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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토리] ② 교도소 가려고 ‘일부러 범죄’…고령 사회의 비극
입력 2016.04.02 (09:21) 수정 2016.04.02 (14:58)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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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은 65살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화사회입니다.

이러다보니 각종 노인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최근에는 고령자들의 범죄 역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범죄를 저지르는 노인 가운데는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일부러 교도소행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스토리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리포트>

검은 옷을 입은 사복 경찰관이 노인을 쫓아갑니다.

상점에 잠복해 있다가 물건을 훔치는 장면을 포착한 겁니다.

노인이 배낭에서 주섬주섬 꺼낸 물건, 프라이드 치킨입니다.

배낭에서는 오렌지와 우유가 추가로 나왔습니다.

<녹취> 가게 직원 : "좀도둑의 80퍼센트 이상이 65살 이상 노인입니다."

일본에서 이런 고령의 좀도둑은 드물지 않습니다.

훔친 물품은 대부분 채소나 과일, 간편식 등 끼니를 떼우기 위한 식료품입니다.

일본의 한 연구소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절도 등 경범죄의 35%는 60살 이상의 고령자가 저질렀습니다.

특히 고령 범죄자 가운데 40%는 6차례 이상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렇다면 일본 노인들은 왜, 비슷한 경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교도소에 가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일본에서 홀로 사는 노인의 기초연금은 한 해 8백만 원 정도.

일본 최저 생계비의 75% 수준인데 생활을 꾸려나가기가 벅찹니다.

반면 교도소에 가면, 식사와 잠자리가 해결되고 무료로 치료도 받을 수 있습니다.

<녹취> 일본 노인 범죄자 : "선처를 바랍니다.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비참한 삶을 살았지만 남은 생애는 죄를 짓지 않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이같은 고령자 범죄 급증으로 일본의 교도소 수감자들 역시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2004년 9.8% 였던 60살 이상의 신규 노인 수감자 수는 10년 만인 2014년에 17.2%까지 늘었습니다.

게다가 60살 이상의 교도소 수감자 중 14%는 치매 증상까지 보이고 있어 치료까지 해줘야 합니다.

사실상 교정 시설이 양로원이나 노인 병원의 역할까지 떠맡게 된 겁니다.

이런 고령 범죄의 근본 원인은 결국 노인 빈곤층 증가에 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79만 명이던 일본 빈곤층 고령자는 2014년 893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자 4명 가운데 1명이 빈곤층인 셈입니다.

여기에다 일본에서는 자식이 부모에게 얹혀 살면서, 부모와 자식 모두가 빈곤해지는 이른바 '기생 파산'도 빠르게 느는 추세입니다.

노인 빈곤층 비율이 50%에 육박해 OECD 34개 나라 중 1위인 한국에게도 일본 고령 범죄 급증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 [글로벌 스토리] ② 교도소 가려고 ‘일부러 범죄’…고령 사회의 비극
    • 입력 2016-04-02 10:25:00
    • 수정2016-04-02 14:58:26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일본은 65살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화사회입니다.

이러다보니 각종 노인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최근에는 고령자들의 범죄 역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범죄를 저지르는 노인 가운데는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일부러 교도소행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스토리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리포트>

검은 옷을 입은 사복 경찰관이 노인을 쫓아갑니다.

상점에 잠복해 있다가 물건을 훔치는 장면을 포착한 겁니다.

노인이 배낭에서 주섬주섬 꺼낸 물건, 프라이드 치킨입니다.

배낭에서는 오렌지와 우유가 추가로 나왔습니다.

<녹취> 가게 직원 : "좀도둑의 80퍼센트 이상이 65살 이상 노인입니다."

일본에서 이런 고령의 좀도둑은 드물지 않습니다.

훔친 물품은 대부분 채소나 과일, 간편식 등 끼니를 떼우기 위한 식료품입니다.

일본의 한 연구소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절도 등 경범죄의 35%는 60살 이상의 고령자가 저질렀습니다.

특히 고령 범죄자 가운데 40%는 6차례 이상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렇다면 일본 노인들은 왜, 비슷한 경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교도소에 가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일본에서 홀로 사는 노인의 기초연금은 한 해 8백만 원 정도.

일본 최저 생계비의 75% 수준인데 생활을 꾸려나가기가 벅찹니다.

반면 교도소에 가면, 식사와 잠자리가 해결되고 무료로 치료도 받을 수 있습니다.

<녹취> 일본 노인 범죄자 : "선처를 바랍니다.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비참한 삶을 살았지만 남은 생애는 죄를 짓지 않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이같은 고령자 범죄 급증으로 일본의 교도소 수감자들 역시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2004년 9.8% 였던 60살 이상의 신규 노인 수감자 수는 10년 만인 2014년에 17.2%까지 늘었습니다.

게다가 60살 이상의 교도소 수감자 중 14%는 치매 증상까지 보이고 있어 치료까지 해줘야 합니다.

사실상 교정 시설이 양로원이나 노인 병원의 역할까지 떠맡게 된 겁니다.

이런 고령 범죄의 근본 원인은 결국 노인 빈곤층 증가에 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79만 명이던 일본 빈곤층 고령자는 2014년 893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자 4명 가운데 1명이 빈곤층인 셈입니다.

여기에다 일본에서는 자식이 부모에게 얹혀 살면서, 부모와 자식 모두가 빈곤해지는 이른바 '기생 파산'도 빠르게 느는 추세입니다.

노인 빈곤층 비율이 50%에 육박해 OECD 34개 나라 중 1위인 한국에게도 일본 고령 범죄 급증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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