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한·미·중·일 연쇄 회담…‘대북 제재’ 2라운드

입력 2016.04.02 (07:49) 수정 2016.04.0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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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4월 2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시작된 지 한 달을 맞은 시점,오늘 새벽 미국 워싱턴에서는 핵 안보 정상회의가 진행됐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은 릴레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포기를 촉구하고 대북 제재에 대한 강력한 이행 방침을 다시 확인했는데요.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대북 제재 한 달, 그동안의 진행 상황과 관련국들의 움직임을 긴급 점검합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터>

지난달 24일, 북한 원산의 해안가.

길게 늘어선 장사정포들이 일제히 화염을 뿜어냅니다.

북한의 주력인 170밀리 자주포와 240밀리 방사포 등 무려 백문이 넘는 장사정포가 동원됐습니다. 청와대와 서울 타격을 목표로 한, 북한 포병부대의 화력 훈련 모습입니다.

<녹취> "쌓이고 쌓인 증오와 분노를 터쳐(터뜨려) 청와대와 서울시 안의 괴뢰반동 통치기관들을 가상한 목표들을 무자비하게 불마당질 해버리는.."

통상 훈련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해온 북한이, 이례적으로 동영상을 공개해 위협 수위를 높인 겁니다.

<녹취> 北 장거리 포병대 ‘최후통첩장’(지난달 26일) : "우리 군대의 최후통첩에 불응해 나선다면 전선대련합부대 장거리 포병대는 무자비한 군사 행동에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앞서 북한은 이른바 최후통첩까지 발표하며 대남 위협을 노골화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군사적 위협은 유엔이 대북 제재를 의결한 지난달 초를 기점으로 본격화됐습니다.

특히 김정은은 직접 무력시위를 주도하며 핵탄두 모형과 같은 민감한 군사정보까지 연이어 공개했는데요.

마치 각본이라도 짠 듯, 한 단계씩 그 수위를 높여 갔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시작된 지난 달 3일.

북한은 곧바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정부 대변인 성명을 연이어 발표합니다.

<녹취> 외무성 대변인 담화(지난 달 3일) : "이번 결의를 포함한 모든 대조선의 결의들을 단호히 규탄하고 전면 배격한다."

<녹취> 북한 정부 대변인 성명(지난 달 4일) :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의 이름을 도용하여 악랄한 대조선 제재결의 제2270호를 조작해내였다."

동시에 김정은이 직접 나서 신형 방사포를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본격화합니다.

핵폭탄 모형 공개 이은 이른바 대기권 재진입 실험 공개, 그리고 고체연료를 쓰는 로켓 엔진 실험까지.

주목되는 건 방사포를 동원한 청와대 타격 등 북한의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신형 300밀리 방사포를 동해가 아닌 북한 내륙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발사 거리가 200킬로미터인 이 신형 방사포의 발사 방향을 남쪽으로 돌리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사정권에 들어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강력한 반발의 반응을 보이고있죠, 그리고 우리는 어떤 제재에도 굴하지 않는다. 우리를 변화시킬려고 생각하지마라라고 하는 그런 행동을 북한이 보이고있는데 그것이 굉장히 아픈 조치고 앞으로 아프게 될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반발하면서 북한내부단속과 협박을 이어나가고 있는것이거든요."

<녹취> 북한 기록영화 ‘선군청년전위들’ : "밥도 부족하여 묶은 강냉이를 세어 먹고 갈 뿌리마저 캐 먹을 때도 있었건만.... 고난의 행군길을 한 자욱 또 한 자욱 헤쳐 나아간 ..."

1990년대 중반, 김일성 사망과 자연 재해로 닥친 위기를 고난의 행군으로 돌파했다는 내용의 북한 선전 영화입니다.

대북 제재 한 달에 즈음한 지난달 28일, 북한 매체는 처음으로 제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습니다.

다음날에는 6.25 전쟁 당시 구호였던 이른바‘군자리 정신’을 거론합니다.

<인터뷰> 북한 기록영화 ‘백절 불굴의 군자리 정신...’ : "주머니에 강냉이와 소금을 넣고 그것을 몇 알씩 씹으면서 일했습니다. 벽시계를 거꾸로 돌려가면서 생산을 다그쳐 박격포를 만들어..."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군자리 정신’을 무려 43차례나 언급하며 1950년대 정신으로 살라고 주민들을 다그쳤습니다.

대북 제재가 한 달을 맞으면서 그만큼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동요를 우려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인터뷰> 서재평(탈북자 동지회 사무국장) : "김정은의 두리에 이렇게 잘 뭉쳐서 이 난관을 헤쳐 나가자,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도 올 수 있다 이런 정세 강연을 통해 주민들을 사상적으로 묶어세우고 흐트러지지 않게 사상적 그런 어떤 고양 사업이라 할까요. 그런 사업을 지금 계속 매일매일 진행하고 있다고..."

그렇다면 대북 제재 이후 북한의 내부 상황은 어떨까?

남북의 창 제작진은 어렵게 전화를 통해 북한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북한 주민 통화(음성 변조) : "막막합니다. 사람들이 다 말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는 완전히 노골적이죠. 지금 상태를 유지하다가는 3~4년을 못 갈 것 같습니다. (얼마나 못 간다고요?) 3년, 3~4년... 고난의 행군, 고난의 행군하는데 그 때보다 더 하다고요."

북한 당국이 밀무역과 외부와의 통화를 적극 차단하는 등 내부 단속도 한층 강화됐다는 게 북한 주민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북한 주민 통화(음성 변조) : "밀수도 못하고 그러니 사람들이 벌이가 없지 않습니까. 밀수도 못하지 않습니까. 많이 못하지 말입니다. 요즘 전화하는 거 가지고 세게 나옵니다. 그전에 돈이나 받아가지고 밀수입, 밀수하는 전화는 용서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가차 없이 전화하면 가차 없다.."

대북 제재의 여파를 외부에서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북․중 접경지역입니다.

북한 신의주와 맞닿아 있는 중국 단둥의 한 부두.

인공기를 단 북한 경비선이 유조차에서 은밀하게 기름을 공급받습니다.

<녹취> 중국 관리인 : "(이 배가 북한으로 가는 배입니까? 이 배가 어선입니까?) 화물을 실어나르는 배입니다."

중국 세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대북 재제로 통관이 강화되면서 경유를 밀수하고 있는 겁니다.

국경 단속이 강화되면서 북한의 바닥 경제를 지탱해온 일반 밀무역도 갈수록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북·중 접경 현지인(중국 동포) : "밀수가 안돼요. 경제가 밀수로 돌아가는데 밀수하는 사람이 영향을 받으니까.. 공안국과 안전국 단속이 심하거든요."

해외 북한 식당 역시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녹취> 베이징 북한 식당 종업원 : "(손님이)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습니다. 선생님이라도 자주 오십시오."

아예 문을 닫거나 업종을 바꾼 식당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자카르타 북한 식당 종업원 : "한국 소주 드시겠습니까?"

한국산 소주를 밀수해 팔고, 노래방 시설에 여종업원들이 술시중까지 하며 영업에 나선 북한 식당.

대표적 외화벌이 수단인 식당마저 타격을 입는 등 북한 돈줄 죄기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진텅호’북한 선원(지난 달 5일) : "내리지도 못하게 하고. 패스(외출증)도 안 줍니다."

북한 선박들이 입항을 거부당하는 일도 잇따랐습니다.

중국이 톈진 등 주요 항구 6곳에 대해 북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했고, 러시아도 북한 선박 희천호를 돌려보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내부의 제재 효과를 평가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동참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향후 공조체제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했을 경우에는 북한의 경제 성장률 자체가 마이너스 1%에서 2% 정도까지 추산될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더 유엔 안보리 제재가 본격화 된다고 하면 북한의 과거 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 시절만큼의 경제적 충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현재 +에서 오히려 -4% 이상 성장함으로써 북한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한 달을 맞은 시점,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가 계기가 됐는데요.

각국 정상들은 특히 대북 제재 한 달 이후 공조방안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처음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곧이어 한미일의 세 나라 정상이 함께 만나 다시 한 번 강력한 제재 이행을 통한 대북 압박 방침을 천명했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 "이제 중요한 것은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북한이 핵 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 :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의 안보가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한중 협력관계를 강조하며, 대북 제재의 전면적인 이행 방침을 밝혔습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주석) :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기획하고, 교류 협력을 심화시키며,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순조로운 발전을 추구할 것을 희망합니다."

대북 제재 한 달 만에 이뤄진 주요국 정상들의 연쇄 회동과 핵 안보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하며 숨 가쁘게 한 달을 달려온 국제 사회, 이번 연쇄 정상 회담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대북 옥죄기는 이른바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변화가 없는 한‘제 2의 고난의 행군’은 북한 체제 수호의 구호가 아닌 현실의 비극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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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02 09:08:34
    • 수정2016-04-02 09:34:32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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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4월 2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시작된 지 한 달을 맞은 시점,오늘 새벽 미국 워싱턴에서는 핵 안보 정상회의가 진행됐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은 릴레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포기를 촉구하고 대북 제재에 대한 강력한 이행 방침을 다시 확인했는데요.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대북 제재 한 달, 그동안의 진행 상황과 관련국들의 움직임을 긴급 점검합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터>

지난달 24일, 북한 원산의 해안가.

길게 늘어선 장사정포들이 일제히 화염을 뿜어냅니다.

북한의 주력인 170밀리 자주포와 240밀리 방사포 등 무려 백문이 넘는 장사정포가 동원됐습니다. 청와대와 서울 타격을 목표로 한, 북한 포병부대의 화력 훈련 모습입니다.

<녹취> "쌓이고 쌓인 증오와 분노를 터쳐(터뜨려) 청와대와 서울시 안의 괴뢰반동 통치기관들을 가상한 목표들을 무자비하게 불마당질 해버리는.."

통상 훈련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해온 북한이, 이례적으로 동영상을 공개해 위협 수위를 높인 겁니다.

<녹취> 北 장거리 포병대 ‘최후통첩장’(지난달 26일) : "우리 군대의 최후통첩에 불응해 나선다면 전선대련합부대 장거리 포병대는 무자비한 군사 행동에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앞서 북한은 이른바 최후통첩까지 발표하며 대남 위협을 노골화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군사적 위협은 유엔이 대북 제재를 의결한 지난달 초를 기점으로 본격화됐습니다.

특히 김정은은 직접 무력시위를 주도하며 핵탄두 모형과 같은 민감한 군사정보까지 연이어 공개했는데요.

마치 각본이라도 짠 듯, 한 단계씩 그 수위를 높여 갔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시작된 지난 달 3일.

북한은 곧바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정부 대변인 성명을 연이어 발표합니다.

<녹취> 외무성 대변인 담화(지난 달 3일) : "이번 결의를 포함한 모든 대조선의 결의들을 단호히 규탄하고 전면 배격한다."

<녹취> 북한 정부 대변인 성명(지난 달 4일) :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의 이름을 도용하여 악랄한 대조선 제재결의 제2270호를 조작해내였다."

동시에 김정은이 직접 나서 신형 방사포를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본격화합니다.

핵폭탄 모형 공개 이은 이른바 대기권 재진입 실험 공개, 그리고 고체연료를 쓰는 로켓 엔진 실험까지.

주목되는 건 방사포를 동원한 청와대 타격 등 북한의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신형 300밀리 방사포를 동해가 아닌 북한 내륙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발사 거리가 200킬로미터인 이 신형 방사포의 발사 방향을 남쪽으로 돌리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사정권에 들어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강력한 반발의 반응을 보이고있죠, 그리고 우리는 어떤 제재에도 굴하지 않는다. 우리를 변화시킬려고 생각하지마라라고 하는 그런 행동을 북한이 보이고있는데 그것이 굉장히 아픈 조치고 앞으로 아프게 될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반발하면서 북한내부단속과 협박을 이어나가고 있는것이거든요."

<녹취> 북한 기록영화 ‘선군청년전위들’ : "밥도 부족하여 묶은 강냉이를 세어 먹고 갈 뿌리마저 캐 먹을 때도 있었건만.... 고난의 행군길을 한 자욱 또 한 자욱 헤쳐 나아간 ..."

1990년대 중반, 김일성 사망과 자연 재해로 닥친 위기를 고난의 행군으로 돌파했다는 내용의 북한 선전 영화입니다.

대북 제재 한 달에 즈음한 지난달 28일, 북한 매체는 처음으로 제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습니다.

다음날에는 6.25 전쟁 당시 구호였던 이른바‘군자리 정신’을 거론합니다.

<인터뷰> 북한 기록영화 ‘백절 불굴의 군자리 정신...’ : "주머니에 강냉이와 소금을 넣고 그것을 몇 알씩 씹으면서 일했습니다. 벽시계를 거꾸로 돌려가면서 생산을 다그쳐 박격포를 만들어..."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군자리 정신’을 무려 43차례나 언급하며 1950년대 정신으로 살라고 주민들을 다그쳤습니다.

대북 제재가 한 달을 맞으면서 그만큼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동요를 우려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인터뷰> 서재평(탈북자 동지회 사무국장) : "김정은의 두리에 이렇게 잘 뭉쳐서 이 난관을 헤쳐 나가자,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도 올 수 있다 이런 정세 강연을 통해 주민들을 사상적으로 묶어세우고 흐트러지지 않게 사상적 그런 어떤 고양 사업이라 할까요. 그런 사업을 지금 계속 매일매일 진행하고 있다고..."

그렇다면 대북 제재 이후 북한의 내부 상황은 어떨까?

남북의 창 제작진은 어렵게 전화를 통해 북한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북한 주민 통화(음성 변조) : "막막합니다. 사람들이 다 말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는 완전히 노골적이죠. 지금 상태를 유지하다가는 3~4년을 못 갈 것 같습니다. (얼마나 못 간다고요?) 3년, 3~4년... 고난의 행군, 고난의 행군하는데 그 때보다 더 하다고요."

북한 당국이 밀무역과 외부와의 통화를 적극 차단하는 등 내부 단속도 한층 강화됐다는 게 북한 주민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북한 주민 통화(음성 변조) : "밀수도 못하고 그러니 사람들이 벌이가 없지 않습니까. 밀수도 못하지 않습니까. 많이 못하지 말입니다. 요즘 전화하는 거 가지고 세게 나옵니다. 그전에 돈이나 받아가지고 밀수입, 밀수하는 전화는 용서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가차 없이 전화하면 가차 없다.."

대북 제재의 여파를 외부에서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북․중 접경지역입니다.

북한 신의주와 맞닿아 있는 중국 단둥의 한 부두.

인공기를 단 북한 경비선이 유조차에서 은밀하게 기름을 공급받습니다.

<녹취> 중국 관리인 : "(이 배가 북한으로 가는 배입니까? 이 배가 어선입니까?) 화물을 실어나르는 배입니다."

중국 세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대북 재제로 통관이 강화되면서 경유를 밀수하고 있는 겁니다.

국경 단속이 강화되면서 북한의 바닥 경제를 지탱해온 일반 밀무역도 갈수록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북·중 접경 현지인(중국 동포) : "밀수가 안돼요. 경제가 밀수로 돌아가는데 밀수하는 사람이 영향을 받으니까.. 공안국과 안전국 단속이 심하거든요."

해외 북한 식당 역시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녹취> 베이징 북한 식당 종업원 : "(손님이)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습니다. 선생님이라도 자주 오십시오."

아예 문을 닫거나 업종을 바꾼 식당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자카르타 북한 식당 종업원 : "한국 소주 드시겠습니까?"

한국산 소주를 밀수해 팔고, 노래방 시설에 여종업원들이 술시중까지 하며 영업에 나선 북한 식당.

대표적 외화벌이 수단인 식당마저 타격을 입는 등 북한 돈줄 죄기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진텅호’북한 선원(지난 달 5일) : "내리지도 못하게 하고. 패스(외출증)도 안 줍니다."

북한 선박들이 입항을 거부당하는 일도 잇따랐습니다.

중국이 톈진 등 주요 항구 6곳에 대해 북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했고, 러시아도 북한 선박 희천호를 돌려보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내부의 제재 효과를 평가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동참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향후 공조체제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했을 경우에는 북한의 경제 성장률 자체가 마이너스 1%에서 2% 정도까지 추산될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더 유엔 안보리 제재가 본격화 된다고 하면 북한의 과거 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 시절만큼의 경제적 충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현재 +에서 오히려 -4% 이상 성장함으로써 북한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한 달을 맞은 시점,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가 계기가 됐는데요.

각국 정상들은 특히 대북 제재 한 달 이후 공조방안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처음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곧이어 한미일의 세 나라 정상이 함께 만나 다시 한 번 강력한 제재 이행을 통한 대북 압박 방침을 천명했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 "이제 중요한 것은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북한이 핵 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 :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의 안보가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한중 협력관계를 강조하며, 대북 제재의 전면적인 이행 방침을 밝혔습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주석) :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기획하고, 교류 협력을 심화시키며,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순조로운 발전을 추구할 것을 희망합니다."

대북 제재 한 달 만에 이뤄진 주요국 정상들의 연쇄 회동과 핵 안보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하며 숨 가쁘게 한 달을 달려온 국제 사회, 이번 연쇄 정상 회담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대북 옥죄기는 이른바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변화가 없는 한‘제 2의 고난의 행군’은 북한 체제 수호의 구호가 아닌 현실의 비극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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