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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새 건물 지었는데”…전쟁터 된 노량진 수산시장
입력 2016.03.29 (08:31) 수정 2016.03.29 (09:48)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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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한반도 바다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 모여 있다는 곳 바로 노량진 수산시장입니다.

40년이 넘도록 도시 사람들에게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공급해온 곳인데요.

그런데, 손님으로 북적여야 할 이곳이 마치 전쟁터처럼 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새로 시장 건물을 지었는데, 상인들이 기존에 있던 시장에 남겠다고 버티고 있는 겁니다.

시장을 운영하는 수협은 상인들이 새 건물로 이사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며 맞서고 있는데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어난 갈등을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금요일 오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주말을 앞두고 한창 바빠야 할 상인들이 장사 대신 집회에 나섰습니다.

<녹취> "물러나라! 물러나라!"

상인들은 시장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수협 측 관계자들과 대치했는데요.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격한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녹취>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음성변조) : "버리고 갈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땅 주인이야! 주인이 어디에 있어, 여기에! 쓰레기통이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상인들과 수협 측의 갈등은 점점 더 심각해져 가는 상황,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지난 1971년 지어진 노량진 수산시장.

수협은 시장의 노후화로 손님들의 불만이 커지자 지난 2007년부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왔는데요.

<인터뷰> 김덕호(과장/수협 노량진 수산주식회사) : "고객들이 노량진 하면 냄새난다, 악취가 난다, 밑에 물이 질척해서 지저분하다……. (인터넷에) 댓글이 제일 많이 달린 게 이거예요. '더러워서 냄새난다.' 그러니까 가면 갈수록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거예요."

수협은 노량진 냉동 창고를 부순 자리에 2천2백억 여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새로 지었습니다.

말끔해진 새 건물엔 에스컬레이터, 터치스크린 안내 게시판 등 최신식 시설도 갖춰졌는데요.

그런데 정작 상인들 상당수가 새로 지은 시장으로 옮기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상인들이 이전을 거부하는 이유는 바로 상가의 크기 때문입니다.

상가를 옮기게 되면 가게 면적이 7㎡에서 5㎡로 줄어든다는 겁니다.

<녹취>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음성변조) : "매장 면적이 벌써 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수족관이 작죠. 거기에서는 (수족관에 생선) 몇 마리만 들어가면 꽉 차요."

이에 대해 수협 측은 매장 전용면적은 기존과 신규 매장 모두 5㎡로 같다고 밝혔습니다.

상인들이 줄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통로 공간 약 2㎡인데, 원래 합법적으로 이용한 공간이 아니었던 만큼 수협 측은 이를 보장할 순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덕호(과장/수협 노량진 수산주식회사) : "(가게) 앞에 상자를 하나 더 놓고 상자를 하나 더 놓고 옆에 여유 공간이 있는 분은 또 그 앞에 놓고 그 면적까지 다 인정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거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정할 방법이 없잖아요.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상인들은 2009년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 소매점의 매장 공간을 동일하게 보장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기(위원장/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위원회) : "처음 2009년에 저쪽(신축 건물)에 간다고 사인할 적에 이렇게 큰 시장을 (그대로) 수평 이동해준다고 약속해줬어요. 그러고 나서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습니다. 무조건 지어놓고 잘라 놓고 무조건 들어와서 장사해라, 이건 아니죠."

수협 측은 건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상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는데, 이제 와서 상인들이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덕호(과장/수협 노량진 수산주식회사) : "계속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간담회 개최하고 의견들을 나눴어요. 막상 입주를 앞두고 여태까지 했던 게 다 무효라고 말씀하시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좀 황당한 거죠."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 속에 노량진 수산시장은 결국 둘로 쪼개졌습니다.

일부 상인들은 ‘현대화된 시장’으로 이전해 지난 16일 영업을 시작했고, 나머지 상인들은 기존에 있던 시장에 남아 역시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지난 토요일 새벽, 취재진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매 현장을 찾았습니다.

경매는 신축 건물의 경매장에서 열리고 있었는데요.

<녹취>"3만 원!"

대다수 상인이 입주를 거부하면서 거래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립니다.

<녹취> 도매업자(음성변조) : "시장이 양쪽으로 분리돼 있어서 상인들이 없잖아요. 경매하긴 하지만 상인들이 물건 사러 오는 사람이 없잖아요."

신축 건물의 판매장은 곳곳이 비어 있는 모습.

수협은 신축 건물에서 영업을 시작한 만큼, 기존 시장 철거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상인들이 영업을 계속할 경우 법적 대응까지 나설 방침입니다.

<인터뷰> 김덕호(과장/수협 노량진 수산주식회사) :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에 더 이상 장사할 수 없는 게 맞고요. 지금 불법으로 점유하셔서 장사하고 계신 거잖아요. 거기에 대해서 법적인 검토는 당연히 진행되어야겠죠."

이미 2층 식당가의 전기 공급은 중단됐고, 이에 상인들이 시장 한편에 테이블과 조명 등을 설치하려고 하자 수협이 이를 막으면서 매일같이 몸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기(위원장/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위원회) : "자기네들 시설이니까 전기를 끊어야 한다는 얘기예요. 그런 식으로 이유를 붙이고 끊었어요. 여기 시장 상인들이 다 있는데 굶어 죽으라고 그럽니까?"

한편,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도 시장 현대화 과정에서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마찬가지로 기존 오래된 건물 대신 새로운 건물로 시장을 옮겨 지난해 말 문을 열 계획이었는데요.

이곳 역시 상인들이 입주를 거부하고 나선 겁니다.

상인들은 청과 상가가 들어선 지하 1층의 경우 농산물을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이 제대로 오가기 힘든 구조여서 물류 혼잡이 빚어질 거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상인들과 운영주체 간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면서 결국, 전면 개장이 올해 5월로 연기됐습니다.

시장 운영 주체들이 시장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정작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에 충분히 귀 기울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

전통 시장 현대화를 두고 양측이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새 건물 지었는데”…전쟁터 된 노량진 수산시장
    • 입력 2016-03-29 08:34:00
    • 수정2016-03-29 09:48:03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한반도 바다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 모여 있다는 곳 바로 노량진 수산시장입니다.

40년이 넘도록 도시 사람들에게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공급해온 곳인데요.

그런데, 손님으로 북적여야 할 이곳이 마치 전쟁터처럼 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새로 시장 건물을 지었는데, 상인들이 기존에 있던 시장에 남겠다고 버티고 있는 겁니다.

시장을 운영하는 수협은 상인들이 새 건물로 이사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며 맞서고 있는데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어난 갈등을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금요일 오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주말을 앞두고 한창 바빠야 할 상인들이 장사 대신 집회에 나섰습니다.

<녹취> "물러나라! 물러나라!"

상인들은 시장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수협 측 관계자들과 대치했는데요.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격한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녹취>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음성변조) : "버리고 갈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땅 주인이야! 주인이 어디에 있어, 여기에! 쓰레기통이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상인들과 수협 측의 갈등은 점점 더 심각해져 가는 상황,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지난 1971년 지어진 노량진 수산시장.

수협은 시장의 노후화로 손님들의 불만이 커지자 지난 2007년부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왔는데요.

<인터뷰> 김덕호(과장/수협 노량진 수산주식회사) : "고객들이 노량진 하면 냄새난다, 악취가 난다, 밑에 물이 질척해서 지저분하다……. (인터넷에) 댓글이 제일 많이 달린 게 이거예요. '더러워서 냄새난다.' 그러니까 가면 갈수록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거예요."

수협은 노량진 냉동 창고를 부순 자리에 2천2백억 여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새로 지었습니다.

말끔해진 새 건물엔 에스컬레이터, 터치스크린 안내 게시판 등 최신식 시설도 갖춰졌는데요.

그런데 정작 상인들 상당수가 새로 지은 시장으로 옮기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상인들이 이전을 거부하는 이유는 바로 상가의 크기 때문입니다.

상가를 옮기게 되면 가게 면적이 7㎡에서 5㎡로 줄어든다는 겁니다.

<녹취>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음성변조) : "매장 면적이 벌써 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수족관이 작죠. 거기에서는 (수족관에 생선) 몇 마리만 들어가면 꽉 차요."

이에 대해 수협 측은 매장 전용면적은 기존과 신규 매장 모두 5㎡로 같다고 밝혔습니다.

상인들이 줄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통로 공간 약 2㎡인데, 원래 합법적으로 이용한 공간이 아니었던 만큼 수협 측은 이를 보장할 순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덕호(과장/수협 노량진 수산주식회사) : "(가게) 앞에 상자를 하나 더 놓고 상자를 하나 더 놓고 옆에 여유 공간이 있는 분은 또 그 앞에 놓고 그 면적까지 다 인정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거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정할 방법이 없잖아요.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상인들은 2009년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 소매점의 매장 공간을 동일하게 보장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기(위원장/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위원회) : "처음 2009년에 저쪽(신축 건물)에 간다고 사인할 적에 이렇게 큰 시장을 (그대로) 수평 이동해준다고 약속해줬어요. 그러고 나서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습니다. 무조건 지어놓고 잘라 놓고 무조건 들어와서 장사해라, 이건 아니죠."

수협 측은 건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상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는데, 이제 와서 상인들이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덕호(과장/수협 노량진 수산주식회사) : "계속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간담회 개최하고 의견들을 나눴어요. 막상 입주를 앞두고 여태까지 했던 게 다 무효라고 말씀하시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좀 황당한 거죠."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 속에 노량진 수산시장은 결국 둘로 쪼개졌습니다.

일부 상인들은 ‘현대화된 시장’으로 이전해 지난 16일 영업을 시작했고, 나머지 상인들은 기존에 있던 시장에 남아 역시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지난 토요일 새벽, 취재진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매 현장을 찾았습니다.

경매는 신축 건물의 경매장에서 열리고 있었는데요.

<녹취>"3만 원!"

대다수 상인이 입주를 거부하면서 거래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립니다.

<녹취> 도매업자(음성변조) : "시장이 양쪽으로 분리돼 있어서 상인들이 없잖아요. 경매하긴 하지만 상인들이 물건 사러 오는 사람이 없잖아요."

신축 건물의 판매장은 곳곳이 비어 있는 모습.

수협은 신축 건물에서 영업을 시작한 만큼, 기존 시장 철거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상인들이 영업을 계속할 경우 법적 대응까지 나설 방침입니다.

<인터뷰> 김덕호(과장/수협 노량진 수산주식회사) :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에 더 이상 장사할 수 없는 게 맞고요. 지금 불법으로 점유하셔서 장사하고 계신 거잖아요. 거기에 대해서 법적인 검토는 당연히 진행되어야겠죠."

이미 2층 식당가의 전기 공급은 중단됐고, 이에 상인들이 시장 한편에 테이블과 조명 등을 설치하려고 하자 수협이 이를 막으면서 매일같이 몸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기(위원장/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위원회) : "자기네들 시설이니까 전기를 끊어야 한다는 얘기예요. 그런 식으로 이유를 붙이고 끊었어요. 여기 시장 상인들이 다 있는데 굶어 죽으라고 그럽니까?"

한편,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도 시장 현대화 과정에서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마찬가지로 기존 오래된 건물 대신 새로운 건물로 시장을 옮겨 지난해 말 문을 열 계획이었는데요.

이곳 역시 상인들이 입주를 거부하고 나선 겁니다.

상인들은 청과 상가가 들어선 지하 1층의 경우 농산물을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이 제대로 오가기 힘든 구조여서 물류 혼잡이 빚어질 거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상인들과 운영주체 간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면서 결국, 전면 개장이 올해 5월로 연기됐습니다.

시장 운영 주체들이 시장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정작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에 충분히 귀 기울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

전통 시장 현대화를 두고 양측이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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