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태격] 벗어야 산다? 헤드기어의 배신

입력 2016.03.18 (21:53) 수정 2016.03.1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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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헤드기어가 리우 올림픽 남자 복싱에서는 이제 사라집니다.

헤드기어를 벗었을 때 오히려 뇌진탕 위험이 낮아진다는 뜻밖의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문영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84년 LA 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해 아마추어 복싱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헤드기어.

하지만 IOC는 리우 올림픽 복싱 남자부 경기에서 헤드기어를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헤드기어가 뇌를 보호해 줄 것이란 믿음이 사실과 다르다는 연구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 AIBA는 헤드기어를 착용한 경기와 착용하지 않은 경기를 3년ㅍ동안 조사한 결과,

뇌진탕이 일어날 확률은 오히려 헤드기어를 벗었을 때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헤드기어를 착용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움직임이 둔해져 오히려 상대 펀치를 더 많이 허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함상명(복싱 선수) : "상대방의 펀치가 어디로 날라오는지 보여야 하는데, 못 봐서 어쩔 수 없이 맞기도 합니다."

하지만 복싱계의 이 같은 주장에 과학계 전문가들은 헤드기어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국제연맹의 조사 방법이 과학적인 연구방법과는 거리가 멀고 제시한 수치 역시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실험결과 같은 힘의 펀치를 맞았을 때 헤드기어를 벗으면 썼을 때보다 뇌에 두배 가까운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인터뷰> 오설리번(부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 "(AIBA의 자료는)수치적으로 의미없는 차이입니다. 가속도가 빠를수록 뇌는 머리 안에서 흔들립니다. 과학적인 원리에서 당연히 헤드기어를 써야됩니다."

복싱계와 과학계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헤드기어 없는 복싱의 안전성 여부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시험대에 오릅니다.

KBS 뉴스 문영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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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격태격] 벗어야 산다? 헤드기어의 배신
    • 입력 2016-03-18 21:53:51
    • 수정2016-03-18 2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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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헤드기어가 리우 올림픽 남자 복싱에서는 이제 사라집니다.

헤드기어를 벗었을 때 오히려 뇌진탕 위험이 낮아진다는 뜻밖의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문영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84년 LA 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해 아마추어 복싱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헤드기어.

하지만 IOC는 리우 올림픽 복싱 남자부 경기에서 헤드기어를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헤드기어가 뇌를 보호해 줄 것이란 믿음이 사실과 다르다는 연구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 AIBA는 헤드기어를 착용한 경기와 착용하지 않은 경기를 3년ㅍ동안 조사한 결과,

뇌진탕이 일어날 확률은 오히려 헤드기어를 벗었을 때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헤드기어를 착용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움직임이 둔해져 오히려 상대 펀치를 더 많이 허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함상명(복싱 선수) : "상대방의 펀치가 어디로 날라오는지 보여야 하는데, 못 봐서 어쩔 수 없이 맞기도 합니다."

하지만 복싱계의 이 같은 주장에 과학계 전문가들은 헤드기어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국제연맹의 조사 방법이 과학적인 연구방법과는 거리가 멀고 제시한 수치 역시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실험결과 같은 힘의 펀치를 맞았을 때 헤드기어를 벗으면 썼을 때보다 뇌에 두배 가까운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인터뷰> 오설리번(부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 "(AIBA의 자료는)수치적으로 의미없는 차이입니다. 가속도가 빠를수록 뇌는 머리 안에서 흔들립니다. 과학적인 원리에서 당연히 헤드기어를 써야됩니다."

복싱계와 과학계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헤드기어 없는 복싱의 안전성 여부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시험대에 오릅니다.

KBS 뉴스 문영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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