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수정 시술 난임여성 “비용문제가 가장 고통”

입력 2016.03.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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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여성들은 비용 문제 때문에 가장 고통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프로그램 운영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책임연구자 황나미 선임연구위원)를 보면, 지난 2014년 정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으로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난임 여성 1천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81.9%는 비용 부담 때문에 체외수정 시술에 따른 정신적·심리적 고통 정도가 심각(매우 심각 포함)하다고 응답했다.

정부는 체외수정 시술 당 총 시술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시술비를 4회(신선 배아 기준)까지 지원한다. 하지만 4회의 체외수정 시술로는 대부분 임신에 성공하지 못한다. 그 이후 시술비 전액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황 연구위원은 "이런 이유로 비용부담 문제가 대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응답자가 두 번째로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는 '정신적 고통과 고립감, 우울감'(59.6%)이었다. 난임 여성 중에서 중점관리 대상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정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들에게 나타난 감정상태 중 자녀를 갖지 못한다는 죄책감은 41.0%에 달했다. 자살 생각으로 심각한 어려움이 있었던 경우도 13.7%였다.

조사대상자들은 신체적 고통으로 불안·비정상적 가슴 두근거림(45.8%)에 시달렸고, 두통(27.9%)과 소화불량 등 소화기계 질환(25%)도 앓았다. 사회활동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절반 이상(53.3%)이 일상생활의 무력감에 힘들어했고, 43%는 대인관계에서 위축감을 느꼈다. 가족과의 갈등도 심각했다. 34.4%가 시댁 부모 또는 가족의 편견으로 고통받았고, 남편의 비협조와 무시 때문에 11.3%가 괴로워했다.

이처럼 난임 때문에 고통받지만, 겨우 5.4%만이 민간 의료기관을 찾아 난임 관련 상담 또는 진료를 받았을 뿐이다.

정부는 저출산을 극복하고자 2006년부터 난임 부부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국 월평균 소득 150% 이하의 가구에 인공수정(1회당 최고 50만원) 3회, 체외수정(1회당 150만원) 4회의 시술비를 대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0여만명이 난임으로 진단받지만,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난임 여성의 약 40%만이 임신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에 성공 못 한 난임 여성들은 장기간 난임을 극복하고자 보조생식 시술을 받으며 신체적, 정서적 고통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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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외수정 시술 난임여성 “비용문제가 가장 고통”
    • 입력 2016-03-14 08:01:44
    사회
난임 여성들은 비용 문제 때문에 가장 고통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주요 선진국의 난임 상담프로그램 운영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책임연구자 황나미 선임연구위원)를 보면, 지난 2014년 정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으로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난임 여성 1천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81.9%는 비용 부담 때문에 체외수정 시술에 따른 정신적·심리적 고통 정도가 심각(매우 심각 포함)하다고 응답했다.

정부는 체외수정 시술 당 총 시술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시술비를 4회(신선 배아 기준)까지 지원한다. 하지만 4회의 체외수정 시술로는 대부분 임신에 성공하지 못한다. 그 이후 시술비 전액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황 연구위원은 "이런 이유로 비용부담 문제가 대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응답자가 두 번째로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는 '정신적 고통과 고립감, 우울감'(59.6%)이었다. 난임 여성 중에서 중점관리 대상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정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들에게 나타난 감정상태 중 자녀를 갖지 못한다는 죄책감은 41.0%에 달했다. 자살 생각으로 심각한 어려움이 있었던 경우도 13.7%였다.

조사대상자들은 신체적 고통으로 불안·비정상적 가슴 두근거림(45.8%)에 시달렸고, 두통(27.9%)과 소화불량 등 소화기계 질환(25%)도 앓았다. 사회활동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절반 이상(53.3%)이 일상생활의 무력감에 힘들어했고, 43%는 대인관계에서 위축감을 느꼈다. 가족과의 갈등도 심각했다. 34.4%가 시댁 부모 또는 가족의 편견으로 고통받았고, 남편의 비협조와 무시 때문에 11.3%가 괴로워했다.

이처럼 난임 때문에 고통받지만, 겨우 5.4%만이 민간 의료기관을 찾아 난임 관련 상담 또는 진료를 받았을 뿐이다.

정부는 저출산을 극복하고자 2006년부터 난임 부부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국 월평균 소득 150% 이하의 가구에 인공수정(1회당 최고 50만원) 3회, 체외수정(1회당 150만원) 4회의 시술비를 대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0여만명이 난임으로 진단받지만,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난임 여성의 약 40%만이 임신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에 성공 못 한 난임 여성들은 장기간 난임을 극복하고자 보조생식 시술을 받으며 신체적, 정서적 고통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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