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맥주’·‘농약우유’로 옛 애인 살해 시도

입력 2016.03.17 (15:54) 수정 2016.03.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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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소주와 농약사이다 사건의 범행 수법을 모방해 맥주와 우유에 농약을 타서 옛 애인을 죽이려한 모방 범죄가 부산에서 발생했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딴 여자를 만나는 데 앙심을 품고 농약을 탄 맥주와 우유로 두 사람을 살해하려 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농약을 탄 맥주와 과일 등이 들어 있는 쇼핑백.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농약을 탄 맥주와 과일 등이 들어 있는 쇼핑백.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


부산 동구에 사는 A(52·여)씨는 지난 11일 오후, 외출했다가 현관문 앞에 놓인 쇼핑백을 발견했다.

쇼핑백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거봉 포도와 쥐포, 그리고 페트병 맥주가 놓여 있었다.

쇼핑백에는 장애인협회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당연히 장애인협회가 가져다 놓은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쇼핑백에 든 페트병 맥주를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플라스틱으로 된 맥주병 아래에 구멍이 뚫렸고 이를 메운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닥에 구멍을 뚫고 농약을 넣은 뒤 밀봉한 플라스틱 맥주병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바닥에 구멍을 뚫고 농약을 넣은 뒤 밀봉한 플라스틱 맥주병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


5일 뒤인 16일 오후에도 비슷한 일이 또 발생했다. 매일 받아먹는 현관문 앞 가방 속에 들어 있던 요구르트와 1ℓ짜리 우유에도 누군가 손을 댔던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구르트는 뚜껑이 엉성하게 닫혀 있었고 우유도 밑바닥에 구멍을 뚫었다가 밀봉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농약을 넣고 우유병 바닥을 밀봉한 흔적 (사진제공:부산동부경찰서)농약을 넣고 우유병 바닥을 밀봉한 흔적 (사진제공:부산동부경찰서)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 녹화 영상에서 한 여성이 쇼핑백을 들고 A씨 집 현관문으로 가는 장면을 찾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A씨와 교제 중인 B(51)씨의 전 여자친구인 양모(52)씨였다.

3년 전 B씨를 만나 2년간 교제하다가 1년 전 헤어진 양씨는 이별을 통보한 남자친구가 A씨를 만나 같이 사는 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두 사람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철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농약을 탄 맥주가 든 쇼핑백을 들고 가는 차량 블랙박스 사진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농약을 탄 맥주가 든 쇼핑백을 들고 가는 차량 블랙박스 사진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


양씨는 길거리에서 주운 못을 불로 달궈 플라스틱 우유 통과 맥주 통 밑바닥에 구멍을 뚫은 뒤 미리 사둔 농약을 붓고 플라스틱 빨대를 녹여 다시 구멍을 메우는 치밀함을 보였다.

농약맥주 등이 든 쇼핑백에는 범행을 감추려고 장애인협회 스티커를 붙였다.

양씨는 또 농약을 탄 맥주 등을 A씨 집 현관문 앞에 놓은 11일 오후에 맥주를 마셨는지를 확인하려고 공중전화로 A씨와 B씨에게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양씨는 최근 농약을 몰래 탄 음료수나 소주로 지인 등을 살해한 사건 보도를 보고 이번 범행을 계획했다고 털어놨다.

양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이씨와 김씨에게 10여 차례에 걸쳐 욕설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입건되기도 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17일 살인 미수 혐의로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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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약맥주’·‘농약우유’로 옛 애인 살해 시도
    • 입력 2016-03-17 15:54:08
    • 수정2016-03-17 15:55:54
    취재K
농약소주와 농약사이다 사건의 범행 수법을 모방해 맥주와 우유에 농약을 타서 옛 애인을 죽이려한 모방 범죄가 부산에서 발생했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딴 여자를 만나는 데 앙심을 품고 농약을 탄 맥주와 우유로 두 사람을 살해하려 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농약을 탄 맥주와 과일 등이 들어 있는 쇼핑백.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


부산 동구에 사는 A(52·여)씨는 지난 11일 오후, 외출했다가 현관문 앞에 놓인 쇼핑백을 발견했다.

쇼핑백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거봉 포도와 쥐포, 그리고 페트병 맥주가 놓여 있었다.

쇼핑백에는 장애인협회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당연히 장애인협회가 가져다 놓은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쇼핑백에 든 페트병 맥주를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플라스틱으로 된 맥주병 아래에 구멍이 뚫렸고 이를 메운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닥에 구멍을 뚫고 농약을 넣은 뒤 밀봉한 플라스틱 맥주병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


5일 뒤인 16일 오후에도 비슷한 일이 또 발생했다. 매일 받아먹는 현관문 앞 가방 속에 들어 있던 요구르트와 1ℓ짜리 우유에도 누군가 손을 댔던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구르트는 뚜껑이 엉성하게 닫혀 있었고 우유도 밑바닥에 구멍을 뚫었다가 밀봉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농약을 넣고 우유병 바닥을 밀봉한 흔적 (사진제공:부산동부경찰서)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 녹화 영상에서 한 여성이 쇼핑백을 들고 A씨 집 현관문으로 가는 장면을 찾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A씨와 교제 중인 B(51)씨의 전 여자친구인 양모(52)씨였다.

3년 전 B씨를 만나 2년간 교제하다가 1년 전 헤어진 양씨는 이별을 통보한 남자친구가 A씨를 만나 같이 사는 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두 사람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철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농약을 탄 맥주가 든 쇼핑백을 들고 가는 차량 블랙박스 사진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


양씨는 길거리에서 주운 못을 불로 달궈 플라스틱 우유 통과 맥주 통 밑바닥에 구멍을 뚫은 뒤 미리 사둔 농약을 붓고 플라스틱 빨대를 녹여 다시 구멍을 메우는 치밀함을 보였다.

농약맥주 등이 든 쇼핑백에는 범행을 감추려고 장애인협회 스티커를 붙였다.

양씨는 또 농약을 탄 맥주 등을 A씨 집 현관문 앞에 놓은 11일 오후에 맥주를 마셨는지를 확인하려고 공중전화로 A씨와 B씨에게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양씨는 최근 농약을 몰래 탄 음료수나 소주로 지인 등을 살해한 사건 보도를 보고 이번 범행을 계획했다고 털어놨다.

양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이씨와 김씨에게 10여 차례에 걸쳐 욕설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입건되기도 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17일 살인 미수 혐의로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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