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고시 공부하는 경찰대 졸업생

입력 2016.03.24 (23:27) 수정 2016.03.2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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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대생은 4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비, 식비, 수당까지 모두 국가 예산으로 지원받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교육받은 경찰대 졸업생 상당수가 사법시험 합격이나 로스쿨 진학 등을 이유로 경찰을 떠나고 있습니다.

실태를 천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5년 동안 의무복무기한 6년도 채우지 않고 법조인으로 변신한 경찰대학 졸업생은 모두 70여 명.

2012년 6명이던 경찰대 출신 로스쿨 합격자는 해마다 빠르게 늘어 지난해는 31명이었습니다.

비슷한 기간 경찰대학 졸업생 가운데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40명이나 됐습니다.

법조인 시험을 준비하는 경찰대생들은 한 차원 높은 법률 지식으로 경찰 행정에 기여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개교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한 경찰대 졸업생 130여 명 가운데 90%가량이 경찰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대 출신 법조인들은 경찰의 낮은 사회적 지위와 고용 불안 때문에 경찰을 떠났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경찰대 출신들의 법조계 진출을 두고 경찰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원(용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로스쿨에 입교하거나 사법시험을 치러서 연수원에 들어가는 것은 경찰대학의 설립목적과도 맞지 않는 것입니다."

국가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4년 동안 경찰대생 1명에게 학비나 기숙사비, 급여 등으로 지원되는 세금은 약 1억 원.

하지만 의무 복무기간 6년을 채우지 않을 경우 이들이 국가에 반납하는 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천 9백여만 원입니다.

국가로부터 많은 지원과 혜택을 받는 경찰대학이 설립 취지에 맞도록 운영되고 있는지 철저한 감시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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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으로 고시 공부하는 경찰대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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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생은 4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비, 식비, 수당까지 모두 국가 예산으로 지원받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교육받은 경찰대 졸업생 상당수가 사법시험 합격이나 로스쿨 진학 등을 이유로 경찰을 떠나고 있습니다.

실태를 천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5년 동안 의무복무기한 6년도 채우지 않고 법조인으로 변신한 경찰대학 졸업생은 모두 70여 명.

2012년 6명이던 경찰대 출신 로스쿨 합격자는 해마다 빠르게 늘어 지난해는 31명이었습니다.

비슷한 기간 경찰대학 졸업생 가운데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40명이나 됐습니다.

법조인 시험을 준비하는 경찰대생들은 한 차원 높은 법률 지식으로 경찰 행정에 기여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개교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한 경찰대 졸업생 130여 명 가운데 90%가량이 경찰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대 출신 법조인들은 경찰의 낮은 사회적 지위와 고용 불안 때문에 경찰을 떠났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경찰대 출신들의 법조계 진출을 두고 경찰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원(용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로스쿨에 입교하거나 사법시험을 치러서 연수원에 들어가는 것은 경찰대학의 설립목적과도 맞지 않는 것입니다."

국가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4년 동안 경찰대생 1명에게 학비나 기숙사비, 급여 등으로 지원되는 세금은 약 1억 원.

하지만 의무 복무기간 6년을 채우지 않을 경우 이들이 국가에 반납하는 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천 9백여만 원입니다.

국가로부터 많은 지원과 혜택을 받는 경찰대학이 설립 취지에 맞도록 운영되고 있는지 철저한 감시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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