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역대 최고 청년 실업률…해법은?

입력 2016.03.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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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률이 12%대를 넘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지난달 15∼29세 청년 실업자 수는 5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만 6천 명 늘어나 청년 실업률이 12.5%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빠르게 높아지던 청년 실업률이 2월 졸업 시즌을 맞아 고용절벽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렇게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청년 실업은 전 세계가 모두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다.

그나마 전 사회가 지혜를 모아 청년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바로 독일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은 1990년대 통일 이후 극심한 경기 불황을 겪었다. 하지만 노사정 타협을 통해 근로 시간으로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는 지혜를 발휘했다.

1990년대 ‘일자리 나누기’는 독일의 청년 실업률을 줄이는데는 크게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1990년대 ‘일자리 나누기’는 독일의 청년 실업률을 줄이는데는 크게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3년 폭스바겐은 주당 36시간이었던 근로 시간을 20% 줄여 28.8시간으로 축소했다. 이 같은 근로 시간 축소로 인한 부담은 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정부가 나눠서 부담했다. 근로자들은 10% 임금 감소를 받아들였고, 나머지는 기업과 정부가 함께 부담했다.

독일은 그 뒤에도 이 같은 지혜를 발휘해 일자리를 유지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이 악화되지자 이번에는 폭스바겐은 물론 다임러와 루프트한자 등 독일의 대표기업들이 모두 근로시간을 줄였다.

이처럼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서도 직장을 지키고, 나아가 신규채용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는 것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근로자들 입장에서 임금 하락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도 근로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신규 고용을 줄이는 것이 당장 눈앞의 이익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이 같은 기성세대 근로자들과 기업의 이해 관계 때문에 좀처럼 근로시간이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을 낮추는데 실패하면서 오히려 경제 활력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청년들이 건실한 소비의 주체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연간 근로시간은 2,285시간으로 OECD국가 중에서 가장 길다. 연간 2000시간이 넘는 나라들은 우리나라와 멕시코, 그리스 밖에 없다. 이에 비해 독일은 1,371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근로 시간이 긴 나라들의 특징은 시간당 생산성이 매우 나쁘다는 점이다. 사람이 하루에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과도하게 근로시간이 긴 나라는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과도한 근로시간은 청년 실업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낮춰 장기적인 경제 활력을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기성세대 근로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함께 뜻을 모아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지혜를 모으지 않는다면 청년 실업 문제가 단지 청년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기업과 기성세대의 미래를 위협하는 원인이 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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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역대 최고 청년 실업률…해법은?
    • 입력 2016-03-17 16:35:49
    취재K
청년실업률이 12%대를 넘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지난달 15∼29세 청년 실업자 수는 5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만 6천 명 늘어나 청년 실업률이 12.5%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빠르게 높아지던 청년 실업률이 2월 졸업 시즌을 맞아 고용절벽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렇게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청년 실업은 전 세계가 모두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다.

그나마 전 사회가 지혜를 모아 청년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바로 독일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은 1990년대 통일 이후 극심한 경기 불황을 겪었다. 하지만 노사정 타협을 통해 근로 시간으로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는 지혜를 발휘했다.

1990년대 ‘일자리 나누기’는 독일의 청년 실업률을 줄이는데는 크게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3년 폭스바겐은 주당 36시간이었던 근로 시간을 20% 줄여 28.8시간으로 축소했다. 이 같은 근로 시간 축소로 인한 부담은 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정부가 나눠서 부담했다. 근로자들은 10% 임금 감소를 받아들였고, 나머지는 기업과 정부가 함께 부담했다.

독일은 그 뒤에도 이 같은 지혜를 발휘해 일자리를 유지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이 악화되지자 이번에는 폭스바겐은 물론 다임러와 루프트한자 등 독일의 대표기업들이 모두 근로시간을 줄였다.

이처럼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서도 직장을 지키고, 나아가 신규채용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는 것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근로자들 입장에서 임금 하락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도 근로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신규 고용을 줄이는 것이 당장 눈앞의 이익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이 같은 기성세대 근로자들과 기업의 이해 관계 때문에 좀처럼 근로시간이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을 낮추는데 실패하면서 오히려 경제 활력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청년들이 건실한 소비의 주체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연간 근로시간은 2,285시간으로 OECD국가 중에서 가장 길다. 연간 2000시간이 넘는 나라들은 우리나라와 멕시코, 그리스 밖에 없다. 이에 비해 독일은 1,371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근로 시간이 긴 나라들의 특징은 시간당 생산성이 매우 나쁘다는 점이다. 사람이 하루에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과도하게 근로시간이 긴 나라는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과도한 근로시간은 청년 실업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낮춰 장기적인 경제 활력을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기성세대 근로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함께 뜻을 모아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지혜를 모으지 않는다면 청년 실업 문제가 단지 청년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기업과 기성세대의 미래를 위협하는 원인이 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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