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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패’ 이세돌, 생각보다 강한 알파고에 당황했나?
입력 2016.03.09 (17:20) 수정 2016.03.09 (17:21) 연합뉴스
'쎈돌'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과의 역사적 첫 대결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세돌 9단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에 186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판후이와 대결때 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보였다.

이세돌 9단이 "한 판이라도 지면 알파고의 승리"라며 5전 전승을 점쳤을 때의 알파고가 아니였다.

이세돌 9단의 스승인 권갑용 8단은 "알파고는 엄청 잘 두는 듯하다"며 "간혹 어려운 수에서 실수 같은 수를 놓았지만, 수읽기가 굉장히 세다"고 평했다.

제5국 심판을 맡은 이다혜 4단도 "오늘 경기만 보면 알파고는 최정상급"이라고 평가했다.

상대가 자신의 예상보다 센 것으로 나타나자 이세돌 9단이 흔들렸다.

심리 상태도 대국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8단도 대국 중 긴장한 듯 웃거나 굳은 표정을 짓는 이세돌 9단을 보고 "세돌의 저런 표정은 처음"이라고 놀랐을 정도다.

이세돌 9단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를 한다. 인간적인 실수가 나오면 (내가) 질 수도 있겠다"고 말했고, 이 예상은 현실이 됐다.

속을 알 수 없는 알파고의 기풍도 당황스러웠다.

흑을 잡은 이세돌 9단이 우상귀 소목에 첫 수를 두자 알파고는 1분30초 시간을 끈 뒤 좌상귀 화점에 돌을 놓았다.

알파고는 첫 수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들인 듯했지만, 이는 대부분의 수를 1∼2분만에 두는 일관적인 모습으로 이어졌다.

또 전투할 때는 기계처럼 저돌적이었다.

이 4단은 "사람은 순간순간 타협을 하기 쉽다. 그러나 알파고는 전투가 벌어지자 타협을 하지 않았고, 된다 싶으면 끝까지 갔다"며 "사람은 심리가 흔들리는데 기계이다 보니 물러서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국에서 일방적 기 싸움을 벌여야 했던 이세돌 9단은 종잡을 수 없는 알파고의 수에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0월 알파고에게 5대 0으로 완패한 유럽 프로기사 판후이 2단도 감정이 없는 알파고를 상대하다가 스스로 무너졌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직접 상대하기 전부터 "숱한 대국을 해왔지만, 이런 생소한 느낌은 정말 처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람과 바둑을 둘 때는 (상대의) 기분이나 기세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알파고에게서는 그런 것을 읽을 수 없어서 혼자 두는 느낌이 들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머릿속으로 알파고와 대국하는 '가상훈련'으로 이 상황에 대비했지만, 실제 알파고와 상대하는 것은 생각보다 더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낯섦은 경험을 통해 익숙해진다.

이세돌 9단은 첫판에서 지면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결승 3번기, 5번기에서 첫판을 지고 들어간 경험이 있어서 판후이처럼 첫판을 진다고 해도 그렇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첫 판 결과에 개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 대로 이세돌 9단은 통산 1천184승 3무 495패를 기록하고 47개의 우승 타이틀(세계대회 우승 18회)을 거머쥔 고수 중의 고수다.

그는 이미 "5대 0으로 승리하는 확률은 안 될 수도 있다"며 5번기 중 적어도 한 판은 질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이제 알파고와 대국하는 기분을 경험한 이세돌 9단은 10일 제2국에서 만회를 노린다.
  • ‘충격패’ 이세돌, 생각보다 강한 알파고에 당황했나?
    • 입력 2016-03-09 17:20:46
    • 수정2016-03-09 17:21:35
    연합뉴스
'쎈돌'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과의 역사적 첫 대결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세돌 9단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에 186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판후이와 대결때 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보였다.

이세돌 9단이 "한 판이라도 지면 알파고의 승리"라며 5전 전승을 점쳤을 때의 알파고가 아니였다.

이세돌 9단의 스승인 권갑용 8단은 "알파고는 엄청 잘 두는 듯하다"며 "간혹 어려운 수에서 실수 같은 수를 놓았지만, 수읽기가 굉장히 세다"고 평했다.

제5국 심판을 맡은 이다혜 4단도 "오늘 경기만 보면 알파고는 최정상급"이라고 평가했다.

상대가 자신의 예상보다 센 것으로 나타나자 이세돌 9단이 흔들렸다.

심리 상태도 대국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8단도 대국 중 긴장한 듯 웃거나 굳은 표정을 짓는 이세돌 9단을 보고 "세돌의 저런 표정은 처음"이라고 놀랐을 정도다.

이세돌 9단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를 한다. 인간적인 실수가 나오면 (내가) 질 수도 있겠다"고 말했고, 이 예상은 현실이 됐다.

속을 알 수 없는 알파고의 기풍도 당황스러웠다.

흑을 잡은 이세돌 9단이 우상귀 소목에 첫 수를 두자 알파고는 1분30초 시간을 끈 뒤 좌상귀 화점에 돌을 놓았다.

알파고는 첫 수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들인 듯했지만, 이는 대부분의 수를 1∼2분만에 두는 일관적인 모습으로 이어졌다.

또 전투할 때는 기계처럼 저돌적이었다.

이 4단은 "사람은 순간순간 타협을 하기 쉽다. 그러나 알파고는 전투가 벌어지자 타협을 하지 않았고, 된다 싶으면 끝까지 갔다"며 "사람은 심리가 흔들리는데 기계이다 보니 물러서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국에서 일방적 기 싸움을 벌여야 했던 이세돌 9단은 종잡을 수 없는 알파고의 수에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0월 알파고에게 5대 0으로 완패한 유럽 프로기사 판후이 2단도 감정이 없는 알파고를 상대하다가 스스로 무너졌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직접 상대하기 전부터 "숱한 대국을 해왔지만, 이런 생소한 느낌은 정말 처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람과 바둑을 둘 때는 (상대의) 기분이나 기세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알파고에게서는 그런 것을 읽을 수 없어서 혼자 두는 느낌이 들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머릿속으로 알파고와 대국하는 '가상훈련'으로 이 상황에 대비했지만, 실제 알파고와 상대하는 것은 생각보다 더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낯섦은 경험을 통해 익숙해진다.

이세돌 9단은 첫판에서 지면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결승 3번기, 5번기에서 첫판을 지고 들어간 경험이 있어서 판후이처럼 첫판을 진다고 해도 그렇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첫 판 결과에 개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 대로 이세돌 9단은 통산 1천184승 3무 495패를 기록하고 47개의 우승 타이틀(세계대회 우승 18회)을 거머쥔 고수 중의 고수다.

그는 이미 "5대 0으로 승리하는 확률은 안 될 수도 있다"며 5번기 중 적어도 한 판은 질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이제 알파고와 대국하는 기분을 경험한 이세돌 9단은 10일 제2국에서 만회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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