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건립’ 공립박물관…애물단지 전락

입력 2016.04.08 (21:36) 수정 2016.04.0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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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을 쏟아부어 앞다투어 공립 박물관을 건립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지어진 박물관들 가운데 상당수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실태를 김범주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문을 연 영주의 콩 세계과학관입니다.

사업비만 백억 원이 들었고 해마다 운영비로 3억 원 이상을 추가 지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콩 세계과학관 관계자(음성 변조) : "(하루에 몇 명 정도 와요?) 평일 날은 한 열 명에서 스무 명 오고 주말에는 평균 잡아 이백오십 명 정도."

콩 세계과학관은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30분 이상 걸리는 데다 기대했던 부석사 관람객들의 방문도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120억 원을 들여 지은 인삼박물관입니다.

연간 운영비만 4억 원을 넘지만 관심을 끌 만한 전시물도, 프로그램도 별로 없습니다.

<녹취> 인삼박물관 관계자(음성 변조) : "(직원 누가 있죠?) 한 분은 연가 가시고 한 분은 병가 내시고, 사무실 직원은 아무도 안 계시고요. (오늘 방문객은 총 몇 명 정도 왔어요?) 지금 17명."

이 박물관은 전시물 확보계획도 없이 건물부터 지었습니다.

개관 두 달을 남겨두고 있지만 전시물은 하나도 못 구했습니다.

<인터뷰> 부산 북구청 공무원(음성 변조) : "(한층 전체를 박물관으로 하려고 했는데)한 층이 다 안 되거든요. 온전한 박물관은 되지가 못하죠.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열악하긴 하죠."

지난 10년 동안 새로 지어진 공립박물관만 전국에 260여 개.

제대로 된 사업평가도 없이 시군마다 경쟁적으로 지은 결과 하루 관람객 수가 백 명도 되는 않는 곳이 30%를 넘습니다.

<인터뷰> 배영동 교수(안동대학교 민속학과) : "전문인력을 뽑아서 적절한 예산을 지원한 이후에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관광 활성화가 목적이라는 공립 박물관이 예산만 축내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범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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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묻지마 건립’ 공립박물관…애물단지 전락
    • 입력 2016-04-08 21:37:55
    • 수정2016-04-08 21:49:13
    뉴스9(경인)
<앵커 멘트>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을 쏟아부어 앞다투어 공립 박물관을 건립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지어진 박물관들 가운데 상당수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실태를 김범주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문을 연 영주의 콩 세계과학관입니다.

사업비만 백억 원이 들었고 해마다 운영비로 3억 원 이상을 추가 지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콩 세계과학관 관계자(음성 변조) : "(하루에 몇 명 정도 와요?) 평일 날은 한 열 명에서 스무 명 오고 주말에는 평균 잡아 이백오십 명 정도."

콩 세계과학관은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30분 이상 걸리는 데다 기대했던 부석사 관람객들의 방문도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120억 원을 들여 지은 인삼박물관입니다.

연간 운영비만 4억 원을 넘지만 관심을 끌 만한 전시물도, 프로그램도 별로 없습니다.

<녹취> 인삼박물관 관계자(음성 변조) : "(직원 누가 있죠?) 한 분은 연가 가시고 한 분은 병가 내시고, 사무실 직원은 아무도 안 계시고요. (오늘 방문객은 총 몇 명 정도 왔어요?) 지금 17명."

이 박물관은 전시물 확보계획도 없이 건물부터 지었습니다.

개관 두 달을 남겨두고 있지만 전시물은 하나도 못 구했습니다.

<인터뷰> 부산 북구청 공무원(음성 변조) : "(한층 전체를 박물관으로 하려고 했는데)한 층이 다 안 되거든요. 온전한 박물관은 되지가 못하죠.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열악하긴 하죠."

지난 10년 동안 새로 지어진 공립박물관만 전국에 260여 개.

제대로 된 사업평가도 없이 시군마다 경쟁적으로 지은 결과 하루 관람객 수가 백 명도 되는 않는 곳이 30%를 넘습니다.

<인터뷰> 배영동 교수(안동대학교 민속학과) : "전문인력을 뽑아서 적절한 예산을 지원한 이후에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관광 활성화가 목적이라는 공립 박물관이 예산만 축내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범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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