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캡틴 문성민, 생애 첫 MVP

입력 2016.03.2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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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이 올 시즌 지휘봉을 잡으면서 가장 잘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토종 에이스 문성민(30)에게 주장 완장을 채운 것이다.

문성민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 불어닥친 변화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4월 결혼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시작했고, 지난달 초에는 아들이 태어나 아기 아빠가 됐다.

최 감독은 문성민에게 가장의 책임감에 더해 주장의 무게까지 얹어줬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후배들이 다가가기 어려워했던 존재였던 문성민은 올 시즌에는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섰다.

문성민은 코트 위에서 누구보다 많이 웃는 선수로 변했다. 후배에게 먼저 장난을 치고 후배가 실수해도 본인 탓이라며 다독거렸다.

궂은 일도 마다치 않았다. 문성민은 최 감독이 선택한 '스피드 배구' 전술에 따라 후위 공격보다는 퀵 오픈이 많아졌고, 스파이크 역시 힘으로 윽박지르기보다는 상대 블로킹을 보고 때리는 연타 위주로 바꿨다.

국내 최고의 토종 에이스라는 자존심이 있었고, 강하게 때리고 싶은 욕구가 있을 텐데도 문성민은 불평하지 않았다.

이처럼 문성민이 주장으로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팀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전력상 특별한 플러스 요인이 없었음에도 V리그 역대 최다인 18연승을 달성하고 정규리그를 제패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처럼 문성민이 팀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줬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코트를 놀이터 삼아 즐겁고 신나게 경기하라'고 말했다. 실제 코트 위에서 선수들을 이끈 실제 주인공은 문성민이었다.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시상식에서 문성민이 29표 중 20표를 휩쓰는 압도적인 지지 속에 정규리그 남자부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로 선정된 것도 그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프로에 데뷔한 문성민은 깎은듯한 외모에 실력을 겸비해 큰 인기를 끌었다. 문성민에게 올 시즌은 가장 화려한 시즌은 아니었다.

문성민의 득점은 603점으로 지난 시즌(640점)보다 4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공격 성공률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40%대(48.47%)로 추락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OK저축은행에 1승 3패로 무릎을 꿇는 빌미까지 제공했다.

하지만 문성민에게 최고의 시즌을 묻는다면 아마 그는 주저 없이 생애 첫 MVP를 수상한 올 시즌을 꼽을 것이다.

문성민은 "감사드린다. 재밌는 배구를 하다 보니 재밌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무엇보다 선수들이 재밌게 배구를 했다. 내가 주장이 됐기에 현대캐피탈을 대표해 이 상을 받은 것 같다. 배구장이 놀이터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놀라고 해준 최태웅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코트에서 함께 잘 놀아준 오레올에게도 고맙다"고 모든 선수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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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캐피탈 캡틴 문성민, 생애 첫 MVP
    • 입력 2016-03-29 19:39:39
    연합뉴스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이 올 시즌 지휘봉을 잡으면서 가장 잘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토종 에이스 문성민(30)에게 주장 완장을 채운 것이다.

문성민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 불어닥친 변화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4월 결혼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시작했고, 지난달 초에는 아들이 태어나 아기 아빠가 됐다.

최 감독은 문성민에게 가장의 책임감에 더해 주장의 무게까지 얹어줬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후배들이 다가가기 어려워했던 존재였던 문성민은 올 시즌에는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섰다.

문성민은 코트 위에서 누구보다 많이 웃는 선수로 변했다. 후배에게 먼저 장난을 치고 후배가 실수해도 본인 탓이라며 다독거렸다.

궂은 일도 마다치 않았다. 문성민은 최 감독이 선택한 '스피드 배구' 전술에 따라 후위 공격보다는 퀵 오픈이 많아졌고, 스파이크 역시 힘으로 윽박지르기보다는 상대 블로킹을 보고 때리는 연타 위주로 바꿨다.

국내 최고의 토종 에이스라는 자존심이 있었고, 강하게 때리고 싶은 욕구가 있을 텐데도 문성민은 불평하지 않았다.

이처럼 문성민이 주장으로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팀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전력상 특별한 플러스 요인이 없었음에도 V리그 역대 최다인 18연승을 달성하고 정규리그를 제패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처럼 문성민이 팀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줬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코트를 놀이터 삼아 즐겁고 신나게 경기하라'고 말했다. 실제 코트 위에서 선수들을 이끈 실제 주인공은 문성민이었다.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시상식에서 문성민이 29표 중 20표를 휩쓰는 압도적인 지지 속에 정규리그 남자부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로 선정된 것도 그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프로에 데뷔한 문성민은 깎은듯한 외모에 실력을 겸비해 큰 인기를 끌었다. 문성민에게 올 시즌은 가장 화려한 시즌은 아니었다.

문성민의 득점은 603점으로 지난 시즌(640점)보다 4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공격 성공률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40%대(48.47%)로 추락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OK저축은행에 1승 3패로 무릎을 꿇는 빌미까지 제공했다.

하지만 문성민에게 최고의 시즌을 묻는다면 아마 그는 주저 없이 생애 첫 MVP를 수상한 올 시즌을 꼽을 것이다.

문성민은 "감사드린다. 재밌는 배구를 하다 보니 재밌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무엇보다 선수들이 재밌게 배구를 했다. 내가 주장이 됐기에 현대캐피탈을 대표해 이 상을 받은 것 같다. 배구장이 놀이터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놀라고 해준 최태웅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코트에서 함께 잘 놀아준 오레올에게도 고맙다"고 모든 선수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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