추건강도 앉아 있는 자세가 허리에 더 좋지 않지만, 서있는 자세도 무리가 가긴 마찬가집니다.

서있을때 허리에 부담을 적게 주려면, 머리를 똑바로 들고, 턱을 가슴 쪽으로 당기고 배를 집어넣어줘야 하는데, 서서 장시간 일하다보면, 이런 자세를 유지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대부분 구부정하게 숙인 자세가 되거나 선 채로 책상에 기대는 등 허리에 무리가 가게 됩니다.

<질문>
무조건 서 있는 것도 좋지 않다는 말씀이군요.

<답변>
네, 서있더라도 움직여줘야 합니다. 정말 ‘스탠딩 데스크’의 취지를 살리려면 제자리에서 걸어주는게 좋은데요.

걷기를 해줘야 다리근육이 수축해 하지정맥류가 생기지 않도록 심장으로 피를 보내주고, 허리근력을 강화시켜 척추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무실에 제자리에서 걸을 수 있는 장비까지 갖춰놓긴 쉽지 않겠죠.

그래서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몸을 움직여주고 자세를 바꿔주는게 척추건강에 제일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특히 편하게 앉아 있을때 주전부리의 유혹을 뿌리쳐야 비만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앵커 멘트>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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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08 08:46:41
    • 수정2016-03-08 09:22:06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건강톡톡 시간입니다.

오래 앉아있으면 뚱뚱해진다..이런 얘기 많이 들어보셨죠.

그런데 똑같이 앉아 있어도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비만 여부가 달라진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질문>
박 기자. 지금까진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비만으로 이어진다고 하지 않았나요?

<답변>
네, 이미 여러차례 오랫동안 앉아 있는게 좋지 않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죠.

그럴 때마다 인용되는게 스웨덴 카롤린스카 대학 연구 논문인데요.

직장여성을 대상으로 앉아 있는 시간과 성인병 관계를 분석했더니, 앉아 있는 시간이 한 시간 늘어날 때마다 비만, 고혈압, 당뇨병 같은 성인병 위험이 26% 증가했다는 겁니다.

때문에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움직임이 적어 비만으로 이어진다는게 정설처럼 굳어졌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국내에선 조금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한림대성심병원 연구팀이 한국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를 활용해 청소년 5만 3천여 명의 생활습관과 비만도를 분석했는데 이전 연구와 차이점은 무엇을 하면서 앉아 있는지, 구분했다는 겁니다.

먼저 하루 6시간 이상 오랫동안 ‘쉬면서’ 앉아 있는 학생들은 스웨덴 연구처럼 과체중 위험이 15%, 비만은 33%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6시간 이상 ‘공부하면서’ 앉아 있는 경우엔 과체중이나 비만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공부하면서 앉아있을 경우 비만과는 상관이 없다..학부모님들이 들으면 굉장히 좋아하실만한 소식인데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언뜻 이해가 잘 가지 않으실텐데요.

혹시 공부할 때 뇌에서 에너지를 더 많이 써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는데 연구팀은 그건 잘못된 오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공부하면서 앉아있건, 쉬면서 앉아있건 소모되는 칼로리는 비만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연구팀은 쉬면서 앉아 있는 경우는 대부분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 게임을 하는데, 주전부리를 하기 쉽다는 겁니다.

때를 가리지 않고 간식을 자꾸 먹게되고,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음식광고나 먹방, 쿡방 등에 노출되면서 전반적으로 칼로리 섭취가 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반면에 공부할 땐 문제를 푸는 등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경우가 많아서 간식을 거의 먹지 않게 됩니다.

게다가 공부할때 뇌가 긴장해있는 각성된 상태가 되어, 식욕을 떨어뜨린다는 겁니다.

<질문>
결국 앉아서 무얼하느냐에 따라 음식을 섭취하는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쉬면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게 핵심입니다.

간식을 부르는 환경,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앞에서 인터넷을 한다거나 편한 자세로 스마트폰 하는 시간을 줄이는 겁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서 쉬더라도 식사시간 외에는 간식먹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게 좋겠죠.

<질문>
공부하면서 오래 앉아있는 건 괜찮은 거네요.

<답변>
일단 비만에 한해서는 그렇습니다만, 이번 연구결과를 공부를 할때 무조건 오래 앉아있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선 곤란합니다.

비만 걱정은 한시름 놓을 수 있지만, 또 다른 건강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일단, 오래 앉아 있으면 척추에 무리가 갑니다.

앉으면 서 있을 때에 비해 허리에 하중이 두 배 가량 더 미칩니다.

그러니까, 허리 디스크 발생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는 겁니다.

또 구부정한 자세로 목을 쭉 빼 책을 읽거나 모니터를 계속 보면 거북목 증후군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럴땐 서서 일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요즘 열풍이 불던데요.

<답변>
사실 정말 서서 일하는게 좋은지는 의문입니다.

오랫동안 서있으면 생기는 질환들이 있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인게 하지정맥류입니다.

이대목동병원에서 근로자 2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 4시간 이상 서서 일할 경우 하지정맥류 발생이 남성은 8배, 여성은 3배 높아진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계속 서있으면 중력의 영향으로 피가 계속 아래로 쏠리기 때문에 정맥판막이 손상되고 혈관이 늘어나서 피부가 울퉁불퉁 돌출되는 겁니다.

척추건강도 앉아 있는 자세가 허리에 더 좋지 않지만, 서있는 자세도 무리가 가긴 마찬가집니다.

서있을때 허리에 부담을 적게 주려면, 머리를 똑바로 들고, 턱을 가슴 쪽으로 당기고 배를 집어넣어줘야 하는데, 서서 장시간 일하다보면, 이런 자세를 유지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대부분 구부정하게 숙인 자세가 되거나 선 채로 책상에 기대는 등 허리에 무리가 가게 됩니다.

<질문>
무조건 서 있는 것도 좋지 않다는 말씀이군요.

<답변>
네, 서있더라도 움직여줘야 합니다. 정말 ‘스탠딩 데스크’의 취지를 살리려면 제자리에서 걸어주는게 좋은데요.

걷기를 해줘야 다리근육이 수축해 하지정맥류가 생기지 않도록 심장으로 피를 보내주고, 허리근력을 강화시켜 척추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무실에 제자리에서 걸을 수 있는 장비까지 갖춰놓긴 쉽지 않겠죠.

그래서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몸을 움직여주고 자세를 바꿔주는게 척추건강에 제일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특히 편하게 앉아 있을때 주전부리의 유혹을 뿌리쳐야 비만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앵커 멘트>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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