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찜찜한 오리온, 져도 느긋한 모비스

입력 2016.03.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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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과 울산 모비스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경기 결과에도 분위기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오리온은 모비스를 상대로 69-68,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따냈지만 만족해하지 않았고, 반대로 모비스는 아깝게 지고도 여유가 느껴졌다.

이는 경기 후 양 감독의 소감에서 잘 나타났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8일 경기가 끝나고 나서 "운이 좋아서 이겼다.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말한 반면,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졌어도 경기 내용은 아주 좋았다"는 소감을 내놨다.

그도 그럴 것이 오리온은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 중 하나다.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81.2점을 올리며 안양 KGC인삼공사(81.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원주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경기당 89점을 넣는 폭발력으로 3경기 만에 동부를 넉아웃시켰다.

이에 반해 모비스는 최강의 수비력을 갖췄다.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71.7점밖에 실점하지 않아 2위 동부(76.7)와도 무려 5점 차이가 난다.

모비스는 '짠물 수비'로 정규리그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접전 끝에 '창'이 승리하긴 했지만 '방패'를 시원하게 뚫지 못한 데서 찜찜함이 있다.

모비스는 애초 이날 경기에서 오리온을 70점 이하로 묶으려는 압박 수비를 들고 나왔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경기 막판 오리온 문태종에 3점슛을 허용하고, 반칙 작전으로 조 잭슨에게 자유투를 내준 뒤 두 번째 공의 리바운드를 잡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패인이 됐지만 이날 경기 내용은 모비스의 작전이 먹힌 셈이다.

오리온이 이날 올린 득점은 정규리그 평균 득점에는 12점, 6강 플레이오프 평균 득점에는 무려 20점이 모자랐다.

3점슛은 평균 7.4개에 모자란 6개에 그쳤고 가장 낮은 수치를 자랑하는 턴오버는 모비스 수비에 막혀 평균 10개보다 4개를 더 했다.

주포인 애런 헤인즈가 22점을 넣긴 했지만, 모비스 수비를 좀처럼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다. 22점 중 8점이 자유투였다.

1차전을 이겼다고 해도 자신만의 색깔을 내지 못한 오리온으로서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이유다.

반면 모비스로서는 원하는 플레이를 했던 만큼 졌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다.

2001-2002시즌 이후 14년 만에 플레이오프 우승을 노리는 오리온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려면 공격력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이 4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모비스의 '방패'를 어떻게 뚫을지 2, 3차전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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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겨도 찜찜한 오리온, 져도 느긋한 모비스
    • 입력 2016-03-09 09:17:02
    연합뉴스
고양 오리온과 울산 모비스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경기 결과에도 분위기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오리온은 모비스를 상대로 69-68,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따냈지만 만족해하지 않았고, 반대로 모비스는 아깝게 지고도 여유가 느껴졌다.

이는 경기 후 양 감독의 소감에서 잘 나타났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8일 경기가 끝나고 나서 "운이 좋아서 이겼다.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말한 반면,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졌어도 경기 내용은 아주 좋았다"는 소감을 내놨다.

그도 그럴 것이 오리온은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 중 하나다.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81.2점을 올리며 안양 KGC인삼공사(81.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원주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경기당 89점을 넣는 폭발력으로 3경기 만에 동부를 넉아웃시켰다.

이에 반해 모비스는 최강의 수비력을 갖췄다.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71.7점밖에 실점하지 않아 2위 동부(76.7)와도 무려 5점 차이가 난다.

모비스는 '짠물 수비'로 정규리그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접전 끝에 '창'이 승리하긴 했지만 '방패'를 시원하게 뚫지 못한 데서 찜찜함이 있다.

모비스는 애초 이날 경기에서 오리온을 70점 이하로 묶으려는 압박 수비를 들고 나왔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경기 막판 오리온 문태종에 3점슛을 허용하고, 반칙 작전으로 조 잭슨에게 자유투를 내준 뒤 두 번째 공의 리바운드를 잡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패인이 됐지만 이날 경기 내용은 모비스의 작전이 먹힌 셈이다.

오리온이 이날 올린 득점은 정규리그 평균 득점에는 12점, 6강 플레이오프 평균 득점에는 무려 20점이 모자랐다.

3점슛은 평균 7.4개에 모자란 6개에 그쳤고 가장 낮은 수치를 자랑하는 턴오버는 모비스 수비에 막혀 평균 10개보다 4개를 더 했다.

주포인 애런 헤인즈가 22점을 넣긴 했지만, 모비스 수비를 좀처럼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다. 22점 중 8점이 자유투였다.

1차전을 이겼다고 해도 자신만의 색깔을 내지 못한 오리온으로서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이유다.

반면 모비스로서는 원하는 플레이를 했던 만큼 졌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다.

2001-2002시즌 이후 14년 만에 플레이오프 우승을 노리는 오리온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려면 공격력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이 4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모비스의 '방패'를 어떻게 뚫을지 2, 3차전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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