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부비2] 찬란한 청춘은 없다…‘글로리데이’

입력 2016.03.29 (20:22) 수정 2016.03.3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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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화 아나운서: 여러분의 가장 반짝이던 시기는 언제였나요. 저는 아마 20살 때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은 스무 살 청춘들의 반짝임과 냉혹한 현실을 다룬 영화 <글로리데이(One Way Trip)>에 대해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광희 평론가: 진짜 스무 살 시절이 반짝였어요?

강승화: 너무 반짝였어요. 저는 지금보다 피부가 더 뽀얬고요. 제가 예전에 최광희 평론가의 신분증 사진을 봤더니, 젊었을 때는 굉장히, 하하하하... 스무 살 때 굉장히 잘 생기셨었죠?

최광희: 꽃미남이었죠.

강승화: 20대 청춘들이 등장하는 <글로리데이>. 스무 살 때 이랬단 말씀이시잖아요?

최광희: 쟤들보단 더 예뻤어요. (웃음)

█ 스무 살, 여행, 정의감의 예상치 못한 결과

네 명의 친구들, 스무 살이 갓 됐는데요. 김준면 씨가 상우입니다. 해병대에 입대하게 되는데, 포항으로 상우를 데려다 주는 김에 네 명의 친구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찬란한 스무 살 청춘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던 찰나에, 어떤 차 안에서 여자가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걸 목격하게 돼요. 그거를 네 친구가 도와주게 됩니다. 가서 그 여자를 도와주게 돼요. 도와준다고 했는데, 어쩌다 살인 용의자로 몰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거기서부터 이들의 스무 살이 영화의 제목 ‘글로리’가 아니라 완전 암흑과도 같은 비극 속으로 치달아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죠.

강승화: 참 제목이랑 설정이랑 굉장히 반대되는 그런 느낌이에요.

최광희: 일종의 반어법이죠. 원래 스무 살이라는 시절이 그래요. 미래가 불투명하고 청소년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고 그런데 어쨌든 법적인 책임은, 사회적으로 자기가 행동을 했을 때 책임을 져야 하는 그런 나이잖아요. 사회가 쳐놓은 덫에 걸릴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글로리데이>는 하나의 사건을 설정하고 스무 살이라고 하는 시절을 좀 우울하고 암담한 톤으로 담아내고 있는 것이죠.

강승화: 지난해 개봉했던 <스물> 같은 경우를 보면, 보통 청춘 영화는 굉장히 밝고 유쾌하고 그 시대의 열정이라든지 재기발랄함을 보여주는데 이런 종류의 청춘 영화는 좀 낯설거든요.

최광희: 이 영화는 사실 지금 출연진이 워낙 짱짱하다 보니까 대중 영화처럼 비치지만, 기획됐을 당시에는 저예산 독립영화에 가까운 작품이었습니다. 대부분 독립영화 속에서 청춘은 우울해요. 독립영화가 바라보는 청춘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모호한 시절이기 때문에 우울하게 담아낼 수밖에 없어요. 이 영화는 대중적인 접근이라기보다는 작가, 감독의 주제 의식을 도드라지게 만들 수 있는 그런 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거죠.

█ 서투른 청춘, 어른의 세상에 들어서다

강승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딱 드는 생각이, 아, 진짜 못 살겠다, 이 사회에서. 우리 사회 왜 이러나. 경찰들 왜 이러나. 우리 부모들 왜 이러나. 우리 애들은 왜 이러나. 너무 답답한 심정밖에 안 들었거든요.

최광희: 실제로 스물이라고 하는 나이, 이 사회의 청춘들이 사회 자체가 그들을 잘 자라날 수 있도록 물을 주거나 독려해주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가두고 옥죄는,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를 이 영화는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이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함을 영화는 고발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사실 이 영화 속에서 보면, 스무 살인 네 명의 친구들이 경찰이나 부모들에게 대응하는 태도들을 보면 너무 답답해요.

강승화: 무조건 소리만 지르고 아니라고만 하고. 박차고 일어나고.

최광희: ‘아니에요, 내가 안 했어요!’ 이러면서 세련되지 못해요. 근데 그건 사실적이에요. 왜, 스무 살 때는 그래요. 자기 자신을 세련되고 정밀하게 변호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이런 것들을 영화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잘 담아내고 있다.

█ 주목할 만할 네 명의 배우

강승화: 지금 나온 이 네 명의 배우들 연기는 굉장히 정말 자연스럽고 훌륭하다고 봤거든요. 어떻게 보셨나요?

최광희: 영화 속에서 저는 제일 인상적이었던 배우는 류준열 씨였어요. <응답하라 1988> 때문에 주가 상승 중인데, 역시 류준열 씨는 자기 몫의 영화는 한다. 든든하게 중심축의 역할을 하고 있고요.
지금 KBS 드라마에 나오고 있는 지수 씨도 영화 속에서 나름의 아까 얘기했던 어리바리한 청춘의 자화상을 비교적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실 EXO의 멤버죠. 김준면 씨가 굉장히 겸손하게도 영화 속에 비중이 굉장히 작습니다.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죠. 어떻게 되는지는 스포일러라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만, 비중 자체가 작은 것은 대단히 겸손한 출연이었다. 왜냐면 대스타잖아요. 그렇지만 이런 작은 저예산 영화에서 그것도 크지도 않은 비중을 흔쾌히 떠맡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모습은 상당히 보기가 좋았다.

강승화: 이 영화에 대한 한 줄 평과 엄지 평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엄지 평점, 하나 둘 셋! 한 줄 평 들어볼까요.

최광희: 잔혹한 청춘의 자화상.

강승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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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3-30 08: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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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화 아나운서: 여러분의 가장 반짝이던 시기는 언제였나요. 저는 아마 20살 때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은 스무 살 청춘들의 반짝임과 냉혹한 현실을 다룬 영화 <글로리데이(One Way Trip)>에 대해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광희 평론가: 진짜 스무 살 시절이 반짝였어요?

강승화: 너무 반짝였어요. 저는 지금보다 피부가 더 뽀얬고요. 제가 예전에 최광희 평론가의 신분증 사진을 봤더니, 젊었을 때는 굉장히, 하하하하... 스무 살 때 굉장히 잘 생기셨었죠?

최광희: 꽃미남이었죠.

강승화: 20대 청춘들이 등장하는 <글로리데이>. 스무 살 때 이랬단 말씀이시잖아요?

최광희: 쟤들보단 더 예뻤어요. (웃음)

█ 스무 살, 여행, 정의감의 예상치 못한 결과

네 명의 친구들, 스무 살이 갓 됐는데요. 김준면 씨가 상우입니다. 해병대에 입대하게 되는데, 포항으로 상우를 데려다 주는 김에 네 명의 친구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찬란한 스무 살 청춘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던 찰나에, 어떤 차 안에서 여자가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걸 목격하게 돼요. 그거를 네 친구가 도와주게 됩니다. 가서 그 여자를 도와주게 돼요. 도와준다고 했는데, 어쩌다 살인 용의자로 몰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거기서부터 이들의 스무 살이 영화의 제목 ‘글로리’가 아니라 완전 암흑과도 같은 비극 속으로 치달아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죠.

강승화: 참 제목이랑 설정이랑 굉장히 반대되는 그런 느낌이에요.

최광희: 일종의 반어법이죠. 원래 스무 살이라는 시절이 그래요. 미래가 불투명하고 청소년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고 그런데 어쨌든 법적인 책임은, 사회적으로 자기가 행동을 했을 때 책임을 져야 하는 그런 나이잖아요. 사회가 쳐놓은 덫에 걸릴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글로리데이>는 하나의 사건을 설정하고 스무 살이라고 하는 시절을 좀 우울하고 암담한 톤으로 담아내고 있는 것이죠.

강승화: 지난해 개봉했던 <스물> 같은 경우를 보면, 보통 청춘 영화는 굉장히 밝고 유쾌하고 그 시대의 열정이라든지 재기발랄함을 보여주는데 이런 종류의 청춘 영화는 좀 낯설거든요.

최광희: 이 영화는 사실 지금 출연진이 워낙 짱짱하다 보니까 대중 영화처럼 비치지만, 기획됐을 당시에는 저예산 독립영화에 가까운 작품이었습니다. 대부분 독립영화 속에서 청춘은 우울해요. 독립영화가 바라보는 청춘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모호한 시절이기 때문에 우울하게 담아낼 수밖에 없어요. 이 영화는 대중적인 접근이라기보다는 작가, 감독의 주제 의식을 도드라지게 만들 수 있는 그런 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거죠.

█ 서투른 청춘, 어른의 세상에 들어서다

강승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딱 드는 생각이, 아, 진짜 못 살겠다, 이 사회에서. 우리 사회 왜 이러나. 경찰들 왜 이러나. 우리 부모들 왜 이러나. 우리 애들은 왜 이러나. 너무 답답한 심정밖에 안 들었거든요.

최광희: 실제로 스물이라고 하는 나이, 이 사회의 청춘들이 사회 자체가 그들을 잘 자라날 수 있도록 물을 주거나 독려해주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가두고 옥죄는,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를 이 영화는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이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함을 영화는 고발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사실 이 영화 속에서 보면, 스무 살인 네 명의 친구들이 경찰이나 부모들에게 대응하는 태도들을 보면 너무 답답해요.

강승화: 무조건 소리만 지르고 아니라고만 하고. 박차고 일어나고.

최광희: ‘아니에요, 내가 안 했어요!’ 이러면서 세련되지 못해요. 근데 그건 사실적이에요. 왜, 스무 살 때는 그래요. 자기 자신을 세련되고 정밀하게 변호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이런 것들을 영화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잘 담아내고 있다.

█ 주목할 만할 네 명의 배우

강승화: 지금 나온 이 네 명의 배우들 연기는 굉장히 정말 자연스럽고 훌륭하다고 봤거든요. 어떻게 보셨나요?

최광희: 영화 속에서 저는 제일 인상적이었던 배우는 류준열 씨였어요. <응답하라 1988> 때문에 주가 상승 중인데, 역시 류준열 씨는 자기 몫의 영화는 한다. 든든하게 중심축의 역할을 하고 있고요.
지금 KBS 드라마에 나오고 있는 지수 씨도 영화 속에서 나름의 아까 얘기했던 어리바리한 청춘의 자화상을 비교적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실 EXO의 멤버죠. 김준면 씨가 굉장히 겸손하게도 영화 속에 비중이 굉장히 작습니다.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죠. 어떻게 되는지는 스포일러라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만, 비중 자체가 작은 것은 대단히 겸손한 출연이었다. 왜냐면 대스타잖아요. 그렇지만 이런 작은 저예산 영화에서 그것도 크지도 않은 비중을 흔쾌히 떠맡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모습은 상당히 보기가 좋았다.

강승화: 이 영화에 대한 한 줄 평과 엄지 평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엄지 평점, 하나 둘 셋! 한 줄 평 들어볼까요.

최광희: 잔혹한 청춘의 자화상.

강승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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