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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北 나무심기도 ‘70일 전투’…한계는?
입력 2016.04.02 (08:08) 수정 2016.04.02 (14:58)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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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흘 뒤면 식목일이죠.

봄철을 맞아 북한에서도 요즘 나무 심기가 한창인데요.

우리와 다른 점은 나무심기도 이른바 70일 전투의 일환으로 ‘전투처럼’ 한다는 겁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해마다 반복되는 ‘나무심기 전투’에도 불구하고 황폐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 산림 대책의 한계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누런 맨 땅이 훤히 드러난 북한 함경남도의 민둥산.

산비탈을 가득 메운 주민들이 나무심기에 한창이다.

<녹취> 김윤희(함경남도 금강관리국 부원) : "오늘 우리가 심는 이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가 다 내가 사는 이 땅을 더 푸르게 한다고 생각하니까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산악지대는 물론이고 도로 주변과 수목원, 각 공장과 기업소까지.

이런 나무심기는 집단적으로, 북한 전역에서 진행된다.

<녹취> 박응남(초급청년동맹위원장) : "감나무, 사과나무를 비롯한 6종의 5000여 그루 과일나무들로 과수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푸른 숲이 병풍처럼 쭉 둘러싼 공장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녹취> "나무를 심자 나무를 심자~ 우리 사는 거리와 마을마다~"

나무 심기를 ‘전투’라 부르며 나무를 심는 것이 애국이라는 노래까지.

나무심기를 독려하는 온갖 선전물이 연일 전파를 타고 있다.

5월 7차 당 대회까지 북한 전역을 수림화하자는 이른바 ‘나무심기 70일 전투’다.

<녹취> 조선중앙TV : "오늘의 나무심기는 단순한 실무적 사업이 아니라 70일 전투 기록장에 애국의 뜨거운 마음을 새겨가는 영예롭고 보람찬 애국사업임을 깊이 자각하고..."

나무심기 전투의 다양한 현장을 담은 특집 프로그램.

인터뷰에 나선 북한 주민들은 경쟁적으로 나무심기 실적을 자랑한다.

<인터뷰> 신승호(송화군 인민위원회 부위원장) : "오늘 하루 나무모 심기 실적을 종합해보니까 13만 여 그루나 심었습니다. 저희들은 군안의 인민들의 앙양된 열의에 맞게 정책사업을 앞세우고 나무심기 사업을 짜고 들겠습니다."

‘나무심기 전투’엔 일반 근로자와 군인, 주부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된다.

개인이 하루에 심어야 할 나무의 목표량으로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그루가 할당된다.

<녹취> 이향(온천 고급중학교 학생) : "(학생동무 이름을 어떻게 부릅니까?) 온천 고급중학교 학생 이향입니다. (나무를 몇 그루나 심었습니까?) 현재 22대 심었는데 아직 더 심어야 합니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산림 복구에 나선 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친 뒤인 2000년대부터다.

특히 김정일은 2001년 ‘산림조성 10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별도의 식수기간까지 정해 나무심기를 독려했다.

<녹취> 김정은(신년사/지난해 1월 1일) : "전후에 복구 건설을 한 것처럼 전당, 전군, 전민이 떨쳐나 산림복구 전투를 힘 있게 벌여 조국의 산들을 푸른 숲이 우거진 황금산으로 전변시켜야(바꿔야) 합니다."

매년 신년사에서 산림녹화를 언급해온 김정은은 처음으로 정권 차원에서 산림복구 전투를 진행했다.

<녹취> 북한 기록영화("산림 복구 전투의 포성이") : "오늘의 산림복구 전투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되자!"

나무를 심는데 ‘철야전투’까지 강행했고 자신이 직접 나무를 심는 모습도 연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선대의 산림정책 실패까지 이례적으로 자인하며 나무심기를 독려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2월) : "고난의 행군시기부터 사람들이 식량과 땔감을 해결한다고 하면서 나무를 망탕(무분별하게) 찍은 데다 산불방지대책도 바로 세우지 못하여 나라의 귀중한 산림자원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 임업성 부상과 내각 부총리까지 숙청할 정도로 나무심기를 몰아붙인 김정은,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 2014년 촬영된 양강도 혜산시의 위성영상이다.

‘산의 혜택을 본다’는 ‘혜산’이라는 지명이 무색하게 대부분의 산이 헐벗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역시 2014년 평양의 위성사진.

2005년, 9년 전에 비해 녹지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산림이 복구되기는커녕 황폐화가 더 심해진 것이다.

산림녹화 지원을 위해 수차례 북한을 찾았던 민간단체 관계자는 북한의 산림 실태를 이렇게 증언한다.

<인터뷰> 이운식(겨레의 숲 사무처장) : "평양에 비행기가 착륙할 때보면 순안 공항을 내려다보면 그 언저리에 황폐한 야산들이 많이 보여요. 평양 시내에 있는 대성산이라든가 용악산이라든가 그런 데는 북한이 자랑하는 유원지니까 잘 보존이 되어 있지만 평양을 좀 벗어나서 황해도라든가 평안도 쪽으로 좀만 벗어나면 그런 다락밭이라든가 황폐한 단지를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유엔 산하기구가 최근 공개한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FAO,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1990년 820만 헥타르였던 북한의 산림은 지난해 말 503만 헥타르까지 줄어들었다.

25년 간 북한 산림 면적의 38%가 훼손된 건데, 해마다 평양보다 큰 면적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인터뷰> 김성일(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1990년도에는 전 국토의 68%가 숲이었고요. 그 이전에는 사실 70%를 상회했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보게 되면 약 47%, 지금은 아마 그것보다 더 떨어졌지 않았을까 (해마다) 1%정도씩 숲이 줄어들고 있고요. 그게 보통 우리 서울시 면적의 두 배 정도, 축구장으로 따지면 약 13만개 정도 없어지니까 보통 심각한 게 아니죠."

그렇다면 15년 넘게 진행된 산림복구에도 상황이 더 악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하는 지난 달 2일 북한 식수절 모습이다.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사람들이 쌓인 눈이 채 녹지도 않은 땅을 나무를 심기 위해 갈아엎고 있다.

당연히 나무가 잘 자랄 수 없는 상황, 이런 전시성 행사가 비일비재하다.

<인터뷰> 김은아(2009년 탈북) : "눈이 오든 비가 오든 그날(식수절)은 무조건 다 나무 심으러 가거든요. 전혀 살 수가 없죠. 땅이 다 녹아진 상태에서 나무들도 좋은 땅에서 자라야 되는데, 땡땡 얼은 땅에서 그 나무가 전혀 살 수 가없거든요. 그런데 왜 그날 꼭 나무를 심어야 되는지 전혀 이해가 안갔죠."

주민 동원을 통해 나무 심는 데만 급급할 뿐 사후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도 고질적인 문제다.

<인터뷰> 김은아(2009년 탈북) : "저희가 이렇게 심어놓으면 저희가 매번 가서 관리를 해줄 수가 없잖아요. 그러면 산림청에 계시는 분들이 이렇게 다 물도 줘가면서 이렇게 관리를 잘 해줘야 되는데 그쪽에서도 관리가 되게 허술한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이제 나무들이 살지를 못하고 금방 죽고. 그리고 다음날이면 또 주민들이 땔감으로 다 뽑아가고.."

북한 당국이 최근 들어 이른바 사름률, 나무의 생존율을 특별히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 매체는 이례적으로 일선 기관의 업무태만을 공식 거론하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8월) : "나무모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것은 불리한 자연기후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산림경영소의 일꾼들과 모체양묘 작업반원들의 패배주의적인 일본새(일하는 태도), 주인답지 못한 일본새에 있는 것입니다."

특히 만성적인 에너지난은 북한의 산림 복구를 막는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 접경 북한의 한 마을 풍경이다.

나무 땔감을 자전거에 싣고 가거나 잡초 무더기를 짊어지고 가는 모습을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땅한 연료가 없는 주민들이 여전히 난방과 취사 등에 주로 나무를 쓰고 있는 것이다.

땔감을 구하기 위해 절도 등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인터뷰> 김은아(2009년 탈북) : "집 뜨락에 보면 이렇게 배재를 많이들 세워 놓잖아요. 저희는 나무로 널빤지로 많이 세우는데 밤에 자고 일어나면 그 울타리를 다 뽑아 가는 경우도 있어요. 그것도 나무니까 사람들이 남의 집 울타리를 다 뽑아가는 거예요. 진짜 눈에 보이는 나무라고 생긴 건 다 도둑질해가고..."

여기에 대북 제재의 여파로 최근 들어선 국제사회의 지원도 막히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나무 65억 그루를 심는다는 게 2014년 북한 당국이 밝힌 산림 복구 계획의 청사진.

지난해만 해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적극 검토됐지만, 올 들어 이어진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로 대부분의 지원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인터뷰> 이운식(겨레의 숲 사무처장) : "저희 민간단체들이 주로 국제기구라든가 해외 동포 단체, 이런 데에 협력해가지고 사업을 진행해왔었어요, 작년 하반기부터. 그런데 아시다시피 올해 초에 핵실험이라든가 미사일 발사, 이런 문제로 인해서 우리 정부가 이런 교류 사업에 대한 잠정 중단 조치를 발표했었고. 그래서 그마저도 현재는 좀 보류된 상황입니다."

북한의 산림 재앙은 한반도 전체의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재앙이 통일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안이다.

북한이 하루 빨리 도발을 중단하고 협력의 길로 나와야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클로즈업 북한] 北 나무심기도 ‘70일 전투’…한계는?
    • 입력 2016-04-02 09:15:54
    • 수정2016-04-02 14: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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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흘 뒤면 식목일이죠.

봄철을 맞아 북한에서도 요즘 나무 심기가 한창인데요.

우리와 다른 점은 나무심기도 이른바 70일 전투의 일환으로 ‘전투처럼’ 한다는 겁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해마다 반복되는 ‘나무심기 전투’에도 불구하고 황폐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 산림 대책의 한계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누런 맨 땅이 훤히 드러난 북한 함경남도의 민둥산.

산비탈을 가득 메운 주민들이 나무심기에 한창이다.

<녹취> 김윤희(함경남도 금강관리국 부원) : "오늘 우리가 심는 이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가 다 내가 사는 이 땅을 더 푸르게 한다고 생각하니까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산악지대는 물론이고 도로 주변과 수목원, 각 공장과 기업소까지.

이런 나무심기는 집단적으로, 북한 전역에서 진행된다.

<녹취> 박응남(초급청년동맹위원장) : "감나무, 사과나무를 비롯한 6종의 5000여 그루 과일나무들로 과수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푸른 숲이 병풍처럼 쭉 둘러싼 공장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녹취> "나무를 심자 나무를 심자~ 우리 사는 거리와 마을마다~"

나무 심기를 ‘전투’라 부르며 나무를 심는 것이 애국이라는 노래까지.

나무심기를 독려하는 온갖 선전물이 연일 전파를 타고 있다.

5월 7차 당 대회까지 북한 전역을 수림화하자는 이른바 ‘나무심기 70일 전투’다.

<녹취> 조선중앙TV : "오늘의 나무심기는 단순한 실무적 사업이 아니라 70일 전투 기록장에 애국의 뜨거운 마음을 새겨가는 영예롭고 보람찬 애국사업임을 깊이 자각하고..."

나무심기 전투의 다양한 현장을 담은 특집 프로그램.

인터뷰에 나선 북한 주민들은 경쟁적으로 나무심기 실적을 자랑한다.

<인터뷰> 신승호(송화군 인민위원회 부위원장) : "오늘 하루 나무모 심기 실적을 종합해보니까 13만 여 그루나 심었습니다. 저희들은 군안의 인민들의 앙양된 열의에 맞게 정책사업을 앞세우고 나무심기 사업을 짜고 들겠습니다."

‘나무심기 전투’엔 일반 근로자와 군인, 주부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된다.

개인이 하루에 심어야 할 나무의 목표량으로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그루가 할당된다.

<녹취> 이향(온천 고급중학교 학생) : "(학생동무 이름을 어떻게 부릅니까?) 온천 고급중학교 학생 이향입니다. (나무를 몇 그루나 심었습니까?) 현재 22대 심었는데 아직 더 심어야 합니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산림 복구에 나선 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친 뒤인 2000년대부터다.

특히 김정일은 2001년 ‘산림조성 10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별도의 식수기간까지 정해 나무심기를 독려했다.

<녹취> 김정은(신년사/지난해 1월 1일) : "전후에 복구 건설을 한 것처럼 전당, 전군, 전민이 떨쳐나 산림복구 전투를 힘 있게 벌여 조국의 산들을 푸른 숲이 우거진 황금산으로 전변시켜야(바꿔야) 합니다."

매년 신년사에서 산림녹화를 언급해온 김정은은 처음으로 정권 차원에서 산림복구 전투를 진행했다.

<녹취> 북한 기록영화("산림 복구 전투의 포성이") : "오늘의 산림복구 전투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되자!"

나무를 심는데 ‘철야전투’까지 강행했고 자신이 직접 나무를 심는 모습도 연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선대의 산림정책 실패까지 이례적으로 자인하며 나무심기를 독려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2월) : "고난의 행군시기부터 사람들이 식량과 땔감을 해결한다고 하면서 나무를 망탕(무분별하게) 찍은 데다 산불방지대책도 바로 세우지 못하여 나라의 귀중한 산림자원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 임업성 부상과 내각 부총리까지 숙청할 정도로 나무심기를 몰아붙인 김정은,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 2014년 촬영된 양강도 혜산시의 위성영상이다.

‘산의 혜택을 본다’는 ‘혜산’이라는 지명이 무색하게 대부분의 산이 헐벗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역시 2014년 평양의 위성사진.

2005년, 9년 전에 비해 녹지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산림이 복구되기는커녕 황폐화가 더 심해진 것이다.

산림녹화 지원을 위해 수차례 북한을 찾았던 민간단체 관계자는 북한의 산림 실태를 이렇게 증언한다.

<인터뷰> 이운식(겨레의 숲 사무처장) : "평양에 비행기가 착륙할 때보면 순안 공항을 내려다보면 그 언저리에 황폐한 야산들이 많이 보여요. 평양 시내에 있는 대성산이라든가 용악산이라든가 그런 데는 북한이 자랑하는 유원지니까 잘 보존이 되어 있지만 평양을 좀 벗어나서 황해도라든가 평안도 쪽으로 좀만 벗어나면 그런 다락밭이라든가 황폐한 단지를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유엔 산하기구가 최근 공개한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FAO,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1990년 820만 헥타르였던 북한의 산림은 지난해 말 503만 헥타르까지 줄어들었다.

25년 간 북한 산림 면적의 38%가 훼손된 건데, 해마다 평양보다 큰 면적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인터뷰> 김성일(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1990년도에는 전 국토의 68%가 숲이었고요. 그 이전에는 사실 70%를 상회했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보게 되면 약 47%, 지금은 아마 그것보다 더 떨어졌지 않았을까 (해마다) 1%정도씩 숲이 줄어들고 있고요. 그게 보통 우리 서울시 면적의 두 배 정도, 축구장으로 따지면 약 13만개 정도 없어지니까 보통 심각한 게 아니죠."

그렇다면 15년 넘게 진행된 산림복구에도 상황이 더 악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하는 지난 달 2일 북한 식수절 모습이다.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사람들이 쌓인 눈이 채 녹지도 않은 땅을 나무를 심기 위해 갈아엎고 있다.

당연히 나무가 잘 자랄 수 없는 상황, 이런 전시성 행사가 비일비재하다.

<인터뷰> 김은아(2009년 탈북) : "눈이 오든 비가 오든 그날(식수절)은 무조건 다 나무 심으러 가거든요. 전혀 살 수가 없죠. 땅이 다 녹아진 상태에서 나무들도 좋은 땅에서 자라야 되는데, 땡땡 얼은 땅에서 그 나무가 전혀 살 수 가없거든요. 그런데 왜 그날 꼭 나무를 심어야 되는지 전혀 이해가 안갔죠."

주민 동원을 통해 나무 심는 데만 급급할 뿐 사후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도 고질적인 문제다.

<인터뷰> 김은아(2009년 탈북) : "저희가 이렇게 심어놓으면 저희가 매번 가서 관리를 해줄 수가 없잖아요. 그러면 산림청에 계시는 분들이 이렇게 다 물도 줘가면서 이렇게 관리를 잘 해줘야 되는데 그쪽에서도 관리가 되게 허술한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이제 나무들이 살지를 못하고 금방 죽고. 그리고 다음날이면 또 주민들이 땔감으로 다 뽑아가고.."

북한 당국이 최근 들어 이른바 사름률, 나무의 생존율을 특별히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 매체는 이례적으로 일선 기관의 업무태만을 공식 거론하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8월) : "나무모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것은 불리한 자연기후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산림경영소의 일꾼들과 모체양묘 작업반원들의 패배주의적인 일본새(일하는 태도), 주인답지 못한 일본새에 있는 것입니다."

특히 만성적인 에너지난은 북한의 산림 복구를 막는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 접경 북한의 한 마을 풍경이다.

나무 땔감을 자전거에 싣고 가거나 잡초 무더기를 짊어지고 가는 모습을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땅한 연료가 없는 주민들이 여전히 난방과 취사 등에 주로 나무를 쓰고 있는 것이다.

땔감을 구하기 위해 절도 등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인터뷰> 김은아(2009년 탈북) : "집 뜨락에 보면 이렇게 배재를 많이들 세워 놓잖아요. 저희는 나무로 널빤지로 많이 세우는데 밤에 자고 일어나면 그 울타리를 다 뽑아 가는 경우도 있어요. 그것도 나무니까 사람들이 남의 집 울타리를 다 뽑아가는 거예요. 진짜 눈에 보이는 나무라고 생긴 건 다 도둑질해가고..."

여기에 대북 제재의 여파로 최근 들어선 국제사회의 지원도 막히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나무 65억 그루를 심는다는 게 2014년 북한 당국이 밝힌 산림 복구 계획의 청사진.

지난해만 해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적극 검토됐지만, 올 들어 이어진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로 대부분의 지원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인터뷰> 이운식(겨레의 숲 사무처장) : "저희 민간단체들이 주로 국제기구라든가 해외 동포 단체, 이런 데에 협력해가지고 사업을 진행해왔었어요, 작년 하반기부터. 그런데 아시다시피 올해 초에 핵실험이라든가 미사일 발사, 이런 문제로 인해서 우리 정부가 이런 교류 사업에 대한 잠정 중단 조치를 발표했었고. 그래서 그마저도 현재는 좀 보류된 상황입니다."

북한의 산림 재앙은 한반도 전체의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재앙이 통일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안이다.

북한이 하루 빨리 도발을 중단하고 협력의 길로 나와야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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