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시니어 낙원’…수십억 ‘헛돈’

입력 2016.03.16 (21:39) 수정 2016.03.1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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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퇴직자들의 귀향 귀촌을 유인하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수십억 원을 지원해, 이른바 '시니어 낙원'이라는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했는데요.

풍경이 좋은 곳마다 전원주택이 들어서긴 했지만, 정착 귀촌인은 없고, 휴일 별장으로만 쓰이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급 전원주택이 즐비한 한 마을.

귀촌을 조건으로 강원도 등이 3억 원을 지원한 이른바 '시니어 낙원' 입니다.

하지만, 상주하는 6집을 빼면, 주말이나 휴일 쓰는 별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녹취> "(실례합니다. 계세요?) ..."

주소도 대부분 가족 중 한 사람만 옮겼습니다.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여기 주민등록 주소로만 보면 여자 혼자 살아. 여자들이 제일 많으니까. 세대당 한 명씩."

2억 원이 지원돼 주택 17채가 들어선 또 다른 '시니어 낙원'.

큰 정원까지 딸린 주택이지만, 대부분 텅 비었습니다.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집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고, 세컨하우스(별장) 개념으로 하는 거니까요."

강원도와 각 시군은 도로 포장과 전기 시설 등에 '시니어 낙원' 한 곳당 2,3억 원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상주해야 한다는 등의 제한 조건이 없다 보니 실제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녹취> 홍천군 관계자(음성변조) : "가급적 주소 이전을 하시라고 유도를 하긴 하죠. 그런데 법적으로 어떻게 하긴 좀 그렇죠."

결국, 외지인 별장을 짓는 데 수억 원씩 지원한 셈입니다.

사후 관리도 부실합니다.

서류상에는 289가구가 이주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이주했고, 어떤 형태로 거주하고 있는 지 강원도나 자치단체 어디에서도 관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별장' 단지로 전락한 18곳의 '시니어 낙원' 조성에 강원도가 지난 7년 동안 지원한 예산은 29억 원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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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16 21:39:59
    • 수정2016-03-16 22: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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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퇴직자들의 귀향 귀촌을 유인하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수십억 원을 지원해, 이른바 '시니어 낙원'이라는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했는데요.

풍경이 좋은 곳마다 전원주택이 들어서긴 했지만, 정착 귀촌인은 없고, 휴일 별장으로만 쓰이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급 전원주택이 즐비한 한 마을.

귀촌을 조건으로 강원도 등이 3억 원을 지원한 이른바 '시니어 낙원' 입니다.

하지만, 상주하는 6집을 빼면, 주말이나 휴일 쓰는 별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녹취> "(실례합니다. 계세요?) ..."

주소도 대부분 가족 중 한 사람만 옮겼습니다.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여기 주민등록 주소로만 보면 여자 혼자 살아. 여자들이 제일 많으니까. 세대당 한 명씩."

2억 원이 지원돼 주택 17채가 들어선 또 다른 '시니어 낙원'.

큰 정원까지 딸린 주택이지만, 대부분 텅 비었습니다.

<녹취> 입주민(음성변조) : "(집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고, 세컨하우스(별장) 개념으로 하는 거니까요."

강원도와 각 시군은 도로 포장과 전기 시설 등에 '시니어 낙원' 한 곳당 2,3억 원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상주해야 한다는 등의 제한 조건이 없다 보니 실제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녹취> 홍천군 관계자(음성변조) : "가급적 주소 이전을 하시라고 유도를 하긴 하죠. 그런데 법적으로 어떻게 하긴 좀 그렇죠."

결국, 외지인 별장을 짓는 데 수억 원씩 지원한 셈입니다.

사후 관리도 부실합니다.

서류상에는 289가구가 이주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이주했고, 어떤 형태로 거주하고 있는 지 강원도나 자치단체 어디에서도 관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별장' 단지로 전락한 18곳의 '시니어 낙원' 조성에 강원도가 지난 7년 동안 지원한 예산은 29억 원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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