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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미국 선물 필요없다”…미국 반응은?
입력 2016.03.29 (12:10) 수정 2016.03.29 (14:32) 취재K
88년 만의 역사적인 미국 대통령 방문과 관련해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쿠바 국영매체인 그란마에 기고하는 형식을 통해서였다.

쿠바 혁명의 지도자이자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는 28일(현지 시간) '오바마 형제'라는 제목의 신문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의 쿠바 방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현재 미국과 두 나라 간에 형성되고 있는 우호적인 관계 증진에도 찬물을 끼얹는 글이었다.



피델 카스트로는 기고문에서 "(미국) 제국이 우리에게 주는 어떤 선물도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난 2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아바나의 국립극장에서 쿠바 국민을 상대로 했던 공개 연설의 주요 부분을 하나씩 짚으며 반박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전 국민들에게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인류 보편의 가치인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쿠바의 미래는 쿠바 국민들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피델 카스트로는 1961년 피그만 침공, 1976년 쿠바 항공기 폭파 사건 등 쿠바 정부를 전복하려 한 미국의 시도들을 언급했다. 그는 "이제 과거를 뒤로 넘길 때"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쿠바의 경제적 관계 확대에 따른 자본주의적 요소의 도입에 대해서도 그는 탐탁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1959년 쿠바 혁명으로 집권한 이후 쿠바에 있던 미국계 회사들을 국유화하고 공산주의 체제를 도입한 그는 "누구도 이 고귀하고 이타적인 나라의 사람들이 교육, 과학, 문화의 발전을 통해 얻은 영광, 권리, 정신적 부를 포기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 주도의 사회 체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리 국민의 노동과 지식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음식과 재료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오바마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은 3월 21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하고 인권문제·금수조처 해제 등 두 나라 간 관계 정상화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사진 AP)미 오바마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은 3월 21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하고 인권문제·금수조처 해제 등 두 나라 간 관계 정상화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사진 AP)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흘간의 쿠바 방문에서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와 수차례 만났으나 피델과는 만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그를 만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방문 기간이었던 21일 (현지 시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델과의 만남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 만남은 냉전 종식을 상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피델 전 의장의 건강이 허락할 때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델 전 의장은 현재 89세로 2006년 장 출혈로 건강이 급속히 악화하자 동생인 라울에게 권력을 넘겼다.

엇갈리는 쿠바 국민들의 생각

피델 카스트로의 기고문에 대한 쿠바 국민들은 한목소리를 내는 것 같지는 않다. 쿠바 발전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은 피델 카스트로의 '찬물 끼얹기'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경제 협력을 지렛대로 지나치게 쿠바 내정에 간섭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게 현실이다.



백악관, "반응 자체가 '충격' 상징"

미 백악관도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의 기고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피델 카스트로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반응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던 사실 자체가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이 의미 있는 충격을 줬다는 암시라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기간 쿠바 국민에게서 받은 환대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다른 쿠바 정부 관리들과 대화를 나눈 것도 기쁘다고 말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또 미국에게는 이번 방문이 어떤 조처를 해야 미국과 쿠바의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과 공식적인 자리에서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건 뿐만 아니라 쿠바 국민들에게 직접 연설할 때도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확고하고도 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연관 기사] ☞ 오바마, 쿠바 2박 3일 화두는 ‘민주주의’ (2016.3.23)

AP 통신 등 외신들은 오랫동안 적대 관계를 유지했던 미국의 도움이 있어야 나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역설적인 현실 앞에서 쿠바 국민들의 고민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카스트로 “미국 선물 필요없다”…미국 반응은?
    • 입력 2016-03-29 12:10:28
    • 수정2016-03-29 14:32:00
    취재K
88년 만의 역사적인 미국 대통령 방문과 관련해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쿠바 국영매체인 그란마에 기고하는 형식을 통해서였다.

쿠바 혁명의 지도자이자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는 28일(현지 시간) '오바마 형제'라는 제목의 신문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의 쿠바 방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현재 미국과 두 나라 간에 형성되고 있는 우호적인 관계 증진에도 찬물을 끼얹는 글이었다.



피델 카스트로는 기고문에서 "(미국) 제국이 우리에게 주는 어떤 선물도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난 2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아바나의 국립극장에서 쿠바 국민을 상대로 했던 공개 연설의 주요 부분을 하나씩 짚으며 반박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전 국민들에게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인류 보편의 가치인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쿠바의 미래는 쿠바 국민들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피델 카스트로는 1961년 피그만 침공, 1976년 쿠바 항공기 폭파 사건 등 쿠바 정부를 전복하려 한 미국의 시도들을 언급했다. 그는 "이제 과거를 뒤로 넘길 때"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쿠바의 경제적 관계 확대에 따른 자본주의적 요소의 도입에 대해서도 그는 탐탁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1959년 쿠바 혁명으로 집권한 이후 쿠바에 있던 미국계 회사들을 국유화하고 공산주의 체제를 도입한 그는 "누구도 이 고귀하고 이타적인 나라의 사람들이 교육, 과학, 문화의 발전을 통해 얻은 영광, 권리, 정신적 부를 포기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 주도의 사회 체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리 국민의 노동과 지식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음식과 재료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오바마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은 3월 21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하고 인권문제·금수조처 해제 등 두 나라 간 관계 정상화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사진 AP)미 오바마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은 3월 21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하고 인권문제·금수조처 해제 등 두 나라 간 관계 정상화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사진 AP)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흘간의 쿠바 방문에서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와 수차례 만났으나 피델과는 만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그를 만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방문 기간이었던 21일 (현지 시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델과의 만남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 만남은 냉전 종식을 상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피델 전 의장의 건강이 허락할 때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델 전 의장은 현재 89세로 2006년 장 출혈로 건강이 급속히 악화하자 동생인 라울에게 권력을 넘겼다.

엇갈리는 쿠바 국민들의 생각

피델 카스트로의 기고문에 대한 쿠바 국민들은 한목소리를 내는 것 같지는 않다. 쿠바 발전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은 피델 카스트로의 '찬물 끼얹기'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경제 협력을 지렛대로 지나치게 쿠바 내정에 간섭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게 현실이다.



백악관, "반응 자체가 '충격' 상징"

미 백악관도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의 기고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피델 카스트로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반응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던 사실 자체가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이 의미 있는 충격을 줬다는 암시라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기간 쿠바 국민에게서 받은 환대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다른 쿠바 정부 관리들과 대화를 나눈 것도 기쁘다고 말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또 미국에게는 이번 방문이 어떤 조처를 해야 미국과 쿠바의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과 공식적인 자리에서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건 뿐만 아니라 쿠바 국민들에게 직접 연설할 때도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확고하고도 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연관 기사] ☞ 오바마, 쿠바 2박 3일 화두는 ‘민주주의’ (2016.3.23)

AP 통신 등 외신들은 오랫동안 적대 관계를 유지했던 미국의 도움이 있어야 나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역설적인 현실 앞에서 쿠바 국민들의 고민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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