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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또다시 빼앗긴 어린 생명
입력 2016.03.15 (07:36) 수정 2016.03.15 (08:20) 뉴스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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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계모와 친아버지에게 잔혹한 학대를 당하다 숨진 뒤 암매장 된 7살 원영군 사건에 대한 현장 검증이 어제 오후 있었습니다. 지독한 굶주림과 저체온, 계속된 폭행으로 인한 피하 출혈로 숨진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잇단 아동 학대 사건의 와중에 더 잔인하고 더 끔찍한 일이 벌어져도 제대로 손쓰지 못한 우리 사회.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원영 군이 학대를 당하고 참혹하게 숨져가던 때는 온 사회가 자녀 학대 사망사건으로 충격을 받고, 관계 당국이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벌이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14년 3월에는 아동보호기관에 원영 군에 대한 학대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이 생기기 전이라 경찰의 수사는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아동보호기관 상담원이 친아버지를 만나 현장조사를 한 이후 장기보호시설에 위탁하기로 했지만 친권자인 아버지의 반대로 또 한 번의 구조 기회도 놓쳤습니다.
원영군은 숨지기 전 석 달 동안이나 욕실에 감금돼 심한 학대를 당했고 동네 주민들도 그 이후 보지 못했지만 당사자들 외에는 어느 누구도 이들의 학대 사실을 알아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상당수의 아동 학대 사건이 그랬듯이 이번에도 친부와 계모라는 가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웬만한 사회적 네트워크로는 학대를 막기 곤란한 상황이었습니다. 피의자들은 살해 암매장 이후에도 죄책감은커녕 '잘 키우자'는 내용의 대화를 녹음하고 문자를 주고받는 등 범죄를 숨기기 위해 또 다른 범죄행위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까지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한 행위를 일삼는 인간성 상실의 상황을 지켜만 봐야 하는 우리 사회는 이미 대수술을 필요로 하는 중환자 수준일 것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아동 보호 대책과 법률이 쏟아졌지만 우리 사회는 또 다시 소중한 생명줄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참담한 아동 학대를 막을 강력한 제도와 촘촘한 시스템 마련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 회복을 위한 운동과 고립된 가정을 공동체나 지역사회와 연결하려는 노력도 보다 강화돼야 할 시점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뉴스해설] 또다시 빼앗긴 어린 생명
    • 입력 2016-03-15 07:40:14
    • 수정2016-03-15 08: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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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계모와 친아버지에게 잔혹한 학대를 당하다 숨진 뒤 암매장 된 7살 원영군 사건에 대한 현장 검증이 어제 오후 있었습니다. 지독한 굶주림과 저체온, 계속된 폭행으로 인한 피하 출혈로 숨진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잇단 아동 학대 사건의 와중에 더 잔인하고 더 끔찍한 일이 벌어져도 제대로 손쓰지 못한 우리 사회.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원영 군이 학대를 당하고 참혹하게 숨져가던 때는 온 사회가 자녀 학대 사망사건으로 충격을 받고, 관계 당국이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벌이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14년 3월에는 아동보호기관에 원영 군에 대한 학대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이 생기기 전이라 경찰의 수사는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아동보호기관 상담원이 친아버지를 만나 현장조사를 한 이후 장기보호시설에 위탁하기로 했지만 친권자인 아버지의 반대로 또 한 번의 구조 기회도 놓쳤습니다.
원영군은 숨지기 전 석 달 동안이나 욕실에 감금돼 심한 학대를 당했고 동네 주민들도 그 이후 보지 못했지만 당사자들 외에는 어느 누구도 이들의 학대 사실을 알아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상당수의 아동 학대 사건이 그랬듯이 이번에도 친부와 계모라는 가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웬만한 사회적 네트워크로는 학대를 막기 곤란한 상황이었습니다. 피의자들은 살해 암매장 이후에도 죄책감은커녕 '잘 키우자'는 내용의 대화를 녹음하고 문자를 주고받는 등 범죄를 숨기기 위해 또 다른 범죄행위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까지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한 행위를 일삼는 인간성 상실의 상황을 지켜만 봐야 하는 우리 사회는 이미 대수술을 필요로 하는 중환자 수준일 것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아동 보호 대책과 법률이 쏟아졌지만 우리 사회는 또 다시 소중한 생명줄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참담한 아동 학대를 막을 강력한 제도와 촘촘한 시스템 마련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 회복을 위한 운동과 고립된 가정을 공동체나 지역사회와 연결하려는 노력도 보다 강화돼야 할 시점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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