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간절한 이대호, 거포 본색으로 눈도장 ‘쾅’

입력 2016.03.08 (11:09) 수정 2016.03.0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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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미국프로야구에서 뛰는 9명의 한국인 중 절박하지 않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하지만 그동안 이룬 업적과 주변 시선, 현재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하면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만큼 간절한 선수는 별로 없다.

한국과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거액 잔류 계약을 뿌리치고 미국행을 택했다.

지난해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이대호는 오로지 꿈을 좇아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입단한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는 결국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그의 명성을 고려하면 굴욕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대호도 자존심이 상했을 법하지만 '실력으로 입증하겠다'며 태연한 모습이었다.

비자 문제로 인해 뒤늦게 시범경기에 나선 이대호는 공언대로 실력으로 자신의 진면목을 메이저리그에 알렸다.

첫인상부터가 강렬했다.

그는 지난 6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교체 출전해 우완 A.J. 아처의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쳤다.

메이저리그 첫 타석의 초구를 공략한 결과다.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항의 시위라도 하듯 시원한 안타를 날렸다.

이대호는 7일에는 타격감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대포를 터뜨리며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6-10으로 뒤진 8회말 좌완투수 맷 레이놀즈를 상대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시속 85마일(약 137㎞)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9회말에는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났다.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친 이대호는 시범경기 타율을 0.400(5타수 2안타)으로 끌어올렸다.

이대호의 홈런은 상대 투수 레이놀즈가 좌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시애틀의 주전 1루수는 구단이 밀워키 브루어스에 유망주 3명을 내주고 데려온 좌타 애덤 린드(33)다.

이대호가 이런 린드를 제치고 주전 1루수를 차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린드에게는 약점이 있다. 좌완 투수에 유독 약하다.

그는 지난해 20홈런을 기록했지만 이중 왼손 투수를 상대로 친 것은 하나도 없다. 우완,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각각 0.293, 0.221로 큰 차이가 난다.

현재 이대호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왼손 투수에 약한 린드와 플래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대호는 이날 좌완 투수를 상대로 대포를 쏘아 올리면서 자신이 린드의 플래툰 시스템 상대로 최적임자임을 과시했다.

경기를 마친 스콧 서비스 감독은 "흥미로운 타격이었다"며 "그는 무릎 아래에 파울 타구를 맞은 상황이었지만 그다음 공을 쳐내 480피트(약 146m)까지 내보냈다. 파워가 대단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

이대호는 첫 홈런을 쳐냈다는 사실에는 기쁨을 드러내면서도 "마지막 타석에서 병살타를 쳤다는 것이 기분 나쁘다"고 아쉬워했다.

이대호는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참가 중이다.

그는 지난 사흘간의 시범경기에서 '정교함을 갖춘 거포'로서의 자신의 본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지금처럼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만 보여주면 메이저리그 입성 가능성이 밝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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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 간절한 이대호, 거포 본색으로 눈도장 ‘쾅’
    • 입력 2016-03-08 11:09:37
    • 수정2016-03-08 14:10:40
    연합뉴스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에서 뛰는 9명의 한국인 중 절박하지 않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하지만 그동안 이룬 업적과 주변 시선, 현재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하면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만큼 간절한 선수는 별로 없다. 한국과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거액 잔류 계약을 뿌리치고 미국행을 택했다. 지난해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이대호는 오로지 꿈을 좇아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입단한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는 결국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그의 명성을 고려하면 굴욕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대호도 자존심이 상했을 법하지만 '실력으로 입증하겠다'며 태연한 모습이었다. 비자 문제로 인해 뒤늦게 시범경기에 나선 이대호는 공언대로 실력으로 자신의 진면목을 메이저리그에 알렸다. 첫인상부터가 강렬했다. 그는 지난 6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교체 출전해 우완 A.J. 아처의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쳤다. 메이저리그 첫 타석의 초구를 공략한 결과다.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항의 시위라도 하듯 시원한 안타를 날렸다. 이대호는 7일에는 타격감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대포를 터뜨리며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6-10으로 뒤진 8회말 좌완투수 맷 레이놀즈를 상대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시속 85마일(약 137㎞)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9회말에는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났다.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친 이대호는 시범경기 타율을 0.400(5타수 2안타)으로 끌어올렸다. 이대호의 홈런은 상대 투수 레이놀즈가 좌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시애틀의 주전 1루수는 구단이 밀워키 브루어스에 유망주 3명을 내주고 데려온 좌타 애덤 린드(33)다. 이대호가 이런 린드를 제치고 주전 1루수를 차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린드에게는 약점이 있다. 좌완 투수에 유독 약하다. 그는 지난해 20홈런을 기록했지만 이중 왼손 투수를 상대로 친 것은 하나도 없다. 우완,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각각 0.293, 0.221로 큰 차이가 난다. 현재 이대호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왼손 투수에 약한 린드와 플래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대호는 이날 좌완 투수를 상대로 대포를 쏘아 올리면서 자신이 린드의 플래툰 시스템 상대로 최적임자임을 과시했다. 경기를 마친 스콧 서비스 감독은 "흥미로운 타격이었다"며 "그는 무릎 아래에 파울 타구를 맞은 상황이었지만 그다음 공을 쳐내 480피트(약 146m)까지 내보냈다. 파워가 대단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 이대호는 첫 홈런을 쳐냈다는 사실에는 기쁨을 드러내면서도 "마지막 타석에서 병살타를 쳤다는 것이 기분 나쁘다"고 아쉬워했다. 이대호는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참가 중이다. 그는 지난 사흘간의 시범경기에서 '정교함을 갖춘 거포'로서의 자신의 본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지금처럼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만 보여주면 메이저리그 입성 가능성이 밝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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