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2년 5개월 “내가 산 우주는…”

입력 2016.04.02 (08:51) 수정 2016.04.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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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양지우입니다, 이슬기입니다.

국제 사회에 복귀하는 나라로서 이란과 함께 주목되는 나라가 바로 쿠바입니다.

미국, 유럽연합 등과 잇따라 국교정상화를 이루며 고립에서 벗어나고 있는데요.

개혁 개방에 나서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 쿠바, 생생한 변화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우주에서 가장 오래 머문 사람은 러시아 우주인 겐나디 파달카인데, 체류 기간이 통산 879일, 그러니까 2년하고도 5개월입니다.

환갑을 눈앞에 두고도 우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파달카 씨, 지구에 귀환해 있는 그를 만나 우주 개발의 현실과 바람을 들어봤습니다.

특파원현장보고 시작합니다.

<앵커 멘트>

통산 2년 하고도 5개월을 우주에서 지낸 사람이 있습니다.

이제 곧 환갑을 맞는 러시아의 겐나디 파달카 씨, 지난해 9월까지도 우주 임무를 수행하는 등 패기와 열정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이 파달카 씨를 우주로 이끄는 걸까요?

파달카 씨에게 또 우주란 무엇일까요?

하준수 특파원이 우주 공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나이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겐나디 파달카(57살), 1958년 러시아 출생, 1989년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 입교, 1998년 첫 우주 비행, 지금까지 5차례 우주 비행, 생애 통산 879일 우주 공간 체류.

<녹취> 파달카(우주정거장 생방송/지난해 7월 14일) : "오늘 우리는 러시아 소유즈와 미국의 아폴로 탐사 40주년을 기념하려고 모였습니다.두 우주선은 1975년 7월 17일 도킹했는데, 양립할 수 없는 두 적이 우주에서 협력한 최초의 사례였습니다."

우주공간에 가장 오래 머문 사나이.

겐나디 파달카를 만나기 위해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5번째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난해 9월 12일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파달카가 안내한 이곳은 국제우주정거장 모형입니다.

러시아 우주인들이 생활하는 모듈입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미국과 EU, 중국 등 16개 나라가 쏘아 올린 이 같은 모듈들을 연결해 만든 것입니다.

길이 13m, 지름 4.3m의, 이 원통 안에서 하루 24시간 생활이 이뤄집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이것이 선실의 모형인데요. 여기는 잠자는 곳이 아니고요. 침낭은 여기에 있죠."

무중력 상태라 거꾸로 선 상태에서 잠들기도 합니다.

하루 일과는 아침 6시 반부터 저녁 7시까지 규칙적으로 이뤄집니다.

지구와 화상회의는 물론, 과학 실험, 장비 수리 등 각자 맡은 임무를 일과 시간에 수행합니다.

운동은 필수라고 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러닝머신도 있고. 체력측정용 자전거도 있습니다. 하루에 2시간 반을 운동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죠."

일과가 끝나고 나면 각자가 자유 시간을 즐긴다고 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인터넷을 검색하고, 자유롭게 전화도 하죠 지구 상 어디라도 연결되는 전화가 있죠. 또 원하는 무엇이든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최근 영화의 한 장면처럼 우주에서도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가능하죠. 온실이 있어서, 저는 땅콩, 무, 밀을 키웠고요. 제 동료들은 재미있는 식물을 재배했죠. 그걸 먹기도 해요."

어두운 우주공간에서는 과연 어떤 것들이 가장 그리웠을까요?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지구에서의 평범한 일상이나 비, 해변의 바람 소리 등이 없습니다. 그런 자연적인 것들, 풀냄새 등이 그리웠어요."

우주정거장은 하루 16차례 지구를 도는데요, 창밖으로 보이는 지구를 촬영하면 아주 선명하게 찍힌다고 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북극과 남극의 오로라는 색깔이 달라요. 북극의 오로라는 녹색이고, 남극은 자주색입니다. 낮에는 스모그가 많지만 밤에는 아주 환상적이죠. 중국, 한국 등 다른 나라의 멋진 야경들도 많습니다. 일출과 일몰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물론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지만 말이죠."

파달카는 우주 공간에서 처음으로 셀카 사진을 찍은 우주인으로도 유명합니다.

파달카는 지금까지 10차례 우주 유영에 나섰는데, 이 같은 우주복이 필요한 건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주복의 무게는 114kg에 달합니다.

똑같은 규격으로 생산하지만, 키가 큰 사람이든 작은 사람이든 누구나 입을 수 있도록 키 높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각종 장비까지 달면 우주복의 무게는 200kg을 훌쩍 넘습니다.

그래서, 깊이 13m의 수영장에서 우주유영에 대비한 특별한 훈련을 받습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아주 힘들죠. 우주 유영 동안 모두가 지치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합니다. 그렇지만 여성들도 아무 문제 없이 우주 유영을 소화해 냅니다."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에는 우주인이 되기 위한 갖가지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이 중력 가속도 체험 장비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지구를 떠나기 위해 우주선이 대기권을 통과할 때는 보통 지상보다 4배에서 6배까지의 중력을 받는데, 이를 체험하는 겁니다.

장비를 실험하는 동안 중력 가속도를 이기지 못해 졸도하는 경우도 속출합니다.

<녹취> 추디노프(중력가속도 설비 책임자) : "통제실 의사가 주기적으로 램프를 깜빡 거리는데 우주인이 거기에 반응하지 못하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즉시 장비를 중단시킵니다."

이것은 소유즈 우주선의 모형입니다.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까지 데려다 줄 교통수단이자, 유사시에는 탈출선 역할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우주인조차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한다는 사실입니다.

우주왕복선 계획을 진행하던 미국은 챌린저호 폭발 사고 이후, 2011년 7월을 마지막으로 우주왕복선 사업을 접었습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오늘날 소유즈 우주선이 유일한 교통 수단입니다. 그래서 소유즈는우주에서 국제적 협력의 좋은 사례인 것이죠."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정말 좋은 일이죠. 신에게 감사드려요. 우리의 지도자들과 파트너들의 지도자들이 국제정치에서의 의견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우주만큼은 건드리지 않는 지혜를 갖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가가린 우주센터에는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세계 각국 우주인들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파달카는 우주개발에서 러시아와 한국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한국은 전자분야가 아주 발달해 있죠. 러시아는 우수한 로켓이 있습니다. 한-러는 우주개발뿐만 아니라 환경, 특히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분야에서도 잘 협력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러시아와 유럽연합이 공동으로 쏘아 올린 화성 탐사선, '엑소 마스' 입니다.

지상에서는 이념의 차이로 다투고 상처를 주지만, 우주에서는 공동의 목표를 놓고 서로 협력합니다.

그 선봉에는 파달카 같은 우주인이 있습니다.

파달카는 자신과 같은 우주인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주에서 이뤄지는 세계 각국의 협력이 그만큼 깊어진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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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에서 2년 5개월 “내가 산 우주는…”
    • 입력 2016-04-02 10:03:42
    • 수정2016-04-02 10:30:5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양지우입니다, 이슬기입니다.

국제 사회에 복귀하는 나라로서 이란과 함께 주목되는 나라가 바로 쿠바입니다.

미국, 유럽연합 등과 잇따라 국교정상화를 이루며 고립에서 벗어나고 있는데요.

개혁 개방에 나서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 쿠바, 생생한 변화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우주에서 가장 오래 머문 사람은 러시아 우주인 겐나디 파달카인데, 체류 기간이 통산 879일, 그러니까 2년하고도 5개월입니다.

환갑을 눈앞에 두고도 우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파달카 씨, 지구에 귀환해 있는 그를 만나 우주 개발의 현실과 바람을 들어봤습니다.

특파원현장보고 시작합니다.

<앵커 멘트>

통산 2년 하고도 5개월을 우주에서 지낸 사람이 있습니다.

이제 곧 환갑을 맞는 러시아의 겐나디 파달카 씨, 지난해 9월까지도 우주 임무를 수행하는 등 패기와 열정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이 파달카 씨를 우주로 이끄는 걸까요?

파달카 씨에게 또 우주란 무엇일까요?

하준수 특파원이 우주 공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나이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겐나디 파달카(57살), 1958년 러시아 출생, 1989년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 입교, 1998년 첫 우주 비행, 지금까지 5차례 우주 비행, 생애 통산 879일 우주 공간 체류.

<녹취> 파달카(우주정거장 생방송/지난해 7월 14일) : "오늘 우리는 러시아 소유즈와 미국의 아폴로 탐사 40주년을 기념하려고 모였습니다.두 우주선은 1975년 7월 17일 도킹했는데, 양립할 수 없는 두 적이 우주에서 협력한 최초의 사례였습니다."

우주공간에 가장 오래 머문 사나이.

겐나디 파달카를 만나기 위해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5번째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난해 9월 12일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파달카가 안내한 이곳은 국제우주정거장 모형입니다.

러시아 우주인들이 생활하는 모듈입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미국과 EU, 중국 등 16개 나라가 쏘아 올린 이 같은 모듈들을 연결해 만든 것입니다.

길이 13m, 지름 4.3m의, 이 원통 안에서 하루 24시간 생활이 이뤄집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이것이 선실의 모형인데요. 여기는 잠자는 곳이 아니고요. 침낭은 여기에 있죠."

무중력 상태라 거꾸로 선 상태에서 잠들기도 합니다.

하루 일과는 아침 6시 반부터 저녁 7시까지 규칙적으로 이뤄집니다.

지구와 화상회의는 물론, 과학 실험, 장비 수리 등 각자 맡은 임무를 일과 시간에 수행합니다.

운동은 필수라고 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러닝머신도 있고. 체력측정용 자전거도 있습니다. 하루에 2시간 반을 운동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죠."

일과가 끝나고 나면 각자가 자유 시간을 즐긴다고 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인터넷을 검색하고, 자유롭게 전화도 하죠 지구 상 어디라도 연결되는 전화가 있죠. 또 원하는 무엇이든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최근 영화의 한 장면처럼 우주에서도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가능하죠. 온실이 있어서, 저는 땅콩, 무, 밀을 키웠고요. 제 동료들은 재미있는 식물을 재배했죠. 그걸 먹기도 해요."

어두운 우주공간에서는 과연 어떤 것들이 가장 그리웠을까요?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지구에서의 평범한 일상이나 비, 해변의 바람 소리 등이 없습니다. 그런 자연적인 것들, 풀냄새 등이 그리웠어요."

우주정거장은 하루 16차례 지구를 도는데요, 창밖으로 보이는 지구를 촬영하면 아주 선명하게 찍힌다고 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북극과 남극의 오로라는 색깔이 달라요. 북극의 오로라는 녹색이고, 남극은 자주색입니다. 낮에는 스모그가 많지만 밤에는 아주 환상적이죠. 중국, 한국 등 다른 나라의 멋진 야경들도 많습니다. 일출과 일몰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물론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지만 말이죠."

파달카는 우주 공간에서 처음으로 셀카 사진을 찍은 우주인으로도 유명합니다.

파달카는 지금까지 10차례 우주 유영에 나섰는데, 이 같은 우주복이 필요한 건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주복의 무게는 114kg에 달합니다.

똑같은 규격으로 생산하지만, 키가 큰 사람이든 작은 사람이든 누구나 입을 수 있도록 키 높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각종 장비까지 달면 우주복의 무게는 200kg을 훌쩍 넘습니다.

그래서, 깊이 13m의 수영장에서 우주유영에 대비한 특별한 훈련을 받습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아주 힘들죠. 우주 유영 동안 모두가 지치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합니다. 그렇지만 여성들도 아무 문제 없이 우주 유영을 소화해 냅니다."

유리 가가린 우주센터에는 우주인이 되기 위한 갖가지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이 중력 가속도 체험 장비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지구를 떠나기 위해 우주선이 대기권을 통과할 때는 보통 지상보다 4배에서 6배까지의 중력을 받는데, 이를 체험하는 겁니다.

장비를 실험하는 동안 중력 가속도를 이기지 못해 졸도하는 경우도 속출합니다.

<녹취> 추디노프(중력가속도 설비 책임자) : "통제실 의사가 주기적으로 램프를 깜빡 거리는데 우주인이 거기에 반응하지 못하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즉시 장비를 중단시킵니다."

이것은 소유즈 우주선의 모형입니다.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까지 데려다 줄 교통수단이자, 유사시에는 탈출선 역할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우주인조차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한다는 사실입니다.

우주왕복선 계획을 진행하던 미국은 챌린저호 폭발 사고 이후, 2011년 7월을 마지막으로 우주왕복선 사업을 접었습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오늘날 소유즈 우주선이 유일한 교통 수단입니다. 그래서 소유즈는우주에서 국제적 협력의 좋은 사례인 것이죠."

<녹취> 겐나디 파달카 : "정말 좋은 일이죠. 신에게 감사드려요. 우리의 지도자들과 파트너들의 지도자들이 국제정치에서의 의견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우주만큼은 건드리지 않는 지혜를 갖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가가린 우주센터에는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간 세계 각국 우주인들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파달카는 우주개발에서 러시아와 한국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겐나디 파달카 : "한국은 전자분야가 아주 발달해 있죠. 러시아는 우수한 로켓이 있습니다. 한-러는 우주개발뿐만 아니라 환경, 특히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분야에서도 잘 협력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러시아와 유럽연합이 공동으로 쏘아 올린 화성 탐사선, '엑소 마스' 입니다.

지상에서는 이념의 차이로 다투고 상처를 주지만, 우주에서는 공동의 목표를 놓고 서로 협력합니다.

그 선봉에는 파달카 같은 우주인이 있습니다.

파달카는 자신과 같은 우주인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주에서 이뤄지는 세계 각국의 협력이 그만큼 깊어진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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