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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애니메이션 전형 탈피한 수작 ‘아노말리사’
입력 2016.03.09 (20:11) 연합뉴스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마이클은 인생이 지루하고 고독한 중년 남성이다.

'고객을 어떻게 대할까'를 쓴 유명 작가이자 동기유발 전문가인 마이클은 강연차 신시내티로 출장을 떠나게 된다.

숙소인 프레골리 호텔에 도착한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내 외로움에 빠진다. 공허함에 옛 애인을 만났으나 낭패만 본 뒤 더 깊은 우울감을 느낀다.

호텔로 돌아온 마이클은 우연히 제과회사 세일즈 담당자 리사와 마주치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가슴 설레는 감정이 끓어 오른다.

8년 동안 애인이 없었던 리사는 자신의 외모와 능력에 자신감이 매우 떨어지는 노처녀이다.

그러나 마이클은 리사와 함께 있으면 자포자기의 권태로운 삶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고 직감한다.

리사와 아름답고 부드러운 하룻밤을 보낸 마이클은 그녀와 남은 삶을 함께하리라고 결심한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보통 어린이 관객층의 동심을 파고드는 단순하고 유쾌한 영화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노말리사'는 이런 애니메이션의 전형(典型)을 완전히 탈피했다.

영화는 중년 남성 마이클의 외롭고 지루한 삶, 그리고 그가 만난 리사가 영혼의 반려자라는 점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구현했다.

극 중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들리는 목소리는 단 세 명뿐이다. 마이클과 리사의 목소리를 제외한 다른 모든 배역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결같이 억양 없는 단조로운 목소리와 어투다.

또 마이클의 시각에선 그에게 호감을 보이는 이들이 리사를 제외하고 모두 같은 얼굴로 보인다는 점이 재미있다.

이 영화의 제목인 '아노말리사'(Anomalisa)는 마이클이 리사를 위해 붙인 별칭이다. 예외라는 뜻을 지닌 아노말리(anomaly)라는 단어에 리사(lisa)의 이름을 붙여 특별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장치로 인해 영화는 인간관계에 대한 희망과 행복은 과연 무엇인지, 철학의 범주로 그 영역을 확장한다.

또 대단히 낯설고도 창의적인 방식의 로맨스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그 메시지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갈 곳을 잃은 외롭고 실의에 빠진 현대인들의 가슴을 위로한다.

'스톱 모션'(여러 대의 카메라로 정지된 물체의 위치를 바꿔가며 촬영해 만든 영상) 기법을 통한 캐릭터의 구현과 움직임에도 장인정신이 돋보인다.

1천 개가 넘는 얼굴과 의상, 소품이 만들어졌으며 작은 인형들의 움직임을 한 프레임씩 촬영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약 3년간의 제작기간 동안 총 11만8천89개의 프레임을 만들어내며 스톱 모션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특히 마이클과 리사의 정사 장면은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수한 틀 속에서 이뤄져 강렬하게 다가온다. 우습거나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세밀한 작업이 이뤄졌다. 실사 영화와 다름 없이 유려하고 부드러운 연출이다.

절실하고 진정성 있는 마이클과 리사의 대화가 더해지면서 처음에 인형으로 보이던 두 주인공은 점점 감정적이고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된다.

'존 말코비치 되기'(2000), '어댑테이션'(2003), '이터널 선샤인'(2005) 등의 각본을 맡은 찰리 카우프만이 각본과 공동 연출·제작을 맡은 첫 번째 애니메이션이다. '아노말리사'는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3월 30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90분.
  • [새영화] 애니메이션 전형 탈피한 수작 ‘아노말리사’
    • 입력 2016-03-09 20:11:16
    연합뉴스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마이클은 인생이 지루하고 고독한 중년 남성이다.

'고객을 어떻게 대할까'를 쓴 유명 작가이자 동기유발 전문가인 마이클은 강연차 신시내티로 출장을 떠나게 된다.

숙소인 프레골리 호텔에 도착한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내 외로움에 빠진다. 공허함에 옛 애인을 만났으나 낭패만 본 뒤 더 깊은 우울감을 느낀다.

호텔로 돌아온 마이클은 우연히 제과회사 세일즈 담당자 리사와 마주치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가슴 설레는 감정이 끓어 오른다.

8년 동안 애인이 없었던 리사는 자신의 외모와 능력에 자신감이 매우 떨어지는 노처녀이다.

그러나 마이클은 리사와 함께 있으면 자포자기의 권태로운 삶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고 직감한다.

리사와 아름답고 부드러운 하룻밤을 보낸 마이클은 그녀와 남은 삶을 함께하리라고 결심한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보통 어린이 관객층의 동심을 파고드는 단순하고 유쾌한 영화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노말리사'는 이런 애니메이션의 전형(典型)을 완전히 탈피했다.

영화는 중년 남성 마이클의 외롭고 지루한 삶, 그리고 그가 만난 리사가 영혼의 반려자라는 점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구현했다.

극 중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들리는 목소리는 단 세 명뿐이다. 마이클과 리사의 목소리를 제외한 다른 모든 배역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결같이 억양 없는 단조로운 목소리와 어투다.

또 마이클의 시각에선 그에게 호감을 보이는 이들이 리사를 제외하고 모두 같은 얼굴로 보인다는 점이 재미있다.

이 영화의 제목인 '아노말리사'(Anomalisa)는 마이클이 리사를 위해 붙인 별칭이다. 예외라는 뜻을 지닌 아노말리(anomaly)라는 단어에 리사(lisa)의 이름을 붙여 특별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장치로 인해 영화는 인간관계에 대한 희망과 행복은 과연 무엇인지, 철학의 범주로 그 영역을 확장한다.

또 대단히 낯설고도 창의적인 방식의 로맨스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그 메시지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갈 곳을 잃은 외롭고 실의에 빠진 현대인들의 가슴을 위로한다.

'스톱 모션'(여러 대의 카메라로 정지된 물체의 위치를 바꿔가며 촬영해 만든 영상) 기법을 통한 캐릭터의 구현과 움직임에도 장인정신이 돋보인다.

1천 개가 넘는 얼굴과 의상, 소품이 만들어졌으며 작은 인형들의 움직임을 한 프레임씩 촬영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약 3년간의 제작기간 동안 총 11만8천89개의 프레임을 만들어내며 스톱 모션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특히 마이클과 리사의 정사 장면은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수한 틀 속에서 이뤄져 강렬하게 다가온다. 우습거나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세밀한 작업이 이뤄졌다. 실사 영화와 다름 없이 유려하고 부드러운 연출이다.

절실하고 진정성 있는 마이클과 리사의 대화가 더해지면서 처음에 인형으로 보이던 두 주인공은 점점 감정적이고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된다.

'존 말코비치 되기'(2000), '어댑테이션'(2003), '이터널 선샤인'(2005) 등의 각본을 맡은 찰리 카우프만이 각본과 공동 연출·제작을 맡은 첫 번째 애니메이션이다. '아노말리사'는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3월 30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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