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⑩ 한국 국회, 여성·청년의원 비율 OECD 꼴찌

입력 2016.04.12 (07:01) 수정 2016.04.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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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법이나 잘 만들지.”

국회가 욕먹는 가장 큰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유권자들의 뜻을 반영하기는커녕, 속을 뒤집어놓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게 국회의원인데 말이죠.
남성, 여성, 애, 어른 할 것 없이 다양한 구성원들을 대표하려면 국회의 구성이 다양할수록 좋을 겁니다. 때문에 국가 간 의회교류단체인 국제의회연맹(IPU)은 각국의 국회 구조가 연령별로, 성별로 얼마나 다양성을 반영하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국제의회연맹이 특히 중요 척도로 삼는 것은 청년의원의 비율입니다. 국제의회연맹은 지난 2010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122번째 총회에서 청년층의 정치참여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의제로 채택하고 청년 의회 포럼을 설립해 젊은이들의 의회 진출을 장려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의화 국회의장도 지난 3월 잠비아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 총회에서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는 일은 민주주의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핵심적 요소”라고 청년의 정치참여를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국회에서 연령 구조는 어떨까요?

■ 대한민국 국회 청년 비율은 OECD 꼴찌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국제의회연맹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회의 연령은 대단히 높았습니다. 지난 2014년 우리나라 국회가 국제의회연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30세 미만 국회의원의 비율은 0%, 40세 미만은 2.3%에 불과합니다. 45세 미만으로 ‘청년’의 기준을 높여 봐도 45세 미만 의원이 국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3%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국제의회연맹에서 조사한 71개국의 청년 의원 평균 비율과 비교해볼 때 거의 바닥을 치는 수준입니다.

OECD 국가들 사이에서는 26위...꼴찌입니다. OECD 회원 34개국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8개국의 국회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포함된다 해도 꼴찌라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 의원 비중이 1위인 노르웨이는 국회의원 10명 중 한 명은 20대, 10명 중 4명 가까이가 45세 미만입니다. 네덜란드는 의원 10명 가운데 6명이 45세 미만이고, 일본도 의회의 1/4이 45세 미만, 우리 덕분에 가까스로 꼴찌를 면한 프랑스는 15.5%가 45세 미만 젊은 의원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점점 늙어가는 한국 국회...30대 갈수록 줄어들어

예로부터 어른에 대한 효와 예를 중시하는 한국사회였지만 대한민국 국회만큼은 젊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2대 국회만 하더라도 지역구에만 3, 40대 국회의원이 96명으로 52.2%를 차지해 3,40대가 국회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386 세대가 대거 국회에 진출했던 17대 국회에는 107명으로 국회 지역구 의원 가운데 44%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치를 이끌어온 이른바 3김,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씨는 모두 마흔 이전에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재는 38세에 국회의원으로 선출됐고. 40대 기수론을 주창하며 한국 정치를 이끌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28세에 초선 의원으로 당선돼 약관의 나이로 국회에 발을 들이며 이후 수많은 정치 꿈나무들을 발굴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국사회가 고령화되는 속도를 감안하면, 국회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러나 대표성의 측면에서 봤을 때, 그 많던 3,40대는 다 어디로 간 걸까요?

■ 20대 국회는 달라질까? 후보자들 연령 보니

오는 4월 13일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분석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각 정당의 비례후보자들을 포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3.25.기준)한 1102명 가운데 30세 미만이 2.4%, 40세 미만이 7.9%, 45세 미만이 15.1%로 나타났습니다. 후보자의 연령 구조만 보더라도 OECD 평균보다 한참 고령화된 셈입니다.

지난 19대 국회는 그 전 18대 국회와 비교해도 더 고령화됐습니다. 당선 시점을 기준으로 3·40대 당선자는 18대 국회에서 31.8%였지만, 19대 국회에는 29.7%로 2%p가량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60대 이상은 18대 20.7%에서 19대 때는 23%로 약 2%p 증가했습니다. 3,40대 당선자가 줄어든 만큼 60대 이상 당선자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겁니다.

이렇게 국회의원들의 연령 구성 자체가 노년층에 치우칠 경우 청년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대변하는 정책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국제의회연맹이 지속적으로 국회 연령 구조 문제를 중요 쟁점으로 삼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여성의원 비율은 북한과 동급



국제의회연맹에서 중요하게 삼는 또 다른 척도는 여성 의원의 비율입니다.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대표성에서도 한국 국회는 낮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국제의회연맹에서 제공하는 여성의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세계 190개국의 평균은 20.2%, OECD 국가의 평균은 27.8%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의 여성의원 비율은 16.3% (2015년 1월 기준).

OECD 평균보다는 한참 떨어지고, 190개국 평균보다도 낮습니다. 북한과 같은 수치입니다. 여성 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는 스웨덴으로 43.6%가 여성의원이고, 바로 옆나라 중국은 23.6%로 집계됐습니다.

■ 여성의원 대부분이 비례대표

대한민국 국회에서 여성의원 당선 비율은 16대 국회(2000년) 5.9%로 매우 낮았다가 17대 13%, 18대 13.7%, 19대 15.7%로 점차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16대에서 17대로 여성 비율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의 50%를 여성에게 할당하기로 정당법을 개정했기 때문입니다.

여성정책연구소 이수연 선임연구원은 17대 국회 이후로는 10% 초반 대에서 답보 상태를 보이고, 당선자 대부분이 비례 대표라는 부분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여야는 지난 2002년 지역구 여성 공천을 늘리기 위해 30% 이상 여성을 공천할 경우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졌을까요?

■ 20대 총선 후보자 가운데 여성은?

10.6%!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각 정당이 지역구에 공천한 여성 후보 비율입니다.(무소속 포함) 50%를 여성으로 공천하도록 되어 있는 비례대표 후보자를 제외하고, 지역구만 분석했을 때 새누리당은 6.5%의 여성후보를 공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10.6%, 국민의당은 5.2%, 정의당은 13.2%의 여성후보를 공천했습니다.

대표성의 문제는 결국 정책과 연계될 수밖에 없습니다.“무상급식, 어린이집 보육비, 아동학대 등 정치권력과 상관없는 생활 문제에 대해 보다 고민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줄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해요.” 흔한 동네 엄마들의 모임에서 들을 수 있는 한결같은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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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욕먹는 가장 큰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유권자들의 뜻을 반영하기는커녕, 속을 뒤집어놓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게 국회의원인데 말이죠.
남성, 여성, 애, 어른 할 것 없이 다양한 구성원들을 대표하려면 국회의 구성이 다양할수록 좋을 겁니다. 때문에 국가 간 의회교류단체인 국제의회연맹(IPU)은 각국의 국회 구조가 연령별로, 성별로 얼마나 다양성을 반영하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국제의회연맹이 특히 중요 척도로 삼는 것은 청년의원의 비율입니다. 국제의회연맹은 지난 2010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122번째 총회에서 청년층의 정치참여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의제로 채택하고 청년 의회 포럼을 설립해 젊은이들의 의회 진출을 장려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의화 국회의장도 지난 3월 잠비아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 총회에서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는 일은 민주주의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핵심적 요소”라고 청년의 정치참여를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국회에서 연령 구조는 어떨까요?

■ 대한민국 국회 청년 비율은 OECD 꼴찌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국제의회연맹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회의 연령은 대단히 높았습니다. 지난 2014년 우리나라 국회가 국제의회연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30세 미만 국회의원의 비율은 0%, 40세 미만은 2.3%에 불과합니다. 45세 미만으로 ‘청년’의 기준을 높여 봐도 45세 미만 의원이 국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3%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국제의회연맹에서 조사한 71개국의 청년 의원 평균 비율과 비교해볼 때 거의 바닥을 치는 수준입니다.

OECD 국가들 사이에서는 26위...꼴찌입니다. OECD 회원 34개국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8개국의 국회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포함된다 해도 꼴찌라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 의원 비중이 1위인 노르웨이는 국회의원 10명 중 한 명은 20대, 10명 중 4명 가까이가 45세 미만입니다. 네덜란드는 의원 10명 가운데 6명이 45세 미만이고, 일본도 의회의 1/4이 45세 미만, 우리 덕분에 가까스로 꼴찌를 면한 프랑스는 15.5%가 45세 미만 젊은 의원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점점 늙어가는 한국 국회...30대 갈수록 줄어들어

예로부터 어른에 대한 효와 예를 중시하는 한국사회였지만 대한민국 국회만큼은 젊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2대 국회만 하더라도 지역구에만 3, 40대 국회의원이 96명으로 52.2%를 차지해 3,40대가 국회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386 세대가 대거 국회에 진출했던 17대 국회에는 107명으로 국회 지역구 의원 가운데 44%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치를 이끌어온 이른바 3김,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씨는 모두 마흔 이전에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재는 38세에 국회의원으로 선출됐고. 40대 기수론을 주창하며 한국 정치를 이끌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28세에 초선 의원으로 당선돼 약관의 나이로 국회에 발을 들이며 이후 수많은 정치 꿈나무들을 발굴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국사회가 고령화되는 속도를 감안하면, 국회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러나 대표성의 측면에서 봤을 때, 그 많던 3,40대는 다 어디로 간 걸까요?

■ 20대 국회는 달라질까? 후보자들 연령 보니

오는 4월 13일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분석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각 정당의 비례후보자들을 포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3.25.기준)한 1102명 가운데 30세 미만이 2.4%, 40세 미만이 7.9%, 45세 미만이 15.1%로 나타났습니다. 후보자의 연령 구조만 보더라도 OECD 평균보다 한참 고령화된 셈입니다.

지난 19대 국회는 그 전 18대 국회와 비교해도 더 고령화됐습니다. 당선 시점을 기준으로 3·40대 당선자는 18대 국회에서 31.8%였지만, 19대 국회에는 29.7%로 2%p가량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60대 이상은 18대 20.7%에서 19대 때는 23%로 약 2%p 증가했습니다. 3,40대 당선자가 줄어든 만큼 60대 이상 당선자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겁니다.

이렇게 국회의원들의 연령 구성 자체가 노년층에 치우칠 경우 청년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대변하는 정책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국제의회연맹이 지속적으로 국회 연령 구조 문제를 중요 쟁점으로 삼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여성의원 비율은 북한과 동급



국제의회연맹에서 중요하게 삼는 또 다른 척도는 여성 의원의 비율입니다.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대표성에서도 한국 국회는 낮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국제의회연맹에서 제공하는 여성의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세계 190개국의 평균은 20.2%, OECD 국가의 평균은 27.8%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의 여성의원 비율은 16.3% (2015년 1월 기준).

OECD 평균보다는 한참 떨어지고, 190개국 평균보다도 낮습니다. 북한과 같은 수치입니다. 여성 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는 스웨덴으로 43.6%가 여성의원이고, 바로 옆나라 중국은 23.6%로 집계됐습니다.

■ 여성의원 대부분이 비례대표

대한민국 국회에서 여성의원 당선 비율은 16대 국회(2000년) 5.9%로 매우 낮았다가 17대 13%, 18대 13.7%, 19대 15.7%로 점차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16대에서 17대로 여성 비율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의 50%를 여성에게 할당하기로 정당법을 개정했기 때문입니다.

여성정책연구소 이수연 선임연구원은 17대 국회 이후로는 10% 초반 대에서 답보 상태를 보이고, 당선자 대부분이 비례 대표라는 부분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여야는 지난 2002년 지역구 여성 공천을 늘리기 위해 30% 이상 여성을 공천할 경우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졌을까요?

■ 20대 총선 후보자 가운데 여성은?

10.6%!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각 정당이 지역구에 공천한 여성 후보 비율입니다.(무소속 포함) 50%를 여성으로 공천하도록 되어 있는 비례대표 후보자를 제외하고, 지역구만 분석했을 때 새누리당은 6.5%의 여성후보를 공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10.6%, 국민의당은 5.2%, 정의당은 13.2%의 여성후보를 공천했습니다.

대표성의 문제는 결국 정책과 연계될 수밖에 없습니다.“무상급식, 어린이집 보육비, 아동학대 등 정치권력과 상관없는 생활 문제에 대해 보다 고민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줄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해요.” 흔한 동네 엄마들의 모임에서 들을 수 있는 한결같은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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