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이 폐기한 ‘공산주의’ 용어 재 등장

입력 2016.04.08 (10: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김정일 시절 폐기된 '공산주의'라는 용어가 북한에 다시 등장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어제(7일) 1면 사설에서 평양 '려명거리'의 연내 완공을 독려하면서 "군인 건설자들과 인민들은 려명거리를 사회주의 문명국의 체모에 맞는 공산주의 리상(이상)거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3일에도 '공산주의 사상을 생명처럼 간직하리' 등 일부 기사에서 공산주의 사상의 실천을 다짐하는 주민들의 각오를 전했다.

북한에서 그동안 거의 쓰이지 않았던 공산주의라는 용어가 다음 달 7차 노동당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등장이 잦아지고 있다. 실제 노동신문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사흘 뒤인 지난달 6일 "공산주의자로서의 노동당원"이라고 적은 이후 지난달 19일과 21일, 바로 어제인 이번 달 7일 등 잇달아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북한은 1956년 노동당 3차 대회에서 '공산주의 사회건설'을 최종 목적으로 내세웠고 김일성 시기 마지막 당 대회였던 1980년 6차 대회에서 당의 최종 목적이 '공산주의 사회건설'에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김정일 집권기인 2009년 4월 최고 인민회의를 열고 헌법에서 '공산주의'라는 단어를 삭제했고, 이듬해에는 당 대표자 회의를 거쳐 당 규약상 최종 목적에서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삭제했다.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 다시 '공산주의' 용어를 꺼내 든 것은 당 대회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북 제재를 북한을 향한 '자본주의'의 압박과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북한 체재의 뿌리 사상인 '공산주의'를 다시 끄집어내 주민들을 정신적으로 단합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다음 달 7차 당 대회에서 공산주의를 당 차원 표어로 정식화하거나 헌법에 다시 넣기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北 김정일이 폐기한 ‘공산주의’ 용어 재 등장
    • 입력 2016-04-08 10:38:21
    정치
김정일 시절 폐기된 '공산주의'라는 용어가 북한에 다시 등장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어제(7일) 1면 사설에서 평양 '려명거리'의 연내 완공을 독려하면서 "군인 건설자들과 인민들은 려명거리를 사회주의 문명국의 체모에 맞는 공산주의 리상(이상)거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3일에도 '공산주의 사상을 생명처럼 간직하리' 등 일부 기사에서 공산주의 사상의 실천을 다짐하는 주민들의 각오를 전했다.

북한에서 그동안 거의 쓰이지 않았던 공산주의라는 용어가 다음 달 7차 노동당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등장이 잦아지고 있다. 실제 노동신문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사흘 뒤인 지난달 6일 "공산주의자로서의 노동당원"이라고 적은 이후 지난달 19일과 21일, 바로 어제인 이번 달 7일 등 잇달아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북한은 1956년 노동당 3차 대회에서 '공산주의 사회건설'을 최종 목적으로 내세웠고 김일성 시기 마지막 당 대회였던 1980년 6차 대회에서 당의 최종 목적이 '공산주의 사회건설'에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김정일 집권기인 2009년 4월 최고 인민회의를 열고 헌법에서 '공산주의'라는 단어를 삭제했고, 이듬해에는 당 대표자 회의를 거쳐 당 규약상 최종 목적에서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삭제했다.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 다시 '공산주의' 용어를 꺼내 든 것은 당 대회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북 제재를 북한을 향한 '자본주의'의 압박과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북한 체재의 뿌리 사상인 '공산주의'를 다시 끄집어내 주민들을 정신적으로 단합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다음 달 7차 당 대회에서 공산주의를 당 차원 표어로 정식화하거나 헌법에 다시 넣기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